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부식열도 1·2, 다카스기 료, 펄프] - 부패한 금융업계를 날카롭게 고발한 경제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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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무대는 일본의 교리쓰 은행이다. 우리나라에서는 IMF 외환 위기 이후 최근 2008년의 미국 경제 위기에 이르기까지 은행에 대한 이미지는 대표적인 부패한 조직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일본작가에 의해 쓰여진 이 책을 보니 일본에서도 그런 인식은 비슷한 듯 하다. 윗선에서 부정대출을 알선해 주고 알려지지 말아야 할 스캔들과 같은 치부를 감추기에 급급한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금융업계의 죄상을 낱낱이 까발리고 있다.
책의 사이즈가 작기는 하지만 두권으로 구성된 각 책은 500페이지에 가까운 만만치 않은 분량을 자랑하지만 속도감있게 읽을 수 있다. 1권을 지나 2권에 들어서면서 큰 사건이 일부 해결되면서 다소 지루한 감이 느껴졌지만 계속해서 새로운 사건들이 터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긴장감을 늦추기 힘들었다.
주인공인 다케나카는 정의로운 투사의 전형적인 캐릭터를 보여준다. 일부 부정에 가담하기는 했으나 후회를 거듭하면서 조직 내외부의 부정적인 세력들과 맞선다. 자신의 자리 보전에 바쁘고 부정적인 이득을 얻기에 급급한 다른 캐릭터에 비해 건전한 멘탈을 가졌다고 생각된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부패된 금융산업의 모습을 들추어 내는 것이지만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캐릭터를 돌아보면 일상사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그 방대한 스토리 안에는 경쟁, 자만, 아부, 충성, 권력욕 등을 찾아볼 수 있다.
이야기는 주인공인 다케나카가 부정대출에 관여해 달라고 요구받는 것으로 시작한다. 다케나카는 관여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강했지만 심사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회장 큰딸과의 관계를 고려해 대출을 해주는 과정을 묵인한다. 이 부정대출 사건은 1권에서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2권 중반부에 들어서면서 또다시 문제점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다케나카는 큰 책임감을 느끼고 다시는 사내에서 부정대출 등의 사건에 연루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결국 좋은 결말로 책을 마치고 있으며, 다케나카의 모습과 그 주위를 둘러싼 권력을 향한 암투가 흥미진진하다.
이 책을 출간한 펄프는 민음사의 브랜드로 '장르, 불명, 규정 불가, 당신을 위한 순도 100%의 엔터테인먼트'를 표방한다. 2012년 6월 경부터 대략 500페이지 분량의 소설 시리즈를 연이어 출간하고 있다.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 관심을 가져보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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