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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문화 리뷰어 [techleader.net]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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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담'에 해당되는 글 16건

  1. 2014.04.22 [이동진의 빨간책방] 71회 - 비틀즈 앤솔로지 1부
  2. 2014.04.22 [180일 지금만큼은 사랑이 전부인 것처럼, 테오, 위즈덤하우스] - 이별을 준비하기 위한 180일
  3. 2014.01.16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를 움직이는 법, 폴커 키츠, 예담] - 논리보다 더 중요한 설득의 비법
  4. 2013.12.23 [날마다 새롭게, 일여, 예담] - 길상사의 자연, 명상, 그리고 나
  5. 2013.11.20 [단 한마디 말로도 박수 받는 힘, 강헌구, 예담] - 자신만의 특화된 스토리로 청중들과 소통하기
  6. 2013.10.09 [아이들 길을 떠나 날다, 김향미·양학용, 예담] - 여행이라는 좋은 학교의 아이들
  7. 2013.08.20 [안나 K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이리나 레인, 예담] - 뉴욕에 환생한 안나 카레니나
  8. 2013.07.29 [오늘 뺄셈, 무무, 예담] - 삶의 무게를 줄이는 방법
  9. 2013.07.11 [나는 어제 나를 죽였다, 박하와 우주, 예담] - 그들의 고통은 누가 함께 하는가
  10. 2013.05.02 [행복인 줄도 모르고 놓쳐버린 것들, 에이미 스펜서, 예담] - 먹구름이 낀 하늘도 푸르다
  11. 2013.04.26 [엄마는 어쩌면 그렇게, 이충걸, 예담] - 엄마와 함께 떠나는 인생 여행 (2)
  12. 2013.04.08 [공부하는 인간, KBS 제작팀, 예담] - 공부시대에 생존하는 방법
  13. 2013.03.15 [십자가, 시게마츠 기요시, 예담] - 왕따 자살의 피해자는 누구인가
  14. 2012.11.22 [여자에겐 일생에 한 번 냉정해야 할 순간이 온다, 한상복, 예담] - 남녀 모두에게 추천하는 연애 및 결혼 지침서
  15. 2012.11.19 [스님의 청소법, 마스노 슌묘, 예담] - 집청소에서부터 마음의 청소까지
  16. 2012.05.15 <산후조리 100일의 기적>, SBS 스페셜 제작팀, 예담, 2012.

71회 빨간책방 팟캐스트. 들을 때마다 책에 관한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새로운 책을 알게 되는 과정이 감사하다.


이번 회는 정가 98,000원짜리 비틀즈 앤솔로지를 주제로 한다. 곧 있을 폴 매카트니 공연이라는 타이밍을 잘 맞춘 방송이 아닐까 싶다.


※ 아이튠즈 : https://itunes.apple.com/kr/podcast/idongjinyi-bbalgancaegbang/id519983684

※ 팟빵 : http://www.podbbang.com/ch/3709


♣ 이동진의 빨간 책방 ♣

71회_2014.04.16

 

[내가 산 책]

언제나 일요일처럼

흰둥이 야만인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모멸감



 

[책, 임자를 만나다] - 1부

비틀즈 앤솔로지 <1부>

 

[에디터스 통신]

책방주인



[닥터K의 고민 상담소]

회사에서는 일류 사원이지만, 연애는 어렵기만 하다     

 

 

- closing poem -

라일락 꽃잎 술렁이는 by 이향

 

 

♣ 이동진의 빨간 책방 ♣

매주 수요일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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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책방] BGMs

오프닝 : Carcass (by NarcissCreativeLab)

내가 산 책 : 아침 공원에서 (by 심동현)

책, 임자를 만나다 : 우리가 함께라면 (by 좋은친구)

에디터스 통신 BGM : 나의 목소리 너의 메아리 (by 스프링 필드)

로고송 : 요조(YOZOH) / 캐스커(융진)

소리나는 책 : 일곱 번째 여름 (by 스프링 필드)

세리가 만난 사람 : 벚꽃의 거리 (by 심태한)

닥터K의 심리 상담소 : 그대의 손을 잡고 (by 심태한)

클로징 BGM : first kiss in the rain (by 스프링 필드)

 

[북CM]

Fugue II_e minor (by 스프링 필드)

                                                                                   Orchestra of heaven (by 스프링 필드)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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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일, 지금 만큼은 사랑이 전부인 것처럼
국내도서
저자 : 테오
출판 : 예담 201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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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의 연애 스토리다. 이별이나 혹은 결혼으로 끝나게 될 연애 스토리는 소설과 영화로도 구현될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견되는 일상 중의 일상이다. 연애를 해 본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연애는 누군가의 연애와도 차별되는 독특하고 애절한 스토리였다고 기억한다. 살아온 날들을 섞고 서로의 내일을 묶어 꿈같은 동화 한편 써내는 일(p.66)이라고 저자는 사랑에 대해 정의한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차별화된 스토리를 잘 포장해 책으로 펴낸 저자가 부럽게 느껴진다.



책에서는 저자가 경험하고 느꼈던 많은 사랑과 이별의 정의들이 언급된다. 먼저 사랑을 하는 것은 상대방과 함께 언덕을 넘어가는 과정이라는 저자의 표현이 인상적이다. 오르는 길이 힘들고 어려워도 함께 오르는 것이 사랑이다. 언덕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하고 함께 걸어가는 것이 사랑이다.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언덕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하므로 사랑이 시작됩니다. 사랑해야 언덕을 넘고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있으니까. 거기 기다리고 있을 두 사람의 미래와 만날 수 있으니까. 손잡고 언덕을 넘는 것입니다. 사랑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 p.25


사랑을 다른 감정과 혼동해서는 안된다. 저자가 말한대로 그저 상대방에 대한 호기심은 사랑이 아니다. 동정과 예의 같은 감정도 사랑이 아니다. 상대방을 존경하는 마음으로부터 사랑은 시작된다.


사랑을 존경입니다. 존경하는 사람이어야 사랑이 시작됩니다. 그게 아니라면 사랑이 아닙니다. 그저 색깔만 비슷한 유사마음. 이를테면 호기심, 동정, 예의 같은 감정들.  - p.62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연애를 하게 되면 시시한 세상이 특별해진다. 특별한 연인을 만났기 때문에 내 삶도 특별해진다(p.84). 그런 이야기들이 모여 한편의 동화나 소설이 만들어진다. 돌이켜보면 꿈이다. 그 특별한 사랑이 '결혼'이라는 목적지에 도착하려면 수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그 난관 중 대부분은 결혼이 가정간의 결합이라는 생각때문에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이다. 그녀의 부모님이 그들의 만남을 내키지 않아 하신다. 그래서 그녀는 억지로 소개팅을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영원한 사랑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조언한다. "당신을 '오래' 사랑할게"라고 고백하라고. '영원'이 아닌 '오래' 사랑하는 것이, 오래오래 사랑하며 계속계속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이 현실적이다. 영원히 사랑한다는 말은 그럴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나누는 고백이고 약속이다. 연인으로 '공식' 인정을 받게 되면 서로 맞추고 노력하는 방식의 사랑을 하게 된다. 그리고 서로 소유하려 노력하고 또 매일 새로운 약속을 이어간다. 하지만 약속하지 않으므로 약속이 되는 것이 사랑이다(p.176). 


맞추고 노력하는 방식의 사랑은 언젠가 서로에게 서운함이 생길 때 자신의 노력이 계량되어 비교하게 되는 위험이 있어요. 이별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 이외의 다른 상실을 생각하게 되는 거예요. 자기가 선택한 노력이었으면서 사랑이 식으면 모두 상대방을 위한 헌신이었던 것으로 바꿔 기억하는 거예요. 서로를 해칠 수 있는 위험한 실수입니다.  - p.165


목차에서도 느낄 수 있다시피 이들의 결론은 '이별'이다. 책의 중반부부터 예고된 이별이다. 원치 않았던 이별은 '생각하기도 싫은, 죽음 같은 현실(p.145)'이다. 이별이 예정된 가운데 그녀는 180일 간의 사랑을 선물한다. '내가 그녀를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다.


"우리 다시 연애하자. 지금부터 6개월 동안 사랑하는 거야. 이별이 취소되는 건 아니지만 지금부터 6개월 동안 더 많이사랑할 거니까. 그동안 이별도 평온하게 일상이 될 수 있을거야. 슬픔이 되지 않을 거야. 어때요. 내 선물 마음에 들어요?"  - p.152


그렇게 그녀를 만나 900일을 연애하고 사랑했다. 그리고 이제 약속된 180일을 지내고 진짜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다. 영원이라면 좋았을 180일의 환절기가 지나고 이제 그녀가 없는 새로운 계절로 들어선다(p.200). 이별 이후 그녀 없이 숨쉬고 살아가는 것이 기적같은 그리움의 생활을 계속된다. 그리고 혼자 인도로 여행을 떠난다. 인도에서 이별을 되새김질한다.


사랑하지 않고는 보낼 수 없으므로 이렇게 여전히 사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별은 사랑의 완성입니다. 나보다 당신을 더 사랑한다는 고백을 나는 이별로 증명한 것입니다. 여행도 이별도 결국은 지나갈 것입니다.  - p.238


꿈을 꾸다 깨어난 느낌이다. 어렴풋한 실루엣이 그려지는 여자와 잠시 마음을 나눈 뒤 현실로 돌아와 어리둥절해 진 느낌이다. 그는 어떻게 살아갈까. 그리고 그녀는 이별을 이겨낼 수 있을까. 연인 사이에서 3년이라면 그리 짧지 않은 시간인데, 가슴앓이가 끝나려면 그보다 더 많은 세월이 걸릴텐데. 하지만 조금은 놀랍게도 이별 후 3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이미 결혼하였고 저자도 그동안 연애를 했다고 한다. 책 속의 감성에 빠져 허우적 거리다가 확실한 반전을 만난 느낌이다. 마지막 내용들은 없느니만 못한 문장들이다. 끝까지 읽은 것을 후회했다.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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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를 움직이는 법
국내도서
저자 : 폴커 키츠(Voker Kitz) / 장혜경역
출판 : 예담 201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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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이 일치하지 않은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방법으로 '논리'를 생각한다. 내 주장이 정말 논리적이라면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일상적인 상식을 뒤집는다. 즉 저자에 따르면 논리는 내 주장을 상대방이 받아들이게 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 의견을 갖거나 특정 입장의 생각을 하게 될 때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크게 네가지가 있다고 한다. 이 요인들은 타고난 입장이라고 할 수 있는 '유전적 요인', 감정으로부터 만들어지는 '애정', 논리와 정보를 점검하고 검토하여 판단을 내리는 '인지', 무의식적으로 나타나서 입장을 추측할 수 있는 '태도' 등이다. 즉 어떤 사람의 입장을 바꾸기 위해서는 이 네가지 요인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논리'는 이 네가지 요인 중에 '인지'라는 단 한가지 요인에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논리를 바탕으로 설득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가진 입장이 인지적 요인에 바탕을 두고 있을 경우이어야 한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어떤 입장을 갖게 된 것이 철저한 논리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좀 어설프더라도 내 개인적인 취향에 맞는 것이 나의 입장을 대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치적 또는 종교적 신념은 반대세력들의 어떤 논리로도 자신의 입장을 바꾸지 않는 경향이 많다.

논리로 입장을 바꿀 수 있는 경우는 한 가지 뿐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에서 논리와 정보가 애당초 무의미하다. 그럼에도 우리 일상에서는 논리가 너무 과대평가되고 있다.  - p.26

그렇다면 인지적 요인으로 입장을 갖게 된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서 어떤 논리를 갖추어야 할까. 저자는 2장에서 '자기중신주의'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솔루션을 제시한다. 인간의 '표준 작업방식'은 모든 것을 자신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자기중심주의(egocentrism)'에서 출발한다. 어린 아이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시도 때도 없이 자기중심주의의 덫에 걸려든다. 상점에서 물건을 파는 판매원이나 입사지원서를 쓰는 취업준비생이건 모두 자기 중심적으로 상대방을 대하기 때문에 실패한다. 서로 자기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이 관심있는 영역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다보면 결국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들은 하루 종일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필요로 하는지를 생각한다. 타인이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해서는 제 아무리 아름답게 포장한 정보도 별 관심을 끌지 못한다.  - p.58

우리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길은 인간 심리의 표준 작업방식을 깨닫는 동시에, 자신을 위해 그 작업방식을 버리는 것이다. 자신의 자기중심주의를 극복하고 정반대로 돌아서는 것이다.  - p.70

자기중심주의의 정반대가 바로 '공감'이다. 공감을 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생각을 이해한다는 것이고, 이해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자신의 뜻을 상대방에게 관철시킬 수 없다. 저자는 공감의 방법으로 상대방의 입장에만 머무르지 말고 입장 뒤면에 숨어있는 상대방의 욕망을 들여다본다면 새로운 해결책이 도출(p.79)될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4장에서 저자는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를 한다. 사람은 개인적으로 호감을 가진 사람에게 더 잘 대해주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 행동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상대방에 대한 호감 여부보다 '객관성'을 더 강조하는 척 한다. 객관적이지 못한 행동은 상대방에게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때문이다. 저자는 이 객관성보다 호감을 갖고 있는지의 여부 즉 감정과 욕망이 인간의 태도와 입장을 좌우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저자는 두가지 규칙을 제안(p.91)한다. 먼저 ①'당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당신을 돕는다'는 것이며, 두번쨰로 ②'사람은 당신이 그의 욕망을 충족시킬 때 당신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이는 바로 앞서 언급한, 입장애 영향을 주는 네가지 요인 중에 '애정'을 건드리는 방법이다. 사람이 가지는 욕망은 다양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가진 욕망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욕망이 있으니 바로 친밀함을 향한 욕망(p.98)이다.

4,5,6장으로 구성된 두번째 파트에서 결말로 갈수록 다소 뻔한 결론을 맺어가는 것이 좀 아쉽다. 앞서 말한 친밀함을 향한 욕망을 해결하기 위해 모르는 사람을 친구로 만들고,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많이 누르고, 맛있는 음식을 사주는 등 기본적인 욕구를 해결해 주면 금새 친밀함을 통해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네번째 파트인 트릭에서는 말 그대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설득할 수 있는 트릭과 같은 기법들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후광 효과를 설명하면서 언급한 사례가 인상적이다. 후광효과란 한가지 특징이 눈부신 및을 내서 다른 특징들을 덮어버리는 바람에 전체적인 그의 이미지가 완전히 왜곡되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는 가끔 후광 효과를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자기중심주의가 만연해 있기 때문(p.202)이다. 예를 들어 시간을 칼 같이 지키는 직장상사 밑에서 근무하고 있다면 단 한번의 지각으로도 우리는 전반적으로 안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상대방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을 잘 파악하여 그 부분에서 내 능력을 보여준다면 전체적인 평가와 상대방과의 관계가 좋아질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경험한 다앙한 사례가 제시된다. 그 사례를 통해 심리학 전문 용어까지 들어가며 현실에 적용한다. 현학적이거나 학문자체에 치우쳐있지 않고 상당히 현실적이고 실무중심적인 자료들이다. 조직 구성원이나 가족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더 나아가 제3자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회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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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새롭게
국내도서
저자 : 일여
출판 : 예담 2013.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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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11일에 이 세상을 떠난 법정스님의 얼굴은 생전에 매스컴을 통해 익히 접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대학생 시절 무소유라는 베스트셀러를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며 처음으로 법정이라는 이름을 접하게 되었다. 불교에 지식이 별로 없다보니 그의 학식이나 신심이 얼마나 깊은지는 파악할 길이 없으나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가르침으로 사람들에게 화두를 던지는 리더십은 인정해 줄만 하다고 본다.



요즘 법륜, 혜민 등 승려들이 쓴 책들이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이분들이 쓴 책들을 보면 법정스님의 패러디에 불과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누구나 '좋은 이야기'가 담긴 책은 쓸 수 있지만 법정의 무소유는 그만큼 차원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이며 다른 저자들을 폄하하려는 뜻은 없으니 오해 없기를 바란다.



이 책은 그의 생전의 사진을 모아놓은 사진집이다. '일여'라는 분이 찍은 사진들인데 법정은 돌아가신 분이고 가르침이 명쾌했기에 흑백사진으로 전환했다고 한다. 법정스님이 나온 사진이 책의 3분의 1이며 모두 흑백사진이다보니 종교적 의미가 강하게 느껴져 더 숙연하게 만든다. 모두 법정스님 사진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길상사의 사계절 풍경이나 신도들의 모습들을 비롯하여 길상사와 함께 하는 여러가지 모습들을 느낄 수 있는 사진들이 제공된다. 경내 풍경에서부터 참선하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길상사에 가보지 않아도 간접적으로 그곳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사진을 보다보면 길상사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템플스테이까지는 아니더라도 경내를 산책하며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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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설레이는 제목이다. 말 한마디로 박수를 받을 수 있다니. 벌써 대학 강단에서 강의를 한 지도 벌써 7년이 지났고 그동안 여러번 외부 강의도 했었지만 늘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많았다. ≪아들아 머뭇거리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의 저자인 강헌구 교수는 그동안 젊은이들이 구체적인 비전을 갖도록 도와주는 모티베이터의 역할을 충실히 해 왔다.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출간했으며 20년 간 매년 100회 이상의 강연을 하여 강연의 달인이라고도 불리는 저자가 이번에는 사람들 앞에 홀로 서서 강연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피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책 1부에서는 총 18가지의 노하우를 공개하고 있다. 충분히 숙독하고 업무에 적용한다면 프리젠테이션과 강연의 달인이 될 수 있는 여러가지 알찬 노하우들이라고 생각된다. 



첫번째 노하우부터 나의 잘못된 강의 스타일을 집어내고 있다. 프리젠테이션의 달인, 스타 강사일수록 첫 한마디에 승무를 걸며 시작한 지 3분 내에 청중과의 승부를 결정낸다는 것이다. 초반 3분에 강연 본론과 관련된 내용의 에피소드나 새로운 지식을 전달하여 청중들을 끌어들이라는 것이다. 


초청해주어서 또는 참석해주어서 감사하다, 나는 부족한 사람이다, 열심히 하겠다, 협조를 부탁한다는 식의 말을 나는 가차없이 '개소리'라고 부른다. 내가 열고 있는 강의법 세미나에서 누군가가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면 나는 어김없이 "개소리 집어치우세요!"라고 소리친다.  - p.19


자신만의 스토리를 가지고 청중들과 소통하는 것이 좋은 강연을 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에서 저자가 설명한 내용들을 보면 상당히 구체적인 스킬을 다루고 있지만 결국 거시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강연내용의 짜임새 있는 구성을 비롯한 강연 전반적인 스토리가 잘 구성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과 여러가지 다양한 기법들을 사용하여 청중들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는 점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다.



청중과 소통하라는 말은 결국 좋은 영향을 주고자 하는 목적이 충분히 달성되기 위함일 것이다. 저자가 개인적으로 고백했지만 저자 스스로 자신의 일 중에 강연을 하는 일이야 말로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모티베이터로서의 비전을 달성하는 방법이라고 여긴 듯하다. 일례로 1920년 올림픽 육상 100미터 챔피언 찰리 패덕의 강의를 들은 제시 오언스는 1936년 올림픽 육상 부문 4관왕이 되었고, 제시 오언스의 강의를 들은 해리슨 딜라드는 1948년 올림픽의 100미터 금메달리스트가 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강사인 나로서는 수강자들의 성숙이 나의 성숙이며 그들의 성공이 곧 나의 성공이다. 그들이 행복해지면 나도 덩달아 행복해진다. 강연을 통해 행복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것을 직업으로 삼은 것은 너무나 탁월한 선택이었다.  - p.187


이 책은 읽는 것으로 끝내서는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일주일에도 여러 차례 강의를 하고 있는 나로서는 저자가 알려준 여러가지 지침들을 잘 연습하고 소화하여 강의하는 데 참고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저자가 중간중간에 언급한 '글로 쓴 구체적인 비전'에 대해 깊이 숙고하여 실행에 옮겨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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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길을 떠나 날다
국내도서
저자 : 양학용,김향미
출판 : 예담 2013.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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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명의 어린 학생들이 26박 27일의 배낭여행을 떠난다.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이 향한 곳은 라오스.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찾아보라면 간혹 찾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의 오지 중의 오지. 저자는 이들을 인솔하여 라오스에 다녀온 부부 선생님이다. 오로지 여행의 목적이 실컷 노는 것이었던 아이들과 이들과 함께 한 저자는 홍콩을 경유해 1차 목적지인 방콕에 11시간 만에 도착한다. 



저자의 에피소드와 중간중간에 들어있는 아이들의 편지글을 보다보면 눈물이 찔끔 나기도 했다. 내가 이 아이들만한 시절이었다면 과연 이 긴 여행을 이겨낼 수 있었을까 하는 탄식에 가까운 눈물과 함께 우리 아이들도 이런 여행을 가보게 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직접 일면식도 없는 아이들이지만 아이들이 대견해지기까지 했다. 서울의 어느 초등학교 아이들은 줄넘기까지 과외수업을 받는다는데 지도를 펼쳐 스스로 여행 루트를 만들고 찾아가는 아이들의 경험은 아마 성장하면서 두고두고 좋은 추억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스스로 겪어보지 않은 일은 누구나 두렵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행은 좋은 학교임에 틀림없다. 매일 매 순간 겪어보지 못한 낯선 세계와 조우하면서 두려움을 설렘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여행이니까.  - p.36


디지털 카메라를 잃어버리기도 했고, 남학생 두명이 배를 타는 시간에 맞추지 못해 다른 학생들을 먼저 보내고 저자들과 함께 한 시간 뒤에 출발하여 처음으로 낙오자가 발생했던 사례, 여행 시작 후 한번도 밥을 먹지 않은 아이의 이야기, 자전거 여행을 하다가 몇몇 아이들이 병원에 가서 마취없이 몇바늘 꼬매야 했던 이야기, 저자 중 한명이 심한 감기에 걸려 일정이 하루 연기된 이야기 등 여행하는 과정이 그리 순탄치는 않았다. 하지만 여행은 좋은 학교가 아니었던가. 어린 학생들이지만 조금씩 성숙해 가는 이야기들이 정겹게 진행되었다.


여행을 하다보면 여행이란 낯선 곳을 향해 떠나는 것이지만 때로는 이유 없이 낯선 마을에 머무는 것임을 알게 된다. 그들에게 주어진 하루의 시간을, 아이들은 각자의 도시에서 서로 다른 이유로 떠나왔듯이 또 그렇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즐기고 있었다.  - p.91


한편 저자들은 아이들이 여행을 통해 자연을 즐기고 자기를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기를 원했지만 아이들은 그저 자기만의 놀이에 빠진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우리나라에서 정해져있던 규율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여행을 재밌게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그것이 아이들의 특권이나 자유였다는 것을.


아이들은 이번 여행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배우게 될까. 보호자로서 교사로서 동료 여행자로서 함께 여행하고 있는 우리 부부는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략) 아이들은 자신들을 규율하던 학교도 부모도 사회적 편견도, 스스로를 규율하는 어떠한 압박도 없는 이곳에서 무엇을 하든 하지 않든 그 모든 시간이 다 즐겁다는 식이었다. (중략) 어쩌면 이 순간이 아이들에겐 자신들의 생애에서 가장 즐거운 순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렇다면, 충분하지 않은가. 아이들은 단지 미래의 무언가를 준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현재 그들이 즐겁다면, 지금 그들이 행복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여행을 통해 뭔가 보고 느끼고 배우기를 원하는 것은 나의 또 다른 욕심이 아닐까.  pp.151~153


아이들이 부모님에게 전화를 하면서 모두 울었다는 대목에서 역시 사람은 가족과 떨어져봐야 가족의 소중함을 아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 가족들이 옆에 있다는 것 자체가 소중함이다. "아이들은 지금, 여행을 떠나와 가족들과 집이 소중해지는 순간을 배우는 중이다(p.176)"


여행이나 자기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즐기고 자기 미래를 구상해야 할 어린 나이에 무조건 공부만 하도록 강요당하는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돌아보게 되기도 했다. 나도 마찬가지였고 지금 자라나는 세대들은 더 심하면 심했지 우리 사회는 지금 공부 공화국, 과외 공화국, 입시 공화국이 아니던가.


우리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때 하고 싶었던 것드을 대입 시험 이후로 미루었다가 막상 대학생이 되어 하고자 하면 유치하고 재미없을 뿐 아니라 대학생이 된 지금 절실한 것이 새롭게 생겨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하지만 대학생 때 절실한 그것들은 또다시 취직 시험과 알 수 없는 미래를 위해 유예해두어야 하는 것이 오늘날 청춘들의 슬픈 자화상이다.  - p.240


책을 읽어가면서 나는 여태 해외여행 다니면서 이런 책 하나 안쓰고 뭐했나 하는 생각이 무심코 들었다. 당시는 소중한 기억이 될 것이라 자부했지만 머리속에 기억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사진을 찍어서 남겼어도 당시는 필름 카메라여서 현상한 사진들이 그나마 부분적으로 남아있을 뿐 원본필름은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도 없다. 내가 블로그와 SNS를 자주 이용하는 이유도 내 평소의 생각과 생활을 기록으로 남겨두고자 함이니 앞으로 해외여행을 가게 된다면 멋진 책 한권 쓰게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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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K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국내도서
저자 : 이리나 레인(Irina Reyn) / 강수정역
출판 : 예담 2013.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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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현대판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인 이리나 레인은 1974년 모스크바 태생으로 일곱 살에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주한 러시아계 유대인이다. 이 소설은 그녀가 2008년에 쓴 작품으로 미국의 몇 언론에서 2008년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리뷰를 하기에 앞서 나는 안나 카레니나를 읽지 않았기에 원작과 비교 평가는 할 수 없었음을 밝혀두는 바이다.


그녀의 본명은 안나 로이트만. 소설은 알렉스 K와의 결혼 준비로 분주한 가족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미 결혼식을 준비하던 중에 받았던 프로포즈. 그리고 곧바로 이어진 결혼생활. 이제 그녀의 이름은 안나 K. 그다지 끌림이 없던 사람과의 결혼으로 무료했던 안나 K는 사촌동생 카티아가 좋아하던 데이비드를 마음에 품게 된다. 그리고 알렉스 K와는 이혼을 전제로 별거하고 데이비드와 동거를 시작한다. 충격을 받은 카티아는 또다른 남자 레프와 결혼한다. 안나 K는 또다시 데이비드와의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이미 한번 상처를 준 카티아의 남편 레프에게 또다시 마음이 가면서 번민이 계속된다.



마지막 부분에서 안나 K가 레프와의 만남을 목적으로 참석한 카티아 가정에서의 파티에서 주위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p.311). "몰인정한 여자네. 제 속으로 낳은 아이를 나 몰라라 하다니.", "그 남자와도 오래가지 못할걸.", "처음부터 끝까지 몰인정하지." 상식적인 선에서 그 사람들의 비난에 공감하면서도 왜 안나 K에게 동정이 가곤 했다. 객관적으로 보아 안나 K에 대한 비난은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안나 K의 심리상태에 대해 묘사하면서 그녀의 동정심을 유발한다. 안나의 어머니가 알렉스 K와 다시 합칠 수는 없겠느냐며 안나에게 애원하는 장면이 몇번 묘사되면서 나역시 원상태로의 회귀를 바라면서 그녀를 동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책을 덮으면서 그 동정은 더 이상 필요없게 되었다.


'사랑'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남편이었던 알렉스 K에게 데이비드를 향한 마음을 전하면서 "나는 그를 사랑해요."라고 말한다. 그 사랑의 대상이었던 데이비드를 떠나겠다고 먹었던 그 마음은 사랑이 아니었던 것인가. 레프는 자신을 찾아온 안나 K를 향해 타이밍이 맞지 않을 때 찾아왔다고 하며 거절한다. 서로의 마음을 알았지만 가정을 깨는 것을 원치 않았던 레프. 그 경계를 오고갔던 안나 K. 그 경계에서 자신의 새로운 삶을 찾기 위해 떠나는 데이비드.


결말을 암시하는 복선도 등장한다. 안나는 꿈을 꾸었고 그 꿈에서 폭력배를 만나 협박을 받는다. 그리고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들은 앞으로 닥칠 재앙을 경고했다.' 안나에 대한 동정이 사치일지 모르지만 안나는 알렉스와의 결별에 이유를 분명히 했다. 그는 그녀를 너무 몰랐다는 것이다.(p.195) 그것이 목소리만 들어도 좋았던(p.151) 알렉스와 결별한 이유다.


엔딩장면을 보면서 우울한 마음과 함께 나는 안나와 같은 사랑은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서로를 알아가고 신뢰하는 것. 그리고 각자의 꿈을 공유하고 함께 이루어가는 것. 그것이 사랑의 시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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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뺄셈
국내도서
저자 : 무무 / 오수현역
출판 : 예담 2013.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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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두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삶의 무게가 달라짐을 느낀다. 가벼워지면 좋겠건만 문제는 무거워진다는 것이다. 사회가 나를 힘들게 하고 나 스스로 삶의 무게에 지쳐 힘들어 한다.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이것이었나 하는 회의감도 들고 새로운 시작을 위해 탈출 욕망이 생겨나기도 한다. 이런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해 사소한 것을 버리고 정말 중요한 것을 찾으라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책을 읽게 되었다.



그 철학은 바로 뺄셈 철학이다. 복잡한 것을 단순화해서 바라보며, 많아서 넘치는 것들 틈에서 작지만 소중한 것을 찾아내는 삶의 철학이다. 그래서 이 뺄셈 철학은 우리 삶의 무거운 짐을 덜어내는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삶에 지친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인생의 짐이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며 한탄을 했다. 그래서 현자를 찾아서 '어떻게 하면 삶의 무게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를 물었다. 현자는 젊은이더러 커다란 자루를 등에 짊어지라고 하더니 모래와 자갈로 뒤덮인 울퉁불퉁한 길을 기리키며 말했다. "저 길을 따라 가보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돌을 한 개씩 주워 짊어진 자루에 넣도록 하게나."  - p.60


저자는 무무(木木)라는 필명 이외에 알려진 게 거의 없는 은둔형 작가라고 한다. 삶에 집착하고 소유하려는 욕구로 인해 힘들고 불행한 삶을 사는 사람들, 그리고 사소한 것을 버리고 여유를 찾고 삶의 무게를 줄여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의 에피소드들이 가득하다. 진정한 '비움'을 실천할 때 우리는 진정한 나 자신을 만나고 소망에 가득찬 미래를 열 수 있다. 책을 읽다보면 나를 돌아보게 되는 이야기들로 감동하게 된다.


과거의 그 어떤 영광도 현재를 결정지을 수 없으며 미래는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니 자주 마음의 잔을 비우는 것이 손해만은 아니다. 나를 비울수록 세상은 점점 커진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자꾸 눈에 들어오면서 나를 둘러싼 세계는 미래를 향해 더 크게 열릴 것이다.  - p.123


어찌보면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버리고 빼내는 것이 손해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 것이다. 거울이 깨끗해야 내 모습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듯이 내 마음의 무거운 짐으로 인해 시야가 가려있다면 진정한 나 자신을 바라볼 수 없을 것이다. 삶이 괴롭다고 환경을 탓하지 말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자. 책에서 이야기하는 사례들로 진정한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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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제 나를 죽였다
국내도서
저자 : 박하와 우주(Bakha Andwooju)
출판 : 예담 2013.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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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폐된 공간에서 연속적으로 벌어지는 살인사건이 약간은 지루해가던 책의 거의 마지막 부분에서 일어난 놀라운 반전.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난 순간의 느낌이다.


책 속의 장준호 박사는 사형제도 폐지에 반대하는 대표적인 학자로서 범죄행위(대부분 살인)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외상후 증후군 환자들의 정신적 치료를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10명의 환자들을 범죄피해자지원센터로 불러 모은다. 자신의 딸들 역시 묻지마 살인 사건으로 큰 딸은 죽었고 작은 딸은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에 더 관심을 갖게 됐는지도 모른다.



센터에 모여든 사람들은 하나같이 기구한 사연들을 가지고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는 충격으로 때로는 자살과 자해 소동을 벌이기도 하는 그들의 정신적 고통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범죄행위를 저지른 당사자들은 어떠한가. 아무리 사형제도로 이 세상에 종말을 고하게 해도 그들은 결국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편안하게 살다가 생을 마감하지 않는가. 다음은 사형제도 폐지의 반대를 주장하는 장준호 박사의 말이다.


사형은 모든 범죄자들에게 적용되는 형벌이 아닙니다. 사회적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극악범들에게 불가피하게 내리는 사회 안전장치죠. 사형제도는 재범을 막고, 다른 범죄자들에게도 영향을 주어 징역 이상의 효과를 내는 형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p.32


하지만 범죄피해자의 정신적인 고통을 사형제도를 통해서 해결되지는 않는다. 세상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은 마음의 상처를 간직한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모티브를 가지고 작가는 이 소설을 만들었다고 한다.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지훈은 술에 취하면 자신과 어머니를 폭행하는 아버지를 죽인다. 그 충격으로 어머니는 자살을 한다. 신문기자였던 도아는 결혼 1주년 기념일에 갑자기 상사가 요청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 늦은 밤 귀가를 한다. 잠시 기념반지를 찾으러 간 틈을 타 아내는 침입자로부터 살인을 당한다. 인우는 여동생 선민을 납치한 괴한들에게 1억원을 요구하는 협박전화를 받는다. 경찰과 함께 약속 장소에 찾아갔지만 동생은 시체로 발견된다. 수애는 아들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사무실에서 텔레비전을 보던 중 유치원 화재사고 뉴스를 보게 된다. 화재가 난 유치원은 아들이 다니던 유치원으로 아들 역시 화재로 생명을 잃고 정신적인 충격으로 남편과도 이혼을 한다. 유나는 패밀리 레스토랑의 웨이트리스에서 지점 총지배인으로 승진했다. 아이들을 봐줄 여력이 없어 보모를 고용하는데 쌍둥이 아이들은 보모에 의해 7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다. 민구는 사채업자에게 폭행을 당해 죽은 형의 시체를 발견하고 부분기억상실증에 걸려 일시적으로 형을 그의 인생에서 지워버린다. 다연은 길에서 우연히 만난 동갑내기 여자에게 납치당해 성폭행을 당하고 언니는 살해당한다. 다연은 장준호 박사의 딸이다.


이런 정신적인 피해를 살인자들에게 직접 경험하게 해서 고통을 받게 할 수는 없을까. 장준호 박사는 센터에서 치료를 받는 도아에게 질문한다. "자네는 다른 사람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죽인 살인범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그때 도아는 대답한다. "그 녀석을 제손으로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었어요. 어떤 사람들은 저더로 그를 용서하라고 하더군요. 그게 제가 아내를 잃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요." 장준호 박사는 다시 이야기한다. "어쩌면 그들에게 그들이 피해자들에게 준 고통에 버금가는 고통을 준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건지도 몰라." [pp.227~228]


아무튼 이런 피해를 안고 센터에 들어왔지만 불의의 사고로 조디악 바이러스가 퍼지게 된다. 조디악 바이러스는 인간의 뇌를 감염시켜 감염자가 살인을 저지르도록 만드는 바이러스다. 그 이후로 피해자와 직원들이 하나 둘 목이 졸린 채로 살해 당하고 남은 자들은 두려워하며 서로를 의심한다. 결국 센터는 외부와 통제되고 센터 내에 발생한 사실 역시 외부로 전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며 피해자 일부는 탈출을 시도하지만 좌절된다. 앞서 말한대로 처음 한두명 시체로 발견되는 과정은 흥미롭지만 살해 과정이 계속되면서 약간은 식상한 와중에 몇페이지를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극적인 반전을 이루어낸다. 이 반전은 누구나 기대해도 좋다. 반전의 내용은 스포일러이므로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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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인 줄도 모르고 놓쳐버린 것들
국내도서
저자 : 에이미 스펜서 / 박상은역
출판 : 예담 201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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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에 보면 대뇌변연계, 포유류의 뇌, 신경과학, 메타인지 등의 생소한 단어들이 나온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로 알았는데 이게 웬 과학용어들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겟다. 저자가 서론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행복해지려는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습관이 되면 노력하지 않아도 행복해질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뭐 당연한 이야기아닌가 싶으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말이다. 우리의 말과 행동은 대부분 생각에서 나오지 않는가. 어떤 생각을 가지느냐에 따라 우리 행동이 바뀌기도 하고 우리 주변 사람들을 변화시킨다.



당신이 꾸준히 인생의 밝은 면을 보려고 하면 할수록 그러한 습관은 더 빨리 당신이 갖게 될 제2의 천성이 될 것이다. 그리하여 나중에는 노력하지 않고도 저절로 밝은 면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 p.17


지금 당장 행복해지는 100가지 방법이라는 부제목처럼 행복해지려는 연습을 위한 100가지 방법들이 제안되어 있는데 한구절 한구절이 모두 공감되는 문장들이고, 나 스스로를 격려하고 용기를 얻기 위한 심리적 동기부여를 위한 내용들이다. 하지만 아주 철학적이고 학문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일상생활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무언가를 제안하고 있다. 예를 들면 토요일 오후 게으름을 피우며 무슨 일을 할까 고민할 때 산책을 권유한다. 


집 안에서는 모든 게 막막해 보일지라도 밖으로 나오는 순간 인생이 더 밝아 보일 것이다.  - p.36


모든 것을 혼자 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해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혼자 하기 벅찬 일이 있을 때 이를 인정하는 것은 흠이 아니라고(p.99) 권고한다. 스스로의 한계를 아는 현명함과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최고의 당신이 되기 위해서는 혼자 힘으로 할 수 없는 일도 있음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 p.100


학교에서 콜센터 이야기가 나올 때 마다, 콜센터의 직원들은 최종고객들을 직접 상대하는 사람들이므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항상 하고 있다. p.150부터 나오는 서비스센터에서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라는 내용이 일맥상통한 듯 싶다. 많은 사람들이 콜센터 직원들을 무시하는 경향들이 있다. 사소한 오해에도 큰 소리를 내며 욕을 하기도 한다. 여기에서 그 사람의 인격이 드러난다. 저자는 서비스센터 직원들과의 만남이나 전화통화에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건 다른 사람들이 언짢은 기분으로 문제 상황에 대해 이야기할 때 당시이 보다 인간적이고 긍정적인 차원에서 이야기하면 당신과 서비스센터의 상담원 모두에게 득이 된다. 특히 빨리 문제를 해결하고 속옷 바람으로 텔레비전을 보고 싶을 때에는 더더욱.  - p.152


마지막까지 내용을 읽다보면 각 내용에서 공통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키워드가 하나 떠오른다. 바로 '긍정'이다. "삶을 밝게 볼 수록 인생은 빛난다"라는 책 후면의 문구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마음 자세를 갖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불평불만보다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자세를 가져야 '먹구름이 낀 날 조차도 하늘은 푸르다(p.6)'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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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어쩌면 그렇게
국내도서
저자 : 이충걸
출판 : 예담 201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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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 나의 투정꾼, 한 번도 스스로를 위해 면류관을 쓰지 않은 나의 엄마에게"


책 표지 제목 옆에 인쇄된 문장이다. 이 문장 속에서 내 엄마의 모습이 발견한다. 나의 엄마는 그 누구의 엄마보다도 더 아들인 나를 사랑했다. 소위 말하는 '과잉보호'에 가깝게 나를 애지중지 키우셨다. 그건 누구보다도 더 그 사랑을 받은 내가 잘 안다. 엄마는 나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은 존재다. 자녀를 키우면서 그 사랑을 조금이나마 베풀려고 하지만 나의 엄마가 나에게 한 사랑만큼 자식에게 베풀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어찌보면 나는 축복받은 존재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자신의 엄마는 내가 예상했던 그런 엄마의 모습은 아니었다. 못다한 효도로 인해 생각만 하면 가슴이 콕콕 쑤시는 존재가 아니라 일상을 같이 숨쉬고 살아가는 친구같은 엄마의 모습이다. 또 그런 엄마와의 일상생활 경험들을 공유한 책이다. 나는 읽지 못했던, 2002년에 출간된 저자의 전작 ≪어느 날 '엄마'에 관해 쓰기 시작했다≫가 나온지 11년 만에 그가 다시 쓴 엄마의 모습이란다. 문장은 상당히 '꾸밈'이 많지만 거짓된 '꾸밈'이 없이 아름답다. 저자와 엄마의 대화를 통해 때론 웃기도 하고 마음의 울림을 주기도 한다. 이 책에서 엄마의 캐릭터는 자식을 위해 지극정성인 희생양이 아니라 이슬비와 같이 오는 듯 마는 듯 조금씩 스며드는 사랑의 화신이다. 그래서 더 희생양과 같은,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더 사실 것 같은 나의 엄마와 비교되었다.


때로는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엄마와 스테이크를 먹는다. 또는 엄마와 같이 옛날 사진을 보며 가족들의 어린 시절과 그때의 추억을 떠올려 본다. 털게를 삶아서 술도 곁들여 엄마와 같이 먹기도 한다. 그 소소한 추억들이 알알이 쌓여 책 한권의 책이 만들어졌다.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엄마와의 일상적인 추억을 늘어놓았지만 문장들이 아름답다. 엄마와의 이야기가 여전히 전개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중간의 쉼표와도 같은 책. 저자는 '엄마가 조금씩 사라진다'고 독백한다.


메모지에 글을 쓰다가 텅 빈 방에서 눈물 흘리던 엄마. 젤리처럼 주저앉아 과거 어딘가로 헛된 구조요청을 하던 엄마. 하지만 더 이상 가지고 싶은 것도, 화해하지 못한 관계도, 이루지 못한 희망도 없다던 엄마.


"엄마. 엄마는 천사지? 근데 옛날엔 날아다녔는데, 지금은 뚱뚱해져서 못 나는 거지? 내 말이 맞지?"  -  pp.98~99


결혼을 하여 가정을 꾸리고 하나둘 아이가 생겨나면서 점점 내 삶의 관심에서 엄마는 멀어져감을 느낀다. 엄마의 소중한 삶을 지켜드리는 것, 그리고 함께 하는 것이야 말로 자식으로서 해야 할 책무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엄마의 삶 가운데 지금 소중한 건 무엇일까? 있다 해도 그걸 즐길 수 있을까? 엄마는 왜 조금만 힘을 주어도 휴지처럼 찢길 것 같을까? 엄마가 생수병을 들고 나하고 오래 걸어 다닐 거라는 생각은 할 수 없다. 피로를 모르던 육체를 소모시켰으니 신체적으로 불가능한 일. 그러나 엄마가 받아야 할 대가를 빼앗은 건 세월이 아니라 나였다.  - p.134


'엄마'를 주제로 떠난 인생의 끝을 향한 여행. 그 여행에는 희생과 사랑이 있고, 미움과 용서가 있고, 만남과 이별이 있다. 또 나이가 들어감에 따른 여유로움도 있고, 철들지 않은 아이같은 장난스러움이 있다. 인생은 선물이고, 엄마는 은혜가 아닐까.


삶 그대로를 받아들이건 변화를 꿈꾸건, 우주를 아우르는 제1의 법칙은 모든 것이 항상 똑같이 머무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 진실은 타협될 수 없고, 결국 우리는 힘든 작별을 하며 일생을 보낼 것이다. -  p.179.



본 리뷰는 반디앤루니스와 다음 View의 제휴로 서비스되는

<반디 & View 어워드>의 5월 1주차에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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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v.daum.net/news/award/weekly?week=2013051&ty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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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13 11: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공부하는 인간
국내도서
저자 : KBS 공부하는 인간 제작팀
출판 : 예담 2013.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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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에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그 다양한 방법 중에서 지금까지 나는 주로 어떤 방법을 사용했는지를 돌아보았다. 책의 앞부분에는 주로 동양인의 공부방법과 서양인의 공부방법을 비교하는 내용이 설명된다. 모두 그렇지는 않겠지만 일반적으로 동양인은 가족을 위해서 공부하는 경향이 많고 서양인의 나 자신을 위해서 공부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그것은 일반적인 성향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하다못해 결혼을 할 때도 동양인은 상대방이 속한 가정을 주로 보는 반면 서양인은 그 개인의 됨됨이를 많이 본다는 것이다. 자기소개를 하는 방법도 차이가 많다. 동양 학생들은 나를 중심으로 가족들을 같이 소개하는 반면 서양인들은 철저히 나 자신의 취미와 특기 등 개인적인 특성을 중심으로 자기 소개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책의 앞부분은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대치동의 어느 학원 모습을 그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도대체 이 어린 아이들이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나 미래에 대한 기대감 없이 이토록 현실적인 꿈을 꾸며 공부에만 몰두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직접적이든 간적접이든 좋은 대학을 나와야만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세뇌시킨 어른들, 이 사회 때문이 아닐까? (p.22)"  이어서 중국, 일본, 인도 학생들의 공부모습을 그리고 있다. 대체로 동양의 공부 모습은 가족들의 안위를 위하여, 나 자신을 위해서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위하여 공부하는 경향이 많았다. 2장으로 넘어가면서 바로 이 동양사람들이 '왜 죽도록' 공부하는지를 살펴본다. 여러가지 이유를 살펴보고 있지만 가장 인상깊었더 부분은 '평균에 대한 열망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추고 기대에 부응하려는 동양의 체면문화는 동양인들이 공부를 열심히, 잘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공부를 게을리해서 성적이 좋지 않으면 가족을 비롯해 다른 사람의 기대를 저버리게 되고, 그것은 곧 자신의 체면을 손상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중략) 이렇게 볼 때 동양인의 높은 학습욕구, 학업성취는 사회에 존재하는 표준에 뒤처지는 것에 대한 공포가 가져다준 선물이라 할 수 있다.  - pp.143~144

 

유대인의 공부방법에도 Part 3을 통해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으며 뒤를 이어 또다시 동양의 공부방법과 서양의 공부방법을 대비시킨다. 한마디로 동양의 공부방법은 '암기를 통한 공부'이고 서양의 공부방법은 '질문을 통한 공부'이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폭넓은 지식의 습득을 위해서는 서양의 공부방법이 상대적으로 우월하지 않겠나 생각이 든다. 물론 동양인들의 공부에 대한 동기, 그리고 사회와 국가를 위해서 공부해야한다는 책임의식은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동양의 암기를 통한 공부는 지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높은 학업성취를 이룰 수 있지만, 비판적 사고 없이 지식을 습득하기 때문에 창의성이나 상상력 등이 결여되기 쉽다. 반면 서양의 질문을 통한 공부는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토론과 논쟁을 벌이기 때문에 창의성, 상상력 등을 향상시키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암기의 공부만큼 빠른 학습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 p.316

 

지식은 소통과 공유를 통해 또다른 지식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지식은 밖으로 드러내고 표현함으로써 나의 지식을 확인할 수 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이런 점을 강조한다. "표현하는 것만이 나의 지식이다.(p.348)" 이것은 정말 나 스스로 느끼는 부분이다. 학교에서 몇년째 강의하면서 똑같은 내용이라도 충분히 이해한 뒤 나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으로 내 지식의 한계와 부족한 점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이해를 통해 앞으로 보충해야 할 점과 나 스스로의 강점을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 책은 KBS에서 2013년 2월에서 3월까지 방영했었던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묶은 것이다. 아직 그 다큐멘터리를 보지는 않았지만 책 내용이 인상적이어서 조만간 시청할 예정이다. 참고로 KBS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마지막으로 책의 에필로그 내용 중에서 중국의 한 노교수가 했던 말을 인용하는 것으로 리뷰를 마칠까 한다.

 

공부의 끝이 어디 있겠습니까? 살다 보니 늙는 것이고, 공부하다 보니 또 늙는 것이지요. 공부는 죽기 전까지 하는 것입니다. 정신이 허락하는 한 공부해야 합니다. 세상에는 늘 새로운 지식이 존재하고 인간은 늘 새로운 의문이 생기기 때문에 계속 공부해야 합니다. 결코 공부의 끝이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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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양장)
국내도서>소설
저자 : 시게마츠 기요시 / 이선희역
출판 : 예담 201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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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비난하는 말에는 나이프의 말과 십자가의 말이 있다고 한다. 나이프의 말은 굉장히 아프고 쉽게 일어나지 못하거나 그대로 치명상이 되지만 가장 아플 때는 찔린 순간 뿐이다. 하지만 십자가의 말은 평생 등에 져야 하는 말이다. 그래서 십자가를 등에 진 채 평생을 살아가는 고통을 느껴야 한다. 별로 친하지 않았던 친구가 왕따를 당하다가 자살을 했는데 그 유서에 나를 '절친'이라고 적었다면 그것은 십자가의 말이라고 이해해야 하나? 혹시 나는 어떤 비난의 말을 하였던가?


[예스24 북티저 영상 캡처]


얼마전 또 왕따를 당하던 학생의 자살 소식이 들려왔다.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아직 우리집 아이들은 어리지만 다가올 미래의 내 일이 아니란 법이 없기에 걱정스러운 마음이다. 이 강퍅해진 세상을 아이들에게만 맡겨야 되겠는가. 어른들의 책임은 아니던가.


시게마츠 기요시의 <십자가>는 중학교 2학년 생인 후지이 슌스케의 자살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1인칭 소설로서 화자는 왕따 피해로 자살한 슌스케의 유서에 '절친'이라고 쓰여진, 같은 반 친구 사나다 유. 사나다 유는 슌스케를 그저 반 친구중의 하나로 가볍게 생각했지만 그의 유서에 '절친'이라고 적히는 바람에 크나큰 십자가를 짊어지고 살아가게 된다. 사나다 유는 왕따당하는 친구를 방관했던 여러 친구 중의 한 명이었을 뿐인데 유일한 '절친'이라고 지목된 것이다.



후지이 슌스케는 왕따를 당하는 자신의 현실을, 반 친구들의 제물이 되었다고 표현한다. "왕따가 처음 시작된 것은 4월이었다.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선택되었다는 표현이 가장 가깝지 않을까? 후지슌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 다만 선택되었을 뿐이다.(p.13)" 슌스케는 선택되었고 스스로 제물이 되었다. "그들은 후지슌을 선택했다. 그들이 교실에서 기분 좋게 지내주면 우리도 한숨 돌릴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아무도 그들에게서 후지슌을 찾아오려고 하지 않았다.(p.14)" 슌스케는 기꺼이 제물이 되었지만 동급생들은 고개를 돌린다. 


"미시마 다케히로, 네모토 신야. 영원히 용서 못 해. 끝까지 저주할 거야. 지옥으로 가라!"

"사나다 유, 나의 절친이 되어주어서 고마워. 유 짱이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기도할게."

"나카가와 사유리, 귀찮게 해서 미안해. 생일 축하해. 늘 행복하기를 바랄게."


서로 상반되어 보이는 이 유서의 내용은 결국 모두를 향한 비난의 말인지도 모른다. 나이프의 말이나 십자가의 말 모두 비난의 말이 아니던가. 사나다 유와 나카가와 사유리는 그 십자가를 지고 살아간다. 사나다 유는 사유리에게 그만 짐을 내려놓자고 말한다. 또 자신도 그러기를 원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후에도 사유리는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사나다 유도 모두에게 용서받지는 못할 것이라고 자책한다. 사유리는 또 말한다. "우리는 모두 무거운 짐을 등에 짊어지고 있는 게 아니라, 무거운 짐과 하나가 되어 걷고 있다고... 그래서 내려놓을 수가 없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등을 탄탄하게 만들고, 다리와 허리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 뿐일지도 모르죠.(p.348)"


사나다 유는 자살한 슌스케의 가족에게, 유서에 이름을 쓰고 자살한 것은 '민폐'라고 독설을 퍼붓는다. 주변인물인 사나다 유가 민폐라고 생각할 만큼 언론은 자살한 슌스케의 주변인물들, 특히 같은 반 학생들에 대해 가혹하게 묘사한다. "매스컴은 왕따를 눈치채지 못한 학교 측을 철저하게 비난하고, 후지슌을 왕따 시킨 아이들을 짐승처럼 취급했다. 반면에 후지슌은 부모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기 위해 왕따 사실을 털어놓지 못한 섬세하고 마음 착한 소년이 되었다.(p.83)." 사나다의 주변 사람들은 이렇게 외친다. "절친이었다면...... 왜 구해주지 않았지?", "절친이었으면서? ...... 그렇다면 왜......", "왜 슌스케를 ...... 구해주지 않았지?" 슌스케가 자신을 반 친구들을 대표하는 제물이라고 생각했다면 반대로 그 많은 아이들 중에 사나다 유의 이름이 유서에 적힌 것도 역시 제물이 아닌가 사나다 유는 스스로 생각한다.

 

소설을 읽는 내내 마음이 먹먹했다. 코끝이 찡해지고 마음의 울림을 느꼈다. 옮긴이의 글에서 이선희 번역자는 책을 덮으면서 '아버지'가 떠올랐다고 한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아이들의 아버지로서의 내 모습을 떠올렸다. 중학교 2학년 시절에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받았던 사나다 유는 20여 년이 지난 지금 어느덧 아버지가 되었고, 그 아들의 일기에서 '절친'이라는 단어를 발견한다. 아직은 어린 나의 아이들도 언젠가는 글씨를 쓰고 일기를 쓰고 절친이 생길 것이다. 누군가에게 절친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를 절친으로 생각하기도 하고. 후지슌은 집 마당의 감나무에 목을 매달아 자살한다. 후지슌의 아버지는 20년 만에 그 감나무를 베어버린다. 20년간 감나무를 보며 아들과의 아픈 추억을 기억하던 그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그리고 아버지가 된 사나다의 모습도 떠올려 본다. 아버지가 된 사나다는 아들이 자신 같은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

 

아들이 우리 2학년 3반에 있었다면 어떤 캐릭터였을까? 적어도 미시마나 네모토는 되지 않기를 바란다. 사카이는 더 되지 않기를 바란다. 물론 후지슌도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사실은 가장 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용기를 가져라", "보고도 못 본 척하는 것은 최악이다", "친구를 죽게 만들지 마라" ...... 나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하리라. 당시 담임이었던 도미오카 선생님이 그랬던 것처럼. 그러나 "아빠는 옛날에 그렇게 하지 못한 걸 계속 후회하고 있어"라는 말을 덧붙이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 p.326

 

사유리가 사나다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는 이렇게 마무리 된다. "언젠가 어디선가 서로 등이 탄탄해져서 만났으면 좋겠군요.(p.350)" 후지슌은 자살로 짧은 여행을 마쳤고 남은 자들은 무거운 짐을 메고 긴 여행을 시작한다. 여행은 하얀 십자가를 향한다. 십자가는 언덕 위에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고, 사람들은 말없이 계속 걷는다. 모두가 피해자이기도 하고 가해자이기도 한 이야기 구조 속에서 모든 사람들은 철저하게 자기 십자가를 지고 앞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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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겐 일생에 한 번 냉정해야 할 순간이 온다
국내도서>시/에세이
저자 : 한상복
출판 : 예담 201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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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니 이거 남자가 읽어도 되는 책인가 싶었다. 첫 페이지를 열어 '서문'을 읽다보니 꼭 여자만을 위한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문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은 남녀관계, 그리고 결혼에 대해 남녀가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고 그 다름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대답을 들려주지 않을까 기대하게 만든다.




누구나 훤히 알고 있는 뻔한 결혼이지만, 동시에 너무 어려워서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게 결혼이기도 하다. 사랑으로 충분한 것이 결혼이며, 동시에 사랑만으로는 절대로 쉽지 않은 게 결혼이다. 부모님 말씀을 잘 따르면 탈이 없는 것이 결혼이지만, 한편으로는 부모님 말씀대로 했다가는 큰일이 나는 것이 결혼일 수도 있다. 알 수 없는 미래가 두렵기 때문에, 함께 가는 것이다. 결혼은. - p.6


이 두려운 결혼이라는 관계는 남녀간에 싹트는 '사랑'이라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일반적으로는 말이다. 헌데 그 사랑이라는 것은 선행학습이 없다. 닥치고 봐야 짐작할 수 있다. 책의 내용을 쭉 조망해 보면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들려주는 사상의 근간은 '남녀의 다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직접적인 표현이 언급되지는 않지만 내 생각에는, 남녀의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고 그 생각을 표출하는 행동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그 '다름'으로 인해 관계가 어그러지고 결국 남남이 되는 순간도 닥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찌보면 책의 표현처럼 결혼은 '결점있는 한 인간이 내 인생으로 들어왔다'(p.29)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맞을 수도 있다. 그 남녀의 기본적인 차이는 다음 문장을 통해 어렴풋이 정리될 수 있다. 사랑과 결혼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략 맞는 말이 아니던가.




여성은 사랑하는 남성이 자신에게 여자들처럼 섬세하게 대해주길 기대한다. 에두른 표현만으로도 의사소통이 충분히 이뤄진 것이라고 믿는다. 약간의 힌트만 주어도 남성이 마치 '여자처럼' 알아차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남성은 사랑하는 여성을 의리로 맺어진 친구처럼 여겨 굳이 말 안 해도 모든 걸 이해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 p.35


다음달 초면 나도 결혼한지 만 6년이 된다. 결혼 전에 이런 말을 들었다. 대부분의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결혼식'을 준비하지 '결혼 이후의 삶'을 고민하고 준비하는 사람이 적다는 말. 그래서 나는 고민하려고 했다. 결혼 이후에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고민만 했다. 역시 어른들이 말이 맞는 것인지 결혼은 남녀의 일대일 만남의 결론이 아니라, 그저 같이 살 사람이 하나 더 생겼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사고방식과 라이프스타일과의 충돌을 헤쳐나가야 하는 과정이며 더 나아가 가족과 가족의 만남이라는 것이 자각되었다. 어찌보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결혼이라는 관계는 상당히 '처세지향적'인 논조를 띄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즉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성공적인 결혼'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 아니냐는 말이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결혼하기 전 따져보아야 할 것들에 대한 조언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일례로 결혼할 상대방의 어머니에 대해서 살펴보라는 내용을 잠깐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어머니가 행복하지 않으면 집안의 어느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 어머니야말로 집안의 '드러나지 않는' 중심이니까. 따라서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의 어머니가 불행하다면, 그 불행한 어머니만큼 사랑에 위협적인 존재는 없다.  - p.58


그래서 어머니의 행복 여부를 살펴보라는 것이다. 또한 남녀의 기본적인 차이를 일반화시키기는 힘들겠지만 대체적인 차이를 논하면서 특히 남자에 대해서는, 여자를 불안으로부터 지켜내려는 욕구가 있으며 그 욕구가 해결되지 않으면 두려움을 느끼는 존재로 묘사한다. 그리고 불안하고 두려운 남편에게 '힘내. 그렇지만 나한테는 지금의 자기, 그대로도 충분해'라는 문자를 보내주는 아내의 모습을 제시하면서 남녀의 차이를 논한다.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결혼의 전제조건으로 사랑이 과연 몇퍼센트나 차지하는지. 그렇다면 그 나머지는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지.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사랑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그 나머지가 제대로 채워져야 사랑이 더 충만해 질 수 있음을 지적한다. 결혼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갓 결혼한 딸에게 보내는 아래 인용한 아버지의 편지내용을 미혼들을 명심해야 한다.




20분짜리, 남들에게 보여주는 결혼식에 매달려 전전긍긍했을 뿐, 40만 시간, 결혼식 이후의 우리 둘의 삶에 대해서는 막연하게만 '두 사람의 알콩달콩'을 동경해왔으니 그게 얼마나 바보짓이야? 그저 남들이 그렇다니까, 왜 그런지 생각도 제대로 안 해보고 형식적인 결혼 준비만 했던 것이지. (중략) 결혼을 '사랑하는 남녀가 밤에도 헤어지지 않고 연애하는 것'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그렇게 안이한 생각을 품고 있다가, 막상 결혼이 전혀 다른 세상의시작이라는 점을 알게 되면 허둥대기 시작하지.  - p.39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내용 중의 하나는 남녀간의 '거리 두기'에 대한 제안이었다. 중독성이 강한 사랑에 빠진 남녀의 사례를 들면서 그들의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중독이라고 판단한다. 따라서 그런 중독성이 짙어진 사랑을 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스트레스는 '건강한 거리'를 형성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 거리두기는 흔히 말하는 '밀당'과는 다른 것이다. 밀당은 상대를 무릎 꿁게 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지만 거리두기의 바탕은 자신과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다(p.111). 양쪽모두 소중하기 때문에 조심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이 거리두기의 관점에서 사랑은 다음과 같이 정의내릴 수 있다.


사랑의 깊이는 다가섰다가 물러서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경험이 쌓이면서 깊어지는 것이다.  - p.112


이 책이 사랑과 결혼에 대한 조언을 다분히 '처세지향적'이고 '정치지향적'이라고 평가할 수 밖에 없는 사례를 하나만 더 소개하겠다. '명절'에 대한 인식이 남녀간에 차이가 있다는 사례이다. 남자들에게는 명절의 의미가 여자들과는 다르다. 대부분 여자쪽의 가정에서는 이런 궁금증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시댁 될 집안의 명절이 여자의 결혼생활에 얼마나 중요한지, 너도 그 나이까지 엄마를 통해서 충분히 보지 않았니?' - p.113


쿵! 아, 결혼하기 위해서 이런 것도 따져봐야 하는구나. 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도 남자로서 여자들이 겪는 명절 스트레스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든 생각일 수도 있다. 인정한다. 하지만 책의 사례에서 언급된 그 남자 정도로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시댁의 명절 문화가 어떤지에 대한 궁금증을 남자는 예비 신부와 예비 시어머니가 있는 자리에서 이렇게 물어본다. "엄마, 근데 얘가 갑자기 명절에 대해서 물어보네요. 결혼할 생각하니까 걱정이 되는 모양이죠?"(p.117). 뿜었다. 이렇게 하지는 말자.


처세지향적인 내용에 대해 다소 비판적인 리뷰를 했지만 정말로 비판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다양한 종류의 남녀들이 다양한 형태의 연애를 하며 다양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사례들을 36편의 작은 에세이로 풀어내고 있다. 각 글들마다 다른 사례들이 제시되고 있으며 그 사례들을 통해서 연애시절에, 결혼 전에, 결혼 후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려다보니 '성공'이라는 목표에 촛점을 맞춘 것처럼 느낀게 아니겠나 생각된다.





행복이란 공감 능력, 즉 서로를 이해해줄 태세가 얼마나 되어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결론이었다. 그러니까 여성의 미래는 사랑하는 남자와 얼마나 잘 소통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우아한 여신이 될 것인지, 아니면 투덜이 마녀가 될 것인지. 그 책임의 절반은 남자의 어깨에 달려 있는 셈이었다.  - p.125


이 책을 읽고 난 내 느낌은 이렇다. 남녀간에는 분명히 일반화시키니 힘든 차이가 있다. 그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품어주는 것이 성공적인 남녀관계의 지름길이며 사랑의 완성이다. 그 다름이라는 것은 단지 사고방식과 라이프 스타일의 차이뿐만 아니라 가족관계과 그(녀)가 살아온 과거의 환경,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는 비전의 다름까지도 포함한다. 그 다름을 '인정'하고, '공감'하며, 더 나아가 '동감'하지 않는 이상 남녀관계는 성공할 수 없다.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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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청소법
국내도서>자기계발
저자 : 마스노 슌묘 / 장은주역
출판 : 예담 2012.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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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받아 든 순간 느꼈던 생각은, (우습게도) 요즘 출판계는 스님이 대세인가 라는 것이었다. 최근 국내 베스트셀러의 상위권이 스님들의 책이 많이 올라있는 것을 알았기에 더 그랬던 것 같다. 이 책은 일본의 겐코지라는 절의 주지스님이자 정원 디자이너로 활동중인 마스토 슌묘라는 분의 책이다. 저자는 환경디자인과 교수로 강단에 서기도 하는 분이다. 제목에서 느낄 수 있다시피 '청소'에 관한 책이다. 책의 전체 내용은 집안 청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그 청소라는 과정을 통해 나 자신의 묶은 때를 씻어내고 진정한 나 자신의 찾아가는 명상의 과정이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왜 청소를 해야 할까요? 사람을 태어나면서 한 점 흐림도 없는 거울 같은 마음을 갖고 태어납니다. 하지만 살아가는 동안 마음속에 티끌과 먼지가 쌓여가지요. 티끌과 먼지를 털어내고 본래의 거울 같은 마음으로 되돌리기 위해 청소를 하는 것입니다.


1장의 제목인 '청소는 마음을 닦는 것'에서 말해주다시피 내 방과 내 생활 주변은 내 마음 상태를 나타내주는 것이므로 깨끗이 저일한 방에서 생활하기 시작할 때 마음도 역시 상쾌함을 맛볼 수 있다. 솔직히 나는 청소를 잘 하는 편이 아니다. 내 주변은 항상 어질러져 있으며 그것에 익숙해져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지나친 깨끗함을 추구하는 경지에까지 이르기는 내 의지가 약하지만 어느 정도는 가지런히 정돈하고 먼지를 제거하고 생활의 품위를 유지해 보고자 하는 욕구가 생겨났다. 


책은 때로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며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우쳐주기도 한다. "오랜 시간에 걸쳐 선조가 인생을 꿋꿋이 살아남아 연을 이어온 결과, 우리는 이렇게 존재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태어나서 지금에 이른 것은 기적이라고 불러도 되겠지요(p.47)." 정말로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사람은 한명 한명 모두 귀한 생명체이다. 그러한 내 몸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 비단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가장 명심해야 할 생활 마인드가 아닐까 싶다.


천수를 다하는 그날까지 생명은 소중히 간직해야만 합니다. 그러므로 생명을 끊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됩니다. 정성을 다해 생명을 맡아둬야 할 책임을 모두가 똑같이 지고 있습니다.  - pp.47~48


소중한 나의 몸이 존재하는 곳, 그 몸이 하루 24시간 중 처음 맞이하는 아침시간에 5분을 투자하여 청소하라는 조언도 눈여겨 볼 만하다. 솔직히 나도 회사원 시절 아침의 5분이 시간이 있다면 잠을 좀더 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여유라는 것을 찾아보기 힘든 요즘 아닌가. 하지만 저자는 나만의 청소 스타일을 만들어보라고 조언한다.


청소를 계속하는 요령은 '나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는 것입니다. 자신의 스타일을 찾기 위해 청소 시간을 정하고 실제로 청소를 해봅니다. 작업의 속도도, 방의 수도, 집의 크기도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방식'이 필요합니다.  - pp.107~109


2장의 말미에서는 장소별 정리습관을 현관부터 거실, 부엌, 화장실, 베란다에 이르기까지 청소방법을 소개한다. 또한 계절별 옷 정리하기, 식기 정리, 책상 정리, 우편물 처리방법 등 저자가 경험했던 청소와 정리의 노하우를 쏟아낸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마음의 '평정심'에 집중한다(p.167). 더 나아가 청소의 행위를 인격과 인품으로 연결시키기까지 한다.


벗은 신발을 정돈해두지 않는 사람은 자신의 마음도 정돈되어 있지 않습니다. '고작 신발 벗는 방법 정도로'라고 생각하겠지만, 이것은 하나의 상징입니다. 벗은 신발을 가지런히 한다. 그런 사소한 것에서 그 사람의 '인품'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 pp.119~120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또는 지겨워하는 일상의 행위인 청소를 통해 저자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종교적 성찰을 보여준다. 어찌보면 하찮아 보이는 청소가 그날 그날의 고민이나 근심거리를 잊고 인생의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니 저자의 이야기대로 한번 아무 생각없이 쓸고 닦고 먼지를 털어내도록 해야겠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내 주변이 더러운 것보다는 깨끗하고 정돈된 것이 좋지 않겠는가.


청소는 일상 속에서 무념무상이 될 수 있는 시간입니다. 무심히 청소를 하는 그 순간만큼은 그것과 완전히 하나가 됩니다.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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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 100일의 기적
국내도서>가정과 생활
저자 : SBS 스페셜 제작팀
출판 : 예담 2012.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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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알고 일었어야 하는 책인데 늦게 읽어서 아쉽기도 하고 늦게나마 읽게 되어서 다행이기도 하다. 우리 집은 둘째 아이 출산 이후 현재 100일이 약간 넘은 상황이다. 산후조리가 정말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내가 당장 산후조리의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동안 많은 공부를 하지 못했다. 특히 큰 아이 출산 이후 산후조리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둘째 아이 출산 이후의 조리도 큰 문제 없이 진행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재 아내는 요통으로 정형외과에서 정기적으로 물리치료를 받고 있으며, 손목은 터널 증후군으로 통증을 계속 느끼고 있다.

 

서양의 문화와는 다르게 우리나라에서는 독특한 산후조리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산후조리원에는 한여름에로 내복을 입거나 씻지 않는 산모들이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만의 전통 산후조리법을 과학적으로 검증하여 좋은 점은 받아들이고 현실과 맞지 않는 지침이 있다면 수정하거나 좋은 대안을 제시하고자 함이 이 책의 목적이다. 이 책의 내용은 2011년 12월에 SBS스페셜의 2부작으로 방영했던 방송 컨텐츠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책의 첫부분인 Part 1과 Part 2는 ‘산후풍’의 실체에 대해서 밝히고자 했다. 산후풍은 한국 여성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유독 우리나라 여성들이 산후풍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서양의 여성들도 출산 후 원인모를 통증을 호소하는 사례도 있다고 하며, 동시에 아시아의 산후조리 문화도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산후풍 즉 출산 후유증의 원인 중의 하나로 이 책은 스트레스를 지적하고 있다. 이해하고 배려해 주는 가족이 있는지를 질문하면서 실제로 그런 가족들이 없었기 때문에 아이를 낳고 나서 고통을 받았던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임신과 출산으로 여성의 몸은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되는데 그 자체만으로도 여성에게는 큰 스트레스일 것이며 출산 후 관심이 아이에게로 쏠린다는 것, 그리고 여성 스스로도 육아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자신의 사소한 질병이나 고통은 외면하게 된다는 것이 출산 후유증으로 고통을 받는 이유인 것이다.

 

Part 3에서는 우리나라의 전통 산후조리법을 한방 문헌에 근거하여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책은 전통적인 산후조리 수칙에서 오해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설명을 집중하고 있다. 전통 수칙이었던 너무 덥게 하거나 일부러 땀을 내는 행위는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며, 미역국을 지나치게 많이 먹을 경우 요오드 과다섭취가 될 수 있는 상황도 피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다만 모든 것이 다 틀리고 잘못되었다는 설명은 아니다. 산후조리의 환경 변화에 따라서 전통 수칙이건 서양의학이건 재해석을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Part 4와 Part 5는 실제 산후조리 산모들이 지키면 좋을 만한 수칙들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출산 전부터 많은 걱정을 하게 되는 산후우울증과 산호비만에 대한 내용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 산후우울증은 산모뿐만 아니라 유아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아이의 정서발달과 부모와의 애착관계 형성을 위해서 신경을 써야할 부분이다. 또한 모유수유 산모들에게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비만일 것이다. 아이의 영양을 생각하면 많이 먹게 되고, 또한 자신의 몸을 생각하면 다이어트를 해야되는 선택의 상황에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일반적으로는 출산 후 3주 이후가 되면 몸을 가볍게 움직이면서 적당한 식이요법으로 식생활을 관리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모유수유 자체가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데 모유 수유 자체가 칼로리 소비가 많이 되는 만큼 허기를 쉽게 느끼게 되는데 이 때 필요한 영량 이상으로 과식하지 않도록 먹는 양을 조절하라고 권한다.

 

산후조리를 해야 하는 여성들은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임신을 한 여성들이 대부분 출산에 대한 두려움과 육아의 준비로 정작 자신의 산후조리에 대해서는 많은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은데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산후조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기를 바란다. 또한 남편들도 같이 읽고 공부하여 서로 배려하는 가정생활이 되었으면 한다.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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