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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문화 리뷰어 [techleader.net]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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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클베리 핀의 모험
국내도서
저자 : 마크 트웨인(Mark Twain) / 북트랜스역
출판 : 북로드 201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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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트웨인의 대표작인 ≪톰 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아마도 대략 초등학교 1~2학년때 쯤에 동화책으로 모두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중에서도 톰 소여의 모험은 여러 번 읽었고, 두 작품 모두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으로도 여러 차례 방영되어 시그널 송의 일부가 아직 기억나지도 한다. 이번에 읽은 책은 허클베리 핀의 모험. 그러니까 대략 30여년 만에 '제대로 된' 책으로 읽게 된 것이다.



이처럼 장난스럽고 용감한 아이가 또 있을까. 한편으로 정상적이지 못한 행동들로 인해 주변사람들을 괴롭히지만 결말은 노예 짐에게 자유를 주는데 앞장서는, 노예의 친구로 포지셔닝한다. 물론 이제 막 학교에 들어갈 나이의 주인공이 다른 사람들을 속이고, 훔치고, 또 담배를 피우며 여행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눈에 거슬린다. 하지만 그 시대의 상황에 비추어 애교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소설의 배경이 된 곳들을 상상해 본다. 허클베리 핀과 짐의 이동수단이었던 십수명이 탈 수 있을 것 같은 뗏목은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하다. 그리고 그들이 다녔던 미시시피 강이 얼마나 큰 강인지 가보고 싶다. 물론 소설의 배경이 된 그때 그 시절로. 불가능하겠지.


아마도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거 애들이 보는 책 아닌가?' 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다. 나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이 장난스럽고 유치해 보이는 이 책은 다음과 같은 경고문으로 시작한다.


경고문


이 이야기의 계기가 무엇인지 알려고 하는 자는 사형에 처할 것이며, 도덕적 교훈이 무엇인지 밝혀내려는 자는 추방될 것이며, 플롯을 찾으려는 자는 총살에 처해질 것이다.


작자의 명령에 따라

군사령관 G.G


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사형'이나 '총살'을 운운하며 경고하는 것일까. 어린이용 동화에는 포함되지 않았을 뭔가가 있겠지 하는 생각이 금새 몰입하게 되었다. 이쯤해서 솔직히 이 책에 대해서 솔직한 평가를 하고 싶다. 한마디로 '재미있다.' 어린이용 동화책 수준이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물론 그동안 허클베리 핀의 번역본이 여러 출판사에서 나왔지만 이 책을 처음 읽다보니 출판사별 번역의 수준을 논하기는 힘들다는 점은 미리 밝혀둔다.


책은 허클베리 핀이 1인칭 화자가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쓴 형태로 기술된다. 군데군데 작가가 숨겨놓은 잔재미로 인해 웃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먼저 자신의 이름을 속이고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소개했다가 바꾼 이름이 기억이 안나 난감해 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가장 긴장되고 흥미로웠던 부분은 자칭 왕과 공작을 만나 사기행각을 벌이는 장면이었다. 40대가 넘어도 마음 속에는 장난끼가 숨어있는지 이 스토리를 보고 너무 재미있어 화장실 가기도 미룬 채 읽었던 부분이다.


마지막에 짐을 탈출시키는 장면을 처음 읽을 때는 이해가 잘 안되고, 톰 소여가 바보스러워 보였다. 짐이 숨어있는 오두막에 탈출구를 다 만들어 놓았으면 빨리 탈출을 시켜야되는데, 쥐나 거미를 잡아서 넣는다든지, 맷돌을 가져다가 글씨를 새긴다든지 하는 장면이 이어질 때마다 톰 소여가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물론 짐이 이미 자유의 몸이 되었다는 것을 톰 소여가 미리 알고 모험을 즐기기 위해 그리했다는 사실은 결말을 통해 알게 되었고, 그동안의 장난스러운 상황이 충분히 이해되었다.


톰 소여의 모험을 어릴 때 읽고 나도 이렇게 친구들과 떠돌면서 모험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40대 초반이 되어 아이들을 기르다보니 우리 아이들은 톰 소여나 허클베리 핀 같은 생활은 하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하는 도덕적인 아버지가 되었다. 진짜 모험이 필요한 것은 나인데 말이다. 어렸을 때 읽으며 모험을 꿈꾸게 되었던 것 이상으로 지금 이 책을 덮고 나니 허클베리 핀이 미시시피강을 뗏목으로 모험했던 것처럼 내 인생에 모험의 승부수를 던져야겠다는 마음에 가슴이 뛴다. 쿵쾅쿵쾅.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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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조각들
국내도서
저자 :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Lois McMaster Bujold) / 김창규역
출판 : 씨앗을뿌리는사람 2013.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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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때 읽었던 SF소설(초등학교용이니 소설이라고 하기도 뭐하지만)을 읽고 한때 SF소설가가 되는 것이 꿈인 적이 있었다. 그 꿈이 이어져 고등학교 1학년때까지 문예창작과나 국문학과에 진학하여 소설가나 시인이 꿈을 꾸었지만 누군가에 조언으로 꾸어서는 안될 꿈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 조언을 했던 분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내 실력이 부족하여 포기한 것이라면 인정하겠지만 단지 소설가라는 직업이 돈벌이가 안된다는 이유였다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그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금도 여전히 소설가 특히 SF소설가의 꿈을 동경하고 있다.


루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그녀의 소설을 SF소설이라고도 분류하게 되지만 SF소설로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SF소설은 단지 있을 법한 미래를 다루는 소설이 아닌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스토리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소설에서 과학적인 근거는 철저하게 배제된다.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근거가 없어도 스토리 진행이 지장을 주지 않을 소재들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실제 여타 SF소설을 보면 현존하는 과학기술과 이론에 근거하여 미래에 개발 가능한 기술을 추정한다. 부졸드의 소설은 그런 면에서 SF소설이라고 하기 보다 굳이 장르를 만든다면 '모험소설'이자 '미래소설'에 가깝다. 다분히 로맨스도 존재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다른 SF소설과 같이 미래에 개발 가능한 기술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도 여전히 인간은 살고 있다는 점을 주요 스토리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살기 때문에 그들간의 우정과 사랑이 있고 충성과 배신이 있고 전쟁과 평화가 있다. 이 점을 주목해서 그녀의 소설을 읽어야 한다고 본다.



그녀의 대표적인 보르코시건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이 '씨앗을뿌리는사람'에서 출간되었다. 그녀의 명성을 생각한다면 국내에도 진작에 전체 작품이 공개되어야 마땅했다. 물론 몇년 전 모 출판사에 의해 몇편이 출간된 적이 있지만 전체 시리즈라 출간된다 하니 기쁘기 그지 없다.


≪명예의 조각들≫은 지금부터 약 1000년 뒤인 서기 3000년을 전후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다. 광속 이상의 빠르기로 행성간의 이동은 가능한 것으로 추정하며, 지구 이외에 여러 행성이 개발되어 행성간의 이동도 가능하다. 외계생명체는 여전에 찾지 못했다고 가정한다. 주인공은 보르코시건 가의 사람들이다. 일단 본 작품에서는 향후 보르코시건 시리즈의 주인공이 될 마일즈 보르코시건의 아버지인 아랄 보르코시건과 어머니인 코델리아 네이스미스의 만남과 결혼을 주요 스토리로 제공한다. 


아랄 보르코시건은 바라야 행성 출신의 장교로서 보수적이고 남성적인 사회에서 자란 탓에 그 문화를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코델리아 네이스미스는 베타 개척지 출신의 군인으로서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문화를 배우고 이어받았다. 하지만 그들간에 사랑이 싹튼다. 의심과 불신이 한때 생기기도 하지만 서로의 행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면서 결국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된다. 코델리아는 바라야 제국의 황제를 만나면서 아랄에 대한 사랑을 간접적으로 이렇게 표현한다. 


저는 그에게서 저를 봤어요. 혹은 저와 같은 사람을요. 우리는 같은 걸 추구하고 있어요. 그걸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서로 다른 곳에서 찾고 있지만요. 아랄은 그걸 명예라고 불러요. 저는 그걸 신의 은총이라고 부르고요. - p.333


소설을 읽다보니 미래를 상상하게 된다. 우리 세상이 1000년 뒤에는 어떻게 바뀔까. 소설에서 상상하는 이야기들 중에 가장 놀라웠던 점은 인공자궁이었다. 인공자궁에서 아이가 탄생하는 모습에 대한 묘사를 보니 실제 자궁에서 아이가 태어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었을 것 같다. 여성의 임신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방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웜홀을 통해 행성간에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도 놀라운 일이었다. 이 작품이 처음 쓰여진 것이 1986년도라고 하니 지금보다 예상하기 더 힘들었던 과거의 시점에서 흥미로운 상상력의 결과가 아닐까.


아랄과 코델리아의 만남에서 결혼까지의 과정에 전혀 우여곡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코델리아는 자신이 잠든 사이 기억속에서 군사기밀을 빼낸 아랄을 크게 의심하기도 하며, 미래의 부인이 될 코델리아가 성폭행에 직면에 있는 상황을 우연하게도 아랄이 모면하게 해준다. 전쟁이 끝난 후 고향으로 돌아간 코델리아는 자신의 상관과 어머니조차 자신을 믿지 못하는 오해를 받고 어렵사리 고향을 탈출하기도 한다. 


시리즈가 16편이라 하니 아직도 갈길은 멀지만 책 앞부분에 저자가 말한 것처럼 이 책 한권을 읽어도 마무리가 되는 느낌이 든다. 물론 아직 보르코시건 시리즈의 주인공이 태어나지조차 않았지만 그의 활약상을 기대하게 만들면서도 한권으로 충분한 흥미를 끌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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