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클베리 핀의 모험, 마크 트웨인, 북로드] - 중년들에게도 모험심으로 가슴 뛰게 하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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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트웨인의 대표작인 ≪톰 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아마도 대략 초등학교 1~2학년때 쯤에 동화책으로 모두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중에서도 톰 소여의 모험은 여러 번 읽었고, 두 작품 모두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으로도 여러 차례 방영되어 시그널 송의 일부가 아직 기억나지도 한다. 이번에 읽은 책은 허클베리 핀의 모험. 그러니까 대략 30여년 만에 '제대로 된' 책으로 읽게 된 것이다.
이처럼 장난스럽고 용감한 아이가 또 있을까. 한편으로 정상적이지 못한 행동들로 인해 주변사람들을 괴롭히지만 결말은 노예 짐에게 자유를 주는데 앞장서는, 노예의 친구로 포지셔닝한다. 물론 이제 막 학교에 들어갈 나이의 주인공이 다른 사람들을 속이고, 훔치고, 또 담배를 피우며 여행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눈에 거슬린다. 하지만 그 시대의 상황에 비추어 애교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소설의 배경이 된 곳들을 상상해 본다. 허클베리 핀과 짐의 이동수단이었던 십수명이 탈 수 있을 것 같은 뗏목은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하다. 그리고 그들이 다녔던 미시시피 강이 얼마나 큰 강인지 가보고 싶다. 물론 소설의 배경이 된 그때 그 시절로. 불가능하겠지.
아마도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거 애들이 보는 책 아닌가?' 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다. 나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이 장난스럽고 유치해 보이는 이 책은 다음과 같은 경고문으로 시작한다.
경고문
이 이야기의 계기가 무엇인지 알려고 하는 자는 사형에 처할 것이며, 도덕적 교훈이 무엇인지 밝혀내려는 자는 추방될 것이며, 플롯을 찾으려는 자는 총살에 처해질 것이다.
작자의 명령에 따라
군사령관 G.G
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사형'이나 '총살'을 운운하며 경고하는 것일까. 어린이용 동화에는 포함되지 않았을 뭔가가 있겠지 하는 생각이 금새 몰입하게 되었다. 이쯤해서 솔직히 이 책에 대해서 솔직한 평가를 하고 싶다. 한마디로 '재미있다.' 어린이용 동화책 수준이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물론 그동안 허클베리 핀의 번역본이 여러 출판사에서 나왔지만 이 책을 처음 읽다보니 출판사별 번역의 수준을 논하기는 힘들다는 점은 미리 밝혀둔다.
책은 허클베리 핀이 1인칭 화자가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쓴 형태로 기술된다. 군데군데 작가가 숨겨놓은 잔재미로 인해 웃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먼저 자신의 이름을 속이고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소개했다가 바꾼 이름이 기억이 안나 난감해 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가장 긴장되고 흥미로웠던 부분은 자칭 왕과 공작을 만나 사기행각을 벌이는 장면이었다. 40대가 넘어도 마음 속에는 장난끼가 숨어있는지 이 스토리를 보고 너무 재미있어 화장실 가기도 미룬 채 읽었던 부분이다.
마지막에 짐을 탈출시키는 장면을 처음 읽을 때는 이해가 잘 안되고, 톰 소여가 바보스러워 보였다. 짐이 숨어있는 오두막에 탈출구를 다 만들어 놓았으면 빨리 탈출을 시켜야되는데, 쥐나 거미를 잡아서 넣는다든지, 맷돌을 가져다가 글씨를 새긴다든지 하는 장면이 이어질 때마다 톰 소여가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물론 짐이 이미 자유의 몸이 되었다는 것을 톰 소여가 미리 알고 모험을 즐기기 위해 그리했다는 사실은 결말을 통해 알게 되었고, 그동안의 장난스러운 상황이 충분히 이해되었다.
톰 소여의 모험을 어릴 때 읽고 나도 이렇게 친구들과 떠돌면서 모험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40대 초반이 되어 아이들을 기르다보니 우리 아이들은 톰 소여나 허클베리 핀 같은 생활은 하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하는 도덕적인 아버지가 되었다. 진짜 모험이 필요한 것은 나인데 말이다. 어렸을 때 읽으며 모험을 꿈꾸게 되었던 것 이상으로 지금 이 책을 덮고 나니 허클베리 핀이 미시시피강을 뗏목으로 모험했던 것처럼 내 인생에 모험의 승부수를 던져야겠다는 마음에 가슴이 뛴다. 쿵쾅쿵쾅.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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