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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문화 리뷰어 [techleader.net]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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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초반부만 읽어서는 얼마전에 읽은 ≪메이블 스토리≫를 떠올리게 되는 작품이다. 메이블 스토리≫는 갑자기 사고로 아버지를 잃게 된 저자가 아버지와의 추억을 되살리고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참매를 기르는 일종의 자전적 성장소설 형식의 에세이였다. 이 책에서도 가족의 죽음으로 인해 일종의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겪는 한 사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인공인 노암은 어린 시절 자신의 실수로 어머니가 죽는 현장을 목격한다. 그 이후로 정신적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앓게 되면서 30대 중반의 나이에 이르른다. 담당 의사였던 리네트의 조언으로 예루살렘을 방문하여 예언가 사라를 만나게 되고 그의 예언능력이 미심쩍었지만 신과 영혼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자신과 같은 날 죽게 될 다섯 사람들의 정보를 전해 듣게 된다.



일종의 치유를 경험하는 주인공을 통해 상처받은 독자들을 간접적으로 치유해 주는 효과를 가져오는 소설이다. 육체적인 치료야 내과나 외과 같은 병원에서 하면 되겠지만 정신적인 상처는 정신과에서조차 치료받기 쉽지 않을텐데 심리치료사 내지는 예언가라는 특별한 직종의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상처를 치유받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 신선하기도 하고 조금은 황당스러울 만큼 파격적이다.


추억이란 삶의 각 순간을 진정으로 체험할 수 있었던 사람들에게만 속할 뿐이다. 이 경우 추억들은 사진첩 안에서 저마다의 자리를 잡고 어떤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렇지만 삶이 어떤 기대에 불과했을 때, 우리는 가보지 못한 장소들과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아쉬움이 전하는 그림엽서들을 가질 수 있을 뿐이다.  - p.55


전체적인 스토리나 반전의 형식도 흥미롭거니와 또 하나 마음에 드는 것은 다소 철학적인 내용들로 인해 여러가지 사색을 하게 한다는 점이다. 어린 시절, 죽음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기도 전에 저자는 어머니의 죽음을 보게 됨으로써 혼자 남겨진 삶의 무서움을 경험한다. 그 상처가 얼마나 심했을지 짐작이 대략 가지만 체험하지 않은 이상 알 수 없을 것이다. 


내 경우를 볼 때 죽음은 삶도 죽음도 의미를 갖지 못하는 나이에 찾아왔다. 한순간 자동차 한 대와 비명 소리, 소란스러움과 공포가 잇따랐다. 그것은 어린아이였던 나에게 단 하나의 단어로 환원할 수 없는 사실들과 감정들이었다. 그때는 죽음이 존재하지 않았었다. 단지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장면과 그것으로부터 기인한 무서움만이 있을 뿐이었다.  - p.77


소개받는 다섯명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의문의 연결고리들의 조합이 맞춰지면서 소름이 돋는 경험을 하게 된다.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면서 그 소름끼치는 흥미로움의 이면에 역시 저자가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의 기쁨이 내포되어 있을 것이다. 저자의 네번째 소설이라는데 왜 이제야 알았을까 싶을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이야기를 접했다. 흥미롭게 읽은 소설의 경우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도 찾아보게 되는데 아마도 티에리 코엔도 그런 작가 중의 하나가 될 것 같다.


만일 당신이 다른 곳에 존재한다면
국내도서
저자 : 티에리 코엔(Thierry Cohen) / 임호경역
출판 : 밝은세상 2015.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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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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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스 테일 1
국내도서
저자 : 마크 헬프린(Mark Helprin) / 전행선역
출판 : 북로드 201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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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스 테일 2
국내도서
저자 : 마크 헬프린(Mark Helprin) / 전행선역
출판 : 북로드 201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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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번역 출간된 이 책의 원서는 1983년에 출간되었다. 1977년에 작가로 데뷔한 마크 헬프린의 작품으로 발렌타인데이인 지난 2월 14일에 미국에서 영화로 개봉되었다고 한다. 영화는 콜린 파렐, 제니퍼 코넬리, 러셀 크로우 주연에 아키바 골즈먼이 감독을 맡았다. 국내에는 두권으로 분권되어 번역 출간되었는데 두권 모두 합치면 1,000페이지가 넘는 비교적 방대한 양이다. 그동안 북로드에서 스토리 콜렉터라는 시리즈로 SF나 추리 소설 장르를 소개해 왔는데 사실 이 책이 이 시리즈에 끼일만 한 스릴있는 소설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시공간을 초월하고 사물에 인격이 부여되는 등 판타지적인 요소들이 있지만 그렇고 그런 가벼운 판타지 소설로 치부하기에는 작품이 너무나 '고급'스럽다.



소설의 재미를 주로 초반부에 얼마나 빨리 몰입할 수 있느냐, 그리고 마지막에 얼마나 기대 이상의 반전이 있느냐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둘다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다. 시대가 확실히 짐작하기 힘들 뿐더러 갱단에서 탈출한 사람이 백마를 타고 갱단의 총알을 피해 뛰어가는 모습을 머리 속에 쉽게 그릴 수 있는 설정이 아니었다. 하지만 페이지들을 넘기며 읽기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애매모호하게 표현하는 인물들의 성격이나 주변 상황들이 점점 뚜렷해짐을 느낀다. 몰입도나 반전 등의 잔재미는 없지만 우리 사회를 생각하게 만드는 큰 '울림'을 주는 소설이라고 자부한다.


갱단에서 탈출한 주인공 피터 레이크는 다시 갱단에게 잡힐 뻔하다가 백마를 타고 다시 도망치게 된다. 그를 변화시킨 건 도둑질하러 들어간 집에서 만난 베버리라는 열여덟 살 소녀다. 처음 만났을 때 피아노를 치고 있던 그 소녀는 폐결핵으로 죽음 직전이 도달해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부자도 죽음을 피해갈 수 없었다. 


지상의 보물이란 움직임, 용기, 웃음, 그리고 사랑 같은 것이라는 사실도 잘 알았다. 그런 것은 부자도 돈으로 살 수 없었다. - 1권, p.219


뉴욕 타임즈 선정 '지난 25년간 최고의 미국소설'이라고 하는데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 책을 읽다가 가장 눈의 띄는 부분은 사실적이면서도 추상적인 표현을 한 문장들이다. 분명히 어떤 분명하게 떠오르는 사실을 묘사한 문장인데 그 문장은 상당히 추상적으로 씌여져 있다. 예를 들면 피터 레이크와 베버리가 처음 성애를 나누는 장면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그녀는 두 사람이 급하게 서로의 몸을 탐하는 과정에 하게 될 일을 놀랄 만큼 정확하게 상상해왔지만, 그들이하나가 되는 순간 느끼게 될 힘과 자유분방함에 대해서는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마치 그들은 지금까지 1000년 동안 서로에게 다가서지 못하도록 금지당해왔고, 앞으로 또 다시 1000년 동안 떨어져 있게 될 운명이라도 되는 듯 굴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가슴과 가슴을 맞대고 팔과 팔을 엮은 채 환상과 빛 속에서 마치 구름 속을 선회하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 p.223


현실과 환상, 과거와 현재, 시공간을 넘나드는 소설. 피터 레이크와 베버리의 사랑은 베버리의 죽음으로 끝나게 되지만 둘 사이의 인연이 어떻게든 이어지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남겨놓고 2권으로 넘어가게 된다. 부분적으로 디스토피아적인 도시 모습도 보여주는 이 소설은 남녀간의 사랑이라는 주제와 함께 도시에서의 삶과 정의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어떤 과정을 통해 조성되어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가. 그 안에서 주어진 사람들간의 관계와 만남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곧 국내에서도 영화가 개봉될 예정이라고 하니 소설과 함께 영화감상의 즐거움도 같이 누리면 좋을 것 같다.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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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 HOBBIT 뜻밖의 철학
국내도서
저자 : 그레고리 배스햄(Gregory Bassham),찰스 탈리아페로(Charles Taliaferro),로라 가르시아(Laura Garcia),데이비드 카일 존슨(David Kyle Johnson),데이비드 오하라(David O’Hara)
출판 : 북뱅 2013.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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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목은 The Hobbit and Philosophy이다. 우리나라 번역본에는 '뜻밖의'라는 단어도 더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은 호빗이나 반지의 제왕 등 톨킨의 환타지 작품에 그저 환상적인 요소만 들어갔으리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책 제목이 이 모양으로 나온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톨킨은 소설가이기도 하지만 대학의 교수였으며 C.S 루이스와 친분을 유지하면서 신학과 철학을 아우르는 방대한 작품들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책에는 <호빗>의 철학 즉, 이야기의 윤리적이고 개념적인 배경을 제공하는 핵심 가치들과 전반적인 가정들을 탐색하는 장이 있는 한편, 다른 장에서는 <호빗>에 담긴 주제들을 활용해 다양한 철학 사상들을 탐색할 것이다.  - p.9 (들어가며)


서문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시피 호빗의 내용을 중심으로 다양한 철학 사상을 설명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의 첫 내용은 호빗의 모험심에 대한 이야기로 출발한다. 호빗의 주인공인 빌보는 모험을 겪은 뒤 더 현명해졌다. 여행이라는 도전을 통해 그의 시야라 넓어졌다는 것이다. 그의 변화는 <반지의 제왕>에까지 그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 "비록 실패하더라도 위대한 일에 도전하고 영광스런 승리를 거머쥐는 것이 승리도 패매도 모른 채 잿빛 어스름 속에서 살면서 기쁨도 시련도 겪지 못하는 가련한 정신의 반열에 서는 것보다 훨씬 나은 일이다.(p.28)" 이런 점에서 보았을 때 빌보는 탁월한 도전가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도전을 통해 자신을 변화시켜나가는 혁신의 과정을 겪었다.



코스모폴리탄을 제안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두번째 내용도 주목할 만하다. 코스모폴리탄이란 고대 그리스에서 기원한 단어이자 철학 사상으로, 사람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삶을 산다는 사실을 알고 모든 이의 복을 비는 세계 시민을 뜻한다. 샤이어에 사는 호빗들은 코스모폴리탄과는 상반된 전형적인 국지인이었다. 그러나 빌보는 이런 한계를 뛰어 넘어 코스모폴리탄으로 거듭나고 있으며, 톨킨은 빌보의 모습을 빗대어 우리도 코스모폴리탄이 될 것을 권하고 있다. 콰메 엔터니의 <세계시민주의>의 내용을 인용하면서 세계시민주의는, 즉 코스모폴리탄은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 일종의 문제제기라고 이야기한다. 코스모폴리탄을 세계시민주의를 빗대어 본다면 오류가능주의와 다원주의를 지향한다고 할 수 있다. 내 개인적인 견해와는 다르지만 저자는 이런 사상을 지지하면서 함게 공주하기 위해서는 이방인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지적한다.(p.43)


3장은 플라톤이 한 말로 시작한다. "엄청난 부와 명예와 명성을 쌓으면서도 지혜와 진리와 영혼의 계발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니 부끄럽지 않은가?" 톨킨은 외형적인 영광보다는 내재적인 미덕(가정생활의 미덕과 기쁨)에 좀더 가치를 두고 있다. 플라톤적인 영광은 기독교적인 영광을 의미하며, 여기서 미덕이란 겸손과 친절, 사교성, 이타심 등을 말한다.(p.51) 호빗의 빌보는 모든 대단한 모험과 자신이 얻은 찬양 속에서도 소소한 가정적인 것들의 아름다움을 여전히 사랑했다. 톨킨과 플라톤은 더 행복한 세계로 가는 길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겸손을 미덕을 강조하는 4장, 탐욕의 위험성에 대한 교훈을 알려주는 5장을 지나 최근 북한의 핵 위험을 경험하면서 '전쟁'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 6장의 내용도 의미있다. 톨킨 자신이 정전론에 대해 100% 동의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호빗을 비롯한 그의 작품 전체를 통해서 볼 때 "이 세상에는 좋은 것들이 많으며, 싸워서 지킬 가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는 저자의 이야기이다. 반지의 제왕 못지 않게 호빗에서도 많은 전쟁 장면이 나오는데 개중에는 불필요한 전쟁의 모습도 그려지지만 그런 모습 조차도 옳은 것을 쟁취하기 위한 전쟁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예술을 설명한 7장, 놀이에 대한 이야기하는 8장도 인상적이다. 우리가 흔히 놀이라고 하면 진지함이 결여되어 있거나 나태한 상태를 상상하게 되는데 호빗에서 톨킨은 놀이의 중요성을 여러 사례를 통해 역설하고 있다.  다만 모든 놀이가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든 놀이가 동등하다고는 볼 수 없다. 예를 들어 간달프의 놀이와 고블린의 놀이는 그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


'철학'이라는 광범위한 주제에서 몇가지 키워드를 추출하여 호빗에 내용과 결합시킨 의미있는 책으로 생각된다. 저자로 참여한 사람들도 모두 톨킨 매니아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톨킨의 여러 작품들에 대해 박식한 면을 보여주고 있다. 책에서 이야기한 몇가지 특징들을 기억하면서 톨킨의 작품을 다시 보게 되면 더 의미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혹시나 호빗을 책이나 영화로 보지 않은 분들이 이 책을 보게 된다면 등장인물이나 내용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에 책에서 이야기하려는 바를 알아내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불을 뿜는 '스마우그'는 드래곤인 주제에 어째서 인간의 왕국을 무너뜨릴 정도로 황금과 보석을 탐하는 걸까?

선을 대표하는 엘프는 할리우드 배우처럼 아름답고, 악의 세력 오크는 이루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추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엘프들이사는 지상낙원에서는 어째서 채식과 음식이 빠지지 않는 것일까?

모든 생명체에게 '집(home)'은 어떤 대상일까? 혼자 사는 빌보는 왜 끊임없이 집을 그리워할까?

어두운 동굴 속에서 반지만 끼고 사는 골룸이 수수께끼 놀이 같은 지적 유희에 환장하는데는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절대반지'를 통해 톨킨이 말하고자 하는 인간 욕망의 본질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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