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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국내도서
저자 : 카린 지에벨 / 이승재역
출판 : 밝은세상 201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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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스릴 넘치는 소설을 한편 읽었다. 일단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정말 재미있다. 저자인 카린 지에벨을 '프랑스 심리 스릴러의 귀재'라고 평가했던데, 저자에 대한 평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작품은 정말 잘 만들어졌다고 단언할 수 있다.



주인공인 클로에는 광고회사의 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차기 회장의 물망에 오르는 능력있는 여성이다. 하지만 길에서 만난 스토커로 인해 그녀의 인생은 변한다. 회사에 계속 지각을 하고 일처리가 서툴어지다보니 회장의 오해를 받게 되었고, 남자친구와도 헤어지게 되면서 결국 그녀의 목표였던 회장 자리를 놓치게 된다. 문제는 클로에의 주장을 주변 사람들은 아무도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점이 클로에를 괴롭게 만든다.


한편 강력계 형사인 고메즈는 아내가 병사한 뒤에 범죄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큰 실수를 해 부하 직원을 식물인간으로 만들어버리고, 그로 인해 정직을 당하게 되었다. 고메즈는 우연히 클로에와 마주치면서 클로에가 처한 상황이 수년 전 로라라는 인물이 처했던 상황에 유사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로라는 스토커로 인해 피해를 받고 있다고 경찰 조사를 의뢰했다가 몇차례 묵살을 당한 뒤 자살한 인물이다.


클로에를 도우려던 고메즈는 사건을 수사해 가는 과정에서 점점 미궁에 빠진다. 정말 스토커가 그녀를 살해하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주변 사람들의 의심처럼 심각한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것인지. 



책의 앞부분에 저자가 한국 독자들에게 남긴 글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리 속을 맴돌았다. "망상증 환자인지, 소름 끼치는 스토커인지 판단은 독자여러분께 맡깁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숨가쁜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판단을 독자들에게 맡긴다니 책의 마지막까지 결론을 알 수 없다는 말인지 의문이 들었다.


600페이지에 달하는 소설은 미궁을 헤매다가 약 100페이지를 남겨두고 범인의 윤곽이 잡히면서 결말로 치닫는다. 기가막힌 반전은 없었지만 의외의 인물이 범인이었고, 비극인지 희극인지 애매한 수준의 결말을 만들어낸다. 결말은 찝찝했지만 에필로그를 읽고 마음이 조금 풀렸다. 다시 말하지만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숨가쁘게 페이지가 넘어가는 소설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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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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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 BUZZ
국내도서
저자 : 안데르스 데 라 모테 / 전은경역
출판 : 밝은세상 2014.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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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스릴넘치는 소설을 읽었다. 내가 생각하는 스릴있는 소설은 결말이 궁금한 소설이다. 그래서 스릴있는 소설은 읽는 동안 책장이 빨리 넘어가고 시간도 빨리 간다. 이 책 ≪버즈≫가 그런 책이었다. 저자 소개를 보니 본업이 있으면서 부업으로 소설을 쓰는 모양인데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 수 있는 건지 놀랍기만 하다.



책 제목에서 말하는 '버즈'가 어떤 의미인지부터 생각해 봐야겠다. 본문이 시작되기 앞서 친절하게 이 단어에 대한 설명을 들려주고 있다. 그 중에서 소설을 읽기 위해서 필히 알아두어야 할 흥미로운 설명을 인용해 본다.


효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디어나 광고에서 사용하는, 기발하거나 미심쩍은 방식

어떤 제품을 꼭 사야 한다는 인상을 사람들에게 주는 영리한 마케팅 전략

자격도 없는 어떤 특정 인물에게 엄청난 관심이 집중되도록 만들기


소설을 읽다가 가끔 이 정의들을 들쳐보게 되었다. 왜냐하면 소설을 읽는 내내 소설 속의 공간과 시간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난해한 부분이 있어서다. 예를 들어 페테르손이 고문을 당하고 스웨덴으로 가게 되는 그 상황이 과연 현실 속에서 있었던 일일까 아니면 상상속의 일일까, 또는 레베카가 댓글로 모함을 당하고 정직을 당하는 그 상황이 진짜 현실일까 하는 의문을 갖게 만든다. 웬지 모르게 현실의 상황이 아닐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나 할까. 결국 현실의 세계와 가상의 세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혼재된 제3의 공간, 제3의 시간 시스템을 만들어내면서 독자들을 혼란속으로 빠트리고 있다.


책의 중반부가 되어가면서까지 구체적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메이베이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갖게 만든다. 레베카에 대해 댓글로 공격하는 사람으로 등장하는 메이베이는 본문에 간간이 언급이 되다가 중반이 넘어서면서 그 모습을 처음으로 드러낸다. 한편 메이베이와 댓글을 다는 네티즌들의 행위를 저자는 킬링타임이 목적이라고 작중 인물을 통해 설명한다. 명확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왜 사람들은 타인의 사생활을 비방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인가. 증오와 질투, 시기와 부러움때문이 아니라 그저 단순한 킬링타임이 그들의 목적(pp.187~188)이라는 것이다.


페테르손이 '망에'라는 가명으로 취업한 회사에서 특수 프로그램으로 인터넷 사이트에 포스팅하는 방식으로 언론을 조작하는 과정은 요즘 세태를 반영하는 듯 하다. 또한 블로거를 고용하거나 익명의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제품을 홍보하는 방식도 요즘의 파워블로그 시스템과 유사하다. 조작된 콘텐츠를 올린 블로거는 공짜 샘플, 각종 전야제 초대, VIP 이벤트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페테르손은 그러한 인터넷 언론 조작행위에 가담하면서 "평범한 스웨덴 얼간이들, 언론에 종사하는 엘리트들을 조종한다는 것만으로도 황홀했다."(p.163)


언론을 조종하기 위해 모든 것을 통제할 필요는 없다. 필립은 '믿을 만하게 보이고 세상물정에 밝은 소수만 통제하면 된다'고(p.189) 말한다.  그 소수의 주장에 여러 사람들이 낚이면서 점점 다수가 되고 일반적인 진실이 되는 결정적인 시점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면서 다양한 주제에서 타인 인생의 퍼즐조각을 무의식적으로 자기 삶에 맞추게 되고 타인의 의견이 동조하게 된다. 몇페이지에 걸친 필립과 페테르손의 대화를 보며 히틀러 시대의 선동가인 괴벨스가 21세기 정보화 사회에 태어났다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상상하게 된다.


"우린 실제 존재하는 블로그에서 시작하지. 그 블로거를 지지하는 익명의 인물을 몇 명 붙여놓고 다른 사람이 낚이기를 기다리는 거지. 물론 모든 블로거가 우리를 따르지는 않아. 그럴 필요도 없고. 많은 사람들이 하는 말이 갑자기 일반적인 진실이 되는 결정적인 시점이 있어. 바깥세상에는 타인의 인생이 마치 자신의 인생이라도 된다는 듯 살고, 타인이 그들에게 던져 주는 걸 탐욕스럽게 빨아들이는 사람들이 수없이 존재해. 타인 인생의 퍼즐조각을 무의식적으로 자기 삶에 끼워 넣는 거야. 제품과 식습관, 상표와 의견 등 그 외에도 아주 많아."  - p.189


저자는 인터넷과 소설 미디어에 대한 특성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필립이 페테르손에게 질문한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영화, 책, 종교적 정치적 견해, 성탄절 선물, 저녁식사로 뭘 먹었는지 등을 인터넷에 올리는 이유'에 대해 페테르손은 '인정받는 위해서'라고 대답(p.179)한다. 명확한 답변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서 점점 사람들은 인정에 종속되어 가면서 나와 타인의 삶을 비교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3부작으로 출간된 시리즈물의 두번째 책이다. 첫번째 시리즈인 ≪게임≫은 저자의 데뷔작으로 스웨덴에서 4주만에 10만 부 이상 판매가 된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3부인 ≪버블≫은 아직 국내에 번역출간되지는 않았지만 빨리 출간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우리는 IT가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점점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한편 매일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등장하여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그 정보화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표현해 준 소설이 아닐까 싶다. IT 비즈니스를 전공했고, 앞으로도 계속 연구와 강의를 하고자 하는 사람으로서 이 소설은 나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내가 배운 지식과 경험들을 돌아보게 한다.


요즘 북유럽 스타일이 유행하면서 그 유행이 소설에도 번져가고 있다. 최근 노르웨이, 덴마크 등 북유럽 작가들의 소설이 대거 출간되고 있는 것이다. 그 대열에 합류하며 새롭게 출간된 이 책의 성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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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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