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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가루 백년식당
국내도서
저자 : 모리사와 아키오 / 이수미역
출판 : 샘터사 201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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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재미있는 소설의 특징이라고 하면 마지막까지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흥미진진함과 예상을 뒤엎는 반전이 떠오른다. 물론 읽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이 소설을 재미있게 만들기도 하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는 소설 역시 재미있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쓰가루 백년식당≫이 바로 그런 소설이다.



1대 오모리 겐지로부터 시작하여 현재 3대째 식당을 하고 있는 가운데 4대인 오모리 요이치가 가업을 물려받을 지의 여부가 이 소설에서 결말이 가장 궁금한 부분이다. 일본은 가업을 잇는 경우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많다는 말은 예전부터 많이 들어 왔다. 이 소설을 읽기 전에는, 일본은 그런 사람들이 많나보다 하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오모리 요이치가 고민하는 과정을 지켜보니 일본에서도 가업을 잇는 것이 그리 당연시되는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원하는 일을 포기하고 아버지가 일을 물려받아야 하는 상황은 분명히 직업선택의 자유가 보장된 사회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오모리 요이치 역시 그런 과정에서 갈등을 겪는다.


오모리 요이치는 아버지의 가업을 물려받기 위한 연습을 위해 중화요리집에서 일했지만 곧 그만두게 되었고, 도쿄의 광고회사를 거쳐 지금은 피에로 분장을 하며 풍선을 만들어주는 일을 하고 있다. 피에로 이벤트를 하면서 만난 쓰쓰이 나나미라는 여자에게 마음이 끌리게 되었고 서로 영원을 약속하는 사이가 되기까지 우여곡절의 상황들이 펼쳐진다. 20대의 연애시절이 떠올라 입가에 미소가 번지기는 대목이다.


3대 째 가업을 잇고 있는 오모리 데쓰오 역시 아버지로서 고민이 없지 않다. 아들이 정말 원하는 일이 가업을 잇는 것이 아니라면 아들의 희망사항을 들어주고자 생각하는 속깊은 아버지다. 결국 가업을 잇겠다는 아들의 편지를 받고 "이 녀석, 제법 매력 있는 놈이네..."라고 중얼거리며 눈시울을 붉히는, 마음이 따뜻한 아버지다.


초대 오모리 겐지의 친구가 만들어 준 자개장은 3대째 이어지게 되고 대대로 사업을 이어가라는 그 소망이 그대로 4대째로 이어질 찰나에 독자로 하여금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소설은 끝이 난다.


오모리 요이치가 가업을 잇겠다는 결심을 아버지에게 보여준 것은 다름아닌 고등학교때 10년 후 희망사항을 적은 졸업문집이었다. 그곳에는 분명히 백년식당을 이어가겠다는 꿈을 적어놓았고 그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을 기대하게 만든다. 나의 10년 전 희망사항은 무엇이었나.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무엇을 이루어놓았나. 나의 할아버지, 또 그의 할아버지로부터 내려온 유산은 무엇이었고 나는 그 유산을 잘 전수하고 있는가. 소설을 덮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아버지에게도 아버지의 인생이 있다. 초대 증조 할아버지에게도 2대째인 우리 할아버지에게도 저마다의 인생이 있었다. 하지만 분명 100년이라는 세월동안 같은 마음으로 식당을 이어오지 않았을까?  - p.281


앞서 말한대로 흥미진진함이나 반전이 거의 없는, 밋밋한 구성이지만 소설이 진행되어가면서 마음의 온도는 점점 따뜻해지고 있음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100년이 된 시골의 허름한 식당의 모습, 그리고 그 주위를 둘러싼 벚꽃 풍경이 머리 속에 그려지며 그곳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아 가업을 이어가는 오모리 요이치와 쓰쓰이 나나미의 얼굴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그 식당에서 흩어지는 벚꽃을 바라보며, 오래도록 이어져 4대까지 전수된 메밀국수 한사발을 음미하고 싶다.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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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국내도서>소설
저자 : 존 그린(JOHN GREEN) / 김지원역
출판 : 북폴리오 201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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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한 절반정도를 읽기까지 상당히 지루한 소설이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책의 앞부분에서는 소설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결말에 대한 궁금증과 흥분은 이 책에서 그다지 크지는 않았다.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두 어린 남녀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살아남을지, 아니면 생을 마감할지 정도의 궁금증이 전부랄까. 하지만 그 둘 사이에 사랑이 싹트면서 주고받는 대화들이 진행되면서 책의 중반부를 넘어섰고 점점 그들의 애틋한 사랑이 생겨나면서 마지막까지 살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지게 되었고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말기암 환자인 16세 소녀 헤이즐 그레이스 랭카스터와 골육종을 앓고 있으며 다리 하나가 없어 의족을 사용하는 17세 소년 어거스터스 워터스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헤이즐이 읽은 <장엄한 고뇌>라는 소설의 작가인 피터 반 호텐이 미국을 떠나 네덜란드로 가서 은둔생활을 하고 있으며 그곳에서 후속편을 쓰고 있다고 상상하면서 네덜란드 여행에 대한 꿈을 키운다. 작가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만남을 약속하면서 여행을 가게 되며 여행은 어거스터스와 엄마가 동행하게 된다. 헤이즐은 <장엄한 고뇌>가 끝난 이후에 각 인물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작가에게 직접 듣고 싶었던 것이다. <장엄한 고뇌>는 헤이즐에게 있어 성경이나 다름없는 책이며 그 작가인 피터 반 호텐은 죽는다는게 어떤 것인지 이해하면서 아직 죽지 않은 유일한 사람(p.18)으로 인식한다.


헤이즐과 어거스터스가 만난 곳은 서포트 그룹이라는 곳인데 암 투병중인 환자들이 모여서 서로를 격려하는 모임으로 추측된다. 그 모임에 대해 다소 시니컬했던 헤이즐이 어거스터스를 만나면서 변화해 가는 모습을 보인다. 어린 나이의 두 아이들이지만 네덜란드를 함께 여행하며 어거스터스는 헤이즐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꿈을 키워 나간다. 하지만 꿈은 '죽음'이라는 결론을 예상하게 만든다. 네덜란드 운하를 바라보며 헤이즐은 '죽음'을 생각한다(p.182).


네덜란드에 도착하여 두 주인공이 만난 작가의 모습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시종일관 무뚝뚝하기 짝이 없었으며 비서인 리더비히를 함부로 대했다. 또한 그리스 철학자인 제노나 파르메니데스를 언급하기도 하고 또한 루돌프 오토나 게이르크 칸토어 같은 학자의 말을 언급하면서 상당히 현학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픈 두 아이들에게 '부작용'이라는 막말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비서인 리더비히는 피터를 대신해서 사과하며 그를 두둔한다.


이 두 아이가 애틋하게 간직하고 표현한 사랑의 결말은 어떻게 될 것인가. 앞서 이야기했던 대로 책의 중반 앞부분은 조금씩 읽어가며 몇일이 걸렸지만 중반 이후에 암스테르담 여행이 끝난 이후의 이야기부터는 마지막 부분까지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는 시간을 제외하고 내리 읽을 정도로 내용이 푹 빠져있었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내가 만약 살 날이 몇일 남지 않은 시한부 인생이라면 이 아이들처럼 순수하고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추가(2014-08-18) : 우리나라에서 2014년 8월 13일에 ≪안녕, 헤이즐≫이라는 이름으로 영화가 개봉되었다.]


안녕, 헤이즐 (2014)

The Fault in Our Stars 
9
감독
조쉬 분
출연
쉐일린 우들리, 앤설 에거트, 냇 울프, 윌렘 데포, 로라 던
정보
드라마 | 미국 | 125 분 | 2014-08-13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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