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공간, 이문희,박정민, 21세기북스] - 골방에서 자아성찰하기
흔히 여자와 대비하여 '남자'가 가져야 할 것에 용감하고 힘이 세며 날렵함, 적극적이고 환경 주도적이며 감정보다 이성을 중요시하는 '남성스러움'을 이야기한다. 또 많은 남자들이 그런 남자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노력이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진정한 남성스러움, 더 나아가 나 자신과 직접 대면할 수 있는 여유가 없어 결국 나 자신의 정체성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남자도 외로움을 느끼고, 슬픔 감정에 눈물을 쏟을 수도 있으며, 삶에 지쳐 힘들다는 하소연을 할 수 있다. 남자도 사람이지 않은가.
책에서는 남자에게 필요한 시간과 공간 즉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만아야 할 '시간'과 나를 만나기 위한 '공간'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서 공간은 '골방'으로 표현된다. 골방은 물리적인 공간일 수도 있지만 진정한 나를 만나기 위한 내 마음의 일부분일 수도 있다. 책의 앞부분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제발 내일 아침에 회사에 폭탄이라도 떨어져서 출근 안했으면 좋겠다. - p.42
스트레스로 찌들은 직장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사실 10년 쯤 전의 내 모습이다. 지금은 비교적 자유롭게 시간배분을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일반 회사원이라면 하루 일정을 나를 위해 배분한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 그 시간은 오로지 회사의 수익 창출을 위해 사용될 뿐이다.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보면 그것은 핑계일 뿐이다. 다른 길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길이어도 내가 선택한 길이고 그 길 끝에는 무엇이 있을지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잘못된 길로 나아가고 있다면 빨리 유턴을 해야 하고, 방향 전환을 해야 할 것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재충전의 시간은 필요하다. 이제 입사한 지 서너달 밖에 되지 않는 회사원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너무 피곤해서 주말에 쉬는 것만으로도 부족할 것 같아요". 충분한 재충전의 시간, 뒤를 돌아보고 앞을 설계할 전환점이 우리에게는 필요한 것이다. 그것은 '남자의 공간'에서 충분한 사색과 고민을 통해 가능하다. 이것이 이 책의 주안점이다.
감정에 사로잡히는 순간이 바로 지옥이다. 다시 말해 '내가 나를 놓쳐 보지 못할 때'가 지옥인 것이다. - p.43
바쁘게 사는 남자들은 여름휴가나 연차도 온전히 충분한 휴식으로 삼는 것은 가당치 않은 일이라고 하소연한다. 그런 면에서 자기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은 더군다나 어려운 일일 것이다. 저자는 성찰을 마음껏 나 자신을 탐색하고 들여다보는 작업'이라고 정의한다. 우리가 자기 성찰을 하는 이유는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과정을 통해 지금보다 더 성숙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함이다(p.121).
스키를 다러 간다거나 모처럼 친구들과 모여 맥주 한잔을 기울이는 일은 물론 즐겁다. 하지만 그런 활동을 하면서 나를 들여다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면에서 성찰과 놀이는 구분될 필요가 있다. - p.115
저자 두명은 모두 상담심리를 전공하고 현재 상담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책에서도 저자들의 임상 상담경험들이 다수 소개되고 있다. 비교적 쉬운 단어들과 문장들로 구성되어 책 읽기는 그리 껄끄럽지는 않다. 또한 심리나 상담에서 사용되는 전문용어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정의와 용례를 충분히 설명해 주고 있어 본문내에서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았다. 남자들 뿐만 아니라 여자들도 인간의 심리와 자기성찰 그리고 좀더 올바른 인간관계를 맺기 위해 읽어보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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