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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없다
국내도서
저자 : 윌리엄 파운드스톤 / 하승아,최정규역
출판 : 동녘사이언스 201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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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경제학에서는 수요와 공급이 만나서 가격이 형성되며, 가격은 상품의 가치가 금액으로 반영된 개념으로 배운다. 그 가치는 고객이 평가하는데 고객에 느끼기에 그 상품이 주는 가치가 가격보다 적으면 구매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면 가격은 누가 결정하는가? 생산자가 결정하기도 하지만 상품에 관련된 정보가 넘쳐나는 요즘에는 소비자에 의해 결정되기도 한다. 과거 대량생산 시대에는 생산자가 임의로 결정하면 됐지만 지금은 소비자의 수요와 니즈를 조사한 다음에 결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가격은 없다>는 행동경제학에 관한 책이다. 행동경제학은 표준경제학에서 말하는 합리성이 인간에게 부족하다는 가정으로 시작한다. 즉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상품이 주는 가치보다 가격이 비싸면 사지 않는, 합리적인 인간의 관점이 표준경제학의 시각이라면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실제로 발생한다는 관점이 행동경제학의 시각이다. 즉 이성보다 감정이 의사결정에 더 많이 작용한다고 보는 것이 행동경제학이다. 그런 빈틈을 공략하여 조작하기 위한 장치가 바로 가격이라고 이 저자는 이야기한다.


첫 페이지를 열면 시작부터 화끈한 사례로 출발한다. 1994년 맥도날드에서 커피를 마시던 스텔리 리베크가 커피를 쏟아 3도 화상을 입었는데 이를 치료하기 위해 11,000달러를 썼고, 리베크는 맥도날드에 2만달러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맥도날드는 800달러를 주고 합의하려 했으나 결국 290만 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지불하라고 판결을 받았다. 그 후 우여곡절끝에 60만 달러로 합의를 하긴 했다. 여기서 2만 달러가 어떻게 290만 달러가 됐으며 또 어떻게 60만 달러에 합의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흥미로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 사례가 언급된 이후에 나오는 1부에서 3부까지의 내용들은 '정신물리학'과 '행동주의적 의사결정 이론'에 관련된 이야기들이다. 정신물리학이란 물리적인 양과 그것에 대한 주관적인 인지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이다(p.48). 3부까지의 내용은 여러가지 학술이론들과 용어들이 언급되고 있어 이 분야를 처음 접근 사람들은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을 듯 하다. 결국 가격을 책정한다는 것이 단지 프로모션 기법의 하나라든가 고객이 느끼는 가치를 반영한다든가 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심리학을 비롯한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연구되어온 다양한 이론들을 합종연횡으로 묶어서 생각할 때 좀더 고객을 '속이는' 프라이싱 전략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결론이다.

4부의 내용부터는 행동경제학이 바라보는 경제현상에 대한 실제적인 사례를 접할 수 있다. 여러 학자들의 이름과 용어들이 여전히 혼랍스럽게 나열되어 있지만 앞의 내용에 비해 비교적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사례들이다. 4부의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속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런 식으로 사기를 치는 기업들이 만든 물건을 쓰고 있었구나 하는 자괴감도 들 수 있다. 

가격은 절대적이지 않다. 이 상대적인 가격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고객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인 것처럼' 받아들이게 할 것인가가 기업의 중요한 전략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 전략을 비교적 잘 수행하여 모호한 가격을 받아들이게 한 '좋은' 사례들을 통해 소비자로서 알아야 할 것은 가격을 믿지 말자는 것, 그리고 충동구매를 하지 말자는 것. 이 가장 단순한 결론이 400페이지의 책을 통해 얻은 교훈이다. 하나더 추가하면 좀더 똑똑한 구매자가 되어 기업들의 불합리한 행위들을 지적해야겠다는 것. 
하지만 우리는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인 기업의 소속 직원이기도 하다. 따라서 기업의 마케터나 기획자인 경우에는 자사의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가격정책과 가치들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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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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