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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무한도전
국내도서
저자 : 한동수
출판 : 흐름출판 2013.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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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대학원 재학 때 특허에 관한 수업을 한번 들은 적이 있다. 대학원 과정이라 해도 선택과목이었기 때문에 학점을 이수할 정도만 공부했는데 그 이후 늘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90년대 말 닷컴버블 붕괴의 이유로 가장 많이 언급되었던 것이 비즈니스 모델이 불확실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고 비즈니스 모델이 회자되면서 덩달아 강조된 것이 비즈니스 모델 특허였다. 당시 BM특허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기에 특허 관련 수업에 흥미가 있었을 법도 한데 당시 논문이나 전공과목들에 치여서 심도깊은 학습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 이후 특허 등록은 여전에 나의 로망이었고 언젠가는 꼭 해보겠다는 나만의 버킷리스트에 언제나 랭크되어 왔다. 이 책은 그 버킷 리스트 실행에 약간의 불을 지펴주었다. 여전히 특허는 나에게 있어 넘기 힘든 산같은 존재지만 저자가 마흔이 넘어서 특허에 입문했던 과정을 읽어가면서 희망의 불씨를 키울 수 있었다. 내 생각에도 좀 늦은 나이가 아닐까 싶었던 마흔이 넘은 나이에 저자는 특허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현재 수십 편의 특허를 출원하고 등록하였다고 한다. 


이 책은 특허 등록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는 기술서적은 아니다. 저자가 그동안 겪었던 시행착오를 당구 실력에 견주어 진솔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당구 30, 50, 100, 200, 300에 이르면서 실력이 점점 상승하듯 특허 수준도 계속 특허를 쓰고 출원하고 등록하는 과정을 겪어가면서 그 실력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특허 수준 30의 단계에서는 특허 기술이 있다 해도 그 기술을 가지고 시제품을 만들지 않으면 특허를 쓰지 못하는 초보 단계이며 50이 되면 시제품을 만들지 않아도 특허를 쓸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된다. 특허 수준 100이 되면 기기를 연결하거나 기기의 분야를 벗어나 적용시킬 수 있게 되며, 200이 되면 자신의 분야가 벗어난 다른 분야의 특허를 쓸 수 있게 된다. 특허 수준 300이 되면 역발상을 자유자재로 하게 되어 어떤 기술을 들었을 때 특허 등록이 가능 여부를 판단할 정도로 특허 전문가의 실력을 갖추게 된다. 재미삼아 만들어본 설명이겠지만 특허의 실력 향상 과정을 흥미롭게 접할 수 있게 잘 구성하였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회사에 다니면서도 직원 중에 특허를 가지고 있던 사람이 몇몇 있었는데 나는 그냥 늘 부러움의 대상으로만 생각했다. 지금도 저자의 '자랑'을 읽다보니 부럽기만 할 뿐이다. 언제나 나의 이력에 특허가 몇개 들어갈 수 있을까 의문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저자의 설명처럼 언젠가 아이디어가 생기면 배울게 아니라 동기부여가 된 지금 이 순간이 특허를 공부하기 시작해야 할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발명할 것이 생기면 그때 가서 배우면 되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지금 당장 특허로 출원할 발명이 없더라도 미리 배워두는 것이좋다. 특허 쓰기를 배우지 않으면 특허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 p.98


저자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위치인식 기술과 관련된 특허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기술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를 섭렵해 가고 있는 중이다. 나 역시 스마트폰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그렇다면 BM특허에 다시 한번 관심을 가져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앞으로는 스마트폰이 다른 기기와 연결되는 부분에서 많은 특허기술이 발굴되어야 한다. 스마트폰과 자동차, 스마트폰과 자동차, 스마트폰과 엘리베이터, 스마트폰과 가전기기 등 수많은 기기를 서로 연결할 수 있다.  - p.147


저자가 그러했듯이 특허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공감한다. 저자의 말처럼 부업으로도 안성맞춤이며, 노후대비용으로도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부모에게 아무런 재산도 물려받지 못하고 하루하루 다참쥐 쳇바퀴 돌듯 살아가는 직장인과 개인이 많다. 이들이 부업삼아 고안한 특허기술로 자신의 지적 자산을 확보하고 그것을 활용해 크고 작은 성공을 거둔다면 국가 경쟁력이 제고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p.111


책은 소설을 읽는 것처럼 흥미로운 이야기로 넘쳐난다. 저자가 했던 프로젝트 중에 코엑스 실내 네비게이션을 구축했던 사례와 함께 앞으로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자신의 특허기술로 구축하게 될 실내 위치 인식 소프트웨어 사례를 읽을 때는 내가 그 프로젝트의 주인공이 된 듯한 감동을 받기도 했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올해가 가기 전에 꼭 해야 할 일. 특허 작성법을 배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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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가능성을 여는 아이의 발견
국내도서
저자 : EBS 학교의 고백 제작팀
출판 : 북하우스 201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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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를 비롯하여 어린 아이들에 대한 학습에 있어서 '자기주도성'을 길러주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경우를 많아 보았다. 즉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하는 것인데 이 자기주도성의 시작은 학습이 아닌 놀이에서부터 시작한다. 성인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어린 아이들은 누군가 강제적으로 지식을 주입하는 과정이 아닌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즐기는 놀이에서 자기주도적인 특성을 드러낸다. 놀이를 자기주도적으로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자기주도성이 길러진다.



이 책은 2010년에 EBS에서 방영된 <학교란 무엇인가>에 이어 2012년 말에 방영된 <학교의 고백>을 책자형태로 구성하였다. 두권으로 발간될 예정이라는데 이 책에서는 '아이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어 시리즈 첫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책을 통해서 내용을 이해한 뒤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나는 이 프로그램을 아직 보지는 않았다.


크게 다섯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와 두번째 파트에서는 놀이를 통해 자기주도성을 키우는 사례들을 제시한다. 놀이 중심 유치원이라는 것이 있나보다. 이 곳에서는 놀이를 통해 아이 스스로 의문점을 해결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훈련한다. 언젠가 보았던 다른 다큐멘터리에서 우리나라 부모의 특징은 아이에게 자꾸 개입하려는 특징을 보인다고 한 것이 기억난다. 주로 학습환경에서 개입하곤 하지만 놀이환경에서도 개입하여 이래라 저래라 말들이 많다는 내용이었다. 무조건 방치하는 것도 안되겠지만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아이가 무엇에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있으며 무엇이 독특한 능력을 발휘하는지 옆에서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흔히 부모는 아이가 공부하기 싫으니까 논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공부하기 싫어서 노는 게 아니라 놀이가 필요해서 노는 것이다.  - p.68


또 하나 책에서 주요 키워드로 등장하는 것은 자기조절능력이다. 유명한 마시멜로 실험의 예를 통해서 설명한 자기조절능력은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는지 예측하는 기준으로 사회계층이나 지능지수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꼽는 기준이다. 그 방법으로 상상놀이를 제안한다. 용도가 고정되어 있는 장난감보다는 만들고 변형시킬 수 있는 개방적 장난감이 좋은 장난감(p.83)이라는 것이다. 아이들의 놀이는 생활이며 세상을 알아가고 이해하며 학습하는 도구이다. 상상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놀이는 구성원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사회성을 배우며 기초학습을 터득해 나가는 과정이다.


아이를 기르다보면 어른이 생각할 수 없었던 기가막힌 상상력을 발휘하는 경우를 많이 경험한다. 일례로 큰 아이가 3살이 좀 넘었을 때 저녁때 바람쐬러 아파트 단지를 걷던 중 하늘에 뜬 초승달을 보며 "달이 웃고 있네"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웃은 적이 있다. 달의 모양이 미소짓고 있는 입 모양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비가 내리던 날 우산을 쓰고 가면서 비가 떨어지는 바닥을 보면서는 "땅바닥이 물을 먹고 있네"라고 말한다. 아이의 상상력은 끝이 없다. 이 상상력과 자기조정능력 향상의 핵심은 역시 '놀이'에 있었다. 그 밖에 기억력, 인지능력 모두 놀이를 통해 향상되었음을 실험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배움은 평생의 과정이며, 그 배움의시작은 놀이에서부터 이루어진다.  - p.112


계속 이어지는 세번째, 네번째, 다섯번째 파트에서는 '학교의 고백'에서 5부에 진행되었던 '정치교실', 9부에 진행되었던 '코끼리 만지기 프로젝트', 3부에 진행되었던 '역전클럽 180'이 이어진다. 정치교실에서는 초등학생 6학년 한반 31명을 대상으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라는 목표로 직접 당을 만들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협력하고 협상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유도한다. 결국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방법의 가장 첫번째 원리는 '경청'이었으며 경청이 바탕이 되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사회성을 기르게 된다. 학교폭력이 문제되는 요즘 학교가 대학에 가기위한 경쟁의 공간이 아닌 사회인으로서 배려하고 공감하는 길러 자신의 내면 가치가 긍정적으로 발현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우선되어야 하겠다. 코끼리 만지기 프로젝트에서는 시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미술교육의 일환으로 태국 치앙마이에 있는 엘리펀트 네이처 파크에서 직접 코끼리를 만져보고 찰흙으로 코끼리 형상을 만들어 보는 교육을 시행한다. 시각장애인에게 미술교육이 필요한가, 사진을 찍을 수 있는가 등의 편견에서 벗어나 누구에게나 강점과 약점이 있고 누구에게나 숨겨진 가능성을 찾는다면 남과의 다름은 펑범함이 아닌 특별함이 될 수 있다는 좋은 교훈을 가르치고 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해야 할 일은 아이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발견해 그 꿈과 목표를 찾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공부'라는 획일적인 잣대로 아이의 가능성을 짓밟기보다는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찾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 p.230


마지막으로 역전클럽 180에서는 학력이 떨어지는 서울시내 고등학교 1학년생들을 대상으로 특별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오로지 대학 입시가 목표인 학교에서 공부를 못하는 아이로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스트레스인지 짐작이 간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들에게는 그로 인한 자신감과 자존감의 회복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매일 성찰일기를 쓰게 하고 멘토링을 통해 좋은 학습방법을 안내하는 등 여러가지 동기부여를 통해 역전클럽에 참여한 많은 학생들이 성적 향상을 가져왔다. 이 역시 성정향상이라는 단순한 결과만 본다면 성공한 프로젝트는 아니라고 본다. 책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더 큰 성과는 스스로 변화를 일구어냈다는 것이다. 공감해 주고 존중해 주는 것으로 자신감과 자존감이 회복되었을 때 정서도 건강해 지고 결국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교훈이다.


학교의 고백에서 다룬 내용 중 절반 정도가 이 책에 담겨졌다고 한다. 앞으로 또 나오게 될 후편에서도 좋은 이야기로 아이들을 교육하는데 유용한 교훈을 던져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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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의 힘
국내도서
저자 : 샘 카펜터 / 심태호역
출판 : 포북 201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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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직장인들이 조직 내 처세나 정치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다. 이제 막 회사생활을 시작한 신입사원이나 취업준비생들은 직장에서 성공하는 방법에 대해 이런 말을 한번씩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즉 조직 내에서 없으면 안되는 사람이 되라는 말. 예를 들어 휴가를 가면 내가 없는 동안에 회사 업무가 마비가 될 정도라야 된다는 것. 또는 회사를 그만두려고 할 때 '너 없으면 회사가 안돌아간다. 연봉 올려줄테니 제발 그만두지 마라'는 말을 들어야 한다는 것. 그것이 직장생활에서 성공했다는 증거라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가르치면서 위와 같은 상황은 최악의 상황이며 기업에서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는 말을 강조한다. 비단 지식공유를 강조하는 지식경영 입장에서 비효율적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CEO 입장에서 모든 업무들은 그 대체인력들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내가 없으면 회사 업무가 마비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없어도 다른 인력이 충분히 내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유능한 조직구성원인 것이다. 그것은 CEO에게도 마찬가지 원리로 적용된다.


자신이 직접 관여하지 않으면 단 일주일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거나 자신이 없는 동안 자신과 관련된 수많은 시스템이 모두 정지되어 버린다면, 그는 관리를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 p.13


저자는 이와 같은 상황을 예로 들면서 조직 내에서 모든 업무를 세분화하여 시스템화하여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다. 책에서도 언급되어 있지만 저자는 전문 경영학자는 아니다. 그가 CEO로 일하고 있는 센트라텔은 전화 응답 서비스 회사다. 직원은 30명이 채 안되지만 수익성이 매우 높고,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고 스스로 자부한다. 그는 초기에 주당 100시간 근무에서 현재는 2시간 정도만 근무하고 있다니 얼마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지 기대하게 만든다.


저자는 그 방법으로서 제시하고 있는 것이 시스템 작동 방법론이다. 이 방법론은, 삶은 삶 자체를 구성하는 수많은 시스템으로 인해 작동한다는 기본적인 원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p.26). 즉 우리 주위의 모든 사물은 시스템이며 조직 내의 모든 업무들과 부서 및 조직구성원 모두가 하나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위시스템이 있고 하위시스템이 있으며 각 시스템들은 외부 환경과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의 목적을 이루어간다. 그 목적달성을 위해 새로운 정보가 입력되고, 만들어진 정보는 출력되는 형태가 바로 시스템의 기본 구조인 것이다.


저자가 정의하는 시스템의 특징을 살펴봤을 때 저자는 시스템을 프로세스와 상당히 유사한 맥락으로 접근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프로세스라고 하면 부서와는 다른 개념으로서 프로세스는 cross functional의 특징을 갖는다. 즉 하나의 프로세스가 한 부서에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개 부서에 걸쳐 동시에 또는 시계열적으로 진행된다. 또한 프로세스는 동적인 상태로서 process owner가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관리 감독함으로써 오류를 예방하고 발생된 오류는 수정하여 좀더 최적화된 프로세스로 유지보수하는 과정을 겪는다. 이것이 BPM(Business Process Management)이 바라보는 프로세스의 성격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프로세스의 기본 정의에 입각한다면 저자가 말하고 있는 시스템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분명히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저자가 명명한 시스템 작동 방법론은 프로세스 작동 방법론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저자는 이 시스템 작동 방법론을 설명하면서 먼저 강조하는 것은 모든 시스템을 분석할 때 '밖에서, 그리고 약간 위에서' 바라보라는 것이다. 모두 알다시피 그래야 나무만 보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는 점을 누차 강조한다. 이와 같은 분석 시각을 갖게 되었을 때 다음으로 주문하는 것은 문서화 작업이다. 책에서는 세가지 문서를 강조하는데 전략목표, 종합운영원칙(경영원칙), 작업절차서(업무절차서) 등이 그것이다. 전략목표는 조직이 어디로 향하고 있으며, 경영자와 직원들이 어떻게 그곳에 도달할 것인지를 간략하게 설명하는 문서(p.176)다. 종합운영원칙은 전략목표의 기본 정신과 내용을 계승하면서 의사결정의 기본적인 지침이 되어주는 문서(p.177)다. 조직을 시스템으로 분석하게 되면 개별 시스템들이 주어진 목표를 수행하지 못하고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러한 문제점을 제거하거나 해결책을 실행하는데 모델이 되는 문서가 마지막 작업 절차서(p.182)이다. 이와 같은 문서작업은 개인의 생활에도 적용할 수 있다.


회사에 출근해서 오늘 무슨 일을 했는가? 마음잡고 밀린 일을 처리하려는데 갑자기 사장이나 팀장이 급한 업무랍시고 일을 시키지는 않았는가? 갑자기 고객이나 협력사의 요청으로 인해 출타할 일이 생기지는 않았는가?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여 내 업무가 지연되고 있지는 않은가? 이 모두 저자가 경험한 일들이고 저자는 이러한 상황을 '두더지 잡기 게임'에 비유한다. 두더지 잡기 게임을 해보면 알 수 있다시피 한 마리의 두더지기 머리를 내밀로 망치로 내려치면 또다른 두더지가 올라온다. 열심히 두더지를 내려치지만 게임이 진행되면서 점점 속도가 빨라지고 혼자서는 도저히 처치할 수 있는 순간에 이르게 된다. 저자는 이와 같은 업무 상황에서의 해결방법은 두더지를 박멸하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두더지 굴 속에 들어가 두더지들을 소탕하고 또다른 두더지가 나타나지 않게 하는 방법을 찾아야만 하는 것이다.


조직을 시스템으로 분석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엔트로피의 특성이 있어서 오작동과 오류의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한다. 그래서 이러한 엔트로피를 줄이기 위한 작업으로 부의 엔트로피(negative entropy)가 필요한데 저자도 이러한 단어를 쓰지는 않았지만 같은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 이 오류들을 마지막 문서였던 작업절차서를 통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함으로써 발생할 오류들을 방지하고 발생한 오류를 빠르게 시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의 시스템 중에는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어서 자신이 의도하는 목표를 이루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들도 있다.  - p.115


지나치게 통제를 강조하는 것은 아니냐는 비판을 들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내 생각에도 지나치게 문서화를 강조하고 규정과 규칙을 강조하다보면 조직 문화에 안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저자는 조직 내부의 업무 흐름을 통제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사전에 개선 가능한 오류들을 놓치고 넘어가는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경고한다(p.53). 또한 문서작업을 하는 것이 오히려 시간낭비라고 판단될 때는 문서작업을 하지 않음(p.187)으로써 유연한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아울러 문서작업을 통해 확보된 시간은 시스템을 향상시키는 데 사용함으로써 수익성(p.190)에 기여할 수도 있으며, 직원들은 전문성(p.190)을 갖게 되며, 참여도(p.192)를 높일 수도 있다.


이 책은 기업 경영에 도입할 만한 이론과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개인 생활에도 충분히 적용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3부의 내용에서 세가지 중요한 키워드를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첫번째로는 목표를 명확히 정하라는 것이다. 이 목표는 앞에서 언급한 여러 문서들로 표현될 수 있다. 


무언가 일을 할 때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유혹을 뛰어넘어서 생각하라. 또한 문서화해 둔 계획을 실행하라. 그 문서 덕분에 당신은 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그 문서는 당신이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행동하도록 만들 것이다.  - p.232


두번째로는 '지금 당장' 목표를 이루기 위핸 실천과 행동을 시작하라는 것이다. 세번째로는 지금 당장 실행하되 '천천히' 실행하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실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런 방법으로 우리는 그때 그때 주어지는 급한 상황에 매여 정작 정말 중요한 일을 처리하지 못하는 두더지 잡기 게임에서 해방될 수 있다. 확실한 시스템 관리는 자유를 가져다준다(p.264). 조직 생활 뿐만 아니라 개인 생활에서 시스템의 힘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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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 씨의 행복 여행
국내도서
저자 : 프랑수아 를로르(Francois Lelord) / 오유란역
출판 : 오래된미래 2004.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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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 씨는 정신과 의사이다. 그의 진료를 받은 환자들은 다른 사람들을 추천해 줄 만큼 그의 상담과 진료에 만족하지만 정작 그는 그 자신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다. 진료를 받은 환자들 중에는 꾸뻬 씨가 생각하기에 환자같지 않은 환자들도 있었다. 그들 대부분의 공통점은 자신의 삶에 대해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동료 의사들조차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꾸뻬는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더 많은 행운을 누리는 사람들이 사는 지역에, 다른 모든 지역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정신과 의사들이 있다는 사실이었다.(p.20) 



그 이유를 찾고자 그는 여행을 떠난다. 여러 나라를 여행할 예정이었고, 과연 무엇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무엇이 불행하게 만드는지 발견하고자 여행을 시작한다. 이름하여 책 제목대로 '행복여행'. 그는 사귀던 여자친구인 클라라와 같이 가고자 했으나 결국 혼자 여행을 떠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뻬는 자신에 대해 만족을 느끼지 못했다. 무엇보다 그는 행복하지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자신이 사람들을 진정한 행복에 이르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기 때문이다.  - p.12


여행을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에게 현재 행복한지, 무엇이 자신을 행복하게(또는 불행하게) 하고 있는지를 물어본다. 그가 처음 간 곳은 중국. 중국은 이 책에 꾸뻬 씨가 여행한 곳 중에 유일하게 실제 지명이 거론된 나라다. 그의 친구 뱅쌍을 만났고 그의 소개로 잉리라는 이름의 매춘녀를 만난다. 꾸뻬는 그녀에게 마음을 주었지만 소개가 아닌 사실상의 돈거래로 만났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녀에게 더 동정심을 갖게 된다. 잉리와의 대화 및 추억은 여행 마지막까지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그의 머리 속을 따라다닌다. 그리고 노승을 만나게 된다. 노승은 불행의 이유를 다음과 같의 정의내린다. "첫번째 원인은 사람이 행복을 목표라고 믿는 데 있소!" 우리 모두는 행복을 갈망한다. 행복은 여러가지 방법이 있고 각자의 방법을 통해 행복을 추구한다. 하지만 정작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 수단이 틀린 것인가 목표를 잘못 잡은 것인가. 노승의 말은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중국에서 또 특이한 무리의 여인들을 만나는데 그들은 중국에서 멀리 떨어진 매우 가난한 작은 섬나라 출신의 가정부들이다. 카페에 갈 돈도 없어서 길 위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있었지만 웃으면서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 옆에는 그의 친구 뱅쌍이 근무하는 멋진 건물이 있었는데 출구를 통해 나오는 사람들 모두 매우 근심이 차 있거나 화가 나 있는 표정이었다. 그들의 표정에서 꾸뻬는 생각한다. 무엇이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또 그들을 불행하게 만드는가.


꾸뻬는 세상은 너무도 경이롭거나 아니면 너무도 불가사의한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걸 설명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 p.61


그 다음 행선지로 꾸뻬는 아프리카 대륙의 어느 나라로 추측되는 곳을 여행한다. 비행기 안에서는 마리 루이즈라는 흑인 여성을 만나는데 그녀는 꾸뻬와 같은 정신과 의사였다. 여행 도중 그녀의 집을 방문하기로 하고 공항에서 헤어진다. 꾸뻬가 만난 그곳은 구걸과 폭력이 난무하는 곳이었다. 승용차를 탈 때도 총기를 가진 경호원을 대동해야 할 정도로 살인강도 행위고 난무하는 나라였다. 마리 루이즈의 집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꾸뻬는 폭력배들의 습격을 당해 목숨을 잃을 위기를 겪지만 구사일생으로 탈출하여 다시 그녀의 집에서 파티를 열기도 한다. 그 와중에 그는 죽음을 생각하게 되고 자신의 죽음으로 인해 슬퍼할 가족들과 여자친구를 생각한다.


세상에서 정신과 의사가 가장 많은 나라에 방문하기 위해 탄 비행기 안에서 자밀라라는 두통 환자를 만나 그의 불안한 마음을 고쳐주기도 하며, 교수를 만나 뇌와 행복과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얻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다시 중국으로 가서 노승을 만난다. 노승은 행복에 대해 다섯가지로 정의하는데 마지막 정의가 꾸베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바로 행복은 다른 사람과 함께 하고 있는 현재라는 시간에 있다는 것이다. 노승은 앞서 이야기했던 대로 행복은 미래에 이루어야 할 목표가 아니라, 현재의 선택이라고 정의한다. 우리는 대부분 행복을 목표로 여러가지 수단과 방법을 강구한다. 하지만 과거의 미래의 일들과는 상관없이 바로 지금 이순간 발견할 수 있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이다. 상당히 철학적이고 난해한 주제가 아닐 수 없지만 한줄기 깨달음이 주어지는 말이기도 하다.


진정한 행복은 먼 훗날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준재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마음을 행복을 찾아 늘 과거나 미래로 달려가지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자신을 불행하게 여기는 것이지요. 행복은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지요. 지금 이 순간 당신이 행복하기로 선택한다면 당신은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복을 목표로 삼으면서 지금 이 순간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는다는 겁니다.  - p.190  [중국 수도원 노승의 말]


나는 이 책을 읽게 되면서 베스트 셀러 목록에 '꾸뻬'라는 이름의 책들이 포함되어 있길래 최근에 나온 신작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2004년에 나온 꽤 오래된 책이었다. 내가 본 책이 벌써 101쇄본이니 스테디셀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대부분 인터넷 서점에서 소설로 분류가 되어 있던데 소설이라기 보다는 에세이에 가깝다고 생각이 들었다. 뭔가 생각을 하게 하고 나를 돌아보게 하는 명상의 지침서가 될 만하다. 행복을 먼 미래에서 찾고 있는 분, 또는 과거에 느꼈던 행복에 연연해 하는 분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분명 현재의 시간도 행복의 순간이 이어지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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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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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애를 말하다
국내도서
저자 : 앤서니 보개트(ANTHONY F. BOGAERT) / 임옥희역
출판 : 레디셋고 2013.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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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성정체성의 측면으로 본다면 이성애자 뿐만 아니라 동성애자와 양성애자가 존재하며, 이 책에서는 또다른 성정체성인 무성애자를 언급하고 있다. 무성애는 단어에서 알 수 있다시피 성애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다. 저자는 성애와 관련한 연구를 통해 무성애를 성적인 매혹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이야기한다. 즉 무성애자들은 다른 사람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지 않으며 '욕정의 유혹'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p.39).



저자는 책의 앞부분에서 이 점을 명시하면서 성적인 매력과 로맨틱한 매력을 구분한다. 무성애자라고 해서 반드시 로맨스가 결여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로맨틱한 매력은 느낀다 하더라도 성적 매력은 느끼지 못하며 추가적인 성충동도 없는 사람들을 무성애자라고 정의할 수 있다.


현대 주류 과학이라고 할 수 있는 진화론의 입장에서도 무성애를 비정상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인구통계상 희귀하다는 이유만으로 무성애를 장애인이나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취급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진화론 입장에서 보았을 때 DNA를 복제하는 방법은 유성생식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즉 남자 형제나 여자 형제와 같이 혈연이 가까울수록 더 많은 유전자를 공유하게 되는데 내가 만약 이성애자가 아니더라도 이들을 통해 우리의 유전자는 복제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성 생식이 인간이 자신의 유전자를 복제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라고 할지라도, 그것만이 유전자 복제를 가져다주는 유일한 방식은 아니다.  - p.197


심리학적인 측면에서도 무성애를 깊이있게 다루고 있다. 만약 무성애자들이 비정상적인 사람들이라면 그들의 무성애적인 특징으로 심리적인 고통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일반 사람들이 받는 심리적인 고통과 거의 다를 바 없는 평균적인 고통을 느끼고 있으므로 그들만이 특별한 심리적 고통을 받는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섹스라는 것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껴야 하는' 열정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비정상적이라고 간주해야 한다면 스카이다이빙을 즐기지 않는다고 하여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생각해야 하냐고 반문한다. 오히려 섹스는 '섹스의 광기(p.178)'라고 표현하면서 섹스 자체는 기이하고 특이한 행위이자 몰입상태로서 성행위에 몰입한 상태가 아닐 때마저도 인간의 인지 기능을 현저히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남성들의 경우 미래를 잘 계획할 수 있는 합리적인 사고의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가망 없는 비현실적인 소망일지라도, 남자들은 '짝짓기 순간'에 과도하게 집중함으로써 '미래는 아무려면 어때?'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 p.182


저자가 '섹스 치유와 연구 협회(SSTAR, Society for Sex Therapy and Research)라는 단체에서 강의를 요청받고 참가자들에게 무성애 자체를 강애로 간조하는 것에 반대하는 다양한 주장을 할 때 많은 박수를 받았다는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자신의 가치관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이 얼마나 부당한지를 역설하고 있다.


상당수의 임상들과 현대 치료사들은 섹스가 인간이 갖고 있는 수많은 열정 중 단지 하나라는 사실을 인정했고,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열정이라고 하여 남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느끼고 있었다.  - p.210


사람들 즉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를 가리키는 용어인 LGBT 부류의 사람들조차 아직 대중적으로 일반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저자가 말하는 무성애까지 화두로 던진다는 것이 우리나라 문화에서 쉽게 용납될 것 같지는 않다. 또한 저자 역시 무성애에 대한 연구는 아직 진행중이며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고 이야기한다. 앞으로 좀더 많은 연구의 인식의 전환을 통해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존재하며 그들의 인권과 생활 방식을 존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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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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