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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문화 리뷰어 [techleader.net]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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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덟, 구두를 고쳐 신을 시간
국내도서
저자 : 김진향
출판 : 라이스메이커 201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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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힐만 신고 운동화는 신지 않는 여자. 그녀는 여자의 생명이자 자존심은 아찔한 높이의 힐이라고 생각한다. 어찌보면 이 유치한 생각에 빠져있는 어린아이같은 그녀의 정신세계와 활동영역은 그 어떤 동갑내기보다 넓고 깊다. 



대학에 입학했지만 두달만에 그만두고 자신만의 살 길을 찾아 나선다. 10년 넘게 아버지는 병상에 누워계셨고 어머니는 일을 하셨기 때문에 집안 사정이 그리 넉넉하지 못했던 듯 하다. 수능이 끝나자마자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독립을 해서 경제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 같다.



그동안 이사를 몇번씩 다니며 자취를 하면서 직장 생활부터 보험 재무설계사, 카페 사업까지 다양한 일을 해본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그 이야기들을 관통하는 단 한가지 키워드는 '하고 싶은 일을 지금 당장 시작하는 집념과 의지'이다. 그리고 그 일을 하고 난 뒤에 성공과 실패를 막론하고 후회하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채 2500만원을 포함해서 많은 돈을 투자해서 카페를 했지만 1년여 만에 카페사업을 그만두면서 적은 소회가 인상적이다.


그렇게 애정을 쏟은 카페를 그만두는 일이 쉽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고생해서 얻은 카페에서 1년여 동안 단돈 500만 원을 벌었냐며 한심해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이지 나는 조금의 후회도 없고 아쉬움도 없다. 나만의 카페를 원했고, 방법이 서툴렀지만 해냈고, 또 거기서 내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신나게 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돈으로는 그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또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에 어쩌면 나는 500만 원의 보너스를 받고 인생공부를 했는지도 모른다. 그럼 충분히 플러스인 경험이 아닐까?  - p.93


20대 후반의 여성답게 아기자기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또한편으로는 치열하게 살아가는 커리어우먼의 모습도 엿보인다. 그 나이의 다른 여자들과는 좀 다른 모습이지 않나 생각해 본다. 그녀 스스로 고졸이라고 밝혔듯이 스펙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변변한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는 현재의 삶을 즐기고 만족을 추구하고 있다. 


누구나 열아홉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무 살에는 대학을 가고, 스물 네 살엔 대학원에 가거나 취직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때 1~2년이라도 다른 친구들이 비해 늦거나, 다른 길을 간다면 큰일이 나는 줄 안다. 하지만 나도 아직 어린 나이이지만, 사회에 나와보니 반드시 그러란 법은 없단 걸 깨달았다. 누구에게는 삶에 배움의 기회는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걸 그때 배울지 배우지 말지를 선택하는 건 본인의 몫이다.  - p.69


창업에 성공한 이야기만 늘어놓지는 않는다. 2년간 사귄 첫사랑과 헤어진 이야기와 함께 자신의 이상형도 밝히고 있으며, 친구의 결혼식 때 버진로드를 걸을 신발을 디자인해 준 이야기 등 개인적인 소소한 이야기도 곁들이고 있어 재기발랄한 20대 여성의 생활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새로운 채프터로 넘어가기 위한 첫장에는 저자가 그린 신발 그림이 그려져 있다. 매번 새로운 장으로 넘어갈 때마다 그녀가 그린 신발 그림을 보는 것도 흥미롭다. 


만약 이 글을 읽는 여러분 가운데 사춘기 이후, 혹은 성인이 된 후 아버지와 멀어진 사람이 있다면 꼭 말해주고 싶다. 살아 계실 때 사랑한다는 표현을 아낌없이 하라고. 지나고 나면 그 순간은 꿈으로밖에 돌아오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착각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부모님은 늘 언제나 그 자리에 듬직하게 계실 거라는 믿음이다.  - p.105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오드리 헵번의 '로마의 휴일'을 꼽는다는 그녀. 오드리 헵번의 전성기를 스크린에서 활동하던 시기가 아닌 유니세프 친선활동을 하며 아프리카와 여러 나라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시기라고 이야기하는 그녀. 그래서 저자는 오드리 헵번을 자신의 롤 모델로 자신있게 이야기한다.


이런 걸 거창하게 '소명 의식'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내게도 그런 게 있다. 바로 사랑과 나눔. 나는 내가 성장해나가면 그 좋은 영향이 여러 사람들, 아무리 적어도 내 주변인들에게는 갈 수 있을 거라 믿으며 행동하려고 한다. (중략) 오드리 헵번이 나에게 롤모델이 된 것은, 아름답고 노년을 희생하며 살았다는 단편적인 사실 그 자체 때문이 아니다. 그녀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깨닫고 온몸으로 소통하려 했기 때문이다.  - pp.136~137


평범한 듯 특별한 삶을 살아온 20대 후반의 저자의 삶이 앞으로도 평범한 듯 특별한 삶을 살아갈 것으로 예상하면서 책 읽기를 마무리한다. 동년배들과 유사한 길을 걸어오진 않았지만 20대의 젊음을 유지한 채 건전하면서도 도전적인 저자의 삶이 더욱 행복해 지기를 기대한다.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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