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콘텐츠 승부사들, 정해승, 몬스터] -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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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5-6년전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일할 때가 생각났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나도 역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처음 근무하면서 시스템을 적용하려고 했으며 그들의 주먹구구식 업무처리 방식을 비난했었다. 기업이란 나름대로 조직적이고 체계화된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유용하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현실적이고 융통성있는 업무 방식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저자가 이야기한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업무 방식을 스트리트 스마트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다. 책에서 언급한 SM, JYP, YG 등 소위 잘나가는 기업들이라면 스트리트 스마트라고 하는 현장감이 있을 수는 있겠으나 많은 중소 연예인 매니지먼트사들은 구멍가게보다도 못한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요즘 TV에서 나오는 아이돌 그룹들은 '상품'이지 '가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음악'이 아니라 '상품'을 포장하기 위한 '프로모션' 기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저자도 아이돌 그룹들의 핵심역량을 '가창력'이 아니라 '외모'와 '퍼포먼스'라고 하지 않았는가. 결국 우리나라에서 레드오션이 되어 버린 아이돌 시장은 음악 실력을 겨루는 시장이 아니라 누가 잘생기고 예쁜지, 누가 헛소리를 잘 지껄이는지, 누가 춤을 잘 추는지 경쟁하는 거지같은 시장이 되어 버렸다. 책에 인용된 박진영의 말(p.151)에 따르면, "우리는 음악을 만들지 않는다. 스타를 만든다."라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스타는 상품이다.
이 책, <킬러 콘텐츠 승부사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비즈니스를 하면서 갖추어야 할 역량에 대해서 언급한 책이다. 하지만 단지 엔터테인먼트 기업 뿐 아니라 일반 기업들이 운영방식으로 활용해도 좋을 사례들을 풍부하게 제시하고 있다. 그 이유는 가수를 하나의 상품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가능한 작업이었다. 기존 굴뚝산업이나 틀에 박힌 운영방식을 고집하는 기업들이라면 한번쯤 되새김질하며 또 적용해볼 만한 인사이트를 제공해 준다. 예를 들어 고객을 팬으로 만들 수 없을까(p.132) 라는 이야기에서 팬클럽의 희생정신은 바로 기업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충성도 높은 고객을 의미한다는 것,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p.155)에 대한 언급에서 덜 노골적인 광고방식이라는 인사이트를 제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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