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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문화 리뷰어 [techleader.net]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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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오렌지색 옷을 입힐까
국내도서
저자 : 이케우치 사토시 / 김정환역
출판 : 21세기북스(북이십일) 201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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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이슬람국가라는 단체가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주로 참수영상을 공개하여 사람으로써 해서는 안될 악랄한 테러행위를 한 것으로 유명해졌다. 그들은 왜 극렬 테러분자가 되었고, 이슬람교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이 책은 그에 대한 답을 제시해 주고 있다.



이슬람국가의 모태는 역시 알카에다에서 출발했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9.11 테러 이후 알카에다가 소탕되면서 그 잔존 세력들이 규합되어 국가 체제를 갖추고 최근들어 칼리프 제도를 선언한 것이 바로 이슬람국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각 국가의 독재정권이 무너지면서 중앙정부의 힘이 약화된 틈을 타 '통지되지 않는 공간'을 지배하면서 세력을 강화하게 된 것이다.


이라크 전쟁과 9.11 테러 이후 이슬람주의는 제도 내 개혁파와 제도 외 무장투쟁파의 큰 흐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튀지니, 리비아, 이집트 등에서 온건적인 성향의 개혁파가 제도권 내에서 정권을 잡았지만 통치 능력의 부족 등 조직 내외부적인 문제로 인해 무장투쟁파의 힘이 더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랍의 봄이 오히려 과격한 무장투쟁파에게 힘을 더 실어주게 된 셈이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아랍의 봄 이후에 중앙정부의 약화된 힘과 지정학적 요소들이 이슬람국가의 세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설명한다.


이 책의 제목과 같이 왜 이들은 참수처형의 과정에서 오렌지색 옷을 입히는가에 대해서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이유는 이슬람권의 반미 무장세력들을 체포하여 감금한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죄수들에게 오렌지색 옷을 입힌 것에 대한 반응이며, 자신들의 처형 행위가 정당함을 밝히고자 한 것이라고 한다. 아울러 2020년까지 전면대결을 통해 최후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시한부 종말론적인 비전을 갖고 있어 얼마나 위험한 집단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이들은 주로 이슬람교의 수니파에 속하는 사람들로서 같은 이슬람교인 시아파를 이단으로 규정하여 종파분쟁을 일으키고 있으니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얼마나 잘못된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지 알 수 있다.


최근들어 이슬람국가의 잔혹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접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책에 따르면 2004년 김선일씨를 살해한 집단이 이슬람국가의 전신이라고 하니 우리나라와 전혀 상관이 없는 건 아니었다. 어떤 형태로든 테러는 용납되어서는 안되겠지만 이 책을 통해서 이슬람국가의 발생과정과 정체성에 대해서 좀더 깊이있게 알 수 있게 되어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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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여자와 대비하여 '남자'가 가져야 할 것에 용감하고 힘이 세며 날렵함, 적극적이고 환경 주도적이며 감정보다 이성을 중요시하는 '남성스러움'을 이야기한다. 또 많은 남자들이 그런 남자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노력이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진정한 남성스러움, 더 나아가 나 자신과 직접 대면할 수 있는 여유가 없어 결국 나 자신의 정체성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남자도 외로움을 느끼고, 슬픔 감정에 눈물을 쏟을 수도 있으며, 삶에 지쳐 힘들다는 하소연을 할 수 있다. 남자도 사람이지 않은가.



책에서는 남자에게 필요한 시간과 공간 즉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만아야 할 '시간'과 나를 만나기 위한 '공간'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서 공간은 '골방'으로 표현된다. 골방은 물리적인 공간일 수도 있지만 진정한 나를 만나기 위한 내 마음의 일부분일 수도 있다. 책의 앞부분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제발 내일 아침에 회사에 폭탄이라도 떨어져서 출근 안했으면 좋겠다.  - p.42


스트레스로 찌들은 직장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사실 10년 쯤 전의 내 모습이다. 지금은 비교적 자유롭게 시간배분을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일반 회사원이라면 하루 일정을 나를 위해 배분한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 그 시간은 오로지 회사의 수익 창출을 위해 사용될 뿐이다.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보면 그것은 핑계일 뿐이다. 다른 길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길이어도 내가 선택한 길이고 그 길 끝에는 무엇이 있을지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잘못된 길로 나아가고 있다면 빨리 유턴을 해야 하고, 방향 전환을 해야 할 것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재충전의 시간은 필요하다. 이제 입사한 지 서너달 밖에 되지 않는 회사원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너무 피곤해서 주말에 쉬는 것만으로도 부족할 것 같아요". 충분한 재충전의 시간, 뒤를 돌아보고 앞을 설계할 전환점이 우리에게는 필요한 것이다. 그것은 '남자의 공간'에서 충분한 사색과 고민을 통해 가능하다. 이것이 이 책의 주안점이다.


감정에 사로잡히는 순간이 바로 지옥이다. 다시 말해 '내가 나를 놓쳐 보지 못할 때'가 지옥인 것이다.  - p.43


바쁘게 사는 남자들은 여름휴가나 연차도 온전히 충분한 휴식으로 삼는 것은 가당치 않은 일이라고 하소연한다. 그런 면에서 자기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은 더군다나 어려운 일일 것이다. 저자는 성찰을 마음껏 나 자신을 탐색하고 들여다보는 작업'이라고 정의한다. 우리가 자기 성찰을 하는 이유는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과정을 통해 지금보다 더 성숙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함이다(p.121). 


스키를 다러 간다거나 모처럼 친구들과 모여 맥주 한잔을 기울이는 일은 물론 즐겁다. 하지만 그런 활동을 하면서 나를 들여다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면에서 성찰과 놀이는 구분될 필요가 있다.  - p.115 


저자 두명은 모두 상담심리를 전공하고 현재 상담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책에서도 저자들의 임상 상담경험들이 다수 소개되고 있다. 비교적 쉬운 단어들과 문장들로 구성되어 책 읽기는 그리 껄끄럽지는 않다. 또한 심리나 상담에서 사용되는 전문용어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정의와 용례를 충분히 설명해 주고 있어 본문내에서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았다. 남자들 뿐만 아니라 여자들도 인간의 심리와 자기성찰 그리고 좀더 올바른 인간관계를 맺기 위해 읽어보면 좋을 듯 싶다.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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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후 대한민국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공병호
출판 : 21세기북스(북이십일) 2013.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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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 박사의 2013년 신간이다. 공병호 박사의 책은 꽤 오래전에 두세권 읽어봤는데 오랜만에 다시 펼쳐들게 되었다. 공병호 박사는 최근의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듯 하다. 몇해전부터 진화론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려는 시도가 있어왔고 그중의 하나가 진화심리학인데 그러한 트렌드를 바탕으로 "진화심리학을 통해 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신간이 나오게 된 듯 하다.

 

하지만 책 내용은 아쉬운 부분이 많다. 제목에서 추측할 수 있는 바와 같이 진화심리학이라는 학문적 관점에서 5년 후 대한민국을 예측해 보고자 하는 것이 저자의 계획이었고 독자들의 추측이었다면, 그 계획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그 추측은 빗겨나갔다. 1장에서 경제의 위기에 대해 언급하면서 사람들이 그러한 위기를 말그대로 위기로 인식하지 않고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에 대해서 지적한다. 그러한 언급과 함께 2장으로 넘어가면서 갑자기 인간의 진화에 대해서 언급하기 시작한다. 물론 1장 말미에 인간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미래 전망의 실마리를 찾아보자는 설명을 하고는 있지만 갑자기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나오고 직립보행이 나오고 사냥의 중요성이 언급되며 뇌의 구조에 대해서 언급하는 2장과 3장을 읽는 과정에서 과연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일까 의아한 생각이 들게 만든다.


특히 3장에서는 두뇌의 구조를 이야기하면서 파충류의 뇌, 포유류의 뇌, 인간의 뇌 등과 함께 전두엽, 후두엽, 측두엽, 두정엽 등의 설명은 너무나 식상하다. 그리고 제시하는 이론도 과학적(의학적)이지는 못하다. 예를 들어 "감정을 드러내는 일이나 공격성을 드러내는 일은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수양 부족의 문제일 뿐(p.83)"이라고 일축하는데 감정이나 공격성을 드러내는 것은 전두엽에 손상이 되거나, 파충류의 뇌가 손상되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데 그것은 단지 수양부족의 문제라고 하는 것은 너무 단편적인 시각이다. 물론 전후 문맥상 성욕을 느끼는 등의 감정을 마음에만 담아두지 않고 겉으로 표출하는 것은 수양부족이나 도덕성 상실의 문제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뇌의 구조에 관해 설명까지 했으면서 공격성의 원인으로 수양부족만을 언급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한편 저자는 이러한 본능은 단지 감정을 드러내는 개인의 문제라고만 보지 않고 정책이나 제도, 역사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모든 생명체가 가진 인지는 완벽함과는 거리가 있는 엉성한 기준이나 틀이라고 언급하기도 하지만 진화론의 관점에서 인간은 하등동물에 비해 더 정교한 수준의 인지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p.88). 결국 3장에서는 본능, 인지, 신념의 세가지 발전단계를 거치면서 진화해온 두뇌의 역사를 기본틀로 하여 인간의 의사결정과 행동을 분석하고자 했다. 다시 말해 원시시대로부터 만들어져 내려온 선천적 자동반응기와 그 영향을 크게 받은 후천적 자동반응기에 비추어 인간 행동과 현대문명을 바라보고자 했다.


한미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신념은 50년 전이나 거의 같다. 그들의 신념은 원시본능에 거의 압도된 부족적 사고의 잔재일 분이다.  - p.105


경제 신민지화가 이루어졌다면 한국은 수십 년 동안 경제 식민지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잘못된' 신념이란 이처럼 위험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다. - p.106


올바른 신념이란 단순하게 믿는 의견이 주장이 아니다. 의도적인 노력을 거친 다음에 나름의 체계화된 신념일 때라야만 한다.  - p.107


인류가 문명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은 자발적으로 원해서라기보다는 먹고 살기 위해서 어찌할 수 없이 봉착한 막다른 상황에서 선택한 길이었다.  - p.109


수렵채집 사회에서 농업혁명 이후에 생겨난 농업사회의 차이점으로 '정착생활'을 많이 언급하게 되는데 정착에서 자연스럽게 '재산권'의 등장을 이끌어낸 것이 신선했다.


수렵채집 생활과 농경생활의 뚜렷한 차이는 무엇일까? 이동성이 아니라 정주성을 들 수 있다. 또 농경문명은 먹거리를 구한 다음 남은 부분을 미래를 위해 보존하는 것이 가능함을 뜻하게 된다. 그리고 현대 문명의 발달에 기여하는 혁명적인 사건이 일어나는데 그것이 바로 재산권의 등장이다.  - p.110


우리가 진정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농경문명의 출현 이전인 원시사회에 대한 이해이다. 이 시대를 잘 이해하면 할수록 현대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행위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서 앞날에 대한 조심스러운 전망도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한국인을 비롯한 현대인은 원시사회가 남긴 유산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특히 인간의 이해, 판단, 분석, 전망 그리고 행동 등에 관련된 두뇌 활동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 pp.110~111


게으름이나 나태함은 인간의 뿌리 깊은 본성이다. 그 본성은 단체 생활을 할 때는 '무임승차(free-rider)'로 나타나게 된다.  - p.114


평등과 관련해서 인간이 타고나는 것은 불평등 자체보다는 불평등함에 대한 분노라고 생각한다.  - p.115


의도적인 노력과 학습을 거쳐야만 생길 수 있는 것이 바로 올바른 신념인데, 반대로 노력을 하지 않고, 후천적으로 선택되고 만들어진 신념은 '올바르지 않은' 신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사람은 이렇게 원시본능에 영향을 받아 '올바르지 않은' 신념을 선택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어떤 현상과 사건에 대해 나름대로의 학습과 성찰을 통해 신념을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돈을 투자하지 않고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신념과 신조를 받아들이게 된다면 '올바르지 않은' 신념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p.106). 이러한 불량 신념의 대표적인 사례로 5장 초반부에서 '사회주의'를 언급하고 있다. 한미FTA 논쟁을 비롯하여 적군과 아군을 정확히 나누려는 신념은 원시본능에서 출발한 것으로 불량 신념이다. 이 불량신념을 떨쳐내는 것이 필요하다.


끝으로 책을 읽는 도중에 '진화심리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좀더 학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예전에 뇌과학에 관해 관심있게 자료도 찾아보고 학습하였지만 지식이 많이부족하다는 점을 새삼 많이 느꼈다. 인터넷 서점을 검색해보니 진화심리학을 접할 수 있는 책들이 다양하게 판매되는 듯 하다. 기회를 만들어 추가학습을 해야겠다.





[책에서 언급되는 도서 중 추천도서]


이번엔 다르다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카르멘 라인하트(Carmen M. Reinhart),케네스 로고프(Kenneth S. Rogoff) / 박영란,최재형역
출판 : 다른세상 201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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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서판 - 인간은 본성을 타고 나는가
국내도서>자연과 과학
저자 : 스티븐핑커 / 김한영역
출판 : 사이언스북스 200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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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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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도시기행
국내도서>여행
저자 : 정태남
출판 : 21세기북스(북이십일) 201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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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쓰기 전에 밝혀두겠다. 나는 유럽이라는 동네에 가보지를 못했다. 따라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이탈리아 라는 나라도 가본 적이 없다. 가보지도 못한 나라에 대한 책을 읽고 무슨 정보가 될만한 이야기가 있겠는가 하고 생각하는 분들은 여기까지만 읽고 나가시는게 좋겠다.

 

내 나이 마흔하나. 첫 해외여행은 대학교 2학년에 배타고 일본에 간 것이었다. 그 다음에 일본을 한번 더 다녀왔고 두차례의 해외여행으로 좋은 경험과 기억으로 남아 기회가 되면 늘 해외여행의 꿈을 꾸었다. 하지만 꿈은 잠시. 대부분 느끼겠지만 해외여행을 가기에 학생은 돈이 부족하고, 회사원은 시간이 부족하다. 여유를 찾던 회사원 시절 대여섯차례 해외여행을 갔었고 2006년 신혼여행을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비행기를 타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던 와중에 이번에 읽게 된 <이탈리아 도시기행>은 다시 해외여행의 꿈을 꾸게 해주었다.

 

이탈리아 하면 웬지 유럽에 있는 다른 나라에 비해 좀더 이국적인 느낌이 든다. 이 책의 첫 부분을 장식하는 베네치아만 해도 그렇다. 우리나라에는 '베니스'라고 더 많이 알려진 '베네치아'는 소설 베니스의 상인에서 펼쳐지는 컨텍스트를 현재도 담고 있지 않을까 싶다. 시내를 흐르는 운하, 그 위를 떠다니는 배들, 그리고 운하 주위에 펼쳐진 수상도시들.

 

총천연색 사진으로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겨주는 이 책을 읽다보면 이탈리아라는 나라에 대해 환상을 갖게 된다. 그 어느 나라가 그렇지 않겠느냐마는 이 책에서 제공하는 사진을 보고 글을 읽다보면 정말 매력적인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머리말을 인용하여 이 책의 소개를 잠시 해야겠다. 저자는 건축가로서 이탈리아에 머물면서 전국 구석구석을 수도 없이 여행해왔던 사람이다. 그가 이탈리아의 특징으로 제일 처음 언급한 것은, 이탈리아는 단일국가라기보다 여러 다양한 도시들이 연합된 'United Cities of Italy'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탈리아를 북부, 중부, 남부로 나누고 18개 도시를 중심으로 그 도시와 이탈리아의 역사, 건축, 예술, 음악, 문화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주요 도시의 유명 관광지를 칼라 사진으로 제공하고 있어 여행 가이드북으로서의 가치도 있지만 내용을 읽다보면 단지 여행만을 목적으로 읽기에는 꽤 다양하고 가치있는 정보들을 많이 제공해 준다. 여행 정보가 가치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니 오해 말기를 바란다. 여행정보만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각 지역 관광지의 숨어있는 역사, 비하인드 스토리를, 실제 이탈리아에서 20년 이상 살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그 옛날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풀어놓으셨던 맛깔나는 이야기처럼 들려주고 있다. 그 이야기는 역사와 예술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피렌체를 이야기하면서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만남을 묘사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1274년 아홉살의 단테는 여덟살의 베아트리체를 만나면서 마음을 완전히 뺏긴다. 그 후 단테는 열아홉살 때 폰테 벡키오에서 베아트리체와 다시 마주쳤다. 단테의 글에 의하면 베아트리체를 본 것이 그 날이 생애 두번째이자 마지막이었다고 한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는 아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음악으로 넘어간다. 아르노강은 내려다보면서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그리워하는 장면에 적당한 배경음악을 넣는다면 어떤 곡이 좋을까? 저자는 푸치니가 피렌체를 배경으로 작곡한 오페라 <잔니 스킥키>를 떠올리며 문학과 음악의 접목을 시도한다. 이 책의 스토리텔링은 이런 식이다. 더 나아가 역사와 미술, 건축문화까지 아우른다.

 

이번 여름 휴가도 국내의 어느 모 지역에서 보내야 하는 상황에서 언제나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까 싶지만 예전처럼 몇년 안에 어디를 가겠다는 식의 목표는 세우지 못하겠다. 먹여살려야 할 입이 세명에서 네명으로 늘릴까 말까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좀 길어지고 있는 탓에 쉽사리 목표를 세울 수가 없다. 그렇다하더라도 이 책을 통해 얻게 된 정보들의 기억이 바닥나기 전에 이탈리아는 꼭 가보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본다. 더우기 그동안 모아둔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로 유럽왕복은 공짜다.

 

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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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국내도서>자기계발
저자 : 신정근
출판 : 21세기북스(북이십일) 2011.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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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만으로도 마흔을 넘기는 해가 되니 ‘마흔’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특히 최근들어 마흔과 인문학이 연결된 도서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가장 눈길을 끌었던 책은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이다. 사서 봐야지 싶었는데 선물로 받게 되어 반가운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논어’라고 하면 보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사상을 강조하는 철지난 이야기라고 생각하였다. 특히 첨단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는 오늘날에는 그 의미와 중요성이 거의 없어지다시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가면서 논어야 말고 인문학의 정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표현한 대로 추상적이거나 고차원적이지 않고 지상파 방송의 아침 프로그램처럼 귀와 눈에 쉽게 들어왔다. 또한 말 자체는 쉽지만 마음 속으로는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구절들로 넘쳐났다.


흔히 우리는 성실함, 사랑, 열정, 효도, 의리, 우애, 협력 등 모든 덕목들을 인간으로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러한 덕목들에 대해 공자 시대에는 어떤 고민들을 했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자칫 논어라는 방대한 학문을 너무 압축해 놓거나 수박 겉핥기식의 접근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도 했었는데 그 여부를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나의 지식이 부족했었다는 점을 깨달았고, 그래서인지 나같이 논어에 대한 절대적인 문외한이 논어의 원문을 읽기 전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각 내용은 각 구절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입문, 논어의 원문과 독음을 곁들여서 제시한 승당, 각 단어별로 다시 해석한 여언, 본문의 내용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을 제시하는 입실 등의 네 가지로 구분되어 있다. 긴 문장은 네 글자로 압축하여 기억하기 쉽게 제시한 것도 흥미롭다.


책을 중간쯤 읽어가면서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논어 원본에 도전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책을 마무리 하면서 이 책을 한번 더 묵상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몇일 만에 후다닥 해치울 책이 아니었다. 최근들어 가장 오래 읽은 책 중의 하나인데 매일 읽지는 못했지만 한번 읽을 때 적게는 3~4페이지씩 읽으면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았다. 마치 성경을 읽고 QT를 하듯이. 이 책은 그렇게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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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5.23 09:51 신고 BlogIcon 강나루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인터파크도서 작가와의 만남 담당자 입니다.
    의 저자이신
    신정근 교수의 동양고전이 뭐길래? 출간을 기념하여 강연회가 열립니다.
    함께 하셔서, 동양고전에 한 발 더 다가가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참가비는 없으며, 댓글로 참여신청 받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신청하기
    http://book.interpark.com/meet/webZineMeet.do?_method=detail&sc.mev


그곳은 소 와인 바다가 모두 빨갛다
윤영삼 역/기 도이처 저

(21세기북스, 2011)
예스24 | 애드온2

제목이 참 특이하다. 소, 와인, 바다가 모두 빨갛다니. 소는 누런 색의 황소이거나 하얀색 바탕에 검은 점이 있는 젖소가 일반적이니 빨간 소는 생각할 수 없다. 와인은 붉은색의 적포도주가 일반적이며, 바다는 푸른색이라는 것이 우리의 상식이다. 도대체 이 제목은 누가 정한 것인지, 그 의미는 무엇인지. 이 궁금증을 가지고 첫 페이지를 열어 본다.

이 특이한 제목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를 연구한 윌리엄 글래드스턴(Willian Ewart Gladstone, 1809~1898)의 책에서 인용되었다. 글래드스턴은 호메로스의 책들을 연구하면서 하나의 의문점을 가진다. 바로 색깔의 표현이다. 호메로스의 작품을 읽어보진 않았지만(저자의 문제제기로 인해 곧 읽어보려고 생각중이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 전체에서 ‘검은 와인 빛 바다(wine-dark sea)'라는 표현이 많이 인용되고 있으며, 그 밖에 꿀을 초록색으로 표현했다든지, 소를 와인처럼 보인다고 표현하는 등 현대인이 보기에 색깔의 표현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한다. 그동안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호메로스가 시적허용을 즐겼다는 주장도 있었으나 저자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저자는 이 문제에 대해 고대인과 현대인의 색깔에 대한 인지 능력이 달랐다는 주장으로 결론을 내린다. 즉 호메로스 시대의 사람들이 인지할 수 있는 색깔은 검정과 하양이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으며, 즉 흑백의 영역을 넘어서 프리즘을 통해 분산된 유채색의 세계로는 나아가지 않았다(p.60)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인의 입장에서 호메로스의 작품을 볼 때 색깔을 언급하는 부분이 애매모호하고 일관성이 없게 느끼는 것은 바로 이 점 때문이다. 다시말해 ‘발달하지 않는 색깔인식능력’ 때문에 호메로스의 작품에서는 검정과 하양이라는 색깔이 가장 많이 등장하고 있으며. 또한 ‘바이올렛’이나 ‘와인’이라는 색깔 어휘는 특정한 색깔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흑백의 세계에서 짙음의 정도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이 색깔에 대한 이야기가 첫 장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이유는 이 책의 주제와 관련이 있다. 즉 우리가 쓰고 있는 언어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문화가 어떤 관계에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제기이다. 더 나아가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언어가 다르면 그 말을 쓰는 사람의 생각도 달라지지 않을까?’라는 문제로 정의할 수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언어학자들은 언어는 유전자에 코딩되어 있는 본능과 같기 때문에 ‘아니’라는 답변을 할 것이다. 모든 언어에 보편적인 문법이 있고, 똑같은 기저가 존재하며, 구성의 복잡성도 같다는 주장이 대부분 언어학자들의 주장이다(p.18). 하지만 저자는 이 주장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다. 문화의 차이가 심오한 방식으로 언어에 반영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언어, 문화, 생각을 이어주는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를 찾아내고자 했다. 언어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그 시대와 지역에 축적되어 있는 문화와 사람들의 생각들이라는 것이다.

이 논리를 펼치기 위해 언어를 ‘거울’과 ‘렌즈’의 두가지 관점에서 살펴본다. 이 책의 원서 제목은 <Through the Language Glass>이다. 훨씬 더 직관적인 한글제목 덕에 책의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제목을 보면서 가지는 의문점들이 책의 서문을 지나 첫 장의 내용에서 바로 풀어주었기 때문에 그 이후의 내용들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새해 들어 교회 성가대에서 ‘구노(Charles Gounod)’의 <성세실리아를 위한 장엄미사(Messe Solennelle de Sainte Cecile)>를 라틴어 원어로 부르기 위해 연습하고 있다. 그러면서 라틴어를 공부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차에 이 언어학에 관한 재미있는 책을 읽게 되어 그동안 별로 관심이 없었던(관심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조차 인지를 할 수 없었던) ‘언어’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아는지 모르는지 조차 몰랐던 완벽한 무지의 상태에서 언어에 영역으로 첫발을 내딛게 되었으니 아직은 저자의 주장에 대해 올고 그름을 판단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아쉬울 뿐이다.


글래드스턴
카테고리 정치/사회 > 정치/외교
지은이 김기순 (한울아카데미,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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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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