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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작
국내도서
저자 : 표윤명
출판 : 새문사 201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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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급 문화재를 포함하여 기존에 진작(眞作)으로 감정받았던 많은 고서화들이 위작(僞作)일 가능성이 많으며, 위작을 진작으로 둔갑시켜 비싼 값에 팔고 업계의 위상을 유지하는 것이 고서화계의 관행이라는 음모론을 근간으로 조선시대와 현대를 오가며 흥미진진하게 추리해 나가는 소설이다.



주인공인 지환은 고서화점인 탐묵서림을 운영하는 탐매 송계하로부터 고서화계에 난무하는 비리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한편 지환은 고서화 전문가인 박찬석 교수에게 지도를 받는 과정에서 탐매가 언급한 그 비리를 짐작하게 만드는 사건을 목도한다. 업계에 난무하는 비리를 폭로하고 바로잡고자 다짐하는 지환에게 탐매도 도움을 주기로 약속한다.


이야기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추사 김정희가 유배 시절에 느즈막하게 거둔 제자인 추재를 비롯하여 석파, 우선 등 그의 제자들과 교류하던 삶과 대화 내용이 언급된다. 흥선대원군(석파 이하응)이 김정희의 제자였다는 이야기가 좀 새롭게 다가온다. 본문중 추사와 추재의 대화 내용이 이어지는 부분에서 추사가 추재에게 '서권기문자향(書卷氣文字香)'라는 문장을 통해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여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라고 당부하는 장면이 소설의 스토리를 떠나 인상적이었다.


붓을 잡는 사람은 항상 책의 기운과 문자의 향기를 갖추고 있어야만 하느니라. 많은 책을 읽어 머리와 가슴 속에 맑은 책의 기운과 문자의 향기를 가득 채워 넣어야지. 그러기 위해서는 수많은 책을 읽고 많은 글을 써 부끄럽지 않게 해야 한다.  - p.118


소설은 중반부로 들어서면서 추사의 제자 추재에게 집중한다. 논문작성을 위해 지도교수의 추천으로 찾은 국립도서관 고문서실을 찾는 지환은 우연히 보게 된 '해동화사(海東畵史)'라는 책에서 추재 윤증후라는 인물을 접하게 된다. 이 인물은 실제 역사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가공의 인물로 풀이된다. 아무튼 추재는 윤증후의 호로서 추사 김정희와 이재 권돈인의 제자였기에 그들의 호에서 한자씩 따다 호를 삼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중인이라는 신분상의 한계가 있던 인물이었다.


추재는 유배중이던 추사를 보살피다가 추사의 부탁에 따라 이재 권돈인, 우봉 조희룡 등을 차례로 만나 가르침을 전수받는다. 추사와 이재, 우봉 모두에게 가르침을 받은 추재가 후반부에 인상적인 제의를 받는 과정으로 지지부진했던 이야기의 흐름이 결론을 향해 치닫는다. 그에 앞서 추재를 만난 자리에서 '예(藝)'의 길을 걷기 위해 어떤 마음을 가져야하겠느냐는 추재의 질문에 대한 우봉의 답변 인상적이어서 인용해 본다.,


먼저 자신의 길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어야겠지. 이 길에서 나는 반드시 이루고 만다는 신념. 그것이 필요한게야. (중략) 세상이 언젠가는 알아 줄 것이다. 실력을 갖추기만 한다면 하늘은 언젠가는 그 이름을 세상에 드러나게 해 줄 것이다.  - p.162


이런 식으로 추사, 이재, 우봉 모두에게 글씨와 그림 뿐만 아니라 마음가짐에 대해서 가르침을 받은 추재는 자신의 스승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고 비루한 삶을 살다가 자신의 그림을 추사의 것으로 둔갑시켜 팔면 어떻겠냐는 그림상의 제안에 망설이기 시작한다. 사실 중인의 신분으로 자신의 삶에 늘 한계를 느껴왔던 추재에게 이 제안은 큰 고민이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결정하게 되었고, 지환은 이 부분까지 읽고고 책(해동화사)을 손에서 놓게 된다.


김정희의 작품을 둘러 싸고 논란이 될 수 밖에 없는 해동화사를 보고 지환은 큰 충격에 빠진다. 하지만 박교수와 도서관의 고문서실장은 이 사실을 은폐하고 지환의 행동에 간섭하기로 한다. 책에서 처음부터 등장했던 보화회라는 비밀결사단체는 결말로 가면서 윤곽을 드러내고 박교수도 보화회의 회원이었음을 밝혀지고, 마지막으로 몇페이지 남지 않은 과정에서 큰 반전이 일어난다. 지환에게도 보화회의 회원으로 등록할 것을 권유하는 의외의 인물이 등장한 것이다.


전체적인 스토리가 과거와 현실을 오가는 과정에서 약간의 혼란이 있기도 했다. 특히나 전체적인 스토리 구성에 큰 관계가 없을 듯한 인문들이 등장한다는 것도 약간 어설픈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런 약간의 군더더기에도 불구하고 큰 핵심적인 줄거리는 말그대로 탄탄하다. 마지막의 반전도 의외라고 생각되어 놀랍다. 저자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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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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