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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대한민국 모바일, 위기와 기회의 징후들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이석진,문재승
출판 : 커뮤니케이션북스 2012.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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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IT서적을 읽으니 아이러니하게도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다. 그동안 인문학에 대한 고민으로 관련서적들을 읽으면서 반대로 IT나 경영분야의 책에 대한 갈증을 느꼈는데 적절한 시기에 읽게 되어서 아주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최근의 모바일 시장은 기존의 PC기반의 비즈니스와 또다른 경쟁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기존의 PC기반의 IT산업이 몇몇 기업들의 독식구조였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저자는 그러한 독식구조를 프리메라리가의 FC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의 관계를 예로 들고 있다. 프리메라리가에서 이 두 팀이 1,2위를 다투는 상황은 수십년간 반복된 판세로서 3위와의 큰 격차로 벌이고 있기 때문에 특정 몇팀만이 우승경쟁을 하는 프레메라리가는 상대적으로 이변이 연출되는 프리미어리그에 비해 흥미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IT시장은 이러한 승장가 계속해서 시장을 독식해 나가는 구조였다.

 

애플과 구글이 급성장을 하면서 모바일 시장은 새로운 판도가 그려지고 있다. 기존의 강자였던 마이크로소프트나 노키아 같은 기업의 세력이 약해지고 있는 반면에 애플과 구글은 계속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왜 이런 기업들이 모바일의 땅에 모여 피나는 경쟁을 하는 것인가?

 

그 첫번째 이유는 모바일 시장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 때문일 것이며, 두번째는 사업분야의 다각화를 통한 합리적인 투자의 효과를 얻고자 하기 때문일 것이다. - p.8

 

결국 한가지 수익창출원만 믿고 미래를 준비하지 않았다가 쓰러져만 수많은 IT기업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분산투자를 하기 시작한 거대 IT기업들이 모두 동시에 바라보게 된 시장이 바로 모바일 시장인 것이다. 현재 IT의 3강구도라고 하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를 들 수 있는데 이들 빅3가 모두 수익구조 다양화를 위한 승부수로 모바일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IT에서 이름값을 해왔던 많은 기업들이 모바일 시장으로 넘어오면서 불투명한 미래를 맞이하고 있다. HP는 독자적인 모바일 플랫폼 사업을 사실상 포기했으며, 천하의 마이크로소프트도 애플과 구글에 밀려 모바일 시장에서 비주류를 전락했다. 노키아는 진작에 한물간 이미지를 풍기고 있으며 직배송으로 이름을 날렸던 델 역시 미국에서 스마트폰 판매를 중단했다. 이런 거대 공룡기업들이 쓰러져가고 있는 이유는 바로 모바일 시장의 구조가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공급채널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고나 혹은 서비스 플랫폼을 보유하지 못한다면 성공하기 어려운 형태가 되었기 때문이다(p.12). 결국 본격적인 경쟁은 모바일 공급채널을 보유하고 있거나 서비스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 간의 경쟁이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 디바이스부터 스마트폰 운영체제와 스마트폰 앱의 영역까지 전체모바일 시장의 강자로 손꼽히는 회사는 현재 구글과 애플이다. 이중에서도 이러한 생태계를 만들고 표준화시킨 기업은 애플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애플이 보여준 모바일 플랫폼 전략은 시장에서 마치 표준과 같이 받아들여졌고 이후 시장에 진입한 많은 업체들은 이와 비슷한 전략을 가지고 도전하게 되었다(p.15). 아직까지 애플과 큰 차이점을 가지고 모바일 생태계에 도전하는 기업은 없었고, 결국 애플은 모바일 플랫폼 경쟁자들로부터 도전을 받고 있다기 보다는 경쟁자들이 최대한 애플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 가깝다(p.16).

 

과거에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기업들처럼 자사의 플랫폼에 가두어놓고 자사만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어플리케이션만 등록을 해주는 비즈니스는 처참하게 실패했다. 이와 같은 교훈을 살리기 위해서는 현재 애플과 유사한 모습만을 재현하려고 하는 모바일 시장도 과거 이통사의 플랫폼과 같으 어느 한순간 무너져 버릴지도 모른다(p.17). 따라서 모바일 서비스는 스스로 강점을 가져야 하며, 환경이 변하더라도 유동적으로 적응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p.18).

 

마이크로소프트의 스카이프 인수,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인수 등 IT 업체들의 인수합병 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다. 정확한 수익창출이 확인되지 않는 기업이스스로의 몸집을 불리기 위해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모습은 모바일 시장의 불안한 미래를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닷컴버블 붕괴 당시의 상황과 비교하여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최근의 소셜 컨셉을 중심으로 한 붐이 거품이겠느냐는 희망적인 생각도 가져본다.

 

저자는 아마존의 성장을 배우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 웹2.0 비즈니스의 출범 이후 가장 주목을 받았던 기억이 아마존인데 사실 아마존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는 않은 사이트이다. 최근에는 전자책이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분야로 세력을 확장하면서 가장 모범적인 다각화 성공사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 책은 크게 세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첫번째 장에서는 책의 제목에서도 언급된 '위험'에 대해서 분석한다. 최근이 모바일 시장의 위험을 과거의 IT 시장 및 닷컴버블 붕괴 시기와 비교 제시한다. 두번째 장에서는 모바일 생태계를 분석한다. 세번째 장에서는  이러한 위험과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 마지막 장에서 제시하는 전략은 현업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특별한 조언이라고 하기는 힘들다. 단 그런 전략을 제안하기까지 여러 아이디어들을 취합하는 과정에서는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만한 내용들이 꽤 있다.

 

책의 제목처럼 2012년은 모바일 비즈니스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소지가 크다. 변환의 시기이며 혁명이 무르익어가는 시기이다. 모바일 비즈니스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똥줄이 탈 상황이지만 나는 전세계 글로벌 모바일 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바뀌게 될지 영화를 보는 심정으로 지켜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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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속의 유령
국내도서>컴퓨터/인터넷
저자 : 케빈 미트닉(Kevin Mitnick),윌리엄 사이먼(William L. Simon) / 차백만역
출판 : 에이콘출판사 2012.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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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게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케빈 미트닉이라는 인물에 대해 알지 못했다. 해킹 분야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았고 그저 해커는 원래 좋은 의미였고 악의를 가진 크래커와는 구별되어야 한다는 정도, 또는 최근까지 문제가 있었던 농협이나 현대캐피탈의 해킹사고나 네이트 회원정보 유출사고같은 기업사례라든가 DDoS를 중심으로 한 보안기술에 대한 약간의 이론적 지식들을 가지고 있는 것이 전부였다.

 


6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의 두께의 압박과는 달리 소설과 같이 너무나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혔다. 약간의 유치한 장난에서부터 고도의 컴퓨터 기술을 활용한 해킹에 이르기까지, 책의 커버에 나오는 부제목과 같이 케빈 미트닉은 ‘신출귀몰 블랙 해커’였다. 첫부분에 나오는 맥도날드에서의 장난 사례는 정말 배꼽이 떨어지게 웃었다. 소설이 아닌 책을 보면서 이렇게 웃어보기는 처음이다. 또한 사회공학 기법으로 남을 속이는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제임스 본드라고 하는데 상대방이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상황은 정말 그 어떤 코미디 보다 웃기는 장면이었다.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케빈 미트닉이 책 앞부분에서 자신의 전문분야라고 하면서 ‘사회공학(Social Engineering)’의 개념을 소개하고 있는데, 책의 정의(p.26)에 따르면 사회공학은 자연스럽게 또는 의도적으로 상대방을 속여서 평상시라면 하지 않을 행동을 이끌어내고, 나아가 전혀 의심을 사지 않으면서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심어주는 것을 말한다. 책의 절반 정도를 읽는 과정에서 저자가 주장한 사회공학의 적용사례의 정당성은 어느 정도 이해는 갔다. 왜냐하면 미트닉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그의 해킹은 남에게 금전적인 손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유출해도 그 정보를 가지고 은행이나 금융시스템에 들어가 거액의 돈을 빼내거나 소프트웨어 소스코드를 유출해도 그것을 되팔아 금전적 이득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보안을 뚤어다는 것 또는 소스코드를 빼냈다는 그 자체만을 목적으로 하는 해킹이었기 때문에 법적으로 면책될 수 있는 해킹이었다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하고 있다. 또한 게임 중독자들과 같이 자신은 해킹 중독자이며 해킹을 해서 보안이 철저한 사이트를 깨고 들어갈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고 검증하는 것 자체를 그는 즐겼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것이 그가 이야기했던 것과 같이 전혀 법적인 문제가 없는가 하는 문제는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 더군다나 전화를 이용하여 다른 사람을 속이는 행위들이 여러 차례 언급되는데 사회공학이라는 것이 얼마나 학술적인 가치가 있으며 법적 또는 도덕적인 문제는 없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최근에 에이콘에서 사회공학 관련 번역서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추가적으로 그 책을 검토하여 사회공학에 대한 의문점을 풀어보도록 해야겠다.

 

‘사이버 범죄 실화’라는 부제목답게 저자가 그동안 했었던 여러 가지 해킹 사례들을 재미있게 표현하고는 있지만 중간 이후 부분부터는 약간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다. 거의 매번 전화로 남을 속이는 행위들이 처음에는 신기했지만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다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언급하지 않고 넘어가고 됐을 법한 이야기들이 많이 다뤄졌다. 좀더 내용을 줄이면 400페이지 수준까지는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책 마지막 장에는 케빈 미트닉을 중심으로 한 인물 사진들이 나오는데 케빈 미트닉이 그 정체에 대해 의문을 가졌던 저스틴 페터슨의 사진은 미트닉이 본문에서 언급했던 것과 거의 유사해 한바탕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튼 그의 해킹은 정말 전무후무한 사례들이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토롤라, 노벨, 노키아,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당시 굴지의 IT 기업들이 거의 미트닉의 해킹 대상이었고 그것도 완벽한 사회공학 기법으로 소스코드를 비롯하여 얻고자 하는 정보를 모두 얻었다.

 

위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중간 이후의 다소 지루한 감만 떨쳐낼 수 있다면 이 책은 그 어떤 소설보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IT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도 읽어보면 재미와 더불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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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Apple 인사이드 애플 (양장)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애덤 라신스키(Adam Lashinsky) / 임정욱역
출판 : 청림출판 201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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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아키텍처를 공개했던 IBM 호환 PC 제작회사들과 경쟁을 했던 애플의 PC 제품은 폐쇄적이라는 특징을 가졌으며 IBM 호환 PC 계열과의 전쟁에서 패배했다고 평가된다. 비디오 테이프 레코더 시장에서 VHS 방식과 경쟁했던 소니의 베타맥스 방식도 역시 폐쇄적이라는 특징 때문에 VHS와의 표준경쟁에서 패배하고 시장에서 물러났다. 이상의 사례를 두고 애플의 폐쇄적인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시각들이 존재한다. 현재 공개되어 있어 삼성이나 모토로라 등 여러 기업의 모바일 제품에 탑재되고 있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모바일 운영체제 분야에서 경쟁중인 iOS는 애플의 디바이스에만 탑재되는 폐쇄적인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ISO 26000의 이슈는 기업의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애플은 철저하게 ‘비밀주의’를 고수하고 있는 회사이다. 이러한 비밀주의 또는 폐쇄적인 정책이 가장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애플의 속사정에 대해 해부해 보고자 노력한 책이다.

 

잡스는 컴퓨터업계, 음반업계(아이튠즈 뮤직스토어와 아이팟으로), 영화업계(컴퓨터 애니메이션을 선구적으로 도입한 픽사로), 그리고 통신업계(아이폰으로) 등 적어서 4개의 업계에 혁명적인 영향을 끼쳤다. 젊은 나이에 컴퓨터업계에 혁명을 일으킨 뒤로 잡스는 끊임없는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왔다. - p.29

 

책은 스티브 잡스의 영향력이 얼마나 애플을 지배할 것인지를 논하면서 시작한다. 위에 인용문대로 잡스는 애플 복귀이후 죽어가는 애플을 살린 구세주나 다름없었다. 잡스는 애플을 10년 동안 작은 규모의 12개 회사만을 인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M&A의 가장 큰 딜레마인 두 기업의 문화가 적절하게 융합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즉 독특한 애플문화에 인수기업의 직원들이 동화되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현대 경영학에서 숭상하는 또다른 가치인 '효율성'을 거부한다. - p.30

 

업무을 실천에 옮기는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은 이메일의 제목이 ‘스티브가 주문한 것(steve request)’라고 쓰는 것이라는 내용이 인상적이다. 그의 한마디가 법이었던 카리스마 경영이 그의 사후에도 살아남을 탄탄한 조직을 만드는데 성공했는지가 애플 성공의 관건이 아닐까 생각된다.

 

책을 읽기 전에는 ‘비밀제국 애플의 내부를 파헤치다’라는 문구에서 느끼게 되는 것처럼 비밀스러운 애플의 비하인드 스토리나 잘못된 경영방식을 들추어내는 내용이 아닐까 기대했었다. 물론 그런 내용도 없지 않지만 대부분의 애플이 지금까지 성공하게 된 원인을 밝히는데 큰 목적을 두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하지만 팀 쿡 CEO 등장 이후 비교적 최근까지의 애플 내부상황을 상세하게 엿볼 수 있는 내용들이 많다는 것은 가장 큰 재밋꺼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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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서치엔스의 탄생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최용석
출판 : 퍼플카우 2012.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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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검색은 권력이다’라는 부제목, 그리고 제목에 ‘호모 서치엔스’라는 신조어를 보게 되면 뭔가 검색에 관한 새로운 담론을 제시할 것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러한 기대를 가졌었다. 하지만 기대가 컸기 때문인지 내용은 좀 실망적이다. 정보기술이나 인터넷 업계에 종사하거나 또는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알 수 있는 검색에 관해 기본적이고 일반적인 사실들을 짜임새있게 잘 정리한 것이 불과했기 때문이다.



내용이 형편없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서비스에 대해, 특히 검색 서비스에 대한 초보자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정보가 될 듯 하다. 검색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그와 관련된 내용들을 잘 엮어서 짜임새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모 서치엔스란 검색하는 인간을 말한다. 검색 원숭이를 탈피하기 위해 저자는 한가지 검색 서비스만 사용하지도 말고 한가지 웹 브라우저만 사용하지도 말라고 권고한다. 너무 당연한 말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지키지 않는다. ‘인터넷 =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등식이 거의 진리처럼 여겨지고 있으며 ‘인터넷 = 네이버’라는 등식도 그에 못지 않다. 너무나도 잘못된 관행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책을 마무리하면서 떠오른 생각은 역시 인터넷이라는 좋은 기술도 남용하거나 잘못사용하면 쓰레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 인터넷을 좋은 기술로 만들려면 우리가 지배해야 하며 지배당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인터넷이나 SNS의 세계에서 사생활 침해라든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이슈들이 많이 제기되고 있는데 그 문제 역시 자신의 사용방법이나 조치방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저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SNS를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개인정보를 보호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고는 다른 사람들과의 네트워킹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적당한’ 수준 공개와 개인 홍보, 그리고 공개되지 않아야 할 정보들에 대한 통제가 적절히 이루어진다면 검색을 중심으로 한 인터넷 사용에서 지배당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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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단식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엔도 이사오,야마모토 다카아키 / 김정환역
출판 : 와이즈베리 2012.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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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나 인터넷과 같은 디지털 기술이 일상 생활을 지배하면서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가 많았지만 부정적인 효과도 많았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 책은 그 부정적인 효과 중에서 디지털 기술에 대한 중독현상을 다루고 있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디지털 중독 현상이 물론 아주 심각한 폐해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디지털 기술에 접근할 능력조차 없는 디지털 격차 현상보다는 덜 심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더 심하게 말해서 디지털 기술을 접할 수 없는 사람도 있는 반면이 너무 풍족하게 누리다보니 ‘중독‘이 되어 버린 사람들도 있다는 것인데 무엇이 심각한 증상일지는 각자 생각해 보기 바란다.



1장부터 4장까지 총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장은 디지털 중독(IT 중독)으로 인해 직장 내에서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지 사례들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례들이 우리나라 직장에서도 많이 일어나고 있는 사례들이라고 여겨지며 나 역시도 꽤 많은 사례들을 직접 경험하기도 했고 또 공감이 가는 사례들이었다. 저자는 특히 디지털 중독으로 인한 결과로 ‘정보의 홍수’ 현상을 언급하고 있다.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Flood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적절한 신조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정보의 홍수 현상을 일으킨 가장 큰 주범으로 이메일을 언급하고 있는데 공감이 아주 많이 되었다.  이메일은 극단적으로 ‘발신자 중심적’인 수단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허락을 받지 않고도 메일을 보낼 수 있으며, ‘일단 보내고 보자’는 식으로 일을 떠넘기는 경우도 많을 수 있다. 메일을 받는 쪽에서는 대량의 메일이 쌓이게 되고 메일을 확인하고 답장하는데 따르는 수고를 들여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를 양산하게 된다. 무엇이 중요한 정보인지 파악할 능력이 저하되고 있으며 업무시간 중 컴퓨터 앞에 앉아서 불필요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많은 직장인들이 ‘모니터만 들여다보면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착각한다.’

 

2장은 세대별로 디지털 기술에 따른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저자는 업무방식의 변화를 통한 세대구분을 초식 세대, 빙하기 세대, 중간관리직, 간부층 등으로 나누고 있다. 연도와 특성을 살펴보니 나는 아마도 빙하기 세대가 아닐까 싶다. 빙하기 아날로그 기술에서 디지털 기술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경험을 했던 세대이다. 빙하기 세대에 대한 설명 중에서 다음 문장이 인상적이다. ‘본인은 IT를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IT에 속박되어 무의식중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p.99)’, 페이스북의 좋아요 수와 댓글 수에 연연하며 거기에 매몰되어 있는 세대들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3장에서는 그동안 IT가 어떻게 기업 속에 침투해 그 세력을 넓혀왔는지 설명하고 있으며, 4장에서는 디지털 중독의 해결방법으로 이 책의 제목과 같이 ‘디지털 단식(원제에 따르면 IT단식)’을 제안한다. 디지털 단식이란 과잉섭취하고 있는 IT를 줄이고 직장이나 개인이 업무 진행방법을 초기화하는 작업을 말한다. 1,2,3장까지의 내용은 저자가 나름대로 이 분야에 대해서 연구하고 분석한 자료들을 나름대로 짜임새있게 제안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의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4장의 내용을 보면 너무나도 뻔한 방법들을 제시하는 것이 좀 아쉽다. ‘디지털 단식’이라는 제목을 보고 바로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책을 읽기 전에 디지털 기술의 사용을 줄이고 직접 대면활동이라든가 머리를 쓰는 활동을 늘리자는 내용의 책이겠구나 하는 예상을 했었고, 뭐 특별한 대안을 제시하겠는가 생각했는데 역시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용두사미라고 하면 너무 악평일 것 같고 아무튼 시작은 좋았으나 끝이 그다지 신선한 아이디어나 인사이트를 제공해 주지 못했다.

 

IT 중독의 문제점을 언급하면서 최근의 SNS 이용 행태에 대한 아주 핵심적인 사항을 지적한 부분이 있어 이를 인용하면서 리뷰를 마치려고 한다.

 

현재 널리 확산되고 있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의 소셜네트워킹 서비스는 모두 아날로그 세계에서는 불가능한 많은 수의 친구 및 지인과 ‘느슨하게’ 연결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곳에서 진행되는 화면을 통한 대화는 ‘자신’ 대 ‘상대방‘(특정한 누군가)이 아니라 ’자신‘ 대 ’주위 사람들‘(불특정 다수)의 형태일 때가 많다. 이런 곳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의견 대립이나 싸움 같은 인간관계의 골치 아픈 측면을 회피한 ’느슨한‘ 유대가 되는 경향이 있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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