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 게임으로 철학하기, 윌리엄 어윈 엮음, 한문화] - 대중문화를 소재로 한 대중 철학 교양도서
수잔 콜린스가 쓴 장편소설인 헝거 게임 3부작의 내용을 중심으로 '철학'이라는 주제를 접목시킨 책이다. 그동안 매트릭스, 호빗 등의 영화 또는 소설과 철학을 접목시킨 책을 보았었고 영화를 주제로 하여 다른 인문학적 소재를 결합시킨 크로스오버류의 책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에 이 책도 상당한 흥미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하지만 헝거 게임을 읽었다고 하더라도 결코 쉽게 볼 수 있는 책은 아니었다.
주인공인 캣니스가 운명에 순응하는 듯 하지만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세계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나라 전체를 뒤흔드는 혁명의 시발점이 된다는 것이 헝거 게임 3부작의 전체적인 스토리이다. 따라서 책에서 언급하는 주요 철학적 주제는 정의와 불의, 독재와 혁명, 차별과 평등, 사랑과 우정 등의 상당히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관한 주제들이다. 또한 이와 함께 음악의 의미, 고통을 즐기는 인간의 본성, 유전공학과 인간의 정체성, 젠더와 페미니즘 등 상당히 형이상학적이고도 다양한 주제들이 다뤄지고 있다. 소설이 전체적으로 암울하고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듯이 이 책에서도 그에 걸맞는 철학적 주제를 선택한 듯 싶다.
책은 여러 명의 철학자들이 참여하여 만들어졌다. 전체 19명의 저자들이 한가지 주제씩을 맡아서 총 19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은 소설의 상당히 세부적인 주제에서부터 3부작 전체를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주제까지 다양한 영역을 다루고 있다. 3부작 전체가 영화로도 제작되어 원작소설 자체는 상당히 재미를 추구하는 대중문화의 전형을 보여주지만 이러한 심도깊은 주제로 영화를 분석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있는 작업이라 생각된다.
혹시 헝거 게임을 그저 재미만을 추구하는 가벼운 콘텐츠로 생각했다면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코웃음을 치거나 또는 쉽게 접근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책에서는 칸트가 언급되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다뤄진다. 그만큼 만만치 않은 내용을 다루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물론 원작소설을 다시 읽고 되새김질하는 즐거움을 줄 것임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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