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신정근, 21세기북스] - 논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책
|
나이가 만으로도 마흔을 넘기는 해가 되니 ‘마흔’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특히 최근들어 마흔과 인문학이 연결된 도서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가장 눈길을 끌었던 책은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이다. 사서 봐야지 싶었는데 선물로 받게 되어 반가운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논어’라고 하면 보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사상을 강조하는 철지난 이야기라고 생각하였다. 특히 첨단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는 오늘날에는 그 의미와 중요성이 거의 없어지다시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가면서 논어야 말고 인문학의 정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표현한 대로 추상적이거나 고차원적이지 않고 지상파 방송의 아침 프로그램처럼 귀와 눈에 쉽게 들어왔다. 또한 말 자체는 쉽지만 마음 속으로는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구절들로 넘쳐났다.
흔히 우리는 성실함, 사랑, 열정, 효도, 의리, 우애, 협력 등 모든 덕목들을 인간으로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러한 덕목들에 대해 공자 시대에는 어떤 고민들을 했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자칫 논어라는 방대한 학문을 너무 압축해 놓거나 수박 겉핥기식의 접근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도 했었는데 그 여부를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나의 지식이 부족했었다는 점을 깨달았고, 그래서인지 나같이 논어에 대한 절대적인 문외한이 논어의 원문을 읽기 전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각 내용은 각 구절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입문, 논어의 원문과 독음을 곁들여서 제시한 승당, 각 단어별로 다시 해석한 여언, 본문의 내용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을 제시하는 입실 등의 네 가지로 구분되어 있다. 긴 문장은 네 글자로 압축하여 기억하기 쉽게 제시한 것도 흥미롭다.
책을 중간쯤 읽어가면서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논어 원본에 도전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책을 마무리 하면서 이 책을 한번 더 묵상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몇일 만에 후다닥 해치울 책이 아니었다. 최근들어 가장 오래 읽은 책 중의 하나인데 매일 읽지는 못했지만 한번 읽을 때 적게는 3~4페이지씩 읽으면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았다. 마치 성경을 읽고 QT를 하듯이. 이 책은 그렇게 읽어야 할 책이다.
'독서노트 > 인문·사회·고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본주의, 미국의 역사>, 전상봉, 시대의창, 2012. (7) | 2012.06.09 |
---|---|
<이게 도무지 뭣하자는 소린지 모르겠고>, 김영명, 개마고원, 2012. (0) | 2012.05.30 |
<정의의 한계>, 마이클 샌델, 멜론, 2012. (0) | 2012.05.07 |
[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됐다, 박소진·이미정, 학지사] - 말이 인간관계의 모든 것이다 (0) | 2012.03.10 |
<시간과 권력의 역사>, 외르크 뤼프케, 알마, 2011. (0) | 2012.0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