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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K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국내도서
저자 : 이리나 레인(Irina Reyn) / 강수정역
출판 : 예담 2013.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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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현대판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인 이리나 레인은 1974년 모스크바 태생으로 일곱 살에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주한 러시아계 유대인이다. 이 소설은 그녀가 2008년에 쓴 작품으로 미국의 몇 언론에서 2008년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리뷰를 하기에 앞서 나는 안나 카레니나를 읽지 않았기에 원작과 비교 평가는 할 수 없었음을 밝혀두는 바이다.


그녀의 본명은 안나 로이트만. 소설은 알렉스 K와의 결혼 준비로 분주한 가족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미 결혼식을 준비하던 중에 받았던 프로포즈. 그리고 곧바로 이어진 결혼생활. 이제 그녀의 이름은 안나 K. 그다지 끌림이 없던 사람과의 결혼으로 무료했던 안나 K는 사촌동생 카티아가 좋아하던 데이비드를 마음에 품게 된다. 그리고 알렉스 K와는 이혼을 전제로 별거하고 데이비드와 동거를 시작한다. 충격을 받은 카티아는 또다른 남자 레프와 결혼한다. 안나 K는 또다시 데이비드와의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이미 한번 상처를 준 카티아의 남편 레프에게 또다시 마음이 가면서 번민이 계속된다.



마지막 부분에서 안나 K가 레프와의 만남을 목적으로 참석한 카티아 가정에서의 파티에서 주위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p.311). "몰인정한 여자네. 제 속으로 낳은 아이를 나 몰라라 하다니.", "그 남자와도 오래가지 못할걸.", "처음부터 끝까지 몰인정하지." 상식적인 선에서 그 사람들의 비난에 공감하면서도 왜 안나 K에게 동정이 가곤 했다. 객관적으로 보아 안나 K에 대한 비난은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안나 K의 심리상태에 대해 묘사하면서 그녀의 동정심을 유발한다. 안나의 어머니가 알렉스 K와 다시 합칠 수는 없겠느냐며 안나에게 애원하는 장면이 몇번 묘사되면서 나역시 원상태로의 회귀를 바라면서 그녀를 동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책을 덮으면서 그 동정은 더 이상 필요없게 되었다.


'사랑'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남편이었던 알렉스 K에게 데이비드를 향한 마음을 전하면서 "나는 그를 사랑해요."라고 말한다. 그 사랑의 대상이었던 데이비드를 떠나겠다고 먹었던 그 마음은 사랑이 아니었던 것인가. 레프는 자신을 찾아온 안나 K를 향해 타이밍이 맞지 않을 때 찾아왔다고 하며 거절한다. 서로의 마음을 알았지만 가정을 깨는 것을 원치 않았던 레프. 그 경계를 오고갔던 안나 K. 그 경계에서 자신의 새로운 삶을 찾기 위해 떠나는 데이비드.


결말을 암시하는 복선도 등장한다. 안나는 꿈을 꾸었고 그 꿈에서 폭력배를 만나 협박을 받는다. 그리고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들은 앞으로 닥칠 재앙을 경고했다.' 안나에 대한 동정이 사치일지 모르지만 안나는 알렉스와의 결별에 이유를 분명히 했다. 그는 그녀를 너무 몰랐다는 것이다.(p.195) 그것이 목소리만 들어도 좋았던(p.151) 알렉스와 결별한 이유다.


엔딩장면을 보면서 우울한 마음과 함께 나는 안나와 같은 사랑은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서로를 알아가고 신뢰하는 것. 그리고 각자의 꿈을 공유하고 함께 이루어가는 것. 그것이 사랑의 시작이 아닐까.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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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
국내도서>인문
저자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Vladimir Nabokov) / 이혜승역
출판 : 을유문화사 2012.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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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한 때 나의 꿈은 국문학과나 문예창작과에 들어가서 시인이 되어 시집을 출간하는 것이었다. 잠시나마 문학소년의 꿈을 가졌던 것이 지금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물론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언제나 그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가져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20여년전 고등학교 시절에 가졌던 그 꿈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단지 그 대상이 국문학이 아니라 러시아문학으로 바뀌었을 뿐.

 

사실 나는 러시아 문학에 대해서 잘 모른다. 잘 모른다기 보다 러시아 문학이라는 것이 이렇게 방대한 연구성과물이 있을 정도였는지 그 존재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그런데 목차를 보다보니 아는 사람 이름들이 나온다. 톨스토이, 토스토옙스키, 체호프, 고리키... 책의 처음 부분에 나오는 니콜라이 고골을 제외하고는 한두번씩은 다 들어봤던 작가들이다. 이 나이되도록 그 작가들의 책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말이다. 부끄러운 일이다.

 

책을 읽다보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된다. 예를 들어 빅뱅으로부터 우주가 탄생하여 태양계가 생기고 인류가 진화했다는 내용의 책을 읽다보면 종교에 대한 관심이 생기게 되고 과학에 반발하는 종교에 대한, 특히 기독교에 대한 책을 읽다보면 서양철학에 관심이 가게 되고, 서양철학 책을 한두권 읽다보면 역사에 관심이 가고... 돌고 도는 독서의 물레방아여!

 

이 책은 지금까지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의 완결편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무려 14권에 달라는 다른 도서들을 추천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오! 감사합니다(ㅠㅠ)

 

처음부터 읽지는 않았다.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을, 특히 러시아 문학에 문외한인 내가 '흥미롭게' 읽기 위해서는 좀더 많이 들어본 작가들을 읽으면서 워밍업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고른 것은 톨스토이. 근데 이 나보코프라는 이분. 꽤 코믹한 분이다. 러시아의 소설가 순위를 매기면서 1위를 톨스토이로 평가하고 도스토옙스키는 순위에 넣지 않았는데 그 이후에 나오는 문장은 토스토옙스키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항의하려고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 잠깐이나마 미소가 지어지지 않는 분은 패스. 어디선가 나도 이런 평가를 들은 적이 있다. 도스토옙스키보다는 톨스토이가 더 위대하다는. 하지만 나는 이런 저자의 평가에 매몰되지 않으려고 한다. 작가에 대한 평가, 특히 문학작품에 대한 평가는 개인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내가 러시아 문학을 좀더 접한 뒤에는 다른 평가를 내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다.

 

톨스토이의 첫 작품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안나 카레니나>다. 나는 읽어보지 못했지만 '불멸의 걸작'이라는 저자의 평가에 반드시 읽어야겠다는 작심을 하게 되었다. <안나 카레니나> 작품을 설명하기에 앞서 톨스토이라는 작가에 대한 소개로 몇페이지를 할애한다. 읽다보니 모든 작품들을 설명할 떄 이런 식이다. 작품만 해설하지 않고 작가의 인간적 모습까지도 언급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를 쓴 시기는 1860년대에서부터 1870년대 초까지의 시기인데 톨스토이는 1870년대 말에 들어서면서, 마음 속에서 진행된 양심과 쾌락의 전쟁에서 양심이 그의 삶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에 예술은 반종교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면서 안나 카레니나를 마지막으로 붓을 꺾는다. 이 책을 통해 톨스토이가 힌두교와 기독교의 혼합된 새로운 종교의 가르침을 신봉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부분은 다른 책들을 통해 좀더 연구해볼 내용이라 여겨진다.

 

톨스토이가 추구했던 진실(대문자 T로 시작하는 Truth)에 대해 설명하는 대목은 정말 압권이다. 이 절대적인 진리를 많은 러시아 작가들이 관심을 갖고 찾아왔는데 저자는 톨스토이가 추구했던 진실은 바로 톨스토이 자신이었고 톨스토이 자신이 예술이었다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절대적 진실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절대적 진실이라는 환상에 쉽게 도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절대적 진실을 추구하는 과정 자체를 더 중요시 했다(p.270). 톨스토이가 절대적 진실을 추구했던 과정은 결국 불멸의 진리로 승화되어 자신의 이미지, 즉 자기 자신을 찾는 결과를 얻었다.

 

톨스토이에 이어 읽은 작가는 도스토옙스키이다. 저자는 그에 대해 평가절하했지만 나름대로 관심을 갖고 읽어보았다. 나의 무식으로 인해 아는 작품은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단 두편 분이다. 바로 작품해설로 들어가지 않고 도스토옙스키에 대한 간략한 소개로 시작한다. 역시 톨스토이를 읽으면서 느꼈던 대로 작가는 도스토옙스키에 대해 위대한 작가는 아니라고 평가(p.194)한다. 더 나아가 '훌륭한 유머가 번득이긴 하나 문학적 진부함이라는 황무지를 지닌 평범한 작가에 불과하다'고 악평한다. 유럽 추리 소설이나 감상주의적 소설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p.202)고도 평가한다. 극작가가 될 운명이었지만 어쩌다 길을 잘못 들어서서 소설을 쓰게 된 사람(p.204)이라고도 평가한다.


저자가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중에서 최고라고 평가한 작품은 <분신>이다. <분신>은 첫 작품이었던 <가난한 사람들>의 성공 이후 두번째 작품인데 평단의 냉담한 반응을 얻었던 작품인데 본 도서에서는 소개하지 않았다.<죄와 벌>을 시작으로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해설한다. 물론 도스토옙스키에 대해 평가를 하듯 <죄와 벌>에 대한 평가도 설득력이 약하다는 악평을 내린다. <카라마조프카의 형제들>은 특이하고 혼란스럽다고 평가한다. 하다못해 각 장의 제목 설정 조차 소설의 내용과는 다르게 진기하고 이상함만 강조했다고 한다(p.255). 이런 여러가지 비판적 요소들은 도스토옙스키가 신경쇠약이나 간질병을 앓아왔고 어린 시절 아버지의 죽음(타살)이 자신의 책임이라는 죄책감도 어느 정도 이유로 작용했으리라 생각된다.


도스토옙스키가 육체적 고통과 모욕이 인간의 도덕을 증진시킨다는 생각에 광적으로 집착한 것은 개인적 비극에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 시베리아 유형으로 인해 그는 내면에 있던 자유 애호가, 반역자, 개인주의자로서의 모습이 어느 정도 사라져 버렸고, 그 자연스러움이 상실되었엄을 감지했지만, 그는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되어 돌아왔노라고 고집스럽게 주장했다. - p.219


러시아. 웬지 나에게는 멀게만 느껴지는 나라다. 어린 시절 '소련'이라는 공산주의 국가로 기억되었고 고등학교 시절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를 읽으면서 뭔가 변해가는 나라라는 인식이 생겼다. 그래서인지 그저 공산주의라는 삭막한 사회에서 변해가는 나라라는 정도의 인식이 아직까지 남아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1917년 이전의 러시아는 문학이나 음악 등 문화적으로 상당히 융성했고 놀랄 만한 예술가들이 많았음을 떠올리게 되었다. 책을 처음 펴들었을 때 이 책에서 소개되는 여러작품들 정도는 중고등학교 시절 다 읽었어야 하는 책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다못해 대학생때라도. 하지만 마흔이 넘은 지금의 상황도 고전을 읽기에 늦지 않은 나이라는 자신감을 가지면서 차차 정복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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