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불변의 법칙, 알 리스, 비즈니스맵] - 침몰하는 광고, 떠오르는 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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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리스의 대표저작들이 Al Ries Spicial Edition으로 출간되고 있다. 이 책 역시 같은 시리지로 출간된 신작(원서는 2002년 출간)으로서 성공적인 브랜드 구축을 위해서 2단계 접근방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2단계 접근방법이란 새로운 브랜드를 구축할 때 PR을 통해 먼저 고객으로부터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얻은 다음 광고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광고는 일단 광고주와 상품 사이에 이해관계가 있으므로 신뢰성이 결여될 수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도 판매자나 생산자가 올린 정보보다 그 제품을 직접 구매한 뒤에 사용해 본 사람이 올린 구매후기를 더 신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즉 광고의 결여된 신뢰성을 홍보 즉 PR로 먼저 확보한 뒤에 광고를 진행하라는 주장이다. 기존의 광고 위주의 마케팅은 홍보 위주의 마케팅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 PR은 제3자의 입을 빌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할 수 있는 훌륭한 마케팅 도구이다.
총 네개의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의 첫번째 파트에서는 '침몰하는 광고'라는 소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다시피 광고의 상대적인 단점을 집중적으로 공격한다. 광고가 하나의 생명체라면 정말 불쌍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까인다'. 그 첫번째 장에서는 광고의 신뢰성 문제와 함께 광고량 및 광고비의 증가에 집중한다. 해당업계 종사라자면 기분 나쁠 비유기는 하지만 32개 직종 종사자들의 정직성과 윤리성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조사한 결과 자동차 여업사원과 보험설계사와 함께 광고 종사자는 최하위권을 형성하였다. 광고의 추락한 신뢰성을 대변해 주는 비유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상품은 등장한 이후이 가격이 떨어진 반면 광고는 계속 올라간다는 점을 지적한다. 광고량은 증가하여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광고비는 제작비용을 포함하여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책에서 말하는 광고는 대부분 TV광고를 일컫고 있는데 한마디로 '벽지효과'라는 표현을 쓰면서 많은 사람들이 광고의 홍수속에 광고를 의식하지 않은 상태로 살고 있다.
광고가 기능적 목적을 상실하자 그 커뮤니케이션 기법은 예술이 되어 버렸다. 프롤로그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광고의 예술적 가치는 양초와 전구에 비유할 수 있다. 붉을 밝히기 위해 양초를 쓰는 사람이 지금은 없다. 하지만 양초는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먹을 때는 필요하다. 다소 예술을 비하하는 듯한 표현도 보이지만(예술은 아무런 기능이 없다는 등의 표현, p.44) 예술을 비난하려는 목적으로 쓴 글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즉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광고의 용도가 점점 다해가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예전 사람들이 그림으로 자연과 사람 얼굴을 표시하였지만 지금은 사진을 찍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사진으로 대체된 과거의 그림은 예술작품에 비유한 것이고, 마케팅의 중요도에 있어서 PR로 대체된 광고 역시 예술작품에 비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광고를 너무 '비하'하다보니 책을 읽다가 가끔은 웃긴 적이 몇번 있었다. p.46에 보면 대부분의 광고대행사 사무실에 가보면 미술관에 온 것과 같이 자사의 광고를 포함하여 '직원들의 크리에이티브에 도움을 줄만한(이런 표헌은 책에서는 하고 있지 않음)' 인상적인 광고를 액자에 끼워넣어 장식을 해 놓았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은 문장을 남긴다.
혹시 이런 생각이 들지는 않는가? 광고대행사가 자사가 제작한 광고 사례를 전시하는 것 뿐이라는 생각 말이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변호사는 최고의 변론 취지서를 복사해 액자에 끼워두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의사도 가장 수술이 잘된 환자의 사진을 전시하지 않는다. 사실 수많은 광고대행사를 방문해봤지만 광고대행사를 찾는 고객을 위해 판매 차트를 액자에 끼워 넣어두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 p.46
더 나아가 그 다음 문장에서 광고의 역할과 기능을 이야기하면서 카피라이터나 아트디렉터의 입장에서 클라이언트의 매출을 10% 증진시키는 것보다 칸 국제광고제에서 황금사자상을 타는 것이 아니겠냐고 일축한다. 좀 반복되는 내용이지만 이 참에 광고를 예술로 보고자 하는 이야기에서 한 문장을 더 소개할까한다.
버킹엄 궁전의 근위병들은 도대체 무엇을 지키는 것일까? 정답은 '아무것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버킹엄 궁전에서 열리는 근위병 교대식은 일종의 예술이다. - p.48
광고업계에서 늘 이야기하지만 항상 애매모호한 표현인 '크리에이티브' 보다 광고에서 더 중요한 것은 '신뢰성'을 갖추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으며, 광고주의 매출증대보다 상을 받는 것에 더 관심이 많은 광고대행사에 행태도 비판의 대상이 된다.
광고의 역사는 광고 자체로는 많은 인기를 끌었지만 브랜드에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던 광고로 가득하다. 소비자에게 구매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결정적인 낚싯바늘은 준비하지도 않고 '그럴듯한 말'이라는 미끼만 흔들어대는 꼴이다. - p.77
Part 1이 잘못된 광고로 몰락한 기업의 사례를 예시로 들었다면 Part 2는 PR전략으로 성공한 사례들을 언급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광고와 PR을 비교하면서 PR이 광고보다 선행작업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또 그렇게 했던 기업이 성공했다는 증거 사례들을 면밀히 제시하고 있다.
브랜드를 구축하는 도구로서의 광고는 사라졌다. 하지만 광고는 브랜드를 유지하는 도구로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물론 이런 역할은 PR을 통해 브랜드를 구축한 후에나 필요한 것이다. 브랜드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은 오직 PR뿐이다. - p.151
개인적으로 마케팅 강의는 한학기 해 보았지만 마케팅을 전공한 것은 아니어서 더군다나 이 책에서 비교하고 있는 광고와 PR에 대해서 깊이있는 지식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알 리스라면 마케팅 전문가로서 유명한 학자이고 그 전에도 포지셔닝과 마케팅 불변의 법칙을 통해 그의 지식을 접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 책처럼 광고에 대한 기존의 짧은 지식을 무너뜨린 경험은 해보지 않았다. 그만큼 이 책은 근래에 읽었던 경영 서적 중에 새로운 시각을 던져주었다. 대체로 전반적인 내용이 공감하지만 광고의 역할을 너무 축소시킨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그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광고를 비롯하여 마케팅 전반에 관한 좀더 깊은 통찰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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