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 포인트, 유재하, 북하우스] - 실전 기획과 프레젠테이션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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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라는 단어가 난무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우리에게 숨겨져 있는 창의력과 기획력을 찾아보자는 욕구가 있지 않을까 싶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기획력과 통찰력을 무엇으로부터 나오는가. 저자는 킬링 포인트는 찾는 것으로 출발하고 있다. 저자가 현업에서 26년간 기획과 프리젠테이션으로 쌓은 노하우를 책을 통해서 전하고 있으니 한 단어로 요약한 것이 바로 책 제목과 같은 '킬링 포인트'이다.
킬링 포인트는 말그대로 '죽여주는' 포인트이되 핵심은 나와 상대 모두를 '살리는' 포인트이다(p.14). 같은 내용이라도 더 간결하고 더 전략적으로 풀어내는 설득의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p.22). 저자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킬링 포인트의 8가지 원칙으로 이 책의 내용을 시작한다. 8가지 원칙 중 첫번째로 제시한 것은 '감성'이다.
모든 선택은 감정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논리의 변별력이 덜할 때는 말이다. (중략) '설득' 하면 흔히 '논리'와 '이성'만을 떠올린다. 그래서 각종 데이터와 소비자 조사가 난무하는 기획안에, 목청을 높이며 마치 웅변하듯 딱딱한 프레젠테이션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감성'이다. (중략) 논리적인 내용물을 어떤 '감성코드'에 담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 pp.27~28
감성의 킬링 포인트와 함께 제안한 8가지 킬링 포인트는 사고유형별 킬링 포인트, 우선순위의 킬링 포인트, 문제분석의 킬링포인트, 소비자분석의 킬링 포인트, 설득의 킬링 포인트, 차별화의 킬링 포인트, 기획마인드의 킬링 포인트 등이다.
문제분석의 킬링 포인트도 인상적이다. 문제는 보는 관점에 따라서 다르게 보인다는 것이다. 킬링 포인트를 찾기 위해서는 먼저 문제의 핵심정보를 찾아야 한다. 남들이 다 아는 뻔한 정보로는 킬링 포인트를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경쟁사보다 '더' 규모가 크고, '더' 캠페인을 많이 했고, '더'잘 모시겠다는 식의 'better' 전략으로는 유일한 회사로 보일 수 없다. 그 외의 것이 필요하다. 나만의 킬링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 - p.74
남과 다른 포인트를 찾아내기 위해서 세가지 저자만의 방법을 제안하는데 하나는 대형서점에 가는 것이고 또 하나는 주제를 정하지 않고 수다를 떠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상과 음악을 즐기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모두 내 스타일의 방법들이다. 대형 서점에 가는 이유로 문제를 풀기 위함이 아니라 휴식하기 위함이라는 저자의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나는 절대 문제를 풀려고 서점에 가지 않는다. 대신 휴식을 하러 간다. 그런 마음으로 편안하게 이 책 저 책 훑어보는데, 특히 평소에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 분야, 예를 들면 요리, 육아, 만화책 등의 코너에서부터 음반 코너를 거쳐 미치게 좋아하는 문구 코너를 돌아다니며 서점여행을 한다. 그러다보면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머릿속에 넣어놓았던 것들이 책들과 스파크를 일으키면서 인사이트가 반짝거리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 p.83
설득의 킬링 포인트에서는 '공감'이라는 단어를 강조한다. 결국 기획이란 일방적인 설득이 아니라 나의 아이디어에 클라이언트와 소비자가 공감하게 만드는 것이다(p.103). 차별화의 킬링 포인트에서는 비교의 함정에 빠지지 말라고 조언한다. 기획자의 일이 늘 '경쟁' 속에 있다보니 '비교'의 함정에 빠지기 쉬운데 "경쟁하지 말고 창조하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Part 2에서는 킬링 포인트를 찾아내는 아이디어 발상법이라는 주제로 다섯 가지 중요 키워드를 제시하고 있다. Part 3은 킬링 포인트를 만드는 사람, 즉 '킬링 포인터로 진화하라'라는 주제로 성공 기획자가 되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을 제안하고 있으며, Part 4에서는 실제 우리 주변에서 유행했던 광고 사례를 통해 실제 기획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실제로 경험했던 이야기들을 소설과 같이 풀어내고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아쉬운 점은 책을 읽는 동안 저자가 이야기한 사례들이 다소 철지난 단어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지금은 합병된 KTF라는 단어가 튀어나오는가 하면 스마트폰으로 대체된 PDA라는 모바일 디바이스에 대한 언급까지 2013년 시점에는 맞지 않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웬지 예전에 작성된 책을 올해 다시 출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출간일을 살펴보았더니 2008년 1판이 나왔고 올해 개정판으로 나온 책이었다. 전반적인 내용은 좋지만 군데군데 약간의 옛날 느낌이 나는 내용들은 대체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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