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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뺄셈
국내도서
저자 : 무무 / 오수현역
출판 : 예담 2013.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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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두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삶의 무게가 달라짐을 느낀다. 가벼워지면 좋겠건만 문제는 무거워진다는 것이다. 사회가 나를 힘들게 하고 나 스스로 삶의 무게에 지쳐 힘들어 한다.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이것이었나 하는 회의감도 들고 새로운 시작을 위해 탈출 욕망이 생겨나기도 한다. 이런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해 사소한 것을 버리고 정말 중요한 것을 찾으라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책을 읽게 되었다.



그 철학은 바로 뺄셈 철학이다. 복잡한 것을 단순화해서 바라보며, 많아서 넘치는 것들 틈에서 작지만 소중한 것을 찾아내는 삶의 철학이다. 그래서 이 뺄셈 철학은 우리 삶의 무거운 짐을 덜어내는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삶에 지친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인생의 짐이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며 한탄을 했다. 그래서 현자를 찾아서 '어떻게 하면 삶의 무게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를 물었다. 현자는 젊은이더러 커다란 자루를 등에 짊어지라고 하더니 모래와 자갈로 뒤덮인 울퉁불퉁한 길을 기리키며 말했다. "저 길을 따라 가보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돌을 한 개씩 주워 짊어진 자루에 넣도록 하게나."  - p.60


저자는 무무(木木)라는 필명 이외에 알려진 게 거의 없는 은둔형 작가라고 한다. 삶에 집착하고 소유하려는 욕구로 인해 힘들고 불행한 삶을 사는 사람들, 그리고 사소한 것을 버리고 여유를 찾고 삶의 무게를 줄여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의 에피소드들이 가득하다. 진정한 '비움'을 실천할 때 우리는 진정한 나 자신을 만나고 소망에 가득찬 미래를 열 수 있다. 책을 읽다보면 나를 돌아보게 되는 이야기들로 감동하게 된다.


과거의 그 어떤 영광도 현재를 결정지을 수 없으며 미래는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니 자주 마음의 잔을 비우는 것이 손해만은 아니다. 나를 비울수록 세상은 점점 커진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자꾸 눈에 들어오면서 나를 둘러싼 세계는 미래를 향해 더 크게 열릴 것이다.  - p.123


어찌보면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버리고 빼내는 것이 손해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 것이다. 거울이 깨끗해야 내 모습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듯이 내 마음의 무거운 짐으로 인해 시야가 가려있다면 진정한 나 자신을 바라볼 수 없을 것이다. 삶이 괴롭다고 환경을 탓하지 말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자. 책에서 이야기하는 사례들로 진정한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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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에 장마가 이어지다가 해가 비치는 주말을 맞이하여 어디를 다녀올까 하다가 도봉산 계곡에서 쉬고 왔다. 도봉산 입구에서 좌측으로 보면 아이들이 놀만한 계곡이 있는데 오전에는 좀 한산하다가 오후에 들어서면서 사람이 많아지면서 많이 붐볐다.  [다녀온 날짜 : 2013년 7월 27일 토요일]



혹시 여름에 가실 분은 오전 10시 이전에는 도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다. 아래 사진은 오후 3시 경에 사람이 가장 많았을 때 찍은 사진이다.



같이 간 우리 아이들은 즐겁게 놀다가 점심 식사 후에 1시간 가까이 더 놀고 낮잠도 1시간 자다가 4시 넘어서 나왔다.




계곡 주변에 돗자리는 기본이고 텐트치고 쉬는 사람들도 있다. 




가급적이면 먹을 읍식은 싸서 가는 것이 좋겠다. 등산로 입구 주변에 식당이 있기는 하다.





노원구, 도봉구나 의정부 인근 지역에 사시는 분들은 가족과 함께 가볍게 물놀이 할 수 있는 곳으로 추천한다. 지하철로는 도봉산역에서 도봉산 입구 방향으로 나오면 되고 자가용으로 오실 분은 도봉산 입구의 주차장에 세우고 등산로 입구 좌측 계곡으로 내려오면 된다. 주차장은 10분당 500원인데 아이들과 함께 가실 분은 종일주차권이 하루 만원이므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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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속에 숨겨진 시대의 비밀
국내도서
저자 : 김성윤
출판 : 지식공감 2013.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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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분석하여 의미있는 정보를 추출하기 위한 방법으로 크게 두가지가 있다고 생각된다. 정적인 시간, 즉 사건이 발생했던 그 시점의 상황을 파악하여 인사이트를 얻는 방법이 하나가 있고, 또하나는 시간은 기본적으로 계속해서 흐르고 있기 때문에 연속선상에서 전후 사정을 파악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겠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의 원인들과 그로 인한 자신의 때를 파악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크게 두가지 포인트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졌지만 어떤 특정 시점에서 어떤 사람은 어려운 때를 살고 어떤 사람은 잘 풀리는 때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으로 봤을 때 흥망성쇠는 모두에게 주어지는 공평한 결과라는 것이다. 또하나 저자가 강조하고 있는 것은 '마음'과 '생각'이다. 자신이 어떤 마음가짐과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말콤 글래드웰은 1만시간의 법칙을 통해 자신의 전문분야에 1만시간을 투자했을 때 진정한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햇듯이 저자는 15년의 기간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15년의 기간은 개인에게 적용할 수 도 있지만 기업이나 국가에게 적용할 수도 있다. 15년을 기준으로 다양한 기간이 파생될 수 있겠지만 그 기본은 15년이라고 하면서 책 첫부분에 사례로 제시한 것은 우리나라 대통령의 재임기간 비교자료이다. 시간의 흐름에서 살펴봐야 할 것은 시간은 한방향으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방향으로 흘러가다가 어떤 지점에 이르러서는 그 힘이 쇠퇴하여 반대방향으로 가게 되는 전환점이 생기게 마련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는 흐름과 방향전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방향의 진행과 전환이 변화를 가져오며, 방향의 전환이 일어나는 이유는 어느 시점인가에 따라서 진행하는 흐름의 강도가 강한 곳이 있고 약한 곳도 있으며, 마지막에는 그 흐름의 강도가 소멸되는 곳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 흐름의 강도가 소멸되는 그 때에 방향의 전환이 발생합니다.  - p.48


이 시간의 흐름을 통해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데 그 변화의 대상으로 저자는 사람의 마음을 강조하고 있다. 사람의 마음은 생각, 감정, 의지, 양심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책 내용을 봐서는 '생각'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 같다. 마음 및 생각과 관련하여 저자의 생각을 인용해 보면 더 이해하기 쉬울 듯 싶다.


시대의 흐름이란 결국 인간관계 영역에서 발생하는 것이고, 그 인간관계 영역의 형성과 그 주체는 사람이며, 사람의 본체는 마음이기 때문에 마음에 흐름이 있다면 인간사회의 흐름이 존재하고 사회의 흐름이 존재한다면 시대의 흐름이 존재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시대의 흐름의 근원지는 바로 사람의 마음입니다.  - p.72


인생의 모습은 대부분 마음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의해서 결정되고 그 마음의 주동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바로 생각입니다. 마음에서 주동적인 이 생각이 긍정적인 영역에 머물러 있으면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긍정적인 마음의 패턴을 만들고 그 긍정적인 마음의 패턴은 긍정적인 생활을 이끌어 냅니다. 긍정적인 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그 사람의 인생에서 점차 부정적인 것들의 크기는 줄어들고 긍정적인 것들의 크기는 크게 확장되게 됩니다.  - p.206


시간의 흐름은 크게 4단계로 진행된다고 이야기한다. 첫번째 단계는 흐름의 생성(초기)단계로서 씨앗을 품고 꿈을 정하여 꿈의 설계도를 그리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두번째 단계는 흐름의 성장단계로서 꿈이 자라나는 단계이며 이 단계에서 우리는 강한 의지력, 성실, 여유, 인내 등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세번째 흐름의 완성단계는 꽃을 피우고 열매는 맺는 과정이다. 이 단계에서 저자는 '교만'이 가장 위험한 변화요인이라고 지적한다. 말그대로 완성단계이기 때문에 자신의 꿈을 이루었다는 것에 대해 교만하고 독선을 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며 그 능력은 바로 '겸손'에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대체로 성공단계에 이르면 성공의 단계를 지속적으로 지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성공의 단계에 도달하였다가 몇 년 되지 않아 하락의 길을 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대체로 그 원인을 자세히 보면 이러한 교만의 요소가 그 중심에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p.125


마지막 네번째 단계는 흐름의 수면단계로서 소멸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 단계에 있는 사람에게 특히 독서를 권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과 함께 책의 전반적으로 관통하는 정신은 긍정적인 생각을 하자는 것이다. 책의 곳곳에서 불평과 불만,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말고 긍정적인 생각과 밝은 마음을 가지라고 주문하고 있다.


부정적인 것에 노출되어 버리면 세상을 불평하게 되고 모든 사람이 잘못을 행하고 있는 것이 일상화된 것처럼 인식하게 됩니다. 그렇게 인식하기 시작하면 그 사람의 인생이 성공한다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세상을 불평하지 마십시오. 세상을 불평하는 사람에게 세상이 도움을 주고 성공을 준다는 것을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 p.96


시간의 흐름을 파악하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살았다고 해도 주어지는 결과가 형편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간의 흐름은 방향이 전환되는 힘이 생겨나기 때문에 정말 그 흐름을 잘 파악하였다면 자신의 때를 준비하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참 희망이 되는 메시지였다. 1만 시간이 되었든 15년이 되었든 스스로 묵묵히 준비하고 앞으로 나아갈 때 더 큰 가치를 얻게 될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마음의 뜻이 높은 사람은 작고 낮은 가치에 쉽게 만족하여 머무르지 않습니다. 뜻이 높아서 가치가 높은 것을 성취하고자 달려갑니다. 적극적으로 달려가되 조급해 하지 않습니다. 때가 오지 않았을지라도 기다리고 계속 전진합니다. 자기 인생의 가치를 낮은 것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가치가 높은 것에 의미를 부여하여 달려갑니다.  - p.186


부록으로는 본문 내용에 부가적으로 크리스찬들을 위한 자기계발을 위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인상적인 것은 성경을 열심히 보라는 권유인데 나같이 게으른 크리스천들에게는 큰 찔림이 되는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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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돈이 아닌 사람을 번다
국내도서
저자 : 신동준
출판 : 위즈덤하우스 2013.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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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집에 위인전집이나 명작동화세트 같은 전집류는 꽤 있었는데 아버지는 나에게 서점에서 책을 사주신 적이 몇번 있었다. 중고등학교 선생님이셨던 아버지가 사주셨던 책으로 채근담, 명심보감, 탈무드 등이 기억난다. 이제 읽은 <채근담, 돈이 아닌 사람을 번다>라는 책을 보니 불현듯 그 시절에 아버지가 사주셨던 책들이 떠올랐다. 어린시절이었기 때문에 완역본은 아니었고 그림이 곁들여진 어린이용 도서였지만 그냥 좋은 말이구나 하고 넘어가는 정도였지 내 삶의 이정표라든가 행동의 지침으로 삼아야겠다는 결단은 없었다.


이 책은 동양고전의 쉽게 풀이한 책을 많이 출간하고 계신 신동준님이 쓰신 책이다. 책의 본문은 채근담의 한 구절을 인용하여 그 구절에 담긴 의미를 풀이하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특징이라고 한다면 그 풀이의 방법이 채근담 이외의 다양한 동양고전에서 실제 사례를 기본으로 했다는 점이다. 책에서는 주로 <사기>, <맹자>, <주역> 등의 중국 고전의 사례를 인용했으며 그 시대도 수당시대부터 명청시대까지 꽤 긴 역사를 아우르는 폭넓은 상식을 갖게 도와 주고 있다.



어린 시절에 채근담을 읽으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고 실제 읽어봐서 그런지 몰라서 채근담이라고 하면 어린이 도덕 교과서 정도로 쉬운 책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한마디로 채근담이라는 책은 만만히 볼 책은 아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인용부분을 정말 쉽게 풀이해서 그런지 몰라서 책을 다 읽은 느낌은 채근담 본문 자체는 해석하고 적용하기가 참 어렵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책은 전체 다섯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3분, 귀3분, 양3분, 대3분, 감3분 등 생소한 용어로 각각의 제목을 삼고 있다. 각각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p.15 들어가는 글 인용]


여3분(與三分) : 높은 명성과 뛰어난 절개의 3할을 남에게 넘겨준다.

귀3분(歸三分) : 세인의 손가락질을 받는 욕된 행실과 오명의 3할을 자신이 뒤집어쓴다.

양3분(讓三分) : 큰 공을 세웠을 때 3할의 공덕을 주변 사람에게 돌린다.

대3분(帶三分) : 사람을 사귈 때 3할의 의협심을 지니고 친교를 맺는다.

감3분(減三分) : 큰 이익이나 이윤을 남겼을 때 3할을 덜어내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준다.


이 다섯개 항목에서 공통적으로 흐르는 정신은 '배려'가 아닐까 생각한다. 자신의 공과 이익은 남과 같이 나누고 다른 사람이 받게 된 지탄의 일부를 내가 뒤집어쓰는 것은 결국 배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책의 제목은 돈이 아니라 사람을 벌 수 있다는 내용으로 정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고금을 막론하고 부귀공명은 스스로 찾으면 찾을수록 멀어진다. 저절로다가오게 하는 비결은 부귀공명에 얽매이지 않는 삶을 사는 데 있다. 부귀공명에 연연하지 않고 '인의'를 행해야만 군자가 될 수 있다.  - p.27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더욱 열심히 정진하는 자만이 성공할 수 있다.  - p.35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세상이라지만 결국 모든 일을 자신의 공으로 돌리게 되면 군자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사소한 일이 일희일비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자신의 비전을 꾸준한 노력으로 성취하는 자가 군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이 순조롭게 풀려나갈지라도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되고, 역경에 처했을 때도 자포자기해서는 안된다. 실패를 성공의 디딤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것도 한때이고, 꽃이 활짝 피는 것도 한철이다. 긴 호흡으로 앞을 멀리 내다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 p.76


군자는 자신을 낮추고 소인을 자신을 높인다. 자신이 세운 공이라도 함부로 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남을 세워주는 자가 군자라고 할 수 있다. 


군자는 자신의 뛰어난 재능을 마치 귀한 구슬을 깊이 감추어 내보이지 않듯이 세상에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음덕(陰德)을 쌓기 위해 그런 것이다. 감추어놓은 재주는 그대로 덕이 되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변 사람들을 교화한다. 정반대로 소인은 하찮은 재주를 쉽게 드려내며 우쭐댄다. 겉으로 드러나는 양덕(陽德)을 쌓고자 하는 것이다.  - p.95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잘난 맛에 살고 있는가. 페이스북 등의 SNS가 이런 마인드를 더 부추기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채근담은 겸손과 존경을 가르치고 있다. 결혼하여 가정을 꾸린 사람들에게는 채근담의 이 구절은 명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인용해 본다.


집안의 사람에게 허물이 있으면 몹시 화를 내서도 안 되고, 가볍게 넘겨서도 안 된다. 직접 말하기 힘들면 다른 일로 비유해 은근히 풍자하라. 오늘 깨닫지 못하면 내일을 기다려 다시 훈계하라. 봄바람이 언 땅을 녹이고, 따뜻한 기운이 얼음을 녹이듯 해야 한다. 그래야 가정의 모범이 될 수 있다.  - p.143


이 구절에서는 당나라 말기의 대종 이예의 딸인 승평공주의 예를 들고 있다. 승평공주는 커다란 무공을 세운 곽자의의 여섯번째 아들인 곽난에게 시집을 갔는데 집안 일로 부부싸움을 하게 되었다. 남편인 곽난은 승평공주에게 이렇게 화를 낸다. "당신의 아버지가 황제라고 대단하게 생각하지 말라! 나의 아버지도 마음만 먹었다면 능히 황제가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이말을 들은 승평공주는 곧바로 궁궐로 가서 아버지에게 고자질을 했다. 하지만 아버지 대종은 이렇게 말한다. "사실 곽자의가 황제가 되고 싶었다면, 이미 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는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그리했다면 천하가 어지 우리 것이 될 수 있었겠느냐!" 이 사실을 듣게 된 곽자의는 아들을 가두고 집안의 법도로 다스리려 하자 승평공주는 크게 놀라 시아버지에게 빌어야만 했다. 황제의 딸인 며느리를 면전에서 힐난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 이 행동은 바로 채근담에서 말하는 은근한 풍자 계책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의 승패 역시 궁극적으로는 돈과 지위 등으로 포장된 겉모습 뿐인 인간관계는 아닌지, 아니면 '속살'로 연결된 훈훈한 인간관계인지 여부에 따라 판정날 수밖에 없다. 주변 사람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 발 벗고 나서 상대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상대를 나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이용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내가 상대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여부를 먼저 생각하는게 요체다.  - p.291


저자가 책에서 인용한 사례는 두고두고 곱씹어 보고 삶에 적용해 볼만한 이야기로 넘쳐난다. 한편으로 저자의 박학한 지식에 놀라기도 한다. 채근담을 읽어본 분들에게는 좀더 다양한 사례로 이해의 깊이를 더할 수 있으며, 읽어보지 않은 분들은 채근담에서 이야기하는 군자의 마음가짐과 행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현대인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으로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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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 혁명
국내도서
저자 : 애나 캠벨(Anna M. Campbell) / 주정자역
출판 : 푸른지식 2013.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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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자녀교육 관련 도서들이 지금 당장 아이를 잘 키우는 방법에 치중해 있다면 이 책은 우리 자녀의 자녀 대에 이르기까지 먼 미래를 바라보며 그들에게 어떤 환경을 물려줘야 할지를 고민한 결과이다. '100년 후를 내다보는 자녀양육법'이라는 부제목처럼 우리가 사는 공동체 사회에서 어떤 구성원이 되어야 할지를 진지하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책 제목에 벌집이 들어간 이유는 저자가 직접 양봉을 하면서 지속가능한 삶에 대해서 꾸준히 실천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부분은 이 책의 인트로에 해당하고 두번째 부분이 책의 본문에 해당된다. 첫 부분에서 저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 사회에 얼마나 위험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지적하고 있다. 인구 증가, 기후 변화, 식량 부족, 물 부족, 에너지 공급, 건강 문제, 세계화, 정보통신 및 일상의 위험에 이르기까지 우리 자녀들 주변을 도사리고 있는 여러가지 위험요소들을 나열한다. 특히 나 자신만을 강조하는 이기주의적인 세태와 기업의 지나친 광고 경쟁은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넓은 안목으로 현 상황을 보면 세상을 측은하게 바라보고 바꾸고자 하는 마음에 생겨난다. 일단 '세상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만 알면, 우리 가족은 물론이거니와 공동체와 미래 세대의 고통까지 덜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 p.34


우리는 여러가지 이유로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아이들과의 시간은 양보다 질을 추구한다는 변명과 함께 우리는 성취감도 없는 직장에 다니면서 시간을 소비한다. 그러면서 우리의 식탁은 먼 거리에서 수송되어 온 화학물질 덩어리로 가득차게 되고, 우리의 자연환경을 파괴되어 가고, 기업은 점점 과도한 광고와 마케팅으로 자신의 제품을 꼭 사게끔 만든다. 한마디로 대다수의 사람들은 먼 훗날 아이가 맞닥뜨릴 위협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p.13)


저자는 이런 고민끝에 하던 일을 그만두고 가족들과 함께 자연으로 돌아간다. 직접 채소를 기르며, 염소 젖을 짜고, 양봉을 하면서 아이들이 좀더 자연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만들었다. 물론 저자는 모두가 자연으로 돌아갈 필요는 없으며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조언한다. 자신이 처한 모든 환경에서 이 책의 제안들을 실천할 수 있다.


부모가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면, 다른 사람과 어울리고 서로 귀 기울이며 주고받고 지지하고 지원받는 방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셈이 된다.  - p.76


우리나라 같이 아파트에서 사는 사람들이 많은 경우 사실 책의 내용처럼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저자는 호주 출신이며 호주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와는 자연환경이나 일상적인 사회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의문이 드는 구석도 종종 눈에 띈다.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장기적인 시야는 정말 공감이 간다. 


우리는 의식적으로 덜 갖고 덜 누리며 사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즉 우리가 지구를 잠시 빌려 살고 있으므로 다음 세대에 지금보다 더 좋은 상태로 지구를 되돌려 주려면 지금 사는 지구를 제대로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자원 고갈, 기후 변화, 사회·경제적 불안이 가중되면, 어느 날 덜 갖는 삶은 선택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아이들 세대에 이르러서는 의무가 되고 만다.   - p.135


아이들의 균형감을 키워주려면, 현재 우리 아이들이 누리는 특권을 계속 상기시켜야 한다. 자신을 사랑하는 부모님과 음식, 물, 안락한 거처 같은 것 말이다. 그 밖에 다른 것도 대다수 사람들이 누리지 못하는 사치에 해당한다.  p.271


당장 아이를 맡아서 키워야 하는 부모로서 실질적인 조언을 하기도 한다. 독서를 강조하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독서는 우리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재능 가운데 하나이며 책을 통해 아이들은 경이로움과 심비로움, 승리, 눈물, 사실과 허구, 철학과 최후 등 모둔 주제에 대해서 배울 수 있다(p.91). 따라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넓은 시야를 갖도록 해주는 것이 부모로서의 의무라는 것이다. 또한 아이들의 정체성을 위해서 직업을 연관짓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들에게 희망하는 직업을 묻는 방법도 제안하고 있다. 특히 어른들끼리의 만남에서도 "무슨 일을 하시나요?"라고 현재 지향적인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무슨 일에 관심이 있나요?"라거나 "무슨 일을 좋아하세요?"라고 미래 지향적인 질문을 해야 하지 않느냐고 한다. 


지금 우이 아이들과 함께 아이들이 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대화를 나눠보라 정확히 어떤 직업을 선택할지 바로 대답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정말로 하고 싶어 하는 일이 재미를 추구하는 일인지, 다른 사람을 보살피는 일인지, 마음에서 우러나온 일인지, 용감한 일인지, 사랑받는 일인지, 유용한 일인지 물어봐야 한다. (중략) 예를 들어 "사람들을 구조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기업가가 되고 싶어요.","재택근무로 가족들 곁에서 일하고 싶어요." 같은 대답을 들을 수 있다.  - p.190


더 나아가 아이들의 부모의 직업에 대해서 이해하고 아이들이 정말 존경하고 자부심을 느끼는 직업이 아니라면 이직을 고려해 보라는 공격적인 제안도 곁들인다.(p.191) 책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들이 자랄 미래의 모습을 생각해 보았다. 정보기술이 발달하면서 더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한편으로 대화가 부족한 가정으로 변화되지는 않았는지, 여러가지 의료공학과 유전공학이 발달하면서 여러가지 위험한 물질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주어지지는 않는지, 세계화를 비롯한 여러가지 경제 협상으로 인해 지구 정반대편에서 재배된 농산물들이 여러가지 화학첨가물을 뿌린 채 식탁에 올라오고 있지는 않은지, 정말 돈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돈벌이에만 치중하다보니 아이들의 내면의 변화에 관심이 적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본다. 우리가 잠시 맡아서 기르는 아이들이라면 그 아이들에게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안을 제시해 주고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부모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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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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