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크리에이티브, 톰 켈리·데이비드 켈리, 청림출판] - 내 안에 숨이있는 창조성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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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창조적인가?'라는 누군가의 질문에 자신있게 '나는 창조적이다'라고 대답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특히 우리나라에서 그런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창조적이라고 대답할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외부 환경을 지배하는 누군가가 나의 창조물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했거나, 또는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 의해 '나는 창조적이지 않다'는 잘못된 믿음이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창조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평생 사용하지 못할 뿐인 것이다. 숨어있는 창조성을 끄집어 내는 과정을 '창조적 자신감(creative confidence)'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에 따르면 창조적 자신감이란 자신에게 세상을 변화시킬 능력이 있음을 믿는 일에 관한 것이며 시작한 일을 완수할 수 있다는 확신(p.14)이다.
흔히 우리는 창조성이라고 하면 운 좋은 소수의 사람들만 누리는 드문 재능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하지만 창조성은 인간의 사고와 행동의 자연적인 부분이며 너무나 많은 사람들에게 그것은 봉인돼 있을 뿐(p.19)이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그 봉인된 창조성을 사용하여 천재라고 일컬어지는 평가를 받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p.61)은 더 많이 시도하고 더 많이 실패했다는 것이다. 더 많은 성공을 위해서 더 많은 실패를 가볍게 넘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책에서 예를 들고 있는 에디슨이나 라이트 형제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시도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시도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두려움' 때문(p.66)이다. 그 두려움은 바로 앞서 말한 누군가의 잘못된 평가나 다른 사람과의 비교의식에서 비롯된다. 비틀즈의 멤버 폴 매카트니는 고등학교 시절 음악교사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또다른 멤버였던 조지 해리슨도 마찬가지였다. 누군가는 그런 평가를 받고 좌절을 딛고 일어서기도 하지만 자신을 창조적이지 않은 인물로 단정해 버리기도 한다. 전통적인 학교 교육이 창조성을 파괴한다고 주장한 켄 로빈슨의 말을 언급하면서 저자는 스스로에게 '비창조적'이라고 단정짓게 되는 경향은 단지 누군가에 의해 판단당하는 걸 두려워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p.80)고 말한다. 본인의 창조력 발달 뿐만 아니라 자녀교육에도 일침이 되는 조언이라 생각된다.
어린아이가 자신의 창조성에 대해 자신감을 잃으면, 그 여파는 심각하다. 아이들은 세계가 창조적인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두 무리로 갈라져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이 범주를 고정불변의 것으로 여기게 되면 자신들이 얼마나 그림 그리는 걸 사랑했고, 상상속 예기 하는 걸 좋아했는지 잊어버린다. 그들은 너무나 자주 창조적이지 않은 쪽의 삶을 택하곤 한다. - p.80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 역시 창조적이냐는 질문에 대해 자신있게 긍정적인 답변을 할 수 없었다. 책을 다 읽었어도 정말 자신있게 창조적이라고 답변하기는 힘들거 같다. 하지만 내 안에 숨겨져 있는 창조성을 일깨워 지금과는 좀더 다른 창조적인 작업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생긴다. 한꺼번에 창조적인 작업물을 만들어내기는 힘들겠지만 그 창조적 자신감을 회복해 나가는 작업이 바로 창조성에 한걸음 다가간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창조성이나 창조적 인물에 대한 오해를 없애는 작업을 통해 좀더 쉽게 창조성을 되찾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도 한다. 창조성이라고 하면 흔히 예술가나 디자이너들에게만 필요한 기능이 아닐까 오해하기도 한다. 또는 창조적인 인물은 외로운 천재이거나 사교성 없는 괴팍한 사람들로 오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창조성은 변호사나 의사같은 전문직에서부터 사무직이나 생산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무 수행에 필요한 기능이며, 또한 창조적 인물은 다른 사람들과의 협력에서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도출해 내는 사람들인 것이다.
최근 디자인 경영 관련 강의를 몇차례 들으면서 창조경제나 크리에이티브에 관한 관련 도서를 추천받았는데 그중에 한권이 이 책이었다. 마침 우리나라에 번역서가 나오게 되어 반갑게 읽어보았는데 역시 세계적인 디자인 기업을 이끄는 저자들 답게 상당히 자세하고 실제적인 사례들을 통해 개인이 좀더 창조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진 창조성의 사례들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데 특히 디자인 프로젝트의 사례들이 자주 언급된다. 저자가 아무래도 세계적인 디자인 그룹을 이끌고 있다보니 한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의 개념을, 상품이 완성된 뒤에 겉모습만 치장하는 것에 국한된다는 과거의 개념에서 상품을 기획하고 사용자리서치 결과를 반영하는 등 상당히 광범위한 분야에서 학제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업무라고 확장한다면 개인과 기업의 어떤 분야에서든 적용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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