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과 그 너머, 이재규, 비전과리더십] - 학문과 신앙의 경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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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를 공부하던 95년 대학원 시절에 여러가지 논문이나 자료들을 통해서 이 책의 저자인 이재규 교수님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후 1997년에 우연하게 알게 된 인터넷선교학회라는 단체에서 인터넷선교사 훈련을 시행한다길래 2기로 지원하여 수료하는 과정에서 당시 학회 공동회장이셨던 이재규 교수님이 크리스찬이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수료식 때 잠시동안의 말씀을 통해 그분이 학문을 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진실되게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분이었는지 놀라움과 동시에 롤모델로 삼고자 한 적이 있다.
논문이나 학술도서를 통해서 학문적인 내용만을 접해왔던 교수님의 지식은 이 책을 통해 학문과 믿음의 경계에서 어떤 자세로 학문을 해야 하며 또 선교사역에 동참해야 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다분히 저자의 자서전 스타일의 에세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젊은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분의 고민과 성찰을 조금이나마 간접 경험할 수 있었기에 기쁘게 생각한다.
변명을 하자면 나는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삶의 본질에 대해 깊이있게 성찰한 기억이 없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내 삶이 구원을 받았고 그 복음을 전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는 삶이라는 사실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왔기에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인식이 생겨 깊이있는 고민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전공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멈추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칼 힐티의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 톨스토이의 ≪인생독본≫, 스탕달의 ≪연애론≫ 등을 읽었고 여러 선배들에게 고민을 하소연했지만 질문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을 얻을 수는 없었다고 한다. 결국 카톨릭에서 영세를 받은 뒤에 개신교로 개종하게 되는 과정이 짧게 언급되면서 거의 영원한 궁금증이었던 생명의 방정식을 풀게 되었다는 소감을 함께 기록하고 있다.
이 책에서 하나님을 만난 이야기 이외에 또 도움이 되는 것은 학문을 연구하는 자세 및 방법이다. 또한 교수님과 같은 전공을 했다보니 인공지능, 경영정보시스템, 지식공학 등의 관련 용어들이 생소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연구실에서 배출한 제자들이 지금 경영정보학계의 주축이 되는 교수님들로 성장하게 된 과정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 기여하는 것이 자신의 진정한 능력의 척도가 된다는 마음가짐은 중요한 인생 경로와 연구 주제를 발굴할 수 있는 지혜의 근본이 된다. - p.38
서울대 생산기계공학과에 입학하여 산업공학로 전공을 정하게 되는 과정으로부터 시작하여, 졸업과 함께 KAIST가 설립되어 산업공학과 석사과정으로 입학하게 된 이야기, 미국 클렘슨대학교로 유학을 떠났다가 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 와튼스쿨로 진학하는 과정 등은 한치의 오차도 없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간접경험하기에 충분했다. 경영정보시스템 분야의 연구 이외에 KAIST의 EEWS를 맡아달라는 요청으로 환경 및 녹색성장 분야의 연구와 개발 분야에도 크게 기여하게 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흔히 과학을 비롯한 학문과 신앙은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지식과 지식을 향한 열정 역시 하나님이 주신 것으로 전혀 갈등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 공감한다.
불신자였고 생명의 근원과 목적에 대해 끊임없이 갈급해왔던 저자가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는 과정이 그려진 만큼 이 책은 비그리스도인들에게 전도용으로 사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초심자들이나 갈등과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크리스찬들에게도 충분히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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