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의 선물, 사랑의 작동원리, 샤론 모알렘, 상상의숲] -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성생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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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전 중학교 1학년 시절에 여학생들의 가정 교과서에 나오는 여자의 생식기 구조 사진을 보고 '아 이런거였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이 책 <진화의 선물, 사랑의 작동원리>를 처음 보는 느낌이 딱 그때의 느낌과 비슷했다. '아 이런 책이었구나'.
진화를 기본적인 이론으로 하여 인류가 어떻게 진화를 거듭하면서 현재의 '사랑'이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여기서 사랑이라 함은 성생활(sexuality)을 말한다고 보면 된다. 여성과 남성의 성 본능에 대해서 설명하는 1장과 2장의 내용을 보면 성인이라고 하더라도 정확히 알지 못했던 '성'에 관한 지식들을 제공한다. 예를 들면, 음모의 존재 이유, 클리토리스의 구조, 오르가즘의 원리, 여성이 느끼는 페니스의 길이 등이다. 궁금하다고 이야기하기도 꺼려졌던 '왜'라는 질문의 소재들을 잘 다루어주어 저자에게 고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내용들이 솔직히 '변태'적인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궁금했던 내용일 수 있을텐데 단지 이런 궁금증에 대한 해결이 이 책 내용의 전부는 아니다. '사랑 ' 또는 '성생활'과 관련한 여러가지 장치들과 도구들이 결국 진화의 원리를 거쳐 자연에 인간에게 준 선물이라는 것이다. 어떻게 남녀가 서로 매력을 느끼고 성행위로 이어지게 되는지 이것을 과학적인 원리를 통해 설명하고자 한 저자의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하지만 책의 제목에서도 이야기되었다시피 진화라는 기본 원리를 바탕으로 설명이 되고 있기 때문에 '진화'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되어 있지 않으면, 또는 진화에 대해서 찬성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전체적인 내용이 거북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특히 6장에서 동성애 유전자에 대한 연구 내용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 정상적인 성생활을 전제로 하고는 있지만 더 만족스러운 성생활이라는 목적을 프리섹스로 오해할 수도 있는 애매모호한 결론은 썩 유쾌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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