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노멀, 피터 힌센, 흐름출판] - 디지털 혁명 제2막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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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일반화를 뜻하는 뉴 노멀의 실용적 의미는 디지털이 표준이 되는 시대를 말한다. 지금까지는 아날로그가 기본이고 점차 디지털로 변화해가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의 시대는 디지털이 일반화된 표준이기 떄문에 디지털 기술이나 서비스로 차별화하기 어려운 시대가 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차별화를 위해 조직의 다른 역량에 주력해야 하는데 차별화 전략을 논하기 전에 먼저 뉴 노멀 시대의 변화양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그동안 디지털과 대비되는 아날로그가 표준인 시대를 살아왔다. 그러다가 디지털 기술로 점차 이행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러한 시대를 저자는 디지털 이민자(digital immigrants)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지금의 어린 세대들이나 앞으로 태어나게 될 세대는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s)이라고 불릴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디지털 원주민과 디지털 이민자를 구분하는 방법으로 디지털 카메라를 무엇이라고 부르는지 질문을 던져보면 된다고 한다. 필름 기반의 아날로그 카메라를 본 경험이 없는 디지털 원주민들에게 디지털 카메라는 그냥 '카메라'인 것이다. 보다 앞선 시대에는 전자책(e-book)도 그냥 '책'이라고 부르게 되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저자는 2장과 3장에서 뉴 노멀 시대에 맞게 될 한계들과 원칙들을 설명한다. 그 원칙들 중에는 지금 실현되고 있는 내용들도 있어 인상적이다. 먼저 점차 디지털에 의존하게 되어 디지털 고장을 참을 수 있게 될 것(p.73)이라며 디지털 고장에 대한 허용치는 0라고 단언한다. 또한 100% 완벽한 기술보다는 충분히 훌륭한 기술이 인정받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블루레이 디스크와 같이 완벽한 음질과 화질을 제공하는 기술보다 DVD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기술이므로 항상 완벽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디지털이어서 측정 가능하므로 어떤 수상쩍은 행동도 불가능하다는 완전책임 시대가 열릴 것이며, 완전통제가 폐기되어 아래로부터 위로 전달되는 방식으로 시스템이 변화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한다. 더우기 위키피디아의 사례와 같이 집단지성을 기반으로 한 자기교정 메커니즘이 활성화되어 '완벽한' 기술보다는 '충분히 훌륭한' 기술로 인정받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뉴 노멀 시대에는 낡은 완전통제 식의 사고를 벌야 한다. 우리는 이제 기업, 소비자, 직원, 심지어 경험에 대해서도 완전통제를 행사할 수 없게 되었다. 반면 기술의 힘을 통해 자주적, 독립적, 지능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게 될 진일보한 모습이다. - p.96
저자는 이어서 4장과 5장에서 뉴 노멀 시대의 두가지 중요한 변화양상인 '고객'과 '정보'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다룬다. 저자는 고객 즉 소비자를 '잠재적 콘텐츠 생산자'로 정의한다. 1990년대 중후반의 인터넷 초기에는 오프라인 브로슈어를 웹으로 전화시키는 작업이 진행되었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고객과의 상호작용도 역시 오프라인의 상호작용을 단순히 웹으로 전환시키는 수준에 그친다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 단언한다. 뉴 노멀 시대에는 소셜 미디어가 있는 곳에 수억명의 잠재 콘텐츠 생산자들이 존재하며 앞으로 새로운 게임의 법칙은 '접촉(contact)'이 될 것이다. 마셜 맥루한은 '미디어는 메시지다'라고 주장했지만 저자는 '반응이 메시지다'라고 주장한다.
고객과의 상호작용이 대부분 디지털화될 것으로 보이는 뉴 노멀 시대에는 모든 상호작용이 종합적인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중략) 고객들은 자신들의 편한 방식으로 기업들과 상효작용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면서 동시에 매끄럽고 재미있는 디지털 경험도 기대할 것이다. 그러나 이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중략) 그래서 뉴 노멀 시대에는 디지털 상호작용을 복잡하지 않고 즐거운 체험으로 만드는데 수고와 노력이 많이 들 것이다. - p.128
소비자들의 변화를 언급하면서 크리스 앤더슨의 롱테일 법칙이나, Freemium을 언급한 것은 좀 식상하다. 다만 고객전략의 마지막 부분에서 언급한 채널 전략은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뉴 노멀 시대에 성공하는 기업들은 실시간적이고 종합적인(채널 통합적인) 통찰과 고객 인텔리전스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 p.146
정보전략에 대한 제안은 심각한 정부과부하 현상을 지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정보가 너무 적어서가 아니라 정보가 너무 많아서 탈인 시대이다. 더 나아가 정부과부하로 인해 제대로 된 필터링을 할 수 없는 것을 더 중요한 문제점(p.181)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또한 기본적으로 인간은 어떤 종류의 정보 용량을 제공받든 완전히 다 사용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파킨슨의 법칙'을 언급(p.165)하면서 우리는 그동안 많은 양의 정보를 쌓아두고 백업받는 것에만 치중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뉴 노멀 시대에 중요한 것은 완벽성보다는 신속성이며, 정확성보다는 역동성이라는 것이다.
뉴 노멀 시대에도 우리는 여전히 정확한 정보를 원하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숙도(speed)다. 정보를 평가하고, 접근하고, 신속하게 검색하는 일이 '아무것도 잃어버리지 않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 p.170
앞으로의 정보 전략을 기업에 실제로 구축할 수 있을지의 여분느 기술을 이해하고, 정보의 소비와 사용 패턴을 이해하고 비즈니스와 관련한 콘텐츠를 이해하는 만능가들이 필요하며 이러한 복합적인 기술을 갖추었는지에 따라 그 격차가 벌어질 것이다(p.186). 추가적으로 혁신과 기술전략에 대해서도 다양한 사례와 함께 언급하면서 새롭게 맞이하고 있는 제2의 디지털 혁명을 준비하는 방법을 일깨워주고 있다.
여러가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던 좋은 책이었다. 개인적으로도 96년에 html과 웹브라우저를 처음 접하면서 인터넷을 이용하게 된 이후로 지금까지 많은 혁신이 이루어진 것을 경험했다. 앞으로의 혁신이 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니 기대가 되는 마음 한편으로 정확히 파악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받아들이게 된다. IT 업계 종사자 뿐만 아니라 앞으로 IT와 디지털 기술이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인지 파악하는데 좋은 혜안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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