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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가장 깊숙한 곳
국내도서
저자 : 케빈 넬슨(Kevin Nelson) / 전대호역
출판 : 해나무 201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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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전제조건은 인간의 '영적 경험'은 뇌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무신론자이건 유신론자이건 이 전제조건에 동의할 수 있어야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수용할 수 있다. 영적체험에서 말하는 '영적'이라는 단어는,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없지만 우리가 그 존재를 믿고 느끼며 곳곳에서 그 흔적이 나타나는 비가시적인 세계와 우리를 연결해주는 인간성의 여러 측면을 말한다(p.27). 이 책은 흔히 비과학적이라고 여겨지는 영적경험이나 임사체험과 같은 정신적 체험과 뇌과학을 연결시켜 뇌의 어떤 영역에서 어떤 방법으로 영적 경험을 하게 되는지를 밝히고자 노력한다.



이 책을 읽기 위한 영적 체험 또는 종교적 체험에 대한 기본사항들을 1장에서 언급하면서 저자는 윌리엄 제임스의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을 상당 부분 인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저자가 주위 사람들을 통해서 듣게 된 임사체험을 중심으로 한 영적 체험의 사례를 1장에서 서술하고 있다. 윌리엄 제임스는 이러한 영적 체험들 중에서 보다 특별한 경험을 신비경험(mystical experience)라고 명명하면서 네 가지 특징이 있다고 설명한다. 즉, 신비경험은 언어의 범위를 벗어나며, 앎을 선사하며, 지속기간이 짧고, 수동적이라는 것이다.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 (양장)
국내도서
저자 : 윌리엄제임스 / 김재영역
출판 : 한길사 2000.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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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장에서는 의식에 대해서 다룬다. 의식은 뇌를 뇌로 만드는 본질이며, 신경학자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p.49). 또는 의식은 자신과 자신의 주변을 알아챔이며 특정 질서를 이룬 특정 뇌 시스템들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뇌과학자들을 비롯한 많은 과학자들은 물리적인 뇌 속에서 의식이 어떻게 기능하는가에 관한 문제를 모두 다 파악하지는 못하고 있다. 신경학에서 인정하는 의식상태는 깨어있음, 렘 수면, 비렘수면 등 세가지로 나누어지는데 저자는 임사체험이 지닌 영적 특성의 일부는 렘 의식 상태와 깨어있음 의식 상태의 사이로 예측하고 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과학적으로 이렇게 세가지 상태로 의식을 구분하더라도 많은 의사들은 환자들이 깨어있는 상태라는 것을 감지하기 어려운 경우도 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잔 이라는 이름의 환자가 총상을 당한 사례를 설명하고 있는데, 잔은 실수로 총에 맞아 일부 장기가 파손되고 쇼크상태에 빠져있었는데 의료진이 시술을 하는 과정에서 그녀의 의식은 깨어있었다는 것이다. 그녀는 최고 통증을 10이라고 할 때 15 정도의 통증을 느꼈다면서 의료진의 말과 행동을 모두 알아챘지만 말을 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가장 미세한 근육조차도 움직일 수 없었다고 한다. 그 이후 다행스럽게도 의식을 되찾았지만 인간의 의식이 얼마나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어려운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은 겉보기에 죽은 것 같은데도 생생하게 살아있을 수 있다.(p.58)"

 

드넓은 우주에서 인간이 알고 있는 것은 고작 5% 미만이며 나머지는 암흑물질이나 암흑에너지로 존재하듯이 인간 의식의 일부는 우리에게 영원히 일종의 암흑에너지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p.69). 인간이 의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피질과 시상을 파악해야 한다. 저자는 의식을 파악하기 위해 식물이나 바퀴벌레와 같은 낮은 층위로 환원하는 접근법은 뇌와 영적 경험을 이해하고자 할 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p.71) "그러므로 영적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 시상과 피질을 탐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접근법일 수도 있겠다.(p.72) 

 

책을 읽다보니, 흔히 뇌사 상태라고 하는 식물상태와 최소의식상태를 구분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많은 경우 이를 오판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식물 상태에서도 시상과 피질은 완벽하게 죽지 않고 가끔 외부세계와 반응한다고 한다. 이러한 활동을 의식이 아니라는 것이 정설이지만 인간이 인간다우려면 얼마나 많은 피질과 시상일 필요한다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할 첨단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의식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가 되면 이 책의 주제인 영적 체험은 별도의 특별한 의식상태일까 하는 질문을 할 수 있겠다. 저자는 영적 경험을 독자적인 의식상태로 간주하는 것에 좋겠다는 의견을 제안한다.



기본적인 뇌의 구조는 알아야 이 책을 좀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보통 전두엽이라고 칭해지는 이마엽, 전전두엽이라고 하는 앞이마엽 등의 위치와 역할 정도는 이해하고 있는 것이 좋다. 따라서 전반적인 책의 내용은 뇌와 영적세계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읽는다면 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그야말로 기초적인 지식 수준밖에 없는 상태여서 몇몇 내용들은 두세번 반복해서 읽어야 이해가 될 정도였다. 이 책의 가치는 물질 세계(뇌)와 정신 세계를 결합시키는 성과에 있다고 본다. 두가지 동떨어진 내용들이 그저 따로따로 언급되는 정도가 아니라 화학적인 결합을 통해 저자만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이 마지막 장을 덮은 뒤의 소감이었다. 작년에 뇌과학 강연을 몇차례 듣고나서 상당히 관심이 생겼던 차에 이런 책을 읽게 되어 아주 흥미로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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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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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
국내도서
저자 : 레이첼 콘(Rachel Cohn) / 황소연역
출판 : 까멜레옹 201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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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톤의 커버 이미지가 상당히 몽환적이다. 물에 잠겨있는 듯한 이미지가 그로테스크하다. 아마도 책 내용에서 복제인간으로 등장하는 클론의 탄생을 그려놓은 듯 하다. 인간에게서 영혼을 빼낸 존재를 '클론'이라고 하고, 이 책에서는 클론의 베타버전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름을 엘리지아. 엘리지아는 클론의 판매처인 부티크에서 어느 귀부인에게 판매되고 그 가족들을 위하 봉사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 책의 첫 몇페이지를 읽으면 대략 전체 소설의 상황은 그려진다.


전 세계를 폐허로 만든 '물의 전쟁' 이후 부유한 권력자들은 '드메인'이라는 낙원을 만들었다. 공기는 언제나 고급 산소로 채워지며, 자줏빛 바다에서는 잔잔한 파도가 아름답게 물결친다. 그리고 순종적이고 아름다운 클론들이 시중을 든다. 시험적으로 출시된 10대 클론 엘리지아는 클론들 중에서도 빼어난 외모와 귀여운 행동으로 사랑을 독차지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엘리지아는 환영을 본다. 바로 자신의 모체인 죽은 소녀가 사랑했던 남자.


책 뒷표지에 나오는 문구이다. 클론은 영혼이 없기 때문에 사람이 갖고 있는 여러가지 감각들은 가질 수 없다. 하지만 몇몇 클론들은 원인 모를 오류로 인해 이런 감각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이를 책에서는 디펙트라고 부른다. 엘리지아는 다른 클론이 갖지 못한 미각을 가지고 있으며, 또 시조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다. 엘리지아와 같은 또다른 클론인 잰스는 성욕을 느낄 수 있어 또다른 클론과 성관계를 하기도 한다. 클론들은 이를 모두 숨기고 인간들에게 발각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부분적으로는 반란이나 폭동을 준비하는 디펙트들도 존재하며 책의 중반 이후로 넘어갈수록 긴장 구도가 드러난다. 


드메인의 인간들이 번성하는 이유는 이들의 일회용 문화 때문이다. 클론을 갈아치우면 그만이다. 이들은 물건이 사라졌다고 슬퍼하지 않는다. 그 물건이 물질적으로나 금전적으로 가치를 지니지 않는 이상.  - p.207


인간들의 세상에서 클론이 갖는 '위상'을 단적으로 표현해 주는 문장이 아닐까 한다. 엘리지아의 절친 클론 잰스가 원인 모를 죽음을 맞이한 이후 엘리지아는 고통과 분노를 동시에 느끼며 인간세상에 도전장을 내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 자신에게 약속했다. 때가 오면, 이 분노와 억울함이 또다시 나를 덮치면 절대 기절하지 않겠다고, 나는 싸울 것이다.(p.210)"



상당히 먼 미래의 이야기를 다루는 SF소설이지만 사람에게서 영혼을 빼내 클론으로 만든다는 이야기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는 찾기 어렵다. 사실 과학적 근거가 없으면 제대로 된 SF소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미래에는 이럴 것이다'라는 상상에 근거하여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SF소설로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이야기 구조 속에서 결말을 실마리를 풀어나가면서 긴강장관계를 그리는 여러 장면들이 흥미롭게 진행된다는 점은 인정하고 싶다. 예를 들어 엘리지아가 사랑의 감정을 키워왔던 타힐이 실제로는 클론이었다는 점, 엘리지아 자신이 최초의 10대 베타로 알고 있었는데 그 이전에도 많은 10대 베타들이 있었고 반항기를 넘지 못하고 죽었다는 점 등은 소설의 중반 이후 상당히 반전의 효과를 가져왔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이게 끝이야?'라는 허무감이 몰려왔다. 하지만 4부작의 첫작품이라고 하며 또 영화제작도 준비중이라니 이왕 본 소설이 재밌는 영화로 재구성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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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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