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나님이 정말 싫습니다>, 튤리안 차비진, 두란노, 2011.
독서노트/기독교 / 2012. 1. 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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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이라면 <나는 하나님이 정말 싫습니다>라는 제목이 특이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거부감이 생길 수도, 궁금증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제목'때문이다.
이 책은 요나서의 해설서라고 봐도 무방하다. 각 장절별로 조목조목 풍부한 해설을 곁들이며 요나의 행위로 얻을 수 있는 깨달음을 전달한다. '우리는 모두 도망자다'라는 제목의 프롤로그로 시작한다. 흔히 요나를 생각할 때 하나님의 명령을 어겨서 물고기 뱃속에 들어가는 벌을 받았다가 뉘우치고 니느웨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한 선지자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요나는 형편없는 신앙을 가졌기 때문에 명령을 어겼지만 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라는, 어쩌면 자만심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복음을 더욱 잘 파악하기 위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일은 어떠면 놀라는 것, 심지어 충격을 받는 것일지도 모른다. - p.13
성경에서 이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책을 요나서라고 제안하고 있다. 우리는 복음을 비그리스도인이 뉘우치고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복음은 그리스도인에게도 필요하다. 복음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점화장치일 뿐 아니라 매일매일 계속 전진하게 해주는 연료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p.14).
성경에서 가장 널리 알려졌으나 사람들이 가장 이해하지 못한 이야기인 요나서로 들어가보자. 요나가 가장 크게 실수한 것은 하나님을 피했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피하는 것은 곧 하나님께 맞서는 것(p.32)이며, 이는 나의 일처리 방식이 하나님의 방식보다 낫다고 주장하는 것이다(p.33). 나 역시 하나님 이외에 다른 주인을 섬기지 않겠노라고 늘 다짐하지만 한편으로 나 자신의 능력과 주변 상황의 도움을 기대한 적이 많았다고 고백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요나는 그저 그런 신앙인의 하나라고 생각했지만 요나의 실수는 누구나 범할 수 있는 실수하는 점에서 요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하나님을 피해 달아나면 호흡할 수 없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을 살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하나님이 당신을 통해 복 주기 원하시는 이들도 복을 놓치게 된다. 당신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보다 못한 존재가 되기 때문이다. - p.44
전반부에서 가장 마음에 찔림을 받았던 문장이다. 나 자신의 잘못이 나 자신의 잘못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오히려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잘못과 범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끝까지 추적하시는 하나님이다. 하나님은 요나를 살리기 위해 폭풍을 불러오셨고 제비뽑기를 통해 요나를 선택하셔서 바다속으로 뛰어들게 하셨다.
폭풍이 요나의 불순종에 대한 하나님의 형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폭풍은 형벌이 아니라 사랑하시기에 개입하는 것이다. -p.53
복음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 복음은 나쁜 사람을 착하게 만들지 않는다. 복음은 죽은 사람을 살려낸다. - p.57
하나님은 일꾼이 하는 일보다 그 일을 해내는 일꾼에게 관심이 많은 분이다(p.94). 너무도 반갑고 고맙고 눈물나는 문장이다. 하나님은 내가 성취할 수 있는 일보다 바로 나에게 관심을 기울이신다. 하나님의 관심사가 니느웨 프로젝트 완수 뿐이었다면 요나를 버리고 좀더 믿음직한 선지자를 찾으셨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요나를 선택하셨다. 하나님의 요나를 끝까지 추적하신 것은 요나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요나에게 하나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나 역시 하나님이 필요하다고 고백한다. 나 스스로 모든 일을 계획하고 실행하겠다는 오만이 점점 나를 위축시키고 있음을 느낀다.
<Suprised by Grace>라는 원제목의 이 책을 쓴 저자 윌리엄 그레이엄 튤리안 차비진(William Graham Tullian Tchividjian)은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외손자이다. 저자의 ‘위압감’도 이 책을 돋보이게 만든다.
※ 이 책에서 저자가 언급하거나 인용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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