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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아트
국내도서
저자 : 노소영
출판 : 자음과모음(구.이룸) 201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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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책의 저자인 노소영님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이며,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부인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디지털 아트 전문기관인 아트센터 나비의 관장으로 2000부터 재직중에 있다. 책을 펴면 세 페이지에 걸쳐서 나오는 '들어가는 글'에서 저자가 어떻게 디지털 아트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를 설명하고 있는데 내용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20대 시절 경제학자를 꿈꾸었고, 환경경제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었던 1996년에 '너 미술 좋아하니?'라는 시어머니의 질문으로 그의 인생이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대기업 며느리로서의 책임감에 작용했으리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역시 사람 아니겠는가. 대한민국에 태어나고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야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직업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저자는 직업이 정해진 것도 본인의 뜻과는 별개였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하지만 어린 시절 꿈꾸었던 경제학도의 길을 가지 않은 것이 지금은 축복이라고 생각한다니 사람 일이란 참 모를 일이다. 저자는 이 책의 성격을 이렇게 설명한다.


이 책은 한 사회과학도가 우연히 예술에 입문에 디지털 아트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면서 보고 듣고 배운 바를 가감 없이 적은 기록서이다.  - p.9


대략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틈틈이 적은 글을 엮어서 출간하였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도 흥미로운 주제들이라 여겨져 본문을 읽어나가기 시작하는데 저자의 이력이 흥미롭게 느껴졌던 '들어가는 글'은 지나친 겸손이 아니었는가 생각하게 되었다. 흥미로운 주제이기는 했으나 문외한이었기에 느끼는 생각일지는 모르곘지만 책의 내용은 디지털 아트에 대해 짜임새 있고 잘 다듬어진 형태의 결과물이라고 여겨진다.


목차를 보며 세어보니 전체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은 4개에서 6개의 세부주제로 나뉘어져, 마지막 4편의 인터뷰 기사를 포함하여 전체 29개 주제의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각 주제의 글들은 독립적이지만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며 전체적인 스토리를 만들어간다. 대체로 에세이 스타일의 자기고백적 표현이 눈에 띄이지만 때로는 학술적인 논문의 느낌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경우에 따라 각 세부주제의 말미에는 본문에 언급된 내용을 좀더 충실히 보완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론이나 주석 형태의 해설이 제공된다.


대부분 책을 읽으며 군데군데 연필로 밑줄을 치거나 포스트잇을 붙여가면서 읽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열심히' 밑줄을 쳐가며 읽은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이 책의 큰 수확이라면 디지털 아트라는 주제와 이를 포괄하는 예술과 미학의 전반적인 영역에 대해 새로운 지식을 습득했다는 것이며, 또하나는 저자가 본문을 기술하는 과정에서 인용하거나 소개한 또다른 전문서적들을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렇게 소개받는 서적들은 앞으로의 지식 확장을 위해 구해서 볼 생각이다. 예를 들어 첫번째 장에서 알게 된 책중에 추가적인 관심이 가는 책으로 장 보드리야르의 ≪소비의 사회≫이나 ≪시뮬라시옹≫, 이브 미쇼의 ≪기체 상태의 예술≫, 로이 애스콧의 ≪테크노에틱 아트≫ 등이 있으며, 프로그래밍 예술을 언급하며 소개한 괴델의 '불완전성의 정리'와 관련된 책도 관심이 가는 내용들이다.


'왜 음악회에서 관객은 쥐 죽은 듯 있어야 하나? 관객과 함께 즐기는 음악은 예술이 아닌가?' 등의 질문을 통해 많은 예술가들이 새로운 예술의 형태를 추구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아무래도 '디지털 아트'라는 주제가 '아트'에 방점이 찍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디지털'의 특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인지 책에서는 증강현실이나 시맨틱 웹 같은 컴퓨터나 인터넷 관련 용어들이 곧잘 등장한다. 아울러 복잡계 이론이나 양자역학 등 최신 물리학 개념들도 등장하여 책 내용에 더욱 긴장하며 집중하게 만든다. 이 책의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인터넷 내용으로 구성된 마지막 장이다. 총 4편의 대담내용이 실려있는데 대화체 문장으로 실려있는 덕에 저자의 말을 좀더 현실감있게 들을 수 있었다.


쉬엄쉬엄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라는 점이 누군가에게는 단점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이 분야의 지적 욕구가 있었던 나에게는 추가적인 욕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정도의 보완은 되었다고 생각된다. 조금 아쉬운 점은 저자가 들어가는 글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짧게는 2년 전에서 길게는 11년 전에 쓴 글이라 과연 현재의 시점에서 저자는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그리고 글을 쓴 이후에 변화된 부분은 없는지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후속작품을 통해 보완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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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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