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과의 산책, 이지민 등, 레디셋고] - 장르불문의 매력적인 단편소설집
|
출판사 홍보용 카피에서 언급되는 ‘미친 상상력’이나 ‘환상의 세계’까지는 아니더라도 ‘잔잔한 감동과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단편소설집이다. 신진작가들이 쓴 총 8편의 소설이 수록되었는데 소설 간에 연관성은 전혀 없다.
책을 받아든 순간 파스텔 톤의 커버 이미지와 캘리그래피가 눈에 확 들어온다. 너무 예쁘다. 읽어 싶은 마음에 물씬 풍겨난다. 책에 표방하는 ‘환상’이라는 이미지와 딱 어울리는 커버 이미지라 인상적이다.
소설의 소재와 스토리는 다양하다. 자신과 함께 한 사람은 또다른 소중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는 괴이한 일을 겪게 된다는 이야기, 암선고를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시한부 인생이 여행을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의 이야기, 식물인간으로 침대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갑자기 깨어나는 이야기, 힘든 군대생활 끝에 찾게 된 사랑을 떠나보내는 이야기... 마음이 짠한 감동이 느껴지기도 하고, 소설이지만 난해한 부분도 있었다.
작가의 취향이 다르고 스토리의 연계성이 없다보니 책의 흐름이 끊긴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인 듯 하다. 최근 몇 년간 단편집을 읽어보지 않아서 적응이 안된 부분이 컸다고 생각하지만 같은 작가가 아니라는 점에서 책에 몰입하고 집중하기 힘들었다. 한 작품을 읽다가 몰입이 되다보면 어느새 이야기가 끝나고 새로운 이야기에 적응해야 하는 스트레스. 어찌보면 즐길만한 스트레스라고 생각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부담이 될 수도 있음을 밝혀두는 바이다.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이야기 세편을 고르자면 이지만 작가의 ‘여신과의 산책’, 박상 작가의 ‘매혹적인 쌍까풀이 생긴 식물인간’, 해이수 작가의 ‘뒷모습에 아프다‘를 고르고 싶다.
'독서노트 >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존 그린, 북폴리오] - 시한부 아이들의 아름다운 성장일기 (영화 '안녕, 헤이즐'의 원작) (0) | 2012.10.15 |
---|---|
[지상의 노래, 이승우, 민음사] - 폐쇄된 수도원에 숨겨진 음모와 비밀을 파헤치다 (0) | 2012.10.03 |
<정체성>, 밀란 쿤데라, 민음사, 2012. (0) | 2012.07.05 |
<이게 바로 누와르>, 나서영, 심심, 2012. (0) | 2012.06.13 |
[당신의 과거를 지워드립니다, 비프케 로렌츠, 레드박스] - 과거에 대한 모든 기억은 소중하다 (0) | 2012.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