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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문화 리뷰어 [techleader.net]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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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인문/사회/고전'에 해당되는 글 67건

  1. 2016.05.20 [꽃을 읽다, 스티븐 부크먼, 반니] - 꽃에 관한 인문학 백과사전
  2. 2016.02.19 [위대한 공존, 브라이언 페이건, 반니] - 인간과 동물이 함께 한 공존의 역사
  3. 2015.09.06 [조선정벌, 이상각, 유리창] - 역사왜곡의 시작, 정한론의 설계자들
  4. 2015.08.12 [ET가 인간을 보면?, 이채훈, 더난출판] - 인간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주제들
  5. 2015.07.24 [미야모토 중위 명성황후를 찌르다, 이종각, 메디치] - 을미사변을 둘러싼 진실을 파헤치다
  6. 2015.07.17 [딸에게 필요한 일곱 명의 심리학 친구, 이정현, 센추리원] - 나를 이해하고 내 편을 들어주는 친구는 누구인가
  7. 2015.07.12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스티븐 존슨, 프런티어] - 혁신은 또다른 혁신을 낳는다
  8. 2015.06.28 [갑질사회, 최환석, 참돌] -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차별을 이해하라
  9. 2015.04.18 [그들은 왜 오렌지색 옷을 입힐까, 이케우치 사토시, 21세기북스] - 이슬람국가(IS)의 변천과정과 미래
  10. 2015.01.26 [부시맨과 레비스트로스, 최협, 풀빛] - 문명과 야먄의 진정한 의미 찾기
  11. 2015.01.20 [미적체험과 예술교육, 서울문화재단 엮음, 이음스토리] - 미적체험을 강조하는 창의예술교육
  12. 2015.01.19 [전쟁의 물리학, 배리 파커, 북로드] - 전쟁에 응용된 무기와 과학의 역사
  13. 2014.12.31 [풍수화, 김용운, 맥스미디어] - 원형사관으로 본 한중일 갈등의 돌파구
  14. 2014.12.31 [중국이 두렵지 않은가, 유광종, 책밭] - 중국의 역사, 문화, 정치, 경제, 지리에 대한 종합 안내서
  15. 2014.12.24 [지능의 충격, 이일용, 글드림] - 지능은 스스로 욕구를 창출해 낼 수 있는 능력이다
  16. 2014.12.19 [원전 화이트 아웃, 와카스키 레쓰, 오후세시] -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의 이야기
  17. 2014.12.03 [헝거 게임으로 철학하기, 윌리엄 어윈 엮음, 한문화] - 대중문화를 소재로 한 대중 철학 교양도서
  18. 2014.11.05 [새로운 약진의 시대를 지향하며, 시이 가즈오, 미래를소유한사람들] - 일본의 반성 없이는 동북아시아의 평화도 없다
  19. 2014.05.06 [조선직업실록, 정명섭, 북로드] - 역사 속에 잊힌 조선시대 별난 직업들
  20. 2014.03.11 [행복한 사람들은 무엇이 다른가, 조르디 쿠아드박, 북로드] - 행복을 주제로 한 연구결과 총정리
  21. 2013.11.02 [열한 살의 유서, 세바스티앙 팔레티·김은주, 씨앤아이북스] - 탈북자를 변절자라고 한 인간들은 보아라
  22. 2013.11.02 [유쾌한 혁명을 작당하는 공동체 가이드북, 세실 앤드류스, 한빛비즈] - 평등을 추구하는 공동체 사회의 꿈
  23. 2013.10.21 [철학의 교양을 읽는다, 오가와 히토시, 북로드] - 동서양고전 48권의 핵심 요약본
  24. 2013.10.19 [군대 심리학, 여인택, 책이있는풍경] - 보람있는 군생활을 위한 인간심리 사례 (2)
  25. 2013.09.12 [조선백성실록, 정명섭, 북로드] - 피지배층의 시각에서 바라본 조선의 역사
  26. 2013.08.20 [무성애를 말하다, 앤서니 보개트, 레디셋고] - 성적인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 이야기
  27. 2013.08.16 [플라스티키 바다를 구해줘,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 북로드] - 플라스틱 공해로부터 지구를 구하라
  28. 2013.08.15 [진짜 사나이로 거듭나기 군대 기다려, 이종용, 책나무] - 군대는 인생을 배우는 학교
  29. 2013.06.19 [내 마음을 읽는 28가지 심리 실험], 로버트 에이벌슨 외, 북로드 - 인간심리 분석을 위한 사회심리학 실험 사례
  30. 2013.04.08 [공부하는 인간, KBS 제작팀, 예담] - 공부시대에 생존하는 방법

꽃에서 읽는 인문학은 어떤 내용일까. '꽃의 인문학'이라는 부제목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 기대했던 것만큼 꽃으로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인문학적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꽃이라는 생물학적 지식은 기본이고 역사와 지리, 철학, 미학, 문학 등 다양한 인문학 분야의 통찰력을 제공해 주고 있다.


그동안 꽃을 키우는 방법이라든가, 꽃의 생물학적 이론같은 부류의 책들은 많이 있어왔으니 이와 같이 꽃을 매개로 한 전 학문분야의 다양한 지식을 제공해 주는 책은 처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곤충학 박사로서 대학에서 벌의 식물 수분활동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이 나오기 전에 벌에 관한 책을 쓰면서 추가적으로 느낀 경험들을 이 책에 담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일단 1부는 인문학보다는 생물학 그 자체로서 꽃을 설명하고 있다. 2부에서는 야생으로 자라던 꽃들이 중국, 남미, 미국 등 다양한 지역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정원으로 형성되었는지 설명하고 있다. 그 설명의 범위는 남미에서 사라진 제국인 아즈텍에서부터 로마의 정원에 이를 정도로 광범위하다. 뒤를 이어 장례문화와 꽃을 연관지으면서 더 나아가 여러 종교들과 꽃을 흥미롭게 연결하고 있다. 또한 꽃을 산업적 측면으로 바라보면서 원예산업이나 화훼산업의 발전방향을 논하고 있는 부분도 흥미롭다.


3부는 식품, 맛, 향기와 같이 주로 인간의 먹거리로 활용되는 꽃의 역할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4부는 보다 더 넓은 영역에서 문학, 미술, 신화와 연관된 꽃의 이야기를 전해주며 마지막 5부에서는 과학과 의료에까지 확장되고 있다. 앞서 말한대로 그야말로 꽃의 백과사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꽃과 연관된 모든 학문을 맛볼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반드시 꽃이 아니더라도 인문학에 관해 폭넓은 지식을 얻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또 꽃을 관상용으로 기르고 있거나 더 나아가 꽃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것에 관심있는 분들도 좀더 다른 각도에서 꽃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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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함께 공존해온 동물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인간과 함께 살면서 전쟁과 사냥의 도구로, 일(농사)의 도구로, 이동의 도구로 살다가 마지막에는 먹이를 제공하는 동물들이 우리와 공존하고 있었다. 평소에 개와 같은 애완동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크게 끌리는 책은 아니었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애완동물을 수준을 넘어 이들 동물 없이는 생존하기 힘들 정도로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공존하며 의존해 왔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동물들은 우리에게 친숙한 개를 비롯하여 염소, 양, 돼지, 소, 당나귀, 말, 낙타 등 여덟가지다. 머리말을 차근차근 읽다보면 각 동물들이 인간에게 어떤 편의를 주었으며 어떻게 공존해 왔는지를 대략 이해할 수 있다.


자급자족 농민에게 일하는 동물은 사회적 도구인 동시에 오해할 일 없는 친구이자 동료였다. 동물은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고 산 자와 존경받는 조상을 이어주는 중요한 고리였으며, 사람들 사이의 상호 연결과 끈끈한 유대를 상징했다.  - p.10


그러나 동물의 권리에 대한 관심이 가축 사육장과 실험실까지 확장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오늘날에는 하나의 생명체로서 동물의 권리를 더 넓은 시각에서 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 p.15


각 동물들이 인간과 함께 해온 특별한 이야기가 더욱 흥미로웠다. 아프리카와 서아시아 지역을 연결하는 이동수단의 연결을 담당했던 당나귀는 세계화를 이끌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길들여진 말들이 마차나 전차로 활용되면서 대규모 군사작전에 동원된 사례도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다. 특히나 몽골제국은 말에 크게 의존하여 대제국을 이루었다.


현재 대부분의 동물은 노예처럼 착취당하고, 먹힌다. 그리고 한때 동등한 동반자의 위치에서 지구 역사를 변화시켰던 여덟 종류의 동물은 그들의 요구가 아닌 우리의 요구대로 다뤄지고 있다.  - p.374


후반부로 갈수록 동물들을 길들이고 가축화하는 내용과 함께 과학실험 및 노동에 과도하게 사용된 사례를 보다보면 동물과 인간의 관계는 '공존'이라기 보다 '지배와 피지배'가 아니었나 생각하게 된다. 책에 소개된 여덟 가지 동물 이외에도 후반부에는 닭, 토끼, 고양이 등의 사례들도 간략히 소개하면서 지배와 피지배와 관계를 넘어 동물학대의 수준까지 활용된 사실을 소개한다. 인간의 주어진 환경 속에서 동물과 공존하는 능력이 필요해 보이는 순간이다.



요즘 동물의 권리에 대한 이야기들이 자주 언급되면서 '애완동물'의 수준을 넘어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등 평생 함께 할 동반자로 여기는'반려동물'의 수준으로 격상되고 있다. 난 솔직히 이런 부분에 대해서 관심은 없다. 오히려 반대로 동물은 동물과 같이 커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동물학대나 과학실험에의 과도한 활용은 반대한다. 공장식 사육시스템에 대해서도 그리 찬성하기 힘들다. 그것이 비단 인간의 행복과 생존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인간에게 그런 권리는 없는 것이다.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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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포함하여 한반도와 동아시아에 대한 일본의 야욕의 근간이 되는 정한론과 관련된 19명의 일본인에 관해 설명한 책이다. 막부가 통치권을 천황에게 반환한 대정봉환을 거쳐 122대 메이지 천황이 주도한 메이지 유신이 시작되면서 일본의 근대화가 시작되며 정한론의 근거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국내에도 많이 알려져 있고 다소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후쿠자와 유키치가 정한론자였다는 것이 다소 놀랍다. 그 이외에도 다뤄지고 있는 인물들 중에는 사이고 다카모리, 이토 히로부미, 데라우치 마사타케 등이 개인적으로 들어본 인물들이었으며 명성황후 살해사건의 배후로 많이 알려진 이노우에 가오루 역시 이 책에서 다뤄지고 있는 인물 중의 하나다.



그동안 일본의 근현대사 관련 책을 가끔 보긴 했지만 국내 정세와 관련지어서, 특히 정한론에 대해 일본 학자들을 거론하며 설명한 책은 처음 읽어 보았다. 특이한 점은 책에서 거론되고 있는 19명의 일본인 중에 마지막으로 언급되는 4명은 '그들과 다른 일본인들'이라는 주제로 정한론을 반대하며 일본의 동아시아 진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으로 보았던 인물들이 다뤄지고 있다. 오히려 일본인이면서도 조선인처럼 살았던 인물이라 하니 국내에서 친일파로 활동했던 많은 사람들조차 본받아야 할 사람들이 아니었는가 생각해 보게 된다.


메이지 유신을 이끌었던 메이지 천황을 중심으로 당시 활약했던 일본인들이 있었기에 일본의 근대화가 가능했다는 점에서 조선말기 우리나라 정치현실에 이런 인물들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일본은 그 이후 군국주의, 제국주의 국가가 되어 전쟁의 주도자가 되는 잘못된 길을 걷긴 했지만 근대화가 시작되는 과정은 정말 흥미진진하기까지 하다.


얼마전에 읽은 ≪미야모토 소위, 명성황후를 찌르다≫와 함께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에 대해 좀더 다양한 시각의 정보를 접하게 되어 무척 도움이 되었다. 추가적으로 어떤 책들을 더 읽어야 될까 찾아보는 과정 자체도 즐겁다.


조선정벌
국내도서
저자 : 이상각
출판 : 유리창 2015.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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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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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음식'이라 불리는 치맥은 이번 여름에서 많이 팔렸고 또 많이 먹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한해 7억 마리가 넘는 닭을 먹는다고 하니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우리나라 사람들의 치킨 사랑을 대단하다. 이 책의 저자는 닭을 이야기하며 치맥에 머무르지 않고 조류독감으로 살처분된 닭을 넘어 종차별주의로 나아간다.



≪동물해방≫의 저자 피터 싱어의 말을 인용하면서 인간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동물의 이익을 무시하는 행위를 비판한다. 동물의 권리라기보다 동물들에게 최소한의 살아간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나는 이부분에 대해 소극적으로 동의한다. 또한 공장식 밀집사육을 지양하고 복지축산을 장려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동의한다. 물론 다소 가격이 오르겠지만 오히려 더 인간을 위한 일이 될 것이다.


30년간 MBC의 다큐멘터리 PD로 일했던 저자는 흔해빠진 인문학 도서들과는 차별적인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인간은 그저 지구 또는 우주에서 살고 있는 아주 작은 생명체 중의 하나일 뿐이며 좀더 겸손하게 사회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PD로 일하면서 다방면의 지식을 정리해 놓은 내용들이 상당히 흥미롭게 느껴진다.


저자가 책을 통해 다루는 주제는 상당히 다양하다. 역사, 과학과 우주, 경제, 문화, 지리 등 인문사회과학의 전분야를 아우른다. 그중의 중심은 역시 '사람'이다. 우리 시대에 가장 부족한 것은 우리 자신, 즉 사람에 대한 이해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책은 좀더 인간다운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것으로 책은 마무리된다. 동서양의 유명한 철학자들을 언급하면서 정리하는 인간다움의 논리는 그야말로 동서양의 역사와 철학의 여러가지 분야에 관심을 갖게 해주는 동기가 된다. 또한 지식으로만 그치지 않고 우리의 삶을 성찰하게 만든다.


전체적인 내용이 그동안의 인문학 서적들의 일관된 흐름과는 차별된, 새롭고 다양한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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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소위, 명성황후를 찌르다
국내도서
저자 : 이종각
출판 : 메디치미디어 2015.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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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사에서 명성황후 시해사건은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가장 약했던 우리의 국력으로 인한 비참한 시절을 대표하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조선은 명성황후를 중심으로 일본의 힘을 러시아로 막고자 하는 세력을 모아갔으나 일본의 방해로 결국 명성황후는 시해당하고 고종황제의 폐위로까지 이어지게 되며 결국 일본은 조선을 강제 병합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슬픈 역사의 주인공이기에 명성황후는 그동안 뮤지컬로도 제작되어 현재까지 계속 공연이 이어지고 있으며 몇해전에는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방영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주동자였던 일본은 한마디 사과는 커녕 진상조사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며, 시해사건에 가담했던 친일파의 후손들 역시 자기 선조들의 과오에 대해 뉘우치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


저자는 대체로 알려진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주인공을 일본 낭인이 아닌 일본 정부가 관여했다고 믿고 그동안 조사했던 결과들을 이 책을 통해 밝히고 있다. 사실 저자는 2009년에 ≪자객 고영근의 명성황후 복수기≫라는 제목의 책을 통해 명성황후의 죽음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저자는 2000년까지 동아일보 기자로 근무하다가 퇴직 후 한일관계사에 대한 꾸준한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저자가 밝히는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주모자는 제목에서와 같이 미야모토 중위라고 주장한다. 그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각종 한일 사료들을 제시하면서 한편으로는 서문을 통해 독자들이 자신의 주장을 검토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덧붙이고 있다.


올해 2015년은 을미사변, 즉 명성황후가 시해된 지 120년이 된 해이다. 그러니까 1895년(을미년) 10월 8일에 시해당한 명성황후는 일본 군부의 군사작전이었고 그 역할의 중심 인물들을 밝히고 있는데 진정한 한일관계가 정상화되려면 과거의 역사에 대한 명확한 상호이해와 사과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부록으로 제공되는 우치다 보고서와 한국와비살해사건 군법회의 판결서 및 우치다 사신도 본문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비참한 역사의 주인공 명성황후의 정치적 입장과 역사적 상황에 대한 설명은 다소 부족한 감이 있지만 한 나라의 왕비를 다른 곳도 아닌 왕궁에서 죽이고 불태워진 을미사변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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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셋을 키우다보니 육아 정보를 제공하는 도서들을 평소에 읽곤 하는데 이 책은 제목이 상당히 끌리는 바람에 읽게 되었다. 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해 온 저자는 그동안의 임상경험 및 상담사례를 통해 여자들 중에서도 특히 이제 막 성인의 대열이 들어선 20,30대 딸들에게 자존감을 세우고 세상에서 인정받으며 살기 위한 일곱 명의 친구들을 소개하고 있다.



나 자신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면서 지금도 충분히 괜찮다는 충고와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없기에 자존감은 점점 바닥을 드러내고 어린 시절부터 충족되지 않은 결핍이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된다. 그 결핍을 채워줄 일곱 명의 친구는 엄마, 독립, 일, 스타일, 진짜 친구, 감정, 나 자신이다.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굳이 변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꾸미지 않아도 지금은 있는 그대로 충분하다고 말해주는 존재가 없으니 현재 자신의 위치가 불안하고 작은 시련에도 흔들리는 것이다.  - p.6


남자이기에 여성들의 감정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들도 있었다. 무인도에 가도 거울이 있다면 화장을 하겠다는 여성이나 식욕억제제까지 먹으며 다이어트를 하는 외모지상주의에 빠진 듯해 보이는 사례는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것 역시 무엇에 대한 결핍이 아닐까.


딸들을 위한, 여성을 위한 심리학이라지만 사실 남자들이 읽어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즉 일단 여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또 하나는 남자들에게 적용해 보아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내용들이 많았다. 남자들도 역시 부모님과의 관계가 개선되기를 바라며, 남자들도 독립을 원하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는 남자가 나 혼자 뿐이다. 주변의 딸 세명과 아내를 포함하여 네 명의 여자와 살다보니 앞으로 이들과 정상적이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것이 쉽지 만은 않겠구나 하는 걱정도 하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여자들의 고민과 생각들을 좀더 이해할 수 있었고 나 스스로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되는 좋은 기회였다.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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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어떤 변화가 여러 분야에 영향을 주고 받아 새로운 혁신적인 사건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된다는 가설은 이제 이 책을 통해 현실이 되었다. 저자는 우리가 지금까지 만들어 온 혁신적인 상품이나 또는 사건들은 관련 없어보이는 작은 변화에서부터 출발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 이름이 생소했는데 알아보니 예전에 흥미롭게 읽었던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의 저자였다. 그 책도 참 도움이 많이 되었고 추천할 만한 좋은 책이었는데 이번에 출간된 책도 개인적으로 올해 읽었던 베스트 10에 포함되지 않을까 예상될 정도로 훌륭한 내용이 제공되었다.


꽃가루의 진화가 벌새의 날개 구조를 바꿔놓을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듯이, 인쇄술의 발명이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세계를 세포 차원으로까지 확대할 줄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변화는 언제나 이런 식으로 일어난다. - p.11


책에서 혁신의 결과라고 언급한 여섯 가지는 사실 오늘날 기준으로 봤을 때 그다지 혁신적인 것들은 아니라고 생각이 된다. 유리(Glass), 냉기(Cold), 소리(Sound), 청결(Clean), 시간(Time), 빛(Light) 등은 모두 우리 주변에 항상 있어왔고 앞으로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들이 아닌가. 하지만 이것들은 모두 어떤 우연의 결과로 만들어진 혁신의 산물이라고 이야기한다.


첫번째 이야기인 '유리'를 읽으면서 안경의 유래에 대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구텐베르크가 활자를 만들고 그 활자를 찍은 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사람들은 그런 작은 글자를 읽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자신이 원시가 있는지 몰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원시를 해결할 수 있는 안경이 만들어졌고 더 나아가 그 렌즈는 현미경의 발명으로 이어지게 된다. 어찌보면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구텐베르크의 활자가 지금 널리 사용되는 안경이나 현미경의 렌즈의 개발을 자극했다하니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사실 이 내용들을 읽으면서 나비효과를 생각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저자가 쓴 서문을 다시 돌아보면 그는 인과관계가 불분명한 나비효과가 아니라 전혀 다른 분야의 상호작용이 인과관계로 맞물려 일어나는 '벌새효과'라고 소개한다. 또한 어떤 하나의 기술이 독자적으로 다른 기술에 영향을 끼치기보다 인간이나 사회 등 기술의 주변 상황들과의 교감을 통해서 발전해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우리 주변에서 우리의 변화를 자극하는 여러가지 것들이 고유의 특징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또다른 여러 특징이 있다는 내용을 읽으면서 첨단기술이나 사회변화, 또는 그것들로부터 만들어진 상품들의 다양한 효용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다시 말하지만 인문사회 분야에서 올해 최고의 도서 반열에 올려도 좋을 책이라고 생각하여 강력히 추천한다.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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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사회 : 불평등은 어떻게 나라를 망하게 하는가
국내도서
저자 : 최환석
출판 : 참돌 2015.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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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일어난 갑질 사건이라면 '땅콩회항' 사건이 아닐까 생각된다. 물론 그 이후에도 크고 작게 여러가지 형태로 갑질 행세를 하는 일들이 있었겠지만 우리의 뇌리에 깊게 박혀 있는 사건은 역시나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일 것이다. 저자가 서문에서 언급한 대로 마카다미아 한 봉지가 한국 사회를 뒤흔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갑질을 그냥 사회가 발전하고 진화해가는 과정 중에 생겨난 하나의 현상이라고 바라보기에는 너무나 큰 부작용이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겉으로 드러난 현상보다는 그 배후의 기전을 이해하고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를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말하는 갑질의 가장 직접적인 심리적 기전은 '차별'이다. 즉 나와 너는 다르다는 인식인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러한 인식이 팽배해 있다는 것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장애인이나 성적소수자 등 불평등하게 차별받던 계층간의 격차가 많이 완화되고 있다는 것이 오히려 우리들에게는 점점 평등한 사회가 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시간과 장소를 막론하고 다양한 분야의 역사적 사건들을 언급한다. 또한 여러 학자들이 언급했던 이론과 사례들을 인용하면서 갑질이 단지 어쩌다 생긴 하나의 사회 현상이 아니라 사회 깊숙히 숨어있는 문제들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생겨난 부작용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개인적으로는 불평등과 차별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고민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망라한 백과사전 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로 갑질의 기저 현상인 불평등과 차별에 대해서 심도깊에 논의하고 있다. 그저 무심코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닌 우리 사회의 병폐를 잘 지적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우리 사회와 나라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깊이있게 고민하고 싶은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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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오렌지색 옷을 입힐까
국내도서
저자 : 이케우치 사토시 / 김정환역
출판 : 21세기북스(북이십일) 201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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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이슬람국가라는 단체가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주로 참수영상을 공개하여 사람으로써 해서는 안될 악랄한 테러행위를 한 것으로 유명해졌다. 그들은 왜 극렬 테러분자가 되었고, 이슬람교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이 책은 그에 대한 답을 제시해 주고 있다.



이슬람국가의 모태는 역시 알카에다에서 출발했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9.11 테러 이후 알카에다가 소탕되면서 그 잔존 세력들이 규합되어 국가 체제를 갖추고 최근들어 칼리프 제도를 선언한 것이 바로 이슬람국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각 국가의 독재정권이 무너지면서 중앙정부의 힘이 약화된 틈을 타 '통지되지 않는 공간'을 지배하면서 세력을 강화하게 된 것이다.


이라크 전쟁과 9.11 테러 이후 이슬람주의는 제도 내 개혁파와 제도 외 무장투쟁파의 큰 흐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튀지니, 리비아, 이집트 등에서 온건적인 성향의 개혁파가 제도권 내에서 정권을 잡았지만 통치 능력의 부족 등 조직 내외부적인 문제로 인해 무장투쟁파의 힘이 더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랍의 봄이 오히려 과격한 무장투쟁파에게 힘을 더 실어주게 된 셈이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아랍의 봄 이후에 중앙정부의 약화된 힘과 지정학적 요소들이 이슬람국가의 세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설명한다.


이 책의 제목과 같이 왜 이들은 참수처형의 과정에서 오렌지색 옷을 입히는가에 대해서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이유는 이슬람권의 반미 무장세력들을 체포하여 감금한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죄수들에게 오렌지색 옷을 입힌 것에 대한 반응이며, 자신들의 처형 행위가 정당함을 밝히고자 한 것이라고 한다. 아울러 2020년까지 전면대결을 통해 최후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시한부 종말론적인 비전을 갖고 있어 얼마나 위험한 집단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이들은 주로 이슬람교의 수니파에 속하는 사람들로서 같은 이슬람교인 시아파를 이단으로 규정하여 종파분쟁을 일으키고 있으니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얼마나 잘못된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지 알 수 있다.


최근들어 이슬람국가의 잔혹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접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책에 따르면 2004년 김선일씨를 살해한 집단이 이슬람국가의 전신이라고 하니 우리나라와 전혀 상관이 없는 건 아니었다. 어떤 형태로든 테러는 용납되어서는 안되겠지만 이 책을 통해서 이슬람국가의 발생과정과 정체성에 대해서 좀더 깊이있게 알 수 있게 되어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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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맨과 레비스트로스
국내도서
저자 : 최협
출판 : 풀빛 201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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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이라는 다소 생소한 학문을 연구해 온 저자가 인류학의 전반적인 연구 범위와 체계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다. 저자인 최협 교수는 전남대학교 인류학과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신 분이다. 요즘같이 취업이 강조되는 시대에 대학에서 인류학을 전공으로 선택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언뜻 보기에 취업이나 창업과는 거리가 있을 것 같아 많은 사람들이 눈길을 끌지는 못하겠지만 나는 사회과학 중에서도 가장 포괄적이고 넓은 범위를 다루는 인류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읽게 되었다.



일단 먼저 저자는 인류학에 대한 명칭부터 확실히 하고 넘어간다. 미국에서는 흔히 인류학을, 인간의 생물학적 진화와 종족 간의 다양성을 다루는 체질인류학과 문화의 기원에서부터 현재 발견되고 있는 다양한 사회의 문화를 비교연구하는 문화인류학으로 나눈다(p.19)고 한다. 문화인류학 분야 중에서도 특히 역사 이전의 문화를 연구하는 분야를 고고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별의별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다 인류학자로 구분되지만 저자는 인류학자들이 갖는 공통점으로 '문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인류학자들은 어떤 작업을 하든지 그것을 문화와 연관시켜 문제에 접근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도구의 사용, 도구의 제작 등 여러가지를 이야기해왔지만 저자는 인간과 동물의 차이는 바로 문화라고 단언한다. 즉 문화는 동물과는 달리 인간에게만 있으며 오직 인간만이 언어와 같은 상징을 만들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화와 관련지어서 책의 초반부에 현대인들의 큰 편견이자 오류를 지적하고 있다. 바로 문명과 야만의 의미를 해석하는 관점이다. 이 대목은 논하면서 자민족 중심주의(ethnocentrism)와 문화적 상대주의(cultural relativism)을 언급하고 있다. 저자는 바로 극단적인 자민족 중심주의가 민족 차별과 집단 간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한다(p.75)고 주장한다. 즉 문화적 상대주의의 관점에서 본다면 원시사회를 '야만족' 혹은 '미개적'이라고 부르는 것은 현대인의 편견일 뿐이라는 것이다. 문화적 상대주의 관점은 다른 집단들의 문화적 방식에 대해 관용적인 태도와 객관적인 인식을 갖게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같은 민족끼리도 서로 자기 생각과 주장이 같고 틀림에 따라 집단이기주의와 무조건적 저항에 매몰되어 있다. 이와 관련지어서도 충분히 고민해야 할 바를 제시해 주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2장의 시작은 화석인류 이야기로 시작한다. 진화론에 근거한 인류의 조상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기독교인으로서 일부 내용에 거북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2장 초반부에는 성경 계보를 바탕으로 천지창조의 날을 기원전 4004년이라고 주장했던 사람들을 언급하면서 이제 이러한 설명을 믿는 사람은 없다고 단정한다. 또한 300~400만년 전 지구상에 침팬지와 비슷한 두뇌 용량을 가졌으나 치아구조는 현생인류에 가깝고 두발로 걷는 동물, 즉 현생인류도 유인원도 아닌 그 중간형태의 동물이 확실히 존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원숭이처럼 생긴 동물이 걸어다니고 있는, 360만년 전의 상상도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 사진을 보고 우리 조상님께 절이라고 해야 하는 것인가 생각이 들었다.


인류의 근원에 대한 종교적인 이야기를 제외하고 전반적인 내용은 나에게 많은 지식을 전달해 주었다. 인류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는 것도 큰 수확이었지만 전세계 살고 있는 많은 민족들과 나라들이 각자 고유의 문화를 가지고 있고 그 문화는 절대적인 가치를 판단할 수 없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통문화가 부분적으로는 파괴되어 가지만 고유의 문화가 현대적인 문화로 이어지는 과정이 지속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의 시리즈 제목을 보니 청소년을 위한 책인 듯 하지만 일반 성인들이 읽어도 많은 지식을 얻게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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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체험과 예술교육
국내도서
저자 : 전미숙,남인우,곽덕주,정연심,최우정
출판 : 이음스토리 201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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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란 배부른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문화라고 이야기되곤 한다. 물론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지금 당장 먹을 음식과 잘 곳이 없는 사람에게 예술을 이야기하는 것은 사치일 뿐이다. 그렇다면 예술교육도 마찬가지로 돈 있는 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교육일까. 흔히 예술교육은 음악이나 미술 등 예술로 구분되는 것들을 가르치고 공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예술교육은 그 차원을 넘어선다.



자녀교육을 이야기할 때마다 창의성이 화두에 오르는 요즘 이 책에서는 '창의예술교육'을 소개하고 있다. 책의 머리말에 따르면 창의예술교육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누릴 수 있게 하는, 자신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감수성과 상상력과 공감능력을 키워주는 교육


이 책에서 말하는 예술교육은 '보통사람을 위한 예술교육'을 지향한다. 즉 세상에 대한 사람들의 지각 방식을 변화시키거나 그 지각력을 더욱 민감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p.17). 책의 1장에서 소개하는 두 가지 사례가 조금은 충격적이다. 저자의 친구가 독일 유학 시절 딸을 피아노 학원에 보냈는데 6개월이 지나도록 건반 하나 제대로 두드리지 못하는 것을 보고 항의를 하러 학원에 갔다고 한다. 그런데 그 피아노 학원에서는 하루 종일 음악을 틀어놓고 놀려 시간을 보내더라는 것이다. '도'라는 음을 체험하고 익히는 데에만 한달 이상의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다니자마자 몇달 내로 바이엘을 마치는 우리나라의 피아노 교육과 비교해 볼 때 너무 대조적인 방법이 아닐 수 없다. 즉 예술교육이란 예술 그 자체를 잘하려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보통사람들의 교육교육과 전인교육은 물론이고 예술의 진정한 의미와 역할을 이해하고 몸소 예술을 체험하고 느끼는 교육을 말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사례는 저자가 근무하는 대학의 음악대학 교수에게 대학입시 실기시험이 어떻게 치러지느냐에 대해 질문한 것에 대한 답변이다. 그 동료 교수는 학생 한 명당 3분 동안의 연주를 듣고 판단한다고 답변했다. 즉 잠재력이 아닌 현재 수행능력만을 보고 선발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예쑬 교육의 큰 문제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책은 여러가지 예술 분야를 각 장마다 할애하여 미적체험과 연계된 예술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책은 총 7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과 6장은 서울대 곽덕주 교수가 쓴 글로 미적체험과 예술교육에 대한 서론과 결론에 해당하는 장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7장은 교육에 참가했던 참가자들의 후기를 짧게 엮은 장이다. 2장부터 5장까지는 각 예술 분야별로 미적체험을 연계하고 있다. 2장은 연극예술, 3장은 시각예술, 4장은 음악예술, 5장은 무용예술로 나누어 각 분야 전문가들에 의해 집필되어 있다.


다양한 분야의 예술 장르를 통해 그 예술의 가치를 몸소 체험하고 활동중심교육, 과정중심교육, 탐구중심교육, 협동중심교육 등 4가지의 방법적 원리를 단계별로 잘 배치하여 수업을 구조화하여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예술가교사가 지향하는 창의예술교육의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먼저 교사가 개인적인 성찰과 끊임없는 시행착오의 경험적 노력이 요구된다(p.182)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예술교육이 단지 직업적인 훈련이라기보다 인간으로서 하나의 성장과정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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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물리학
국내도서
저자 : 베리 파커(Barry Parker) / 김은영역
출판 : 북로드 2015.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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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물리학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독자들이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있으리라고 저자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원자폭탄을 쉽게 떠올릴 수도 있겠고 그 밖에 레이더, 뢴트겐이 발명한 X선 등이 전쟁과 물리학의 연관성을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이러한 연관성을 고대의 전쟁에서부터 비교적 최근의 이야기까지 흥미진진하게 언급하고 있다. 단지 물리학과 전쟁이라는 키워드를 사용했을 뿐이지 이것은 역사책으로 분류해도 좋을 것 같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저자는 역사가 전공일까 물리학이 전공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저자소개를 보니 대학에서 30여 년동안 물리학과 천문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과학적 지식을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책들이 많이 저술한 분이라고 소개되고 있다. 책의 앞부분에 저자는 이 책의 성격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이 책은 물리학의 거의 모든 갈래를 다루면서 군사적으로 어떻게 응용됐는가를 보여준다. 또한 인간이 처음 만든 활과 화살부터 전자를 거쳐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에 이르기까지 전쟁의 역사를 개괄한다.  - p.15


본론의 첫장이라고 할 수 있는 2장에서는 '전차'를 소개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 전차가 무슨 물리학과 관련이 있을까 싶었지만 곧바로 좀더 신무기로 구리나 청동을 지나 철이 사용되는 과정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소개한다. 전차를 전략무기로 사용한 아시리아가 사라지고 그리스에서는 과학이라는 학문이 태동하면서 물리학으로부터 탄생한 신무기가 등장한다. 바로 노포, 대형 투석기, 공성 투석기 등이다. 힘, 운동, 에너지 등의 개념이 무기 제작에 활용하면서 본격적으로 물리학이 전쟁에 활용된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3장은 이를 좀더 물리학의 이론적 관점에서 부연설명하고 있다.


4장은 로마제국의 사례와 로마 멸망 이후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영국에서 사용한 장궁에 대해서 몇페이지에 걸쳐서 소개하고 있다. 좀더 현대 물리학과 근접한 사례는 5장부터 소개되고 있다. 바로 화약과 대포, 그리고 총이다. 8장은 산업혁명이 주제로 언급되는데 산업혁명이 무슨 전쟁과 관련있을까 생각도 들었지만 산업혁명의 기원이 프랑스혁명까지 거슬러 간다고 본 저자는 당시 루이 14세와 바티스트 콜베르의 관계를 이야기하면서 당시 유럽 정복을 위한 준비와 몰락 과정을 소개한다. 영국의 산업혁명을 이야기할 때 보통 증기기관을 많이 언급하지만 책에서는 존 윌킨슨 사람이 만든 개량된 대포 사례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전쟁이라고 하면 나폴레옹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나폴레옹 이야기는 9장에서 언급되고 있는데 드디어 '전기'의 개념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옴의 법칙이라든가 전류를 측정하는 단위인 암페어 등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점점 내용이 어려워질 것 같은 예감이 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나같은 인문계 출신들도 대략 10장까지는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지만 11장부터는 부분적으로 난이도가 느껴졌다. 하지만 어렵다는 느낌보다는 새로운 지식을 많이 얻게 되었다고 생각된다. 그동안 들어만 보고 명확히 개념을 정의하기 어려웠던 용어나 이론들에 대해서 실제 사례(물론 전쟁 사례)와 함께 언급되다보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잠수함 개발 초기에는 사람들이 직접 손으로 프로펠러를 돌렸다(p.367)고 하는 이야기처럼 가끔은 웃을 수 있는 내용도 등장한다.


지난 개정된 도서정가제 시작 전에 할인판매되는 도서로 로마에 대한 책과 1,2차 세계대전에 관한 책들을 여러 권 사두었는데 아직 읽지 못하고 있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나중에 역사책을 볼 때도 좀더 유익하게 읽을 수 있는 기초지식을 쌓게 되었다고 생각된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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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화
국내도서
저자 : 김용운
출판 : 맥스미디어 201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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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여 페이지가 되는 책의 두께는 큰 부담이 되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다보면 그 내용의 방대함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책이었다. 일단 책의 제목부터 정리하자만 제목의 풍수화에서 '풍'은 우리나라를 상징하며, '수'는 중국, '화'는 일본을 상징한다. 동북아시아에서 인접해있지만 서로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부분이 많아 가까이하기에는 먼 이웃들이 바로 중국과 일본이 아닐까. 저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삼국의 갈등관계의 원인과 앞으로의 해결방안을 예측하는 방대한 작업의 결과를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책의 처음은 백강전투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백강전투란 663년 나당연합군에 맞저 백제와 왜의 연합군이 벌인 전투를 말한다. 이 백강전투를 이해하지 않고 현재의 한중일 삼국 구도를 이해하기는 어렵다고 단언한다. 책에 따르면 이 전투를 끝으로 멸망한 백제의 유민들이 일본 열도로 건너가 신생국 일본을 발전시키기 위해 하나로 뭉치자는 의도로 일본으로 융화되었으며 일부 고구려 유민도 일본으로 건너갔다고 한다(p.53).


백강전투 후 668년 고구려가 멸망한 뒤에 고구려 왕족이었던 대조영이 발해를 건국한 뒤에 발해와 일본이 연합하여 신라와 대립하게되는 역학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저자는 삼국시대를 종결한 신라의 통일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신라의 통일로 인해 한반도는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사이에 끼어 자주적인 국방의식과 해외진출 의욕을 퇴화시켰다(p.66)고 평가한다. 여기서 해양세력은 일본이고 대륙세력은 중국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한중일 삼국의 지정학적 틀이 확정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이 백강전투로부터 시작한 한중일 삼국간의 관계가 현재 한반도의 지정학과 한민족의 원형이 결정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한반도에는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하나 남아있다. 바로 북한 문제다. 저자가 생각하는 북한은 공산주의의 외피만 입었을 뿐 우리와 같은 조선적 원형을 지니고 있으며, 다만 주변국의 틈에서 게릴라식 전략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북한에 대한 평가는 이후 4장의 한중일의 근대화 부분에서 일본의 천황제와 주체사상을 비교(p.399)하는 것으로 정점을 찍고 있다. 사이비 종교화 되어 버린 북한의 김일성 주체사상과 일본의 천황주의가 비교된다는 것이 참 코미디스럽기까지 하다.


중국 문화가 한국과 일본에 끼친 영향은 압도적이었지만 여전히 한중일은 언어만큼 다른 고유의 문명 세계를 형성하고 있다. 유럽인이 하나의 알파벳과 기독교로 일체감을 느끼는 것과는 다르다.  - p.107


한중일은 한자를 쓰고 지정학적 위치도 근접해 있어 같은 문화권이라고도 하지만 사실 전혀 다른 문화적 원형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고대로부터 의식주나 생활양식이 전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저자가 주장하려는 원형사관에 대해 논의가 시작한다. 책에서 말하는 원형(原型)은 융이 말하는 원형(元型)과는 의미가 분명히 다르다(p.115)고 한다. 이와 함께 새뮤얼 헌팅턴, 루스 베네딕트(국화와 칼의 저자) 등의 말을 인용하면서 저자는 원형 및 원형사관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민족은 원형과 언어로 묶인 유기체로서 민족적 역사체험이 원형과 언어에 다시 반영된다. 원형사관은 개인에 관한 정신분석적 작업을 언어와 역사를 지닌 민족 차원으로 확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민족의 의식구조와 사유 방법은 인식하게 하고, '되풀이되는 역사'에서 패턴을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원형사관은 국가와 민족의 미래 진로 결정에 개입하는 미래학과도 연관된다.  - p.118


한중일 삼국의 원형을 이해하기 위해 고대 언어에서부터 의식구조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다방면의 접근을 시도한다. 또한 한중일의 동북아 삼국의 원형을 이해하기 위해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 세계 인류 문명의 기원으로부터 시작하여 국제관계와 외교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지식을 압축하고 있다. 


끝으로 한중일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면서 각 국마다 오리엔탈리즘과 패궈주의가 결합한 형태의 자기문화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세계평화를 위해 무력을 개입시키지 않고 문화를 강조하는 사상을 바람직한 노선으로 제시한다. 바로 우리나라의 동방예의지국 사상이다. 마지막으로 외교관계에 있어서 독특한 주장을 하며 끝을 맺고 있다. 즉 '한반도 문제의 최종 해결'을 위해 반도시 필요한 세가지로 한반도 영세중립, 한반도 비핵화, 동북아 공동체를 주장하고 있다(p.514). 여기서 독특하게 느껴지는 것은 한반도 영세중립국 선언이다. 과연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홍익인간, 동방예의지국 사상 등 한민족만의 고유의 철학으로 국격을 높이는 우리나라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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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두렵지 않은가
국내도서
저자 : 유광종
출판 : 책밭 2014.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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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중국과 수교된 이후 중국과의 관계가 많이 바뀌고 있음을 느낀다. 92년 당시는 그동안 가보지 못한 공산국가 중의 하나라는 이미지가 강했으나 지금은 미국과 세계 최강국의 자리를 놓고 자웅을 겨루는 G2의 자리에까지 올라간 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책의 제목은 '중국이 두렵지 않은가'라고 정한 것 같다.



1년에 한번 정도는 중국과 일본에 다녀오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2003년부터 매년마다 짧게라도 중국과 일본 여행을 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 생각대로 행동에 옮긴 것은 3번에 불과했다. 2006년 결혼이 원인이었다고 하면 대충 이해할 것 같다. 2003년에는 동북3성 중의 하나인 랴오닝성의 성도인 션양(심양)과 옌지(연길)를 중심으로 다녀왔고, 2004년에는 산둥성의 옌타이(연태) 주변의 시장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2005년에는 회사원들과 중국최대의도매시장이라고 하는 이우시장을 다녀왔고 간 김에 샹하이 주변을 여행하기도 했다.


몇번 되지는 않지만 여러 곳을 다니면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곳곳에 진행중인 공사현장이었다. 고층빌딩을 짓느라 크레인이 움직이는 곳도 있었고, 이곳저곳에서 크고 작은 공사들이 진행중인 곳이 상당히 많이 있었다. 그만큼 개발과 발전을 목표로 삼은 나라라는 인상이 깊게 남았다. 또 하나는 빈부격차다. 샹하이만 해도 황포강 이남과 이북이 우리나라 강남과 강북처럼 확연이 구분되는 인상이었다. 우리가 흔히 샹하이 사진에서 많이 보게되면 고층빌딩이 있는 곳도 있는 반면 우리나라 60년대 수준과 같은 곳도 샹하이 내에는 동시에 존재하고 있었다. 다녀온지 10년이 되었으니 지금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기억으로 음식물분리수거도 제대로 하지 않아 악취로 나는 식당이 여러 곳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동안 중국과 일본에 대한 관심으로 여러 책들을 읽었지만 이 책은 최근에 읽은 중국관련 도서 중에 가장 차별적인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책의 곳곳에 중국의 지역별 역사와 문화에 대해 다뤄짐과 동시에 그를 바탕으로 중국의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내용이 제공되고 있었다.


목차를 언뜻 보니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 가보고 싶은 중국의 도시 베이징에 관한 글을 먼저 읽어 보았다. 오래된 도시인 만큼 서울의 구시가지처럼 도시계획이 잘 안되어 있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동서로 길게 난 통제 지향의 도로'를 특징으로 설명하고 있다. 책에서 제공하는 1930년대 천안문 근처의 사진을 보니 정말로 우리나라의 신도시처럼 구획이 잘 나누어져 있고 직선으로 쭉 뻗은 거리가 인상적이었다.


그 다음 지역으로 베이징의 다음 페이지에 바로 이어서 나오는 산둥성을 읽어보았다. 한번 갔던 지역이기도 해서 관심있게 보았고 대체로 낙후된 도시였던 기억이 나는데 의외로 천재가 많았던 지역이라고 한다. 이 대목에서 저자가 '천재'에 대해 정의한 문장이 인상적이어서 책의 전체적인 흐름과 큰 관계는 없지만 인용해 보고자 한다.


천재는 머리만 뛰어난 사람이 아니다. 하늘이 그에게 무엇인가를 주었다고 보일 만큼 시대를 초월한 예지력과 사물 또는 현상의 전후좌우를 꿰뚫을 수 있는 통찰력을 갖췄으며, 자신의 사고가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게끔 완결성에까지 이른 초인적인 능력과 의지력의 소유자다.  - p.252


산둥성과 함께 우리나라와 과거 역사적으로 많은 관련이 되었던 중국 지역은 동북3성일 것이다. 고구려나 발해가 이 지역의 일부를 점유하기도 한 지역이었고, 그런 이유때문은 아니곘지만 이 지역에는 조선족들이 많이 살고 있다. 동북3성은 랴오닝(요녕)성, 지린(길림)성, 헤이룽장(흑룡강)성 등 세 개의 성을 일컬어 동북3성이라고 한다. 그중에 나는 랴오닝성의 일부 도시를 다녀왔고 백두상 정상에도 가본 경험이 있어 관심있게 읽어 보게 되었다. 특히 중국의 근현대사에 이르러 등장했던 만주국의 근거지였기에 당시의 역사에 대한 저자의 새로운 시각이 흥미로웠다. 흔히 만주국을 '괴뢰국'이라고 평가하게 되는데 저자의 시각은 제국주의 일본이 이 지역에 대한 '이질성'을 파악하고 그 지역의 분리가능성(p.376)에 주목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일면 충분히 근거가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되었다.


앞서 말한대로 과거의 역사와 문화를 비롯하여 현재의 정치와 경제 상황, 타 지역과 국가간의 관계에 이르까지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아우르는 상당히 포괄적이지만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중국에 관심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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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의 충격
국내도서
저자 : 이일용
출판 : 글드림 201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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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에 대해 많은 일반인들이 오해를 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잘못 알려진 지능에 대한 정보를 바로잡고자 함이 저자의 출간 목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400페이지가 넘는 두께의 이 책에 무슨 진지한 내용이 담겨 있을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읽어내려갔지만 나에게는 지능에 대해 아무런 새로운 지식도 얻을 수 없는 평범 이하의 책이었다.



서문에서 다음 세가지 질문을 던지면서 이 질문에 대해 인간은 답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이 '난제'에 대해서도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저자가 '난제'라고 표현한 이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식물도 지능이 있을까요?

2. 인간은 인정한 인공 지능을 과연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3. 우주 저편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지적인 존재가 있다면, 그들은 또 어떤 지능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요?


참 어처구니 없는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저자는 이 질문을 통해서 지능의 정의를 다시 세워보고자 했던 것 같은데 이 질문들을 통해 알 수 있는 지능에 대한 새로운 지식은 없다. 인공지능 학자들이 진정한 인곤지능에 대해서 연구방향 조차 잡지 못해 힘들어 하고 있다고 하는데 근거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세번째 질문도 황당하다. 가정 자체의 오류는 차치하더라도 질문 자체가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외계에 지적 존재가 어떤 지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 우리에게 왜 중요한 질문인 것인지.


책에서는 기존의 심리학이나 뇌과학에서 말하는 여러가지 용어들이나 이론들은 언급하고 있다. 책의 막바지에 다다르면 위의 질문 세가지에 대한 저자의 답변을 정리하고 있다. 지적 존재의 필수 구조는 '욕구 모름'과 '욕구 추론'을 구비한 '욕구 창출 구조'라고 한다(p.415). 결국 저자는 지능을 '스스로 욕구를 창출해 낼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하고 있다(p.420). 이 단순한 가설을 내세우기 위해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장황하게 설명했는지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많은 인터넷 서점에서 이 책을 '과학'분야에 분류했지만 나는 인문사회 분야로 분류하고 싶다. 책의 내용에서 그 어떤 과학적 근거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능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는 점이 이 책이 선물한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결말은 좀 싱겁게 끝나지만 결말을 이끌어내기 위한 궤변들과 다양한 소재들의 얽힘을 즐기실 분은 충분히 여유를 가지고 있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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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일본 동북부 지방에 규모 9.0의 지진이 발생해 후쿠시마 원전의 전원이 멈추면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재앙이 시작되었다. 이 책은 원전 사고 이후 일본 정부의 대응방식에 대해 소설의 형태로 '흥미진진'하게 지적하고 있다. 작가는 실제 일본의 현직 고위 관료였으며 보복당할 것을 우려해 '와카스미 레쓰'라는 익명으로 폭로하게 되었다.



책을 읽는 내내 일본의 상황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었지만 '현실'과 '음모론' 사이에서 갈등을 느꼈다. 하지만 저자가 현직 관료였다는 점에서 그의 말을 경청할 수 밖에 없었다. 2011년 이후 두번의 선거 이후에 일본 정부는 원전 재가동의 이슈를 제기하게 된다. 그 와중에 원전 마피아는 다시 득세하고 국민을 그저 세금을 갖다 바치는 노예로 인식하고 자신의 욕망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한다.


사실 원전에 대해서는 좀더 깊은 지식이 필요할 것 같다. 시중에도 원전에 대한 다양한 시각의 책들이 나와있어 이를 통해 지식을 보완하기로 하고 일단 책에서 주장하는 일본 내의 상황에 주목하기로 했다. 특히 원전을 재가동하기 위한 일본 내부의 암투에 대해 저자는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국민들을 바보 취급하는 원전 마피아의 행태에 대해 과감하게 들추어내고 있다.


대중은 항상 '자신보다 잘난 놈'을 미워한다. 또한 대중은 전력 회사가 경쟁을 하지 않아 경영이 합리적이지 않고, 경쟁을 시키면 전기요금이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어찌되었든 전력업계에 경쟁원리를 도입시킨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정부가 전력 시스템의 경쟁을 강화하는 쪽으로 개혁하도록 결정하여 앞으로는 경쟁이 발생할 것이라고 대중이 믿도록 만들면 된다.  - p.80


정말 무시무시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최소한 그런 끔찍한 사고가 났으면 사고 경위를 명확히 밝히고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는 일이 급선무임에도 불구하고 전력 시스템의 개혁이라는 과제를 그저 원전 재가동의 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행태가 국민입장에서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일단 전력 시스템을 개혁하겠다고 대중에게 선언하고 경쟁이 발생한다고 잘못된 인식을 심어 주면 대중의 불만은 가라앉고 원전 재가동의 장애물을 넘을 수 있다.  - p.81


소설 속에서 원전 재가동에 반대하는 사람 중에 니자키현 지사인 이즈타 기요히코라는 사람이 나오는데 편집자 서문에 의하면 이즈미다 니이가타현 지사의 실제 모델이라고 한다. 원전 재가동을 주장하는 일본전력연맹 상무이사인 고지마 이와오를 비롯하여 원전 마피아들은 어떻게든 이즈타 지사를 함정에 빠트려 끌어내리고 원전 재가동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한다.


원전 마피아의 재가동 노력에 제동을 거는 또 하나의 인물로 다마가와 교코라는 여성이 등장한다. 그녀의 아버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본의 아니게 방사능 노출 소를 판매한 것으로 언론에 소개되어 결국 자살하게 된다. 그 사건의 충격으로 그녀는 원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원자력규제청 총무과장보좌인 니시오카 스스무를 미끼로 하여 원전 재가동 저지라는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언론에 원전의 피해 상황을 공개하도록 유도한다. (논외로, 우리나라에서 카카오톡을 많이 쓰듯 일본에서는 라인을 많이 쓴다고 들었는데 다마가와와 니시오카가 라인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부분이 나와 네이버 라인이 진짜 일본에서는 많이 유명하구나 싶었다. - p.134)


몇달 전 일본공산당의 시이 가즈오 위원장이 쓴 ≪새로운 약진의 시대를 지향하며≫를 읽었다. 일본에서 공산당은 원전 폐기를 주장하는 대표적인 세력중의 하나인데 원전 마피아의 입장에서는 공산당을 그저 과격파의 일종으로 설명하는 부분(pp.165~166)이 이 책에서 여러 군데 등장한다. 많은 국민들이 공산당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가 '과격파'의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탈원전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촬영하여 그들의 신상을 비롯하여 뒷조사를 하고 탐문하는 작업도 사실 좀 소름끼치는 일이었다. 아울러 저자는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도 질타하고 있다. 언론 입장에서는 전력회사가 중요한 광고주였기 때문에 일본전력연맹 입장에서는 원전이나 전력회사에 비판적인 언론이 있는지 확인하여 문제가 있으면 압력을 행사(p.197)할 수 있었다.


세상은 언론을 사회의 목탁으로서 사회정의를 위해 일하는 직업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사회정의 실현보다 타사를 앞지르거나 광고를 많이 받아 이익을 창출하는 일을 우선으로 하는 경우가 더 많다.  - p.193


전력회사에서 과거에 정규사원으로 검침이나 수금 업무를 하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별동대로 운영하여 문제가 있는 기사가 보도되면 전화나 인터넷으로 시청자 의견란에 반박 의견을 보내는 일을 시킨다고 한다. 이들은 SNS를 이용하는 인터넷 공작원으로 활약하기도 한다(p.200). 원전 마피아는 아픈 기억은 빨리 잊고 싶어하는 국민들의 심리를 이용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정치 사회 현실과 그리 다르지 않는 면을 볼 수 있어 신기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괴로웠던 경험과 공프는 빨리 잊고 싶고 빨리 과거로 만들고 싶어 한다. 일본 국민은 대부분 이제 재해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현실로 직시하지 못한다.  - p.200


이 책에서 원전 폐기의 당위성으로 다른 대체에너지보다 원전을 통한 에너지 공급이 저렴하다는 인식이 문제라는 점을 지적한다. 즉 원전의 전기생산 효율성이 높다는 것은 방사성 폐끼물의 처분 비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 점은 다른 자료들을 통해 검토해 보아야겠지만 상당히 근거가 있는 말이라고 판단된다.


원자력 가격에는 폐로 비용이나 사고 대응에 필요한 비용, 방사성 폐끼물의 처분 비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이 비용은 먼 훗날에 발생할 것이다. 미래에 비용이 아무리 발생한다 해도 이를 현재 가치로 되돌리면 그리 큰 차이가 없다.  - p.78


이 책은 원전 폐기의 필요성에 관한 지식부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 정부의 대응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부분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접할 수 있었다. 다만 우리나라는 어떤 상황인지 의문이 들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정말 원전은 폐기되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아직은 명확하지는 않지만 정말 안정성에 대한 검사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져 대체에너지를 포함하여 전기 생산에 대한 안전한 방법들이 강구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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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콜린스가 쓴 장편소설인 헝거 게임 3부작의 내용을 중심으로 '철학'이라는 주제를 접목시킨 책이다. 그동안 매트릭스, 호빗 등의 영화 또는 소설과 철학을 접목시킨 책을 보았었고 영화를 주제로 하여 다른 인문학적 소재를 결합시킨 크로스오버류의 책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에 이 책도 상당한 흥미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하지만 헝거 게임을 읽었다고 하더라도 결코 쉽게 볼 수 있는 책은 아니었다.



주인공인 캣니스가 운명에 순응하는 듯 하지만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세계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나라 전체를 뒤흔드는 혁명의 시발점이 된다는 것이 헝거 게임 3부작의 전체적인 스토리이다. 따라서 책에서 언급하는 주요 철학적 주제는 정의와 불의, 독재와 혁명, 차별과 평등, 사랑과 우정 등의 상당히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관한 주제들이다. 또한 이와 함께 음악의 의미, 고통을 즐기는 인간의 본성, 유전공학과 인간의 정체성, 젠더와 페미니즘 등 상당히 형이상학적이고도 다양한 주제들이 다뤄지고 있다. 소설이 전체적으로 암울하고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듯이 이 책에서도 그에 걸맞는 철학적 주제를 선택한 듯 싶다.


책은 여러 명의 철학자들이 참여하여 만들어졌다. 전체 19명의 저자들이 한가지 주제씩을 맡아서 총 19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은 소설의 상당히 세부적인 주제에서부터 3부작 전체를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주제까지 다양한 영역을 다루고 있다. 3부작 전체가 영화로도 제작되어 원작소설 자체는 상당히 재미를 추구하는 대중문화의 전형을 보여주지만 이러한 심도깊은 주제로 영화를 분석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있는 작업이라 생각된다.


혹시 헝거 게임을 그저 재미만을 추구하는 가벼운 콘텐츠로 생각했다면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코웃음을 치거나 또는 쉽게 접근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책에서는 칸트가 언급되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다뤄진다. 그만큼 만만치 않은 내용을 다루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물론 원작소설을 다시 읽고 되새김질하는 즐거움을 줄 것임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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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약진의 시대를 지향하며
국내도서
저자 : 시이 가즈오 / 홍상현역
출판 : 미래를소유한사람들 201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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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공산당이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일본은 처음 방문했었던 1992년 여름 교토의 어느 길을 걷다가 공산당이라는 문구가 적힌 전단지를 받아보고 처음 알게 되었으니 벌써 20여 년이 흘렀다. 내 나이 또래라면 누구나 어린 시절 반공교육을 받고 자랐기 때문에 공산당이라고 하면 '나쁜 사람'이라는 인식이 머리 깊숙한 곳에 어렴풋이 남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 읽게 된 이 책을 통해 일본공산당의 정책을 알게 되었고 시각을 달리하게 되었다.



저자인 시이 가즈오는 일본공산당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사람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당대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책은 저자가 직접 집필했다기보다 2010년 이후 언론상의 인터뷰나 연설문을 엮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본과 동북아가 당면하고 있는 여러가지 현실적이고 민감한 주제들에 대해 자신의 의견과 공산당의 공식적 당론을 기초로 하여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라든가, 원전 사고, 영토 분쟁 등의 이슈는 일본인으로서도 대단히 민간한 주제였을텐데 동북아 더 나아가서 세계 시민으로서의 객관적 시각을 담고 있어 흥미롭다.


먼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최근 아베 정권이 고노담화를 재검토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을 반박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1993년 8월 4일에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밝힌 담화를 흔히 '고노담화'라고 한다. 고노담화에 여러가지 내용들이 담겨 있지만 결국 요점은 위안부는 일본군에 의해서 강제로 모집이 되었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초 일본의 많은 정치인들이 위안부를 강제연행했다는 증거는 없으며, 한국의 위안부를 대상으로 한 청취조사 내용도 근거가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저자는 고노담화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발표가 되었는지를 설명하면서 고노담화를 재해석하자는 주장은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역사를 고쳐 쓸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마주볼 수는 있습니다. 역사의 진실에 정면으로 마주하여 성실하고 진지하게 잘못을 시인하며 미래의 교훈으로 삼는 태도를 취할 때 일본은 비로소 아시아와 세계로부터 신뢰와 존경 받는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p.51


두번째 장에서는 2011년 1월 1일에 있었던 일본 외교를 주제로 한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인데 특히 영토 분쟁에 관한 내용이 흥미로웠다. 일본은 현재 센카쿠 열도, 독도, 치시마 열도 등으로 중국, 한국, 러시아와 영토 분쟁 중이다. 저자가 바라보는 영토분쟁의 입장은 한마디로 태평양 전쟁 시절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이 없다보니 침략으로 빼앗은 영토와 정당하게 영유한 영토도 구분할 수 없게 되었다(p.158)는 것이다. 또한 일본 정부는 역사적 사실과 국제적 도리에 근거한 영토교섭을 단 한 번도 진행했던 적이 없다(p.93)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다. 먼저 센카쿠 열도는 청일전쟁을 틈타 몰래 훔친 것이라는 중국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며, 실제로 청일전쟁 후 시모노세키 조약을 통해 할양받은 것은 타이완과 펑후 제도이며 이는 침략전쟁으로 인한 강탈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반환해야 했지만 센카쿠 열도는 시모노세키 조약과 관련된 어떤 교섭 기록을 보아도 나오지 않는다(p.90)고 말한다. 따라서 일본의 영토가 맞다는 것이다. 러시아와 분쟁 중인 치시마 열도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독도의 경우는 좀 색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먼저 독도에 대해서는 1905년 1월에 일본은 독도를 영토에 편입시켰고, 일본공산당은 1977년 일본의 영유에 역사적 근거가 있다는 견해를 내놓았다는 사실을 말한다. 하지만 1905년 1월은 한국으로부터 사실상 외교권을 빼앗은 후였으므로 한국이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밝혀두면서 독도 문제는 냉정한 공동의 역사연구를 통해 해결을 도모하는 것이 가장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한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어짜피 역사적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영토가 맞는 것이 확실하므로 저자의 이러한 주장은 우리나라에게 상당히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판단된다. 특히 이와 관련지어서 1910년의 한일합방과 관련되어서 일본은 '합법적이며 유효했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저자와 일본공산당은 군사적 압력에 의해 강제된 불법·부당한 것(p.92)이었음을 주장하고 있다. 1965년에 있었던 한일조약을 통한 국교정상화 작업에 있어서도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한국 병합의 부당성(p.154)을 재차 주장하고 있다.


세번째 장에서는 원전에 대한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원전에 대해서는 진보적 정치가답게 완전 폐기를 주장한다. 일본에서 재생가능 에너지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전력이 원전을 통해 생산해 낼 수 있는 발전량의 40배에 달한다는 자료를 제시하면서 점진적으로 자연 에너지를 보급하여 원전을 대체해 나가야 한다(pp.115~116)고 주장한다. 네번째 장에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일간지 구독률이 월등히 높은 일본에서 신문사가 소유한 상당한 자본으로 TV방송국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현상을 비판한다. (일본의 일간지 발행부수는 5100만부로 OECD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일간지 구독률도 92%로 캐나다 73%, 미국 45%, 한국 37%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 신문과 방송이 서로에 대한 감시 기능을 수행해야 하지만 서로 지분을 공유하며 '크로스 오너십'을 구현한 것은 큰 잘못이라는 비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몇해전 종편사업자 선정의 과정에서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신문과 방송이라는 산업이 어짜피 기술적으로 컨버전스될 수 밖에 없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저자의 의견에 모두 동의할 수는 없었다.


다섯번째 장은 '정당의 가치는 무엇으로 가늠되는가'라는 제목으로 한 연설문으로 구성되었다. 이 부분에서는 우리나라의 정당 정치인들이 눈여겨 보아야 할 내용이 많다고 생각된다. 저자가 이야기하고 있는 정당의 가치 척도는 다음과 같다.


제1의 척도 : 어떤 기치, 강령을 가지고 있는가

제2의 척도 :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가

제3의 척도 : 외교력을 가지고 있는가

제4의 척도 :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태도

제5의 척도 : 풀뿌리로 국민과 결합하여 그 힘으로 정치를 움직인다.


이 부분에서 두번째 척도와 네번째 척도를 인상적으로 읽게 되었다. 두번째 척도를 설명하면서 올해(인터뷰 당시 2010년)로 창당 88년을 맞이하면서 한번도 당명을 개정하지 않고 활동해 왔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특히 일본 군국주의에 의한 침략전쟁이나 식민지 지배에 목숨을 걸고 반대했던 유일한 정당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이 연설문이 작성된 2010년은 한국 병합 100주년이 되는 해였는데 이 부분에서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주장은 큰 박수를 받을 만하다고 생각되었다. 


한국 병합은 일본군에 의한 반복적 침략, 황후 살해, 황제·정부 요인에 대한 협박, 민중의 저항에 대한 군사적 압살 등으로 실현된 것이며, 한국 병합조약은 일본이 한국에 대해 군사적 강압을 통해 일방적으로 강요했던 불법·부당한 조약입니다.  - p.154


또한 네번째 척도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공산당의 입장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사회주의=독재'라는 공론이 널리 펴져있는 것이 현실임을 인정하면서 자유와 민주주의는 그 발전 정도에 따라 인류의 진보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라고 강조하고 있다. 더 나아가 절대로 사회주의는 독재가 아니며 오히려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독재의 길로 나아가려는 그 어떤 움직임도 용납하지 않겠다(p.169)고 단언한다. 이어서 여섯번째 장에서 등장하는 2012년 신춘 인터뷰 기사에서도 공산당의 혁명은 사회주의 혁명이 아닌 민주주의 혁명이라는 점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최대의 핵심은 일본이 직면해 있는 혁명이 사회주의혁명이 아닌, 독립·민주·평화의 일본을 만드는 민주주의혁명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밝힌 것이라 하겠습니다.  - p.187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2011년에 있었던 조선왕조의궤 반환을 통해 한일관계가 진전되었다고 평가한다. 특히 저자는 드라마 '이산'을 팬으로서 즐겨 보았다고 하면서 드라마에서 나오는 도화서가 의궤를 만든 곳이라는 사실을 언급한 것이 흥미롭다.


저자는 마지막 맺는 말을 통해 '우향우'를 거듭하고 있는 아베정권을 다시 한번 비판함과 동시에 동북아시아의 평화협력을 위한 구상을 짧은 글로나마 피력한다. 동남아시아 국가들로 구성된 ASEAN이 실천하고 있는 평화를 위한 지역 공동의 대처를 동북아에서도 구축하자(p.229)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현 일본 정권으로 벌이고 있는 헌법 9조의 개정 움직임, 고노 담화의 재검토 주장,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을 통해 일본 군국주의가 벌인 과거의 침략전쟁을 긍정하고 미화하는 입장이 계속된다면 저자가 말하는 동북아 평화공동체 구상은 허상에 불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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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직업실록
국내도서
저자 : 정명섭
출판 : 북로드 2014.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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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백성실록≫을 흥미롭게 읽었는데 후속작이 나와 재밌게 읽게 되었다. 이번에도 역시 일반 백성들의 이야기가 다수 다루어지며 그들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해야만 했던 '직업'에 대해 다루고 있다. 물론 직업을 가지고 있던 양반들도 있었지만 이 책에서 다루지는 직업들은 일반 백성들이 가졌던 직업들이 대부분이다.



조선시대에도 사우나가 있었을까. 새벽까지 술자리를 가지고 이른 아침 출근하면 사우나 생각이 간절해지게 되는데 그 사우나가 조선시대에도 있었다니 흥미로운 사실이었다. 조선시대 때 사우나는 주로 몸이 안좋은 사람이 치료를 목적으로 이용하였다는데 그곳을 관리하던 사람은 대부분 중이라고 한다. 또한 치료를 못해 죽은 사람의 시체를 묻는 직업도 매골승이라는 이름의 중이 수행했다고 한다.


전부 스물 한개의 직업을 다루고 있는 이 책에서는 몇해 전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던 '다모', '추노객' 등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드라마 대장금을 통해 궁궐의 조리사들은 여자들로 구성되었을 것이라고 착각하게 되는데, 조선시대 때 숙수라고 불렸던 궁중 조리사들은 대부분 남자였고 그나마도 전부 '노비'였다고 한다. 노비로 천대받던 숙수들에게 조선 왕조의 멸망은 오히려 기회가 되어 궁중요리라는 새로운 장르의 음식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많은 직업들이 지금 보았을 때 이런 직업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신기하고 별난 직업들이 많다. 장례식에서 대신 울어주는 곡비라는 직업도 특이하다. 지금도 결혼식 때 하례객으로 대신 참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니 장례식도 있을 법 한데 대신 곡을 해주는 사람들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특히 곡비의 가장 큰 고용주는 왕실이었다고 한다. 왕실에서는 장례식뿐만 아니라 왕릉을 옮길 때에도 곡비를 썼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직도 계층과 서열문화에 길들여져 있는 듯 서로 상위 1%가 가는 대학, 상위 1%가 다니는 회사에 가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다뤄진 직업들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상위 1%의 직업들이 아니다. 그렇더라도 그들은 분명히 조선 백성의 일원이었고 조선이라는 사회의 구성원이었음을 알 수 있다. 책에서 각 직업들을 소개하는 말미에 서울 근교에 다녀볼 만한 박물관이나 사적지를 소개하고 있는 점은 책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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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들은 무엇이 다른가
국내도서
저자 : 조르디 쿠아드박(Jordi Quoidbach) / 박효은역
출판 : 북로드 201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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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궁금증을 유발한다. 행복해지고 싶지 않은 사람이 없을텐데 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왜 모호한가. 본인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그냥 행복하다고 자위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나는 행복하다고 만족하며 사는 사람들은 어떤 특징을이 있을까.



저자는 행복이란 무엇을 말하는지부터 논의하고 있다. 행복의 정의에 대해서 고대 사상가들과 철학자들은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먼저 바로 '주관적 안녕감'과 '심리적 안녕감'이 그것이다. 주관적 안녕감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부정적 감정은 피하고 긍정적 감정을 유지하며 전체적인 삶의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 행복이라고 주장한다. 심리적 안녕감은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긍정적 대인관계를 형성하면서 온전한 자아실현을 이루는 것이 행복이라고 주장한다. 현재 대부분의 학자들은 주관적 안녕감에 동조하는 추세인데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실험은 '체감되는' 행복에 관련된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행복이란 긍정적인 잣대나 프레임이 있다기보다 주관적으로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설명이다. 행복의 솔루션으로 '몰입'을 제시한다. 몰입은 그 자체로 즐거움, 자아실현, 성취감과 같은 긍정적 감정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우리의 삶을 의미있고 풍요롭게 만들고 긍정적 기분을 느끼게 되어 행복감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행복은 전염될까. 이 대목을 읽기 전부터 나는 예상할 수 있었다. 분명히 행복은 전염된다. 반대로 불행도 전염된다. 긍정적인 마인드는 긍정적인 행동과 긍정적인 인간관계로 이어진다. 결국 행복하다고 믿는 생각은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염시킨다. 저자는 나의 행복의 사회전체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내가 먼저 행복해지면 나의 배우자, 가족, 친구, 지역사회, 나아가 사회 전체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  - p.47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어느 정도가 될까. 책에서는 로널드 잉글하트가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시행한 행복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47위라고 제시한다. 좀 예전 자료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순위가 크게 변화되지는 않았을 것 같다. 47위라는 순위는 중국이나 일본보다 낮은 순위이며 나이지리아, 콜롬비아, 멕시코, 칠레, 베트남, 필리핀보다도 낮다. 이 결과에서 1위는 푸에르토리코가 차지했다.


결국 행복의 조건은 상대적이며 어떤 분야에 몰입이 되어 있을 때 행복한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그렇다면 어떤 목표에 몰입해야 하는 것일까. 로체스터 대학의 크리스토퍼 니에미에츠의 2009년도 연구 결과(p.185)에 따르면 개인적 발전, 타인과의 관계, 사회 참여, 신체건강을 주요 목표(본질적 목표)로 설정한 참가자들은 대단한 만족감을 드려냈고 이와는 반대로 비본질적인 목표(타인의 존경, 재물, 매력적인 신체 등)를 설정한 실험 참가자들은 목표에 도달했음에도 예전보다 더 행복해지지 않았다. 이 연구와 함께 이와 유사한 다른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목표를 달성하려고 노력할 때 상당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데 그 목표가 그 자체로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것이어야지 외부적 동기로 채워진 목표여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우리는 행복의 조건으로 '돈'을 이야기한다. 일단 돈이 많으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도 '돈이 행복하게 해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결론은 돈이 행복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돈의 많고 적음이 행복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장 돈이 많은 사람들은 현재의 소소한 행복을 잘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돈은 우리 삶에 많은 이득을 가져다주지만 이득 못지않게 많은 부작용을 발생시킨다. 저자는 그 부작용을 경계하라고 조언한다.


돈이 가져다주는 이득은 비교적 쉽게 예상하면서도 그것이 가져오는 부작용은 예상하지 못하기 때문에 (중략) 돈은 한 손으로는 이득을 주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앗아가면서 부작용을 발생시킨다.  - p.115


책의 결론은 다시 원론적인 이야기로 돌아간다. 우리 주변의 소박한 것들을 즐기며 그 기쁨을 이웃들과 나누라는 것이다. 너무 싱거운 결론일지는 모르겠지만 저자가 조사한 여러 연구결과들이 이 사실을 반증해 주고 있다. 행복을 이야기하는 많은 책들이 있었지만 이 책의 차별점은 바로 저자의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생각에 머물러 있지 않고 행복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연구를 해서 도출된 결과들을 기초로 했다는 점이다. 물론 행복이라는 주관적이고 감성적인 소재를 사회과학기법을 주로 사용한 연구 결과들에 근거했다는 점은 한계라고 할 수 있다. 매일 긍정적이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며 사는 삶이 행복한 삶이 아닐까. 내가 가진 것이 별로 없어보여도 사실 우리가 가진 것은 너무나도 많다. 기본으로 돌아가면 행복의 조건을 깨달을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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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살의 유서
국내도서
저자 : 김은주,세바스티앙 팔레티(Sebastien Faletti) / 문은실역
출판 : 씨앤아이북스 2013.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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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같이 민주주의가 보편화되고 기술이 발달한 시대에 가장 불쌍한 사람은 북한 사람들이 아닐까. 북한 사람들은 나라 이름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지 민주주의의 '민'자에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으며, 기술의 발달은 북한 지도부에서 공개적으로 실험 발표하는 로켓이나 핵실험에만 응용되고 있을 뿐이다. 더 한심한 것은 우리나라에도 그런 북한 지도자들의 미친 행동에 대해 제대로 된 비판을 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현재 20대 후반으로 서울에서 평범한 대학생으로 살고 있지만 그의 어린 시절은 생과 사를 오가는 치열한 생존투쟁을 이어진 삶이었다. 책의 맨 앞에 나오는 프롤로그에는 왜 그녀가 이 책을 쓰게 되었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이 내용을 읽다보면 가슴이 뭉클하고 북한의 인권에 대해 왜 우리나라는 아무말도 하고 있지 않은지에 대해 화가 난다.


우리나라에 2만 5천 여명의 탈북자가 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몇몇 우리나라 정치인은 탈북자를 변절자로 생각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 정치인들을 직접 만난다면 귀싸대기를 갈겨주고 싶다. 또 그 정치인이 속한 정당과 관계자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북한이 정말 제대로 된 나라인가. 몇해전 인터넷의 어느 블로그에서 평양을 방문하고 찍은 사진과 소감을 버젓이 올린 글을 볼 기회가 있었다. 어떤 기회로 갔는지 모르지만 합법적인 방문은 아니었을테고, 그렇게 가고 싶었던 곳이었으면 제발 그곳에서 살다가 죽기를 소망한다.


저자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는 모두 영양실조로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의 장례 후 석조 묘비 대신에 나무 판자로 묘비를 만들었으나 다음 날에 땔감으로 쓰려는 사람에게 도둑맞았다고 한다. 저자의 어머니와 언니도 양식을 구하러 일주일 가까이 집을 비운 사이에 저자는 먹을 것이 없어 유서를 쓰고 '죽을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 때 저자의 나이 열한 살. 먹을 것이 없어 집 장판까지 뜯어서 판 마당에 더 말해서 무엇하랴.


1990년 초부터 많은 아이들이 부모를 잃었다. 대부분이 굶주림 때문이었다. 그 아이들은 거리에 나가 혼자서 살아남는 법을 터득해야 했다. 북한 정권은 이들을 철저한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사람들이 비참한 생활과 굶주림의 희생자가 되어도 나 몰라라 했다.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원조는 군대나 특권층 간부들의 수중으로 들어갔다.  - p.79


북한이 이런 상황인데도 아직도 평화적인 협상을 해야 한다느니, 원조를 해주어야 한다느니 하는 인간말종 정치인들이 있으니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탈북에 성공하여 중국에 갔지만 저자의 가족은 인신매매로 중국인에게 팔리고 강제로 결혼한 중국인은 어머니에게 아이를 낳아달라고 강요한다. 결국 남자아이를 낳았지만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했고, 후에 중국 공안에게 잡혀 북한으로 다시 돌아간다.


그날 밤, 나는 난생처음으로 나의 조국에 분노를 느꼈다. 우리가 북한을 탈출한 데에는 그 어떤 정치적인 이유도 없었다. 우리는 먹을 양식이 없어서 오직 살아남기 위해 중국으로 건너갔을 뿐이다. 김정일과 북한 체제에 반대하는 마음이라고는 조금도 없었고, 정치에 대한 아무런 의식도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그 감옥에서 나는 정치에 눈을 떴다. 마음 속에서 분노가 맹렬하게 끓어올랐다.  - p.138


굶주리다 못해 공개처형 후 시신을 먹는 사람들마저 생기는 북한의 현실. 이러한 어려운 과정을 거쳐 도착한 대한민국의 서울이니 지금 그의 삶이 어떠하겠는가. 북한의 폐쇄적인 정치태도를 알리고 싶은 마음에 책을 쓴 듯 하지만 아직도 이 책을 보아야 할, 북한에 충성을 다하고 있는 사람들은 모른 체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실이 참 아이러니하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아랍의 봄'과 같은 일련의 사건들처럼, 북한의 김씨 일가도 오래지 않아 민중의 저항 운동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어 본다. 아니, 그날은 꼭 오고야 말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는 내가 태어난 아오지에 다시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 p.242


저자의 꿈처럼 통일이 되어 고통받는 북한 사람들과 함께 살 수 있게 될 날을 고대한다. 그 비용이 얼마나 많이 들던지 간에 결국 우리는 한민족이고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이 아닌가. 그 때가 되었을 때 우리 '종북이'들은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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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혁명을 작당하는 공동체 가이드북
국내도서
저자 : 세실 앤드류스 / 강정임역
출판 : 한빛비즈 201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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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를 고르라면 바로 '공동체'라고 할 것이다. 요즘 사회에서 공동체를 찾기란 정말 어렵다. 아파트 같은 층에 사는 사람들과 인사는 제대로 하며 지내는가를 생각하면 바로 답이 나올 것이다. 나만 해도 2006년 결혼과 함께 신혼집으로 이사하면서 떡을 맞춰서 옆집 사람들에게 돌린 뒤로는 한동안 인사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 후로 옆집 사람들이 모두 이사간 뒤에는 아무도 인사를 하며 지내는 사람들이 없었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무색한 현실이다.



저자는 공동체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누가 만들어주는 공동체를 찾기만 할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만들어보라고 조언한다. 독서모임, 스터디 서클 등 다양한 형태의 모임에서 삶을 나누는 사회적 유대야 말로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공동체가 중요한 이유는 사회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출발선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하여 타인과의 대화를 피할 수 없는 장소를 만들라는 조언(p.74)은 인상적이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 사옥을 기획할 때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회사 건물 중앙에 커다란 홀을 만들고 모든 시설이 홀과 연결되어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지역사회나 국가차원에서도 이러한 노력들은 필요해 보인다. 광장, 공원, 노천카페 등 낯선 사람과 대화하여 그들은 배려하는 것은 공공선에 주목하는 문화를 창조하기 위한 근원이 된다(p.76).


저자가 이러한 공동체 운동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경쟁의식 때문이다.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유일한 생존방법이라고 가르치고 또 배우는 문화에 익숙한 우리들은 모든 상황에서 경쟁을 의식한다. 경쟁이 기반이 된 사회에서 상대방은 그저 나의 경쟁상대일 뿐이다. 하지만 경쟁이 아닌 협력이 기반이 된 사회에서 상대방은 동역자이가 동지가 된다. 나의 꿈과 비전을 나누고 함께 이루어갈 동반자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책의 표지에 적힌 부제목도 '행복은 타인으로부터 온다'라고 되어 있다.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지만 실천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책의 저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하나씩 실천하다보면 언젠가는 이루어질 사회모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당장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미친사람' 취급을 당할 것이다. 또는 잘난체 하지 말라는 조언을 듣거나 무시당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닫혀진 사회이며 자기 이익의 유무에 따라 사람과의 네트워크 방식이 달라지는 현실을 살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10여 년 전 일본을 여행하면서 그들의 질서의식과 배려정신에 놀란 적이 있다. 여러가지 경험들이 있었지만 몇가지만 이야기하자면, 먼저 회전문에서 경험한 사례이다. 회전문을 이용할 때 내가 가지고 있는 배려정신은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을 위하여 내가 갈만큼 보다 훨씬 더 회전문이 많이 움직이도록 세게 밀어서 뒷사람이 편리하게 이용하게끔 하는 것이다. 그런 모습을 일본에서 많이 보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회전문을 통과할 때마다 힘차게 밀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느낀 것은 나혼자 밀고 있는 것처럼 상당히 힘들다는 것이었고 언젠가 회전문을 밀면서 뒤를 돌아보는 순간 뒤에 따라오는 사람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밀지도 않는 것이었다.


일반문도 마찬가지이다. 문을 열고 나서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하여 잠시 잡아주는 것이 예의이고, 일본에서는 열이면 열 모든 사람이 그런 배려의 행동을 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시도해 보았다. 그런데 만약 앞사람이 문을 잡아주는 상황이라면 같이 힘들여 잡는 척이라도 하면서 고맙다는 목례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것 아닌가 싶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 거의 대부분은 나가면서 문을 잡아주면 뒤에 따라오는 사람은 그 문틈 사이로 얌체같이 더 빠른 걸음으로 냉큼 통과해 버린다. 순간 앞에서 문 잡아주는 사람만 바보가 되는 것이다. 나는 몇번에 걸쳐 바보가 된 이후에 다시 하던 대로 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뒤에 사람이 다치던 말던 내가 나갈 수 있는 만큼만 열고 세게 닫아버린다. 우리나라에서 길에 걸어가거나 차창을 열어놓고 운전을 하면서 담배를 파우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이 담배연기를 마시건 담배재를 뒤집어쓰건 아랑곳하지 않는다. 책의 저자는 대체로 미국을 비판하고 있는 있다. 하지만 몇명 되지는 않지만 내가 경험한 미국의 중상류층 사람들은 최소한 이렇게 남에게 배려하는 정신은 몸에 배여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배려정신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공동체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멀고도 먼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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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교양을 읽는다
국내도서
저자 : 오가와 히토시 / 홍지영역
출판 : 북로드 2013.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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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인문고전 48권의 핵심을 요약하여 정리한 책이다. 평생 이 48권의 책만 읽어도 진정한 인문학 전문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려운 책을 읽게 되면 누가 좀 이해하기 쉽게 요약 좀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가 이 책을 저술하게 된 이유도 이와 같다. 저자는 대학원 시절 헤겔의 <법척학>에 도전하다가 이해할 수 없는 어려움에 직면했으나 몇해동안 연구를 거듭만 결과 요약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의 갖추게 되었다. 처음부터 이렇게 요약이 가능한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를 해준 자료들이 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이 책을 집필하기 시작한 것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인문학 고전들은 거의 대부분 도전하겠다고 마음먹기 조차 힘든 수준의 것들이다. 예를 들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입문>은 청소년용으로 사두고도 아직 읽지 못했다. 또한 대부분이 제목은 한두번씩 들어본 책들이지만 제목도 처음들어보는 생소한 책들도 몇권 되며 저자의 이름조차 생소한 책도 손을 꼽는다.


인문고전을 쉽게 접하게 할 좋은 목적으로 쓰여진 책이지만 너무 짧게 요약을 하는 바람에 문장의 압축도가 너무 높아서 그런지 요약된 문장 자체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자주 발견된다. 특히 원문 자체가 상당히 난해하다고 알려진 몇몇권의 책들은 도전의 의욕이 상실될 정도로 요약 자체가 상당히 난해하다.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저자가 안내하는대로 차근차근 따라가보면 제목만 겨우 알고 있던 많은 책들의 간단한 줄거리와 주장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다. 스피노자라고 하면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할지라도 나는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을 한 사람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그가 범신론을 주장했으며 당대에 유대교에서 파문당하고 기독교로부터도 비난받았으며 책에서 요약정리한 <에티카>의 경우 스피노자가 죽은 뒤 익명으로 은밀히 간행되었다는 정보는 나에게 신선했다.


또한 48권의 책을 요약하는 과정에서 저자의 또다른 저작과 저자의 일생을 통한 주장을 곁들이면서 이해도를 높이도록 한다. 예를 들어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요약하는 과정을 통해 자유를 설명하면서 <소유냐 존재냐>와 <사랑의 기술>과의 관계를 설명하는 과정은 에리히 프롬의 사상을 좀더 확장해서 이해시킨다.


학문에는 왕도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는 학문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교양지식을 쌓는 과정이라면 효율성을 따져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책을 읽는 과정에서 적은 시간에 많은 산출물, 즉 많은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책이 좀더 많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난해한 요약말고 정말 쉬운 문장으로 요약한 책들 말이다. 다만 걱정스러운 부분은 이런 요약본 몇권 읽고 인문고전 전문가랍시고 나대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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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심리학
국내도서
저자 : 여인택
출판 : 책이있는풍경 2013.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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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읽은 ≪진짜 사나이로 거듭나기, 군대기다려≫와 함께 군에 입대하기 전의 예비군인들이 읽어두면 좋을 책이다. 책은 전부 45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군대에서의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는 '처세방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제목에 심리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듯이 '깨진 유리창의 법칙', '스키너의 조작적 조건화', '피그말리온 효과', '투사 효과' 등 심리학의 여러 이론들과 주장한 학자들의 이름들이 줄줄이 언급된다. 군대와 심리학이 무슨 관계일까 생각도 들겠지만 군대도 하나의 사회이고 그 사회 구성원들끼리의 협력과 갈등관계는 심리학으로 조명한다는 것에서 본서는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두번째 소개한 에피소드에 따르면 PX관리병이나 행정병이 편한 군생활을 위한 꿀보직이라는 편견과 오해를 해결하고자 한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처럼 군대에서 내가 가장 힘든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PX관리병은 주말에도 일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음에도 그러한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근본적 귀인 오류'에 의한 오해라는 것이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상처받고, 자신이 처한 문제로 고민하는 병사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일반 병사들의 시선으로, 그들의 고민을 심리학으로 들여다보았습니다.  - '들어가는 글'에서 인용


이 책은 단지 입대를 앞두고 있는 사람들에게만 유용한 책은 아니다. 사례들이 대부분 군대에서의 예화를 중심으로 설명되어 있다 뿐이지 일반 사회에서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사례들인 것이다. 앞서 말했다시피 군대도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있는 일종의 사회 아닌가.



이제는 단지 권위와 육체적인 힘에 의존하는, 상명하복의 군대 문화는 끝났다. 선임이 선임다운 행동을 할 때 그 권위가 살아날 것이며, 사람의 심리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적절한 보상과 대응을 해주는 후임이 좀더 인정받는 군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군대 생활을 위한 처세를 알려줌과 동시에 제대 후 사회에 진출하여 군에서의 경험이 일반 사회 조직 내에서 경험할 수 있는 '정치'를 예습할 수 있는 곳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미시적으로는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여 지시와 명령, 복종과 부탁 등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심리학적 지식을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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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21 17:03 신고 BlogIcon IntaekYeo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테크리더 장영범님 따뜻한 리뷰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조선백성실록
국내도서
저자 : 정명섭
출판 : 북로드 2013.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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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사고사 1위는 무엇이었을까? 오늘날에는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는 경우가 1위를 차지하겠지만 조선시대의 사고사 1위는 바로 벼락에 맞아 죽는 일이었다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에서 벼락에 관한 이야기가 1,253건이 나오는데 그 중상당수는 벼락에 맞아서 죽거나 다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조선왕조실록과 같은 역사서를 바라볼 때 임금이나 지배층의 역사를 다룬 책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처럼 피지배층인 백성들의 삶을 기록한 부분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저자는 바로 조선시대의 백성들에 관한 이야기를 조선왕조실록에서 찾고자 했고 그 결과 ≪조선백성실록≫이라는 이름으로 이 책의 출간되었다.



각 장은 실록을 근거로 하여 당시 있었던 사실을 설명하고 현실의 상황과 비교하여 첨언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현실의 당시의 사회 현상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다. 세종 시절 인육을 먹은 사람이 있다는 보고가 헛소문으로 판명되자 헛소문을 퍼트린 사람을 사형을 판결했지만 세종을 형벌을 낮추라고 지시한다. 정치 지도자 입장에서 사회에 위해를 가하는 괴담의 유포가 탐탁지 않았겠지만 세종은 그 최초의 진원지가 어디인지 살펴 공정한 판결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 귀감이 될 만한 사료가 아닐까 싶다.


이러한 괴소문이 통치자 입자에서는 불쾌할 뿐만 아니라 국가의 기강을 해치는 위협적인 행위로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세종은 소문을 퍼뜨린 자들을 무작정 처벌하지 않고 최초의 진원지가 어디인지 면밀하게 살폈다.  - p.78


세금을 걷는 방식의 일종인 공법은 세종 시절에 시작하여 정착하기까지 60여년이 걸렸지만 여전히 그 이후에도 기득권층의 저항으로 완벽하게 시행되지는 못했다고 한다. 세종이 원래 의도했던 것과는 다르게 변질되었고 완벽한 공법의 시행은 무산되고 말았다. 이 사건을 통해 저자는 기득권층의 저항이 얼마나 무서운지 들려주고 있다. 성경에도 희년제도와 십일조 제도가 있듯이 자기가 벌었던 수확물을 포기하고 기득권을 내려놓는 지도자의 모습이 필요한 요즘이다.


왕이 곧 법이며 백성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던 조선시대에도 정책의 시행을 둘러싼 시끄러운 논쟁과 토론, 시위를 막지 않았다. 인권이나 민주주의 같은 개념은 없었지만 민심은 곧 천심이라는 뜻이 확고하게 자리잡았던 덕분이다.  - p.74


지배자의 역사라는 한계에서 벗어나 피지배층이 어떤 생활을 했는지, 그리고 그 기록이 어떻게 남아있는지 살펴보고자 했던 저자의 노력이 흥미로운 사례를 많이 찾아냈음을 알 수 있다. 가벼운 주제일 수도 있지만 그 역사의 기록들을 통해 현실 정치의 한계와 개선점을 도출해 내기도 한다. 책에서 약간 아쉬운 점은 본문 내용에서 다루고 있는 사료 중 거의 대부분이 1400년대, 대략 태조부터 성종 대에 이르는 기간에 쓰여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세보지는 않았지만 느낌으로는 거의 절반 정도는 세종 시대의 사료가 아닐까 추측도 해본다. 아쉬움과 한계에도 불구하고 '조선백성실록'이라는 책 이름에 걸맞게 백성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유익한 책이었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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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애를 말하다
국내도서
저자 : 앤서니 보개트(ANTHONY F. BOGAERT) / 임옥희역
출판 : 레디셋고 2013.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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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성정체성의 측면으로 본다면 이성애자 뿐만 아니라 동성애자와 양성애자가 존재하며, 이 책에서는 또다른 성정체성인 무성애자를 언급하고 있다. 무성애는 단어에서 알 수 있다시피 성애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다. 저자는 성애와 관련한 연구를 통해 무성애를 성적인 매혹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이야기한다. 즉 무성애자들은 다른 사람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지 않으며 '욕정의 유혹'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p.39).



저자는 책의 앞부분에서 이 점을 명시하면서 성적인 매력과 로맨틱한 매력을 구분한다. 무성애자라고 해서 반드시 로맨스가 결여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로맨틱한 매력은 느낀다 하더라도 성적 매력은 느끼지 못하며 추가적인 성충동도 없는 사람들을 무성애자라고 정의할 수 있다.


현대 주류 과학이라고 할 수 있는 진화론의 입장에서도 무성애를 비정상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인구통계상 희귀하다는 이유만으로 무성애를 장애인이나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취급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진화론 입장에서 보았을 때 DNA를 복제하는 방법은 유성생식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즉 남자 형제나 여자 형제와 같이 혈연이 가까울수록 더 많은 유전자를 공유하게 되는데 내가 만약 이성애자가 아니더라도 이들을 통해 우리의 유전자는 복제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성 생식이 인간이 자신의 유전자를 복제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라고 할지라도, 그것만이 유전자 복제를 가져다주는 유일한 방식은 아니다.  - p.197


심리학적인 측면에서도 무성애를 깊이있게 다루고 있다. 만약 무성애자들이 비정상적인 사람들이라면 그들의 무성애적인 특징으로 심리적인 고통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일반 사람들이 받는 심리적인 고통과 거의 다를 바 없는 평균적인 고통을 느끼고 있으므로 그들만이 특별한 심리적 고통을 받는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섹스라는 것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껴야 하는' 열정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비정상적이라고 간주해야 한다면 스카이다이빙을 즐기지 않는다고 하여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생각해야 하냐고 반문한다. 오히려 섹스는 '섹스의 광기(p.178)'라고 표현하면서 섹스 자체는 기이하고 특이한 행위이자 몰입상태로서 성행위에 몰입한 상태가 아닐 때마저도 인간의 인지 기능을 현저히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남성들의 경우 미래를 잘 계획할 수 있는 합리적인 사고의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가망 없는 비현실적인 소망일지라도, 남자들은 '짝짓기 순간'에 과도하게 집중함으로써 '미래는 아무려면 어때?'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 p.182


저자가 '섹스 치유와 연구 협회(SSTAR, Society for Sex Therapy and Research)라는 단체에서 강의를 요청받고 참가자들에게 무성애 자체를 강애로 간조하는 것에 반대하는 다양한 주장을 할 때 많은 박수를 받았다는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자신의 가치관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이 얼마나 부당한지를 역설하고 있다.


상당수의 임상들과 현대 치료사들은 섹스가 인간이 갖고 있는 수많은 열정 중 단지 하나라는 사실을 인정했고,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열정이라고 하여 남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느끼고 있었다.  - p.210


사람들 즉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를 가리키는 용어인 LGBT 부류의 사람들조차 아직 대중적으로 일반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저자가 말하는 무성애까지 화두로 던진다는 것이 우리나라 문화에서 쉽게 용납될 것 같지는 않다. 또한 저자 역시 무성애에 대한 연구는 아직 진행중이며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고 이야기한다. 앞으로 좀더 많은 연구의 인식의 전환을 통해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존재하며 그들의 인권과 생활 방식을 존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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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티키, 바다를 구해줘
국내도서
저자 :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DAVID DE ROTHSCHILD) / 우진하역
출판 : 북로드 2013.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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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수도권 인근 대학 몇군데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나는 수업시간에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직업을 가져보면 어떨까 이야기하곤 한다. 첫번째는 고령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흔히 실버산업 또는 시니어 비즈니스라고도 하는 고령자에 대한 비즈니스의 기회를 찾아보라는 것과 그와 함께 정부 정책 및 복지 차원의 접근의 필요로 인한 가능성과 기회를 찾아보라는 것이며, 두번째는 환경공해가 심해지면서 비즈니스적 접근과 정책적 접근이 동시에 필요하기에 나타나는 여러가지 기회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수업시간에 환경에 대한 문제를 언급하곤 했지만 이 책의 저자처럼 환경에 대한 나의 생각이 바다오염에까지 미치지는 못했음을 고백하며 부끄럽게 생각한다.



플라스티키는 플라스틱으로 인한 바다오염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저자 일행이 만든 항해용 배이다. 페트병 12,500개를 이용하였으며 신소재인 세라텍스를 개발하여 배를 만드는데 사용하였다. 이 플라스티키를 이용하여 저자를 포함한 6명의 단원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시작으로 호주 시드니까지 이르는 태평양 횡단을 기획하고 2년 반(p.38)만에 성공하게 된다. 그 길이는 16,000km에 달하니 실로 어마어마한 프로젝트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플라스티키가 관심을 갖기 원하는 것은 태평양을 횡단하는 문제가 아니다. 바다 오염과 환경 파괴로 인한 문제를 세상에 알리기 위함인 것이다. 본문 내 특별기고 기사 내용에 따르면 매년 700만 톤 이상의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p.161)고 하니 얼마나 문제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분명 플라스티키는 태평양을 횡단하기 위해 건조된 탐험선이다. 그러나 플라스티키의 더 중요한 탐험은 환경 파괴나 고갈 없는 자원 개발의 경계선까지 가보는 것이다.  - p.59


플라스티키를 만들고 바다위에 띄우기까지의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플라스티키 프로젝트의 성공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동원된 집단지성의 힘이었다. 외부 연료 공급이 없이 움직이는 강력한 자가 발전기를 만들어 장착하였고, 세레텍스라는 신소재를 만들어서 합판을 대체할 만큼의 강력한 기능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다. 세라텍스를 만들어내는데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p.57)하니 저자가 플라스티키를 만든느 과정에서 플라스팀 산업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p.51)는 고백이 이해가 되었다.


적합한 재료를 찾는 동안 나는 플라스틱 산업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알아야 할 첫 번째 그리고 어쩌면 가장 중요한 문제는 플라스틱 산업이란 영원히 썩지도 분해되지도 않으면서 일회용으로 소모되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건 정말 미친 짓이다.  - p.51


많은 플라스틱 잔해들이 바다 위를 떠다니다가 환류를 만나 바다 곳곳에 쌓이고 있다고 한다. 어찌보면 남의 일처럼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쌓이는 플라스틱이 많다는 것도 문제지만 플라스틱이 풍화작용을 통해 잘게 부서지면서 많은 바다 생물들이 먹이로 오해하여 먹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먹은 동물들은 죽기도 하지만 몸속에 쌓여 우리 밥상위로 올라올지도 모르니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더 나아가 플라스틱에 함유된 화학물질들과 특정 성분들은 몸속에 들어와 호르몬 흉내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먹이 사슬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생태계 교란으로 인해 커다란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바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플라스틱을 결국 아무런 가치 없는 일회용 재료로 다루는 데 익숙해져 있다. 수천 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플라스틱을 가지고 우리는 단지 10분, 아니 그보다 더 짧은 시간만 사용하게 되는 포장재료나 기타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플라스틱 제품을 그저 한 번 사용하고 폐기하는 습관의 비극적인 결과가 바로 바다와 그곳에 서식하는 생물들에게 나타나고 있다. 플라스틱 폐기물들로 가득 차버린 바다는 우리가 바꿀 수 없다.  - p.87


얼마나 바다가 오염되어 가고 있는지 본문 내 박스기사(p.153)를 통해 심각한 오염사례를 전해주고 있다. 2010년 5월 시애틀 근처 바닷가에서 떠오른 11미터짜리 고래 시체를 해부하여 위장을 갈라보니 다음과 같은 것들이 들어있었다고 한다. 천 뭉치 5개, 양말 한짝, 골프공 1개, 낚싯줄, 주스 빈 병 1개, 나일론 밧줄 1개, 플라스틱 통 1개, 쇼핑백 2개 등 박스기사에는 이외에도 많은  것들이 고래의 뱃속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누가 버린 것이겠는가. 모두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으로 버린 것이 강으로 바다로 흘러가 고래의 뱃속까지 들어간게 아니겠는가.


책의 내용은 바다오염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심각한 주제만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오랜 시간 바다위에서 단체 생활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들을 본문과 각 대원들의 일기를 통해 전해주고 있다. 물론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장면들도 많다. 바다위에서 생활하다보니 물이 부족하여 제대로 몸을 씻지 못했는데 33일만에 열대성 폭우가 내리면서 전 대원들이 갑판위로 올라가 온몸 구석구석 숨어있는 소금기를 씻어내고 옷을 빨고 마음껏 빗물을 마시는 장면(p.148)을 상상하니 얼마나 즐거웠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일정이 지연되는 바람에 대원 중의 한 명은 바다 위에서 아내의 출산 소식과 태어난 아들의 모습을 화상 전화로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p.155).


39일간 5787km의 항해를 마치고 크리스마스 섬이라는 산호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3명의 대원과 헤어지고 또다른 3명의 대원이 다시 합류하게 되었다. 다시 출발한 6명의 대원들은 다시 의욕에 찬 항해를 시작하였다. 크리스마스 섬을 출발하여 사모아 섬으로 향한 두번째 항해 이야기를 담은 8장에서 저자는 해양동물의 대량학살과 그로 인한 바다의 산성화 문제를 짚고 넘어간다. 이 역시 생태계를 교란하고 바다생물이 더 이상 바다에서 생존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요인들인 것이다. 또한 온도 상승으로 인해 전체 산호초 지대의 4분의 1이 파괴되었다고 하니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해수면 온도가 지구 환경을 얼마나 위협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바다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그냥 내어줄 거라는 환상은 이제 그만 끝내야 한다. 인간은 자신의 생명줄을 지탱해주는 생태계마저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 p.234


크리스마스 섬을 출발하여 사모아 섬에 잠시 정박 후 다시 출발하여 대원들은 시드니에 도착한다. 그들의 태평양 항해는 한편의 '드라마'였다. 5미터나 되는 파도를 만나기도 했고 극심한 가뭄에 물이 귀해 제대로 씻지도 못했지만 그들의 열정은 대단했다. 우리는 그들의열정에 공감할 필요가 있다. 지구는 나의 것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고 앞으로 우리 후손들이 살아야 할 공간이기 때문이다. 쓰레기 더미로 쌓인 바다를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지 않은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그들의 열정, 오염되는 지구에 대한 안타까움을 잊지 않기 위해 책의 앞부분으로 돌아가 저자가 이야기하는 '더 나은 미래'의 정의를 공유해 본다.


지금 내가 타고 있는 건 배가 아닌 나의 꿈이다. 나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꼭 필요한 참신한 생각들을 끌어모았고, 2년간의 고된 노력 끝에 온 힘을 다해 가장 진지하게 구현한 결정체가 바로 이 배, 플라스티키인 것이다. 더 나은 미래란, 현재의 생활 방식이 만들어내는 감당할 수 없는 쓰레기와 환경 파괴를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나는 지금 이렇게 1만 2500개의 페트병으로 만든 배를 타고 바다 위를 떠나니고 있는 것이다.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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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기다려
국내도서
저자 : 이종용
출판 : 책나무 2013.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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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모 정치인이 '군 생활은 인생을 썩히는 기간이다'라는 망언을 한 것이 기억난다. 이 책의 저자는 현역 대령으로써 절대 군대가 인생을 썩히는 곳이 아닌 숙성시키는 곳이라는 주장과 함께 보람있는 군생활을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실질적인 조언들을 하고 있다. 약 2년 정도의 군생활을 썩히는 기간으로 할 것인지 숙성시키는 기간으로 할 것인지는 분명 군생활 기간동안 마음가짐과 행동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린 문제일 뿐이다.



일단 내용은 저자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만큼 군대생활을 매력적으로 표현했다. 7~80년대에 비해, 아니 10년 전과 비교해서도 훨씬 군생활은 합리적이고 편리해졌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간부가 보는 관점과 일반 병사가 보는 관점이 다를 수도 있으니 잘못된 표현이 없지 않아 있을 수는 있겠으나 대부분 객관적인 입장에서 잘 표현한 것 같다.


해가 갈수록 군 생활 환경에 바뀌고 있기 때문에 흔히 군대에 대해 여러가지 오해가 있을 수 있다. 저자는 이 점을 착안하여 군 입대, 군 훈련, 군 관계, 군 환경, 군과 자기계발 등 다섯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오해와 진실을 설명하고 있다. TV나 인터넷 등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군대의 모습은 삭막하고 불합리한 상명하복의 문화, 힘들고 고된 훈련, 구타와 언어폭력, 비민주적인 조직 생활 등 여러가지 안좋은 모습이 비춰지고 있다. 하지만 군대만큼 개선의 노력을 하는 조직도 없다고 단언한다. 특히 최근 학교폭력에 대한 뉴스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많은 학교에서 군에서 노력하는 정도의 정성을 기울인다면 학교 폭력을 상당부분 근절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비추고 있다.


군 생활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이어 두번째 파트에서는 계급별 군 생활을 소개하고 있다. 훈련병 시절부터, 이등병, 일병, 상병과 병장에 이르기까지 각 계급별로 어떤 일을 하게 되고 어떤 자세로 군생활에 임해야 하는지를 조언하고 있다. 특히 군입대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훈련병 단계에서의 궁금증을 많은 부분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마지막 세번째 파트에서는 '보람찬 군 생활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지금까지 군 생활에 대해 설명한 부분 중 빠진 부분들을 보충한다는 차원에서 좀더 부연설명을 하고 있다. 특히 입대할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전하는 정보는 과거 부모님 세대의 군생활과 확연히 달라진 현대 군생활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 같다.


저자는 군대를 '인생을 배우는 학교'라고 정의했다. 60년대에 군생활을 하신 아버지가 예전에 하신, '군대 가봐면 안좋은 버릇만 배우고 인생 망치는 사람 많다'는 말씀이 기억난다. 그 이후 70~80년대 군 생활을 하신 많은 부모님 세대들 역시 같은 생각인 분들이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남자는 군대를 가야 철든다는 말도 많이 있지 않은가. 실제로 군에서 여러개의 자격증을 따고 검정고시에 합격하는 등 자기계발에도 성공하는 병사들이 많다하니 아직 입대전인 젊은 친구들은 저자의 조언을 귀담아 들을 것을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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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읽는 28가지 심리실험
국내도서
저자 : 로버트 에이벌슨(Robert P. Abelson),커트 프레이(Kurt P. Frey),에이든 그레그(Aiden P. Gregg) / 김은영역
출판 : 북로드 201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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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나 자신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을 나 자신이라고 말한다. 사실 그래야 하는 것이 맞다. 나 스스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나만의 경쟁력이 분석되고 이를 강화하여 전문가가 되기 위한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부제목은 '알다가도 모를 마음의 법칙'이다. 우리는 나 자신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이해해야 하지만 내 마음을 잘 모를 수 있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 앎이라는 것이 오히려 틀린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원리들이 맞을 수도 있지만 틀릴 수도 있다는 가정으로 한 28가지의 실험을 통해 나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깨닫게 된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가장 처음 맞닥뜨리게 되는 생소한 단어는 '사회심리학'이라는 단어이다. 사회심리학에서는 실험을 통해서 가설을 증명하고자 하는지 책에서 줄기차게 언급하는 단어는 '실험'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에는 항상 두가지 논쟁이 있게 마련인데 바로 '윤리'와 '인위성'의 문제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 두가지의 문제점이 있다 하더라도 사회심리학자는 일상적인 경험만을 연구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책에 소개하는 실험 사례들은 거의 대부분 과거의 유명 연구자들이 했던 결과들을 28가지 법칙에 따라서 분류한 것이며, 저자는 공정한 실험이었다고 자신있게 주장하고 있다.


법칙의 실험사례로 '마음의 면역체계 법칙'을 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우리는 흔히 행복한 감정이나 불행한 감정이 오래갈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증명해낸다. 행복과 불행의 감정이 오래 지속될 것으로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행복과 불행을 가져온 그 한가지 사건에 지나체기 집중한 나머지 다른 사건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p.42). 또한 특정 자극에 대해 얼마나 빨리 습관화되는지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하나를 성취한 뒤에는 더 큰 것을 얻어야 만족한다는 인간의 탐욕때문이기도 하다. 저자는 행복에 대해서 현실적 대책을 내놓는다.


어쩌면 행복의 열쇠는 원하는 것을 얻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진 것을 충분히 누리는 데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 p.43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상식을 깨는 것을 창의성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을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상식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생각들을 여지없이 깨뜨린다. 물론 반드시 그것이 옳지는 않다고 본다. 일례로 '한가한 사마리아인'을 통해서 살펴본 상황우위의 법칙에서는 어떤 행동의 원인을 그 사람자체보다는 상황에서 찾을 수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p.215)고 말한다. 제목이 말하고 있는 그대로 한가한 상황에 있는 사람이 자선활동도 더 많이 한다는 것인데, 물론 통계적으로는 상대적으로 차이가 날 수는 있겠지만 사람이 가지는 기본적인 본성 역시 행동에 큰 영향을 준다고 믿는다. 


사람의 숨겨진 본심을 파악하려는 유사한 내용의 책을 몇권 읽었지만 다른 책들에 비해 가장 학술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며, 실험 사례도 풍부한 점은 장점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아쉬운 점 역시 있다. 사실 책에서 이야기한 사례들이 전부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그 이유를 돌이켜보면 각 실험 사례들이 너무 간단히 서술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28가지의 법칙을 설명하는 실험으로 평균 2~3개 정도의 사례를 10페이지 내외에 걸쳐서 설명하다보니 그리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차라리 28가지 법칙을 설명하기 위한 대표적인 사례를 한가지만 중점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언급된 실험 사례들의 출처를 좀 밝혀주었으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잘 이해되지 않는 사례들에 대해 원문을 보고 좀더 이해해 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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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인간
국내도서
저자 : KBS 공부하는 인간 제작팀
출판 : 예담 2013.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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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에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그 다양한 방법 중에서 지금까지 나는 주로 어떤 방법을 사용했는지를 돌아보았다. 책의 앞부분에는 주로 동양인의 공부방법과 서양인의 공부방법을 비교하는 내용이 설명된다. 모두 그렇지는 않겠지만 일반적으로 동양인은 가족을 위해서 공부하는 경향이 많고 서양인의 나 자신을 위해서 공부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그것은 일반적인 성향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하다못해 결혼을 할 때도 동양인은 상대방이 속한 가정을 주로 보는 반면 서양인은 그 개인의 됨됨이를 많이 본다는 것이다. 자기소개를 하는 방법도 차이가 많다. 동양 학생들은 나를 중심으로 가족들을 같이 소개하는 반면 서양인들은 철저히 나 자신의 취미와 특기 등 개인적인 특성을 중심으로 자기 소개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책의 앞부분은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대치동의 어느 학원 모습을 그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도대체 이 어린 아이들이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나 미래에 대한 기대감 없이 이토록 현실적인 꿈을 꾸며 공부에만 몰두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직접적이든 간적접이든 좋은 대학을 나와야만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세뇌시킨 어른들, 이 사회 때문이 아닐까? (p.22)"  이어서 중국, 일본, 인도 학생들의 공부모습을 그리고 있다. 대체로 동양의 공부 모습은 가족들의 안위를 위하여, 나 자신을 위해서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위하여 공부하는 경향이 많았다. 2장으로 넘어가면서 바로 이 동양사람들이 '왜 죽도록' 공부하는지를 살펴본다. 여러가지 이유를 살펴보고 있지만 가장 인상깊었더 부분은 '평균에 대한 열망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추고 기대에 부응하려는 동양의 체면문화는 동양인들이 공부를 열심히, 잘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공부를 게을리해서 성적이 좋지 않으면 가족을 비롯해 다른 사람의 기대를 저버리게 되고, 그것은 곧 자신의 체면을 손상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중략) 이렇게 볼 때 동양인의 높은 학습욕구, 학업성취는 사회에 존재하는 표준에 뒤처지는 것에 대한 공포가 가져다준 선물이라 할 수 있다.  - pp.143~144

 

유대인의 공부방법에도 Part 3을 통해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으며 뒤를 이어 또다시 동양의 공부방법과 서양의 공부방법을 대비시킨다. 한마디로 동양의 공부방법은 '암기를 통한 공부'이고 서양의 공부방법은 '질문을 통한 공부'이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폭넓은 지식의 습득을 위해서는 서양의 공부방법이 상대적으로 우월하지 않겠나 생각이 든다. 물론 동양인들의 공부에 대한 동기, 그리고 사회와 국가를 위해서 공부해야한다는 책임의식은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동양의 암기를 통한 공부는 지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높은 학업성취를 이룰 수 있지만, 비판적 사고 없이 지식을 습득하기 때문에 창의성이나 상상력 등이 결여되기 쉽다. 반면 서양의 질문을 통한 공부는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토론과 논쟁을 벌이기 때문에 창의성, 상상력 등을 향상시키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암기의 공부만큼 빠른 학습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 p.316

 

지식은 소통과 공유를 통해 또다른 지식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지식은 밖으로 드러내고 표현함으로써 나의 지식을 확인할 수 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이런 점을 강조한다. "표현하는 것만이 나의 지식이다.(p.348)" 이것은 정말 나 스스로 느끼는 부분이다. 학교에서 몇년째 강의하면서 똑같은 내용이라도 충분히 이해한 뒤 나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으로 내 지식의 한계와 부족한 점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이해를 통해 앞으로 보충해야 할 점과 나 스스로의 강점을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 책은 KBS에서 2013년 2월에서 3월까지 방영했었던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묶은 것이다. 아직 그 다큐멘터리를 보지는 않았지만 책 내용이 인상적이어서 조만간 시청할 예정이다. 참고로 KBS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마지막으로 책의 에필로그 내용 중에서 중국의 한 노교수가 했던 말을 인용하는 것으로 리뷰를 마칠까 한다.

 

공부의 끝이 어디 있겠습니까? 살다 보니 늙는 것이고, 공부하다 보니 또 늙는 것이지요. 공부는 죽기 전까지 하는 것입니다. 정신이 허락하는 한 공부해야 합니다. 세상에는 늘 새로운 지식이 존재하고 인간은 늘 새로운 의문이 생기기 때문에 계속 공부해야 합니다. 결코 공부의 끝이란 없습니다.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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