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인간, KBS 제작팀, 예담] - 공부시대에 생존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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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에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그 다양한 방법 중에서 지금까지 나는 주로 어떤 방법을 사용했는지를 돌아보았다. 책의 앞부분에는 주로 동양인의 공부방법과 서양인의 공부방법을 비교하는 내용이 설명된다. 모두 그렇지는 않겠지만 일반적으로 동양인은 가족을 위해서 공부하는 경향이 많고 서양인의 나 자신을 위해서 공부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그것은 일반적인 성향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하다못해 결혼을 할 때도 동양인은 상대방이 속한 가정을 주로 보는 반면 서양인은 그 개인의 됨됨이를 많이 본다는 것이다. 자기소개를 하는 방법도 차이가 많다. 동양 학생들은 나를 중심으로 가족들을 같이 소개하는 반면 서양인들은 철저히 나 자신의 취미와 특기 등 개인적인 특성을 중심으로 자기 소개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책의 앞부분은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대치동의 어느 학원 모습을 그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도대체 이 어린 아이들이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나 미래에 대한 기대감 없이 이토록 현실적인 꿈을 꾸며 공부에만 몰두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직접적이든 간적접이든 좋은 대학을 나와야만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세뇌시킨 어른들, 이 사회 때문이 아닐까? (p.22)" 이어서 중국, 일본, 인도 학생들의 공부모습을 그리고 있다. 대체로 동양의 공부 모습은 가족들의 안위를 위하여, 나 자신을 위해서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위하여 공부하는 경향이 많았다. 2장으로 넘어가면서 바로 이 동양사람들이 '왜 죽도록' 공부하는지를 살펴본다. 여러가지 이유를 살펴보고 있지만 가장 인상깊었더 부분은 '평균에 대한 열망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추고 기대에 부응하려는 동양의 체면문화는 동양인들이 공부를 열심히, 잘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공부를 게을리해서 성적이 좋지 않으면 가족을 비롯해 다른 사람의 기대를 저버리게 되고, 그것은 곧 자신의 체면을 손상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중략) 이렇게 볼 때 동양인의 높은 학습욕구, 학업성취는 사회에 존재하는 표준에 뒤처지는 것에 대한 공포가 가져다준 선물이라 할 수 있다. - pp.143~144
유대인의 공부방법에도 Part 3을 통해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으며 뒤를 이어 또다시 동양의 공부방법과 서양의 공부방법을 대비시킨다. 한마디로 동양의 공부방법은 '암기를 통한 공부'이고 서양의 공부방법은 '질문을 통한 공부'이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폭넓은 지식의 습득을 위해서는 서양의 공부방법이 상대적으로 우월하지 않겠나 생각이 든다. 물론 동양인들의 공부에 대한 동기, 그리고 사회와 국가를 위해서 공부해야한다는 책임의식은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동양의 암기를 통한 공부는 지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높은 학업성취를 이룰 수 있지만, 비판적 사고 없이 지식을 습득하기 때문에 창의성이나 상상력 등이 결여되기 쉽다. 반면 서양의 질문을 통한 공부는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토론과 논쟁을 벌이기 때문에 창의성, 상상력 등을 향상시키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암기의 공부만큼 빠른 학습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 p.316
지식은 소통과 공유를 통해 또다른 지식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지식은 밖으로 드러내고 표현함으로써 나의 지식을 확인할 수 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이런 점을 강조한다. "표현하는 것만이 나의 지식이다.(p.348)" 이것은 정말 나 스스로 느끼는 부분이다. 학교에서 몇년째 강의하면서 똑같은 내용이라도 충분히 이해한 뒤 나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으로 내 지식의 한계와 부족한 점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이해를 통해 앞으로 보충해야 할 점과 나 스스로의 강점을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 책은 KBS에서 2013년 2월에서 3월까지 방영했었던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묶은 것이다. 아직 그 다큐멘터리를 보지는 않았지만 책 내용이 인상적이어서 조만간 시청할 예정이다. 참고로 KBS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마지막으로 책의 에필로그 내용 중에서 중국의 한 노교수가 했던 말을 인용하는 것으로 리뷰를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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