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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아버지
국내도서
저자 : 신현락
출판 : 지식의숲 2013.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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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할아버지의 임종을 맞으면서 나의 아버지는 할아버지께 울면서 이야기했다고 한다. "아버지 없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그 울먹이는 하소연에 할아버지는, 지금까지 잘해왔으니 넌 혼자서도 잘 이겨낼 것이라고 용기를 주셨다고 한다. 그 아버지가 나에게 이야기하는 듯 하다. 넌 할 수 있다고. 내가 그러했듯이 너도 잘 할 수 있다고. 다행히 나의 아버지는 살아계셔서 언제든 용기있는 삶의 롤모델이 되어 주심에 감사할 뿐이다.



저자는 1960년생이며 수원의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그는 시골에서 자라나 아버지와 함께 겪은 인생의 경험들을 잔잔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이충걸의 ≪엄마는 어쩌면 그렇게≫의 내용들이 떠올랐다. 차이라면 엄마는 어쩌면 그렇게≫는 살아계신 어머니를 향한 사모곡이며, ≪고맙습니다, 아버지≫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지내온 시대적 배경이 대략 나와 10년 남짓 차이가 나고 도시생활을 했던 나와는 다르게 시골에서 자라났던 탓에 저자가 경험한 이야기들이 다소 낯선 부분도 없지 않다. 옥수수죽을 배급받았다는 이야기부터가 웬지 우리 아버지나 할아버지 세대가 경험한 것 같다는 오래된 세월이 투영된 듯 하다. 하지만 그 속에 숨겨진 아버지의 사랑을 저자는 은근하고 정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도시락 가방 속에 단팥빵 두개를 항상 가져오셨다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나의 아버지를 상상하게 된다. 어디선가 야쿠르트 하나라도, 조그만 사탕 하나라도 드시지 않고 가져와서 나와 동생이 먹는 모습을 보며 기뻐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가 나이가 들어서도 그 모습은 자주 볼 수 있었는데 귀가하시면 주머니에서 슬그머니 뭔가를 꺼내시는 아버지의 모습은 나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그 '버릇'은 아버지로부터 나에게 전달되어 나 역시 아이들이 맛있어 할 만한 군것질거리나 음료수라도 한 병 얻게 되면 집으로 가져오는 궁상을 떨고 있다. 그러다보면 생각한다. 나는 아버지에게 무엇을 드렸는가. 언젠가 그리움에 사무치기 전에 내 마음 속에 담고 있는 고마움을 조금이라도 표시해야 하지 않겠는가. 최소한 이 책의 제목처럼 말이다. "고맙습니다, 아버지"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은혜에 대한 고마움과 부모님과 함께 했던 경험을 겨우 책 한 권으로 요약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나도 아버지에게서, 어머니에게서, 그리고 여러 어른들을 통해 받은 사랑을 작게나마 한권의 책으로 펴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에 누군가에게 울림이 되고, 사무치는 그리움을 통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 나는 책을 한권 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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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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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예언 (양장)
국내도서
저자 : 러디어드 키플링(Joseph Rudyard Kipling) / 유지훈역
출판 : 지식의숲 2013.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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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플링 하면 정글 북이 떠오른다. 어렸을 때 동화책으로 읽었던 그 소설의 작가의 이름이 키플링이라는 것은 좀더 나이가 들어서 알게 되었고 키플링이 미스터리 단편을 여러 편 썼다는 것은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책 마지막에 나오는 저자 소개에 따르면 키플링은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던 인도에서 태어났고 인도에서 자라났다고 한다. 1907년 영미권 최초이자 최연소의 나이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지만 모든 백인이 야만저인 원주민들에게 유럽 문명을 전파해야 한다는 사상이 작품속에 담기면서 당대의 자유주의 지식인들에게 많은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이 책은 대부분 인도를 배경으로 쓴 그의 단편소설 중에 고딕 미스터리를 지향하는 10편을 묶어서 출간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고 리뷰를 쓰기 시작하면서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책을 읽었지만 단편소설집을 읽은 것은 이번이 두번째이다. (참고로 첫번째 보았던 단편소설집은 '여신과의 산책'이다. 리뷰보기)

 

일단 모노톤의 표지 디자인을 보면 뭔가 주술적이고 흑마술적인 느낌도 강하게 든다. 이 책의 타이틀을 차지한 작품은 '검은 예언'인데 제목 자체가 표지 디자인과도 상당히 어울리는 제목이다. 하지만 여기까지. 대략 100년 전쯤에 쓰여진 작품이라는 점은 둘째치고 내용 자체가 그다지 미스터리스럽지 못하다. 고딕문학이라든가 고딕 미스터리에 대해서 문외한이라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뭔가 긴장감이 느껴지고 반전을 통한 쾌감을 기대했다면 조금은 기대수위를 낮추는게 좋을 듯 싶다. 일단 10편의 단편에서 대략 공통적으로 다룬 주제는 삶과 죽음, 현실과 공상, 죽음 이후의 삶, 유령과 영혼 등이다. 따라서 기대 수준을 조금 낮춘다면, 또는 고딕 미스터리가 표방하는 철학을 좀더 깊이있게 이해하고 있다면 충분히 흥미를 줄 수 있는 소설집이다. 죽은 아내를 만나러 가는 과정을 그린 '검은 예언', 남자로부터 상처를 받고 죽은 여자의 환영이 그 남자도 죽음이 이르게 한다는 '환영의 여인', 유령의 이야기가 현실과 공상을 착각하게 만드는 '실화', 삶과 죽음이 교차되는 악마적인 도시를 그린 '잔혹한 밤의 도시', 악마의 존재를 찾으려는 노력을 그린 '헌티드 서발턴' 등이 주요 수록 작품이다.


 200페이지가 채 되지 않은 내용으로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휴식시간을 이용해 부담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집이다. '기이하고 애잔한 고딕 미스터리의 고전'이라는 홍보용 문구에 너무 기대하지는 말 것을 다시 한번 당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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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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