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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에게 말을 걸다
국내도서
저자 : 신현림
출판 : MY(흐름출판) 2013.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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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며 2011년에 출간한 ≪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 할 것들≫ 이후에 아버지에 대한 책도 하나 써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집필을 시작하여 완성한 책이다. 어머니와는 또다른 아버지 고유의 서먹한 관계, 그리고 막상 다가서면 속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전통적인 이미지를 깨고 아버지가 아닌 '만만한 아빠'로 다가가기 위한 저자의 노력을, 술술 읽히는 문장으로 담고 있다. 엄마에 관한 저자의 책은 읽어보지 못했으나 아빠에 관한 이 책을 읽다보니 역시 이충걸의 엄마는 어쩌면 그렇게≫가 생각날 수 밖에 없었고, 얼마 전에 읽은 신현탁의 고맙습니다, 아버지와 비교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아니, 비교라기보다 어찌 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이 이리도 똑같은지. 신현탁의 책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며 쓴 책이며, 신현림의 책은 살아계신 아버지에게 다가서는 과정을 그린 책이라는 점이 다를 뿐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고마움의 감동을 이야기하는 것은 동일하다.



부모가 되어봐야 부모의 심정을 안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고, 그 말이 사실임을 부모가 되서야 알게 되었다. 좀더 철이 들고 성장했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 성장은 절반의 성장임을 깨달았다. 저자는 엄마와의 이별을 통해 더 성장했다고 고백하는데 결국 큰 상실을 통해 배운 성장인 셈이다. 진정한 성장은 정말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 시작되는 것인가. 상실 이전에 더 많은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지금 내 감정을 표현하고 가족들과 아버지의 손을 잡고 스킨쉽을 나누는 순간이 지속되어야 하리라 생각해 본다.


나는 엄마와의 이별을 통해 내 인생이 상당히 변했음을 느낀다. (중략) 무엇보다 사랑의 표현을 미루지 않고 바로 전하게 된 것이야말고 가장 큰 변화다. 너무나 큰 상실을 통해 배운 성장이었다.  - p.118


아버지를 가장이라 생각하지만 아버지도 역시 가정의 한 구성원일 뿐. 내가 아버지가 된지 몇해를 지내보니 가장이 아닌 한 명의 가족구성원으로서의 인정이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우리 아버지들도 그러지 않을까. 대등하고 수평적인 관계, 마음을 털어놓고 울고 웃을 수 있는 관계를 원하고 있지 않을까. 그런 아빠에게 다가서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두가지 키워드를 제시하고 있다. 먼저 '지금 당장', 그리고 '사랑을 표현하기'. 살아계실 때 사랑을 표현해야지 돌아가신 뒤에는 후휘와 아쉬움만 남을 뿐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 사랑을 표현하라는 조언이 저자만의 저언은 아닐 것이다.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날이 반드시 오게 될텐데 그 날이 오기 전에 지금 당장 표헌하자. 그것이 진정한 사람이 되는 방법이다.


스스로 아버지의 날이라고 임의로라도 정해, 단 하루라도 아빠와 함께 보내자. 살아 있을 때 함께 사랑을 나누어야 우리는 비로소 사람이 된다.  - p.36


'아빠 살아계실 때 함께 할 것들'이라는 부제목처럼 아버지와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31가지로 추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일부는 '아빠와 우정쌓기', '아빠 멋지게 나이들게 돕기' 등과 같이 다소 모호한 표현도 있고, '아빠와 노래방 가기', '아빠와 함께 자전거 타기' 등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제안도 포함되어 있다. 물론 바로 할 수 있는 일이 더 마음이 와닿는다. 돌이켜보니 해본 것보다는 안해본 것이 더 많다는 생각에 앞으로 할 일이 많아졌음을 느낀다. 아빠 향수 사 드리기, 아빠와 수족관 가기, 아빠와 함께 음악 듣기, 아빠와 함께 자전거 타기, 아빠와 산책하고 등산가기, 아빠의 자서전 써 드리기 등은 꼭 해보고 싶다. 또한 추상적인 제안이라도 아빠의 속마음에 귀 기울이기, 아빠와 나의 마음을 표현하기, 아빠에게 새로운 세상 알려 드리기, 아빠의 진심 헤아리기 등은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찾아보고 싶다.


해보기는 했지만 너무 어렸을 때의 일이어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일이거나 겨우 한번 정도 해봤던 일들은 앞으로 여러번 다시 해보고도 싶다. 어렸을 때 살았던 단독주택에서 아빠와 나무를 심었던 기억, 본가에서 걸어서 왕복 1시간 거리에 있는 한강둔치까지 산책삼아 걸어서 다녀온 기억. 저자가 하라고 한 일중에 아버지와 단둘이 한 일은 생각해보니 그리 많지 않다. 그 흔한 영화조차 같이 본 일이 없으니 말이다.


온 가족들에게 식사한 후에 웃고 이야기하고 차와 과일을 먹는 시간은 휴식의 절정이다. 이 절정을 최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걱정을 멈추게 되더라. 걱정 멈추기도 훈련이다. 걱정을 멈추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속으로 '감사합니다'라고 외치는 것이다. 내 안에서 외치는 순간 하늘도 비도 바람도 다 축복임을 깨닫는다. 무엇보다 아버지와 함께함이야말로 최고의 축복이다.  - p.124


책 표지 이미지의 텍스트처럼 아버지는 외롭고, 아버지는 서툴고, 아버지는 고단하다. 하지만 누군가 말을 걸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더이상 외롭지 않고 서툰 관계와 고단함은 쉽게 풀릴 것이다. 그냥 보고 싶다고 말하며 다가서는 것. 자식들이 부모에게 해야 할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웬일로 회사까지 찾아왔니? 무슨 일 있는 건 아니지?"

"그냥 아버지가 보고 싶어서 왔어요."

별 싱거운 녀석 다 보겠다고 하실 때의 아버지 얼굴에 스쳐간 환한 미소를 B는 분명히 보았다.

'그냥 보고 싶어서 왔어요'란 말보다 더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말이 또 있을까. 아무 욕심 없는 순수한 말. 우리가 점차 잊어가고 있는 향기로운 말.  - p.143


그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으랴. 또 그 어떤 자식이 자기 부모의 은혜를 생각하지 않으랴. 간혹 망나니 같은 부모나 자식들이 있기는 해도 마음은 매한가지일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표현해야 한다. 쉽지 않지만 저자가 이야기한 여러가지 제안이 아니더라도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내고 대화하고 속마음을 털어놓고 미래를 함께 열 수 있는 관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저자의 제안들을 가슴깊이 받아들이며 실천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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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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