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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찌결사대
국내도서
저자 : 김해등
출판 : 샘터사 2013.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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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등님의 동화 4편을 수록한 책이며 제2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어떤 내용이건 대부분의 동화를 읽을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동화 세대로 눈높이가 낮아지고 마음이 말랑해져서 그런건가 싶다. 



수록된 4편의 동화 중에 처음 등장하는 건 책 제목과 같은 '발찌결사대'이다. 나는 그동안 비둘기를 '날아다니는 쥐'라고 생각했다. 늦은 밤 술취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토사물을 아침이면 깨끗하게 청소해 주는 이가 바로 비둘기가 아니던가. 책에서는 비둘기를 닭둘기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이라는 것은 꽤 오래된 유산이 되버린 듯 하다. 요즘 비둘기는 사람이 와도 잘 도망가지도 않는다. 도망가는 듯 하다가더 멀지 않은 거리에 다시 주저앉아 먹이를 찾는 듯 종종걸음을 걷곤 한다.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비둘기 세상에서 비둘기는 날개를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구구뒤뚱법이 적용되고 있다. 인간에게 충성을 다하는 검은혹부리라는 비둘기의 지배를 받고 있으며, 법을 어긴 비둘기는 경찰비둘기가 감옥으로 연행한다. 초록목이라는 이름의 비둘기는 구구뒤뚱법을 뒤집어 엎고 날아다니고 싶었다. 주변 비둘기들과 의견을 모았고 '발찌결사대'라는 이름을 만들어 날개 사용방법을 연습한다. 비둘기의 시각으로 그들만의 사회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이 흥미롭다.


두번째 작품인 '마술을 걸다'는 만수라는 이름의 아이가 주인공이다. 만수의 어머니는 나이 50에 만수를 낳았다. 그래서 만수의 별명은 '늦둥이 만수'였고 만수 부모님이 하는 세탁소의 이름은 '만수세탁소'였다. 그 만수가 전학을 가게 되는데 첫 인사 시간에 마음에 드는, 유리라는 이름의 여자아이를 발견한다. 만수의 특기는 마술이었고 그 시간에 간단한 마술을 보여주며 유리의 짝이 되고자 했으나 유리가 거부하는 바람에 짝이 되지 못한다. 마술을 좋아했던 탓에 만수라는 이름을 버리고 '유건라'라는 예명을 사용하고자 했지만 결국 만수는 만수라는 이름으로 남는다. 어린 아이에 가질 법한 현실과 환상의 중첩 현상을 재미있는 스토리라 잘 표현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세번째 작품인 '탁이'에서 나오는 탁이는 닭의 이름이다. 아버지는 감옥에 가고 어머니는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 되어 시골 할아버지 집에 살게 되고 시골로 전학을 오게 된 아이는 집 근처 대숲에서 암탉 한마리를 발견한다. 17개의 알을 품고 있었는데 때가 되자 병아리들이 알을 깨고 나왔다. 암탉이 17마리의 병아리를 데리고 다니는 모습을 보며 아빠를 상기한다.


네번재 작품의 이름은 '운동장이 사라졌다'이다. 쉬는 시간에도 운동장에서 뛰어놀지 못하는 우리나라 초등교육의 현실을 지적한 환상동화이다. 유능한이라는 이름의 교장선생님이 부임하면서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것을 금지하는 바람에 운동장은 심심하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에서 나온 스토리이다. 어느날 갑자기 해일이 몰아닥치고 학교 건물이 땅으로 꺼졌다가 하늘로 솟아오르는 등 이상현상이 발생하자 탐정이라는 별명을 가진 아이가 이 사건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나선다. 


네개의 작품 모두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만한 동화라고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시선으로만 볼 수 있는 것, 아이들의 머리로만 생각할 수 있는 것을 경우에 따라 흥미진진하게 표현해 주고 있다. 앞으로 동화작가 김해등의 이름을 기억하고 그의 후속작품들을 기대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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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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