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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30일생
국내도서
저자 : 김서진
출판 : 나무옆의자 201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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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주인공 '정현재'의 동료 직원이자 애인이었던 '혜린'의 시체가 발견된 것으로 시작된다. 남부 지역 소도시 J시의 눈내리는 2월 어느날 혜린은 시체로 발견된다. 방송국 직원이었던 1979년생 정현재는 기혼이었지만 애인관계를 유지하던 방송국 작가 혜린과 헤어지기 전 마지막 만남을 가졌고 그 자리에서 술에 취해 어떻게 집에 들어갔는지 조차 기억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혜린의 사건은 그날 발생하였다.



그의 할아버지는 그 지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살았던 어른이다. 그런 지역적 유명세 때문인지 그의 아들, 즉 현재의 아버지는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이 유력해진다. 하지만 이 사건이 발생되고 나서 주위 사람들은 혜린의 살인자로 정현재를 의심하기 시작하며 그 화살이 그의 아버지에게까지 향한다.


살인자의 누명은 그의 할아버지에 의해 쉽게 벗겨졌지만 현재는 한때 사랑했던 사이인 혜린의 죽음에 배후가 있다고 판단하고 개인적인 조사를 시작한다. 조사과정에서 '만리'라는 이름의 여자가 25년 전 같은 지역에서 죽었던 사실을 파악하고 그 사건이 혜린의 죽음과 연관되어 있다고 판단한다. 만리는 죽기 이전에 그 지역에서 '조개다방'을 운영하면서 많은 남자들과 염문을 뿌린 여성이다. 자신의 할아버지와도 각별한 사이였다고 알게 된 현재는 만리의 주변인물을 찾는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현재는 조사 과정에서 만난 혜린의 언니 정희로부터 혜린이 '박대길'이라는 사람을 찾으러 다녔다는 말을 듣는다. 이야기는 박대길의 스토리와 교차된다. 박대길은 오래전(아마도 해방 이전의 시기가 될 것 같음)에 '정윤조'의 집에서 머슴으로 살았던 남성이다. 박대길은 정윤조의 누이인 정이조와 눈이 맞아 도망을 계획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이조와 윤조를 죽이고 정윤조로 살아가게 된다. 오랜 세월 정윤조로 살아갔던 이 박대길이 바로 정현재의 할아버지였던 것이다.


마지막에 사실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현재는 혜린의 살인사건으로 수감되면서 굳이 자신이 유죄가 아니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자신이 박대길이라는 사실을 숨기며 철저히 거짓된 모습으로 살았던 할아버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동생 미래의 모습을 보며 또다른 동생이었던 혜린의 모습을 떠올린다. 열린 결말이다.


김서진 작가의 두번째 작품인 이 소설은 추리소설의 형태를 띄고 있으면서 더 나아가 존재하지 않는 시간인 2월 30일에 혜린이 태어났다는 사실을 제시하며 현실과 상상을 혼동하게 만든다. 또한 일제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60년이 넘는 시간을 관통하며 인간이 공통적으로 갖게 된 욕망에 집중한다. 그 욕망을 이루기 위해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나를 또다른 나로 포장하기도 한다. 어느 한 사람의 욕망은 다른 사람이 더 큰 욕망을 갖도록 만들며, 그 연쇄반응을 통해 욕망은 점점 눈덩이처럼 커진다. 결국 이 욕망의 사슬을 끊는 것은 개개인이 욕망을 절제하는 수 밖에 없지 않을까. 그 시작을 주인공인 현재가 시작한 것이다. 3대에 걸쳐서 흘러온 욕망의 사슬을 현재는 과감히 끊으려고 한다. 그 무한한 욕망을 가진 인간은 과거에 대한 제대로 된 기억조차 간직할 수 없는 나약한 존재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주인공인 '현재'의 이름이 의미심장하다. 모든 것은 과거를 무너뜨리고 만들어 진 현재의 변화로부터 시작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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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불멸의 신화
국내도서
저자 : 조정우
출판 : 세시 2014.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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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우 님이 쓴 ≪기황후≫을 읽은 데 이어 이번에 읽게 된 이순신 장군에 관한 소설은 조정우 님이 쓴 소설 중에 두번째로 읽게 된 소설이다. 영화 명량의 광풍이 지나갔지만 아직 출판가에서는 이순신과 임진왜란의 상고 열풍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하긴 우리나라의 역사적 인물 중에 이순신 정도로 영웅시 되는 인물이 어디 또 있던가. 이순신 장군의 초상화가 고작 100원짜리 동전에 그려져 있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명량을 본 이후에 임진왜란에 대해 좀더 깊이 공부하고자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에 담아놓기도 했고 또 몇권은 구입도 했는데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특히나 난중일기나 징비록은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실천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본 소설을 접하게 되었다. 본 소설은 이순신 장군을 중심으로 하여 임진왜란 기간에 진행된 해전에 대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 이순신 장군이 경험한 임진왜란의 과정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왔을 것이다. 특히 영화 명량의 소재로 사용된 명령대첩이나 한산도대첩, 노량대첩 등은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로 알려져있다. 물론 이 소설에서도 여러 해전들이 다뤄지고 있다.


책은 대략 300페이지가 채 못되는 분량이다. 임진왜란의 역사를 그 정도 페이지로 다룰 수 있겠냐마는 난중일기나 징비록 등을 통해 좀더 깊은 이해를 하기 전에 가볍게 읽고 넘길 수 있는 내용이 아닐까 생각한다. 소설은 소설이니만큼 내용에 나오는 모든 것이 사실이지는 않을 것이다. 이로 인해 역사 왜곡이라는 굴레는 씌우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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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 높은 연인
국내도서
저자 : 알렉산데르 쇠데르베리(Alexander Soderberg) / 이원열역
출판 : 북로드 201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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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북유럽 스릴러를 자주 읽게 된다. 북유럽 소설은 주요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기억하기 어렵다는 것이 몰입에 조금은 방해가 된다. 이름만 들어서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조차 알 수 없다. 소피 브링크만, 엑토르 구스만, 구닐라 스트란드베리, 랄프 한케, 라르스 빙에... 저자 이름도 알렉산데르 쇠데르베리. 읽다보면 얼추 캐릭터의 구조가 잡히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등장인물 소개가 적힌 페이지를 펼쳐보게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소피 브링크만이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단데뤼드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여성으로 남편과 사별한 후 중학생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이야기는 이 병원에 엑토르 구스만이라는 갱단의 두목이 입원하면서부터 시작한다. 40대 중반인 엑토르는 스페인 사람이었지만 북유럽 사람같은 인상을 주어 소피는 그에게 매력을 느꼈다. 병원에서 엑토르는 소피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했고, 퇴원해서는 식사에 초대하며 친분을 갖게 되는데 소피는 그렇게 엑토르의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이 좋았다.


또다른 주인공인 구닐라 스트란드베리는 엑토르 구스만의 뒤를 캐고 다니는 여성 경찰이다. 소피와 엑토르가 병원에서 친분이 생기자 엑토르의 행적을 조사할 목적으로 소피에게 접근한다. 구닐라는 순경이었던 라르스 빙에를 자신의 부하직원으로 합류시켜 소피의 감시를 맡긴다. 비밀경찰 출신의 안데르스 아스크와 함께 소피의 집에 도청장치를 설치하지만 라르스와 안데르스는 사사건건 충돌한다.


옌스 발은 소피의 옛 애인이다. 지금은 러시아 등지로 무기를 밀매하며 살고 있다. 전체적인 스토리에서 옌스는 그동안 하던 거래가 생각처럼 진행되지 않으면서 구스만 파와 경쟁하고 있는 한케 파의 연결고리를 하게 된다. 그 와중에 본의아니게 소피를 수사하는 과정에 의문을 품게 되고 소피를 돕게 된다.


결론에서 사건의 윤곽이 드러나는 반전이 있기 전까지 스토리의 전체적인 윤곽은, 엑토르를 수사하기 위해 경찰은 그와 연인관계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소피의 감시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읽어나가면서 다소 밋밋해 보이는 이 구성에 뭔가 반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즉 경찰은 선이고, 범죄집단은 악이라는 구조가 결말에서 어느 정도 와해되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든 것이다. 결정적인 사건은 구닐라의 부하인 안데르스가 라르스의 애인인 사라를 죽이는 일이다. 아무리 범죄자를 수사하기 위한 목적이라도 사건의 비밀에 대해 깊이 알고 있다는 이유를 사람을 죽인다는 것은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결말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다만 등장인물들의 생사에 대해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이 인상적이었다. 복수를 한 듯 하지만 또다시 복수를 당하는 구조, 비유하자면 적에게 총을 겨누었지만 또다른 누군가에게 총에 맞게 되는 구조가 이 결말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복수에 복수가 더해지고, 폭력에 폭력이 더해지면서 난장판과 같은 우리 사회를 지적한 것이 아닐까 생각도 들었다. 영원한 선도 없고 영원한 악도 없는 상황에서 살아남을 방법은 결국 나를 바로 세우는 것이 아닐까.


책 소개에 따르면 이 책은 소피 브링크만 시리즈 3부작의 첫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사실 결말까지 이해가 안된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엑토르가 그의 부하인 아론을 통해 자신의 대리권을 넘긴다는 말의 의미를 명확히 밝히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아마도 2부와 3부에서는 이 대리권의 의미가 드러나면서 소피가 구스만 파의 일원이 되어 활약한다든지, 또는 그의 아들이 커서 엑토르의 부하가 되는 등의 스토리를 상상하게 된다. 34개국에 번역 출간되었고 영화화도 결정되었다 하니 곧 극장에서 만나보게 될 것을 기대한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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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국내도서
저자 : 카린 지에벨 / 이승재역
출판 : 밝은세상 201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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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스릴 넘치는 소설을 한편 읽었다. 일단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정말 재미있다. 저자인 카린 지에벨을 '프랑스 심리 스릴러의 귀재'라고 평가했던데, 저자에 대한 평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작품은 정말 잘 만들어졌다고 단언할 수 있다.



주인공인 클로에는 광고회사의 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차기 회장의 물망에 오르는 능력있는 여성이다. 하지만 길에서 만난 스토커로 인해 그녀의 인생은 변한다. 회사에 계속 지각을 하고 일처리가 서툴어지다보니 회장의 오해를 받게 되었고, 남자친구와도 헤어지게 되면서 결국 그녀의 목표였던 회장 자리를 놓치게 된다. 문제는 클로에의 주장을 주변 사람들은 아무도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점이 클로에를 괴롭게 만든다.


한편 강력계 형사인 고메즈는 아내가 병사한 뒤에 범죄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큰 실수를 해 부하 직원을 식물인간으로 만들어버리고, 그로 인해 정직을 당하게 되었다. 고메즈는 우연히 클로에와 마주치면서 클로에가 처한 상황이 수년 전 로라라는 인물이 처했던 상황에 유사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로라는 스토커로 인해 피해를 받고 있다고 경찰 조사를 의뢰했다가 몇차례 묵살을 당한 뒤 자살한 인물이다.


클로에를 도우려던 고메즈는 사건을 수사해 가는 과정에서 점점 미궁에 빠진다. 정말 스토커가 그녀를 살해하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주변 사람들의 의심처럼 심각한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것인지. 



책의 앞부분에 저자가 한국 독자들에게 남긴 글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리 속을 맴돌았다. "망상증 환자인지, 소름 끼치는 스토커인지 판단은 독자여러분께 맡깁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숨가쁜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판단을 독자들에게 맡긴다니 책의 마지막까지 결론을 알 수 없다는 말인지 의문이 들었다.


600페이지에 달하는 소설은 미궁을 헤매다가 약 100페이지를 남겨두고 범인의 윤곽이 잡히면서 결말로 치닫는다. 기가막힌 반전은 없었지만 의외의 인물이 범인이었고, 비극인지 희극인지 애매한 수준의 결말을 만들어낸다. 결말은 찝찝했지만 에필로그를 읽고 마음이 조금 풀렸다. 다시 말하지만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숨가쁘게 페이지가 넘어가는 소설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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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트라다무스의 암호 1
국내도서
저자 : 톰 에겔란(Tom Egeland) / 손화수역
출판 : 샘터사 201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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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트라다무스의 암호 2
국내도서
저자 : 톰 에겔란(Tom Egeland) / 손화수역
출판 : 샘터사 201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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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사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나 ≪천사와 악마≫를 읽는 느낌이었다. 노스트라다무스의 비밀 암호와 바티칸의 음모론에 대해서 다룬 책으로 노르웨이 고고학자 비외른 벨토의 1인칭 시점으로 기술되고 있다.



비외른 벨토는 암호 해독 전문가인 이탈리아 교수 로렌조 모레티의 세미나에 참석한다. 세미나 장소에 괴한들이 습격하여 로렌조 모레티 교수를 납치하자, 그의 아내 안젤리카 모레티는 비외른 벨토와 함께 남편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하지만 비외른 벨토도 납치되고 그들은 서로 다른 장소에서 암호를 풀어야 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그들의 풀어야 할 암호는 노스트라다무스가 메디치가의 코시모 대공에게 암호로 써 보낸 문서다. 불타 없어져 버린 것으로 알려진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실제로는 카이사르가 화재를 가장해서 다른 곳으로 숨겨두려 했던 음모였고, 숨겨둔 고대 문서를 담은 24개의 상자들의 위치 또한 그들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게 된다.



결국 같은 암호를 풀어 숙제를 해결해야 할 상황이 긴장감 넘치게 지속되면서 책 읽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하지만 마지막 마무리가 상당히 아쉽다. 서로 다른 목적으로 접근했지만 각자의 목적이 마지막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탓이다. 결말이 다다르면서 모레티 교수를 납치한 비카리우스 필리 데이의 목적은 신을 찾기 위해서였고, 비외른 벨토와 함께 했던 닉 카버와 윌리엄 블랙모어 일행들의 목적도 결국은 신을 찾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혀지면서 조금은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을 인지하고 믿는 현상이 인간의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하고 활성화하는 현상과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하여 이와 같은 스토리가 구성되었는데 결말에서 그들이 찾아낸 신의 모습이라도 그럴듯하게 설정이 되었으면 아쉬움이 덜했을텐데 두리뭉실하게 끝난 듯한 느낌이다. 두권 합쳐서 800여 페이지 정도로 구성된 스토리 내내 긴장감이 계속되었으나 아쉬운 결말이 특징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반복하면서 리뷰를 끝마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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