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아주 시의적절한 책이었다. ‘내집 마련이 절실한 3040세대가 반드시 알아야 할 진실’이라는 부제목처럼 3040세대의 중반부를 넘어선 나로서는 정말 궁금하기도 했고 꼭 알아야 할 내용이었다. <아파트의 몰락>이라는 제목처럼 그냥 아파트가 몰락할 것이라는 사실만을 던져주는 책은 아니기 때문에 더 유익했다.
책의 초반부는 ‘아파트는 몰락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민의를 호도하는 언론사들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IMF 외환위기를 극복했다던 2000대 초 급격하게 상승하던 아파트 가격은 2008년 미국 경제위기 여파로 하락세를 유지하다가 최근에 보합권을 유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2006년 말에 집을 장만한 나로서는 집값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우리 집 아파트 가격만 보더라도 이 사실은 확실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보합권을 유지하는 지금 대부분의 언론들은 ‘부동산 시장 바닥론’을 주장하며 지금 당장 아파트를 구입하지 않으면 안될 것마냥 떠들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책의 1장부터 4장까지는 우리나라에서 아파트 개발이 시작되고 나서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의 상황까지 역사적 사실을 서술해 주고 있다. 5장부터의 내용은 앞부분의 내용을 복습하는 듯한 분위기지만 정말 중요한 인사이트를 던져주고 있다. 2008년 경제위기 당시에 급격하게 하락했던 금리는 2010년 이후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2%대를 유지하며 방어해왔지만 앞으로는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으며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주택가격은 하락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일부 아파트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아파트의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 큰 문제인 것이다. 왜냐하면 아파트 가격이라는 것은 단 1%의 거래물량이 결정해 주기 때문이다. 주택가격이 떨어지게 되면 금융기관들은 부실대출이 증가하게 될 것이며, 전세계적인 금리상승 기조에 따라 한국은행도 금리를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크게 잃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한 유사한 사례로 6장에서는 일본의 부동산 가격 버블 붕괴를 이야기하고 있다.
7장에서는 주택문제의 원인이자 해결방법인 인구구조라는 다소 광범위한 주제를 제시하고 있다. 최근까지 저출산 기조가 유지되면서 인구구조가 피라미드형에서 항아리형으로 이동하였고 더 나아가 역피라미드 구조로 가게 될 것이며,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35~54세 인구가 자연스럽게 감소하면서 주택수요가 감소해 일본처럼 주택가격이 붕괴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결국 아파트의 투자가치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현재 사는 집에 대출이 없기 때문에 상환의 부담은 없으나 집을 더 넓혀가야 하는 상황에서 대출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말로만 듣던 하우스 푸어로 전락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하게 되었다. 미래를 보고 예측하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 그 미래를 잘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이 좋은 정책과 비즈니스를 만들어 더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이 없게 되기를, 또 살고 있는 집으로 인해 생존의 위협을 당하는 사람이 없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