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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후
국내도서
저자 : 박채정
출판 : 아이테르 201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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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 '기황후'의 원작소설을 보고 난 뒤 인터넷 서점을 검색해보니 기황후라는 제목이 소설들이 여러권 출간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일단 먼저 구입하게 보게 된 책이 박채정 작가의 작품이다. 같은 이름의 소설 중에 가격이 제일 저렴하기 때문에 고르게 되었다. 원작소설에서 기승냥이라는 이름을 쓰던 기황후의 이름이 이 소설에서는 '홍'이라고 불리며, 추후 순제가 되는 타환의 이름은 '토곤 티무르'라고 불린다. 고용보, 박불화, 기자오 등의 몇몇 인물은 원작소설에서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게 된다. 본 리뷰에서는 명칭을 통일하기 위하여 순제와 기황후라는 명칭을 쓰기로 한다.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처음 등장하는 원작소설과의 차이점은 순제와 기황후의 만남이다. 원작소설에서는 황태제 시절의 순제가 대청도로 귀양왔을 때 기황후와 만난 것으로 설정되지만 박채정 작가의 소설에서는 기황후가 공녀로 간 이후에 순제와 첫만남을 갖게 된다고 설정한다. 또 하나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은 원작소설에서는 기자오가 딸의 공녀 차출을 원하지 않아 남장을 시키는 대목이 나오지만 본 소설의 기자오는 공녀로 딸을 팔아 넘기는 인간말종의 모습으로 나온다.


원작소설에서 충혜왕과 기황후 간의 러브라인으로 아이까지 낳는 것으로 설정되지만 본 소설에서는 박불화와의 러브라인이 특징적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역사적 사실과는 좀 동떨어진, 조금은 의외의 반전을 일으킨다. 순제(토곤 티무르)는 대청도 유배시 이미 죽었고 기황후가 대청도에서 만난 다른 아이를 가르쳐 황제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드라마에도 반영된다면 흥미로운 내용이 될 듯 하다. 기황후가 공녀로 가서 원나라 황후가 되었고 순제는 원나라의 마지막 황제가 되어 명나라에 의해 수도를 빼았겼다는 사실만 가지고는 원작소설과의 스토리나 결말은 거의 유사하다. 하지만 인물에 관한 묘사라든가 인물들간의 관계를 서술하는 과정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는 점이 흥미롭다.


드라마 원작소설에서 기황후는 고려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지만 본 소설에서는 고려와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묘사하지는 않는다. "난 고려로 돌아갈 생각 없어요. 날 버린 나라 뭐가 좋아서 다시 돌아가는데? 난 복수할 거야. 꼭 황후가 돼서 복수할 거야." (p.155)


전체적으로 소설의 문체는 유려하지 못하다. 사실과 현상을 짤막하게 요약하는 문장에 그치고 있으며 인물들의 생각이나 관계가 풍부하게 설명되지 못하여 요약식 참고서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소설로서 가치를 가지려면 문장을 좀더 깔끔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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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5일에 영화평론가 이동진님이 운영하는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 책방' 58회가 업데이트되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야 하는 팟캐스트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이번에 소개되는 도서 목록들이다.


[책, 임자를 만나다] 

생각의 탄생 <2부>

 

[세리가 만난 사람]

남자의 밥상 - 방기호 원장


[소리 나는 책]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닥터K의 심리 상담소]


- closing poem -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by 포루그 파로호자드

 

♣ 이동진의 빨간 책방 ♣

매주 수요일 업데이트

CopyrightⒸ All rights reserved by wisdomhouse

 

[빨간 책방] BGMs

오프닝 : Carcass (by NarcissCreativeLab)

내가 산 책 : 아침 공원에서 (by 심동현)

책, 임자를 만나다 : 우리가 함께라면 (by 좋은친구)

에디터스 통신 BGM : 나의 목소리 너의 메아리 (by 스프링 필드)

로고송 : 요조(YOZOH) / 캐스커(융진)

소리나는 책 : 일곱 번째 여름 (by 스프링 필드)

세리가 만난 사람 : 벚꽃의 거리 (by 심태한)

닥터K의 심리 상담소 : 그대의 손을 잡고 (by 심태한)

클로징 BGM : first kiss in the rain (by 스프링 필드)

 

[북CM]

Fugue II_e minor (by 스프링 필드)

   Orchestra of heaven (by 스프링 필드)




※ 아이튠즈 : https://itunes.apple.com/kr/podcast/idongjinyi-bbalgancaegbang/id519983684

※ 팟빵 : http://www.podbbang.com/ch/3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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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밥상
국내도서
저자 : 방기호
출판 : 위즈덤하우스 2013.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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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참 난감한 책이다. 40대 이후 고기, 생선, 계란, 우유를 먹는 것은 썩은 짐승의 단백질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을 어디까지 받아들어야 할까. 발암물질을 먹었다고 암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영양소가 있어야 암으로 성장하는데 암의 영양소는 바로 동물성 단백질이라고 한다(p.95). 따라서 우유나 계란, 고기류를 먹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근육질의 칼 루이스나 나브라틸로바가 채식주의자라고 해서 우리 모두가 채식주의자가 되어야 하는가.



동물에서 얻을 수 있는 영양소와 식물에서 얻을 수 있는 영양소가 다를텐데 단백질 함유량이 많다는 이유로 채식만 해도 된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고기는 고기 나름대로의 영양소가 있고, 채소는 채소 나름대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음식물의 적절한 섭취와 운동이 중요한 것이지 육류나 우유를 무슨 마약이나 담배 취급하면서 백해무익한 음식으로 치부하는 저자의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더구나 채식 식단을 추천해 주면서 아침에는 껍질째 먹는 과일과 녹황색채소를 먹고 점심은 현미와 견과류, 저녁은 도정하지 않은 곡식과 녹황색 채소를 먹으라고 한다. 난 이런 식단의 음식을 먹는다면 그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할 수 없다. 우유에 대한 경고는 더욱 더 충격적이다. 지구상 어떤 동물도 젖을 뗀 후 다시는 젖을 먹지 않지만 인간만 늙어 죽을 때까지 다른 동물의 젖을 먹는다고 하면서 우유에는 소가 사료로 먹었던 항생제, 구충제, 성장촉진제, 다이옥신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더 황당한 주장은 여름 날 당근 한개와 우유 한잔을 놓고 1시간이 지나면 당근은 먹을 수 있지만 우유는 부패되어 있을 것이라면서 바로 인간의 소화관의 온도는 한여름 온도인 36.5도이므로 우유가 소화관에 들어가면 썩을 것(p.98)이라는 말이다. 아니, 배속에 들어가서 우유가 썩는다면 안썩는 음식이 어디에 있겠는가. 배속에 들어가서 여러가지 소화액과 합쳐져서 몸속으로 흡수도 되고 남은 것이 대변으로 배출되는 것 아닌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이다. 우유가 100도 이상에서 가열하여 만드는 가공식품이라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우유의 살균방법이 고온살균만 있는 것이 아닌데 말이다. 우유에 탄수화물이나 섬유소, 비타민, 미네랄이 전혀 없으니 먹지 말라는 말도 참 웃음을 짓게 만든다. 부족한 영양소는 다른 음식으로 채우면 된다. 우유는 우유 나름대로의 영양소가 있는 것이다.


소금에 관해서도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 자연계에 생존하는 야생동물은 소금을 먹지 않기 때문에 당뇨나 고혈압, 암이 없다(p.108)고 한다. 야생동물에서 당뇨나 고혈압, 암이 없는 이유는 그런 병이 걸릴 때까지 건강을 유지하면서 오래 살지를 못하기 때문이지 소금을 먹지 않아서가 아니다.


일단 먼저 책을 읽었을 때 느꼈던 부정적인 감정을 나열해 보았지만 이를 제외한다면 책을 읽고 느낀 점은 꽤 많다. 먼저 1장에서는 그동안 우리가 먹었던 음식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먼저 비만을 해결하기 위해 프로바이오틱스의 섭취를 추천하면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고를 때에는 락토바실러스, 비피도박테리움, 스트렙토코쿠스, 테르모필루스 중 두종류 이상이 함께 들어있는 것을 골라야 한다(p.44)는 유익한 조언을 하고 있다.


콜레스테롤에 대한 설명도 도움이 되었다. 우리가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르는 LDL이 몸에 안좋은 이유는 LDL 그 자체가 많아서가 아니라 산화가 원인이라는 점을 밝히고 있다. LDL은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동시에 염증으로 손상된 조직의 복구 작업에 유용하게 사용(p.53)된다. 따라서 LDL이 많다는 것은 몸의 어딘가에 염증 반응이 있다는 것이며 LDL이 많다고 해서 콜레스테롤 강하제로 감소시킨다면 화재경보기의 스위치를 꺼버리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오히려 콜레스테롤 강하제는 동맥경화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하니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먹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먹어야 한다면 최소 150mg 정도의 코큐텐을 함께 복용(p.55)하라는 조언도 잊지 말아야겠다.


오메가3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생선을 언급한 대목도 도움이 될 것 같다. 현재 생선 섭취가 안고 있는 가장 큰 위험성은 중금속과 같은 바닷물 오염 문제이며 참치나 큰 고등어는 지구상에 있는 모든 식품 중 수은 함량이 최고로 높다고 한다. 따라서 굳이 생선을 먹으려면 꽁치나 정어리, 멸치와 같은 작은 생선(p.63)을 먹으라고 권장한다. 또한 오메가3를 섭취하기 위해서 생선보다는 초록잎 채소나 과일 껍질, 해조류를 먹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p.64)고 조언한다.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의 성분을 이야기하면서 이를 대용할 수 있는 몸에 좋은 자연식품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많이 언급된 음식은 견과류, 녹황색 채소, 현미 등이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식품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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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팔 수 없는 것은 없다
국내도서
저자 : 와다 겐지 / 홍성민역
출판 : 더난출판 201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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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갔을 때 길가에서 도큐핸즈 건물을 몇번 본 적이 있다. 다른 곳의 위치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으나 시부야의 도큐핸즈 건물은 인상깊게 보았던 기억이 난다. 약 10년 전쯤이니까 30대 초반 회사원 시절 휴가 때 잠시 외국에 나가 그저 길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외국의 흥취를 느낄 수 있었던 때라 건물 안에 들어가볼 정도로 궁금증을 갖지는 못했다. 사실 그때는 도큐핸즈가 뭐하는 브랜드인지도 몰랐다. 미리 알았더라면 매장에 들어가서 상품 구색을 살펴보고 서비스를 경험할 기회를 가졌을 터인데 기회가 된다면 다음 번 방문때는 꼭 들려보리라 마음먹었다.



도큐핸즈는 일반 소매상품부터 전문용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는 대형 유통상점이다. 일본의 계속되는 불황으로 1호점과 2호점이 폐점되기도 했지만 2014년과 2015년에 3개의 신규점포가 오픈 예정에 있는 등 여전히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도큐핸즈에 근무하면서 겪었던 창발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사업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도큐핸즈의 혁신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중의 하나는 비전문가적인 시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생산자나 판매자의 시각이 아닌 소비자의 시각에서 점포와 상품을 돌아보라는 것이다. 


매력적인 점포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소비의 프로', '판매의 아마추어'가 점포를 전개해야 한다. 또 소비자로서의 눈높이는 매장뿐 아니라 상품을 개발하는 사람, 서비스를 기획하는 사람에게도 필요하다. 즉 물건과 서비스를 팔고 싶은 사람들 모두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자세다.  - p.12


소비자의 시각에서 사업을 하라는 것은 먼저 매상을 목적으로 하지 말라는 것이다. 매상을 목적으로 한다면 일단 객단가를 높이는 작업을 할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더 잘팔니는 상품을 더 고가에 판매하고자 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고객의 시각이 아니라 전적으로 판매자의 시각인 것이다. 따라서 매상효율을 중시하는 방식과는 다르게 도큐핸즈에서는 저가의 나사나 못부터 비싼 전동공구까지 모두 '고객이 집에서 뭔가를 만들 때 필요한 것'이라는 카테고리에서 동등한 가치를 지닌 제품이라고 인식한다는 것이다.


매상만 고집하지 않고, 고객에게 제안하고 고객의 요구를 개척한다. 도큐핸즈는 이것을 '기업전략'으로서 실행한 것이 아니다. 현장의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헀다.  - p.45


지나치게 전문적인 용품까지 취급하면 불량재고가 쌓이지 않겠냐는 우려도 고객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해결할 수 있다. 즉 판매직원이 매장에서 고객과 지속적으로 문의에 응답해 주고 대화를 하면서 파악한 소비자 욕구 대로 매입을 하면 거의 불량재고가 될 가능성도 적다는 것이다. 결국 도큐핸즈는 '시스템'과 '수작업'의 장점을 적절하게 활용한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어찌보면 시스템보다 수작업을 더 강조하는 듯한 인상도 받게 된다.


시스템에만 지나치게 의존해 판매된 수와 재고량에만 신경을 쓰게 되면, 각각의 상품동향에까지 주의가 미치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고객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그 흐름을 알 수 없게 되고, 그 결과 매장에 갖춰지는 품목에 변화가 사라진다. 언제 방문해도 늘 똑같은 상품만 진열되어 있는 매장을 고객이 빈번히 찾아줄까?  - p.51


수작업을 더 강조한다는 뉘앙스는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점원의 다양한 개성도 살리고 고객의 다양한 요구애 대응하려면 접객에 관한 매뉴얼을 없애고 매장 직원을 규제로부터 자유롭게 해주라(p.117)고 저자는 조언하고 있다. 시스템적인 관리를 선호하는 우리나라 사람들, 아니 나로서는 도큐핸즈에서 시행하는 정책은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적용 가능할지 다소 의문스럽기는 하다. 


도큐핸즈에서 소비자의 시각으로 판매한다는 말과 함께, 고객을 대할 때 판매자의 시각이 아닌 제안자의 시각을 가졌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보통 소매업에서는 '무엇을 팔까?', '어떻게 팔까?'를 기본적인 요소로 해서 매장을 만들지만 도큐핸즈에서는 소매의 기본 요소에 더해 '무엇을 제안할까?'의 입장을 내세운다는 것이다(p.72). 그러기 위해서는 매장 자체의 고정관념을 버러야 한다고 주문한다. '우리는 소매점이고, 소매는 이런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면 고객서비스는 고정되어 버리지만 고정관념을 버리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다.


고객의 요구가 있으면 '우리 매장은 취급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상품을 적극적으로 도입한다. 또 스스로 '이것은 고객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상품을 찾아서 매장에 진열한다.  - p.109


이러한 고객중심전략 즉 프로 소비자 정신은 직원들의 실적도 독특한 방법으로 평가하게 만든다. 즉 보통은 매상으로 평가를 하겠지만 도큐핸즈에서는 무엇을 매입했는지, 어떤 종류룰 매입했는지, 새 거래처를 얼마나 개척했는지 등의 기준으로 직원을 평가한다(p.126)는 것이다. 이러한 사원 평가 기준은 도큐핸즈 매장은 좀더 개성있는 매장으로 만들기 위한 기반이 된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지금의 도큐핸즈는 과거과 같은 혁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어떻게 해야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조언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먼저 도큐핸즈의 소비의 전문가, 판매의 비전문가 마인드를 유지하면서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조언한다. 아울러 필요에 의한 쇼핑이 아닌 즐기는 쇼핑을 위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추가할 것을 주문한다.


판매 효율을 최우선으로 삼지 않는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기 위해서는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끊임없이 거래처를 개척하고 고객에게 새로운 제안을 하는 것이 지금의 도큐핸즈에게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소매업 전반의 과제이기도 하다.  - p.183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이 책의 주요 독자는 비즈니스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일텐데 그런 사람들이라면 모두 알만한 POS라든가 롱테일 등에서 주석을 달아놓은 것이 참 거추장스러워보였다. 일반적으로 쓰게 되는 POS라는 영문표기가 아닌 포스라고 한글표기를 한 점이라든가, '난항'이라는 단어를 '난황'이라고 표현(p.26)하거나 불필요한 곳에 쉼표를 찍는 등의 오타들도 아쉬운 부분이다. 더 아쉬운 부분은 일본과 우리나라의 소비 비즈니스 행태가 다르기 때문에 도큐핸즈의 독특한 사업방식을 적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저자가 근무했을 당시는 인터넷이 없던 시대라 직접 매장 직원들에게 상품정보를 물어야 했던 그때와는 다르게 요즘과 같이 인터넷으로 쉽게 상품정보를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는 점이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은 독자들이 충분히 헤아려 읽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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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를 움직이는 법
국내도서
저자 : 폴커 키츠(Voker Kitz) / 장혜경역
출판 : 예담 201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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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이 일치하지 않은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방법으로 '논리'를 생각한다. 내 주장이 정말 논리적이라면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일상적인 상식을 뒤집는다. 즉 저자에 따르면 논리는 내 주장을 상대방이 받아들이게 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 의견을 갖거나 특정 입장의 생각을 하게 될 때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크게 네가지가 있다고 한다. 이 요인들은 타고난 입장이라고 할 수 있는 '유전적 요인', 감정으로부터 만들어지는 '애정', 논리와 정보를 점검하고 검토하여 판단을 내리는 '인지', 무의식적으로 나타나서 입장을 추측할 수 있는 '태도' 등이다. 즉 어떤 사람의 입장을 바꾸기 위해서는 이 네가지 요인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논리'는 이 네가지 요인 중에 '인지'라는 단 한가지 요인에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논리를 바탕으로 설득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가진 입장이 인지적 요인에 바탕을 두고 있을 경우이어야 한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어떤 입장을 갖게 된 것이 철저한 논리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좀 어설프더라도 내 개인적인 취향에 맞는 것이 나의 입장을 대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치적 또는 종교적 신념은 반대세력들의 어떤 논리로도 자신의 입장을 바꾸지 않는 경향이 많다.

논리로 입장을 바꿀 수 있는 경우는 한 가지 뿐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에서 논리와 정보가 애당초 무의미하다. 그럼에도 우리 일상에서는 논리가 너무 과대평가되고 있다.  - p.26

그렇다면 인지적 요인으로 입장을 갖게 된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서 어떤 논리를 갖추어야 할까. 저자는 2장에서 '자기중신주의'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솔루션을 제시한다. 인간의 '표준 작업방식'은 모든 것을 자신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자기중심주의(egocentrism)'에서 출발한다. 어린 아이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시도 때도 없이 자기중심주의의 덫에 걸려든다. 상점에서 물건을 파는 판매원이나 입사지원서를 쓰는 취업준비생이건 모두 자기 중심적으로 상대방을 대하기 때문에 실패한다. 서로 자기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이 관심있는 영역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다보면 결국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들은 하루 종일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필요로 하는지를 생각한다. 타인이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해서는 제 아무리 아름답게 포장한 정보도 별 관심을 끌지 못한다.  - p.58

우리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길은 인간 심리의 표준 작업방식을 깨닫는 동시에, 자신을 위해 그 작업방식을 버리는 것이다. 자신의 자기중심주의를 극복하고 정반대로 돌아서는 것이다.  - p.70

자기중심주의의 정반대가 바로 '공감'이다. 공감을 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생각을 이해한다는 것이고, 이해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자신의 뜻을 상대방에게 관철시킬 수 없다. 저자는 공감의 방법으로 상대방의 입장에만 머무르지 말고 입장 뒤면에 숨어있는 상대방의 욕망을 들여다본다면 새로운 해결책이 도출(p.79)될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4장에서 저자는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를 한다. 사람은 개인적으로 호감을 가진 사람에게 더 잘 대해주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 행동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상대방에 대한 호감 여부보다 '객관성'을 더 강조하는 척 한다. 객관적이지 못한 행동은 상대방에게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때문이다. 저자는 이 객관성보다 호감을 갖고 있는지의 여부 즉 감정과 욕망이 인간의 태도와 입장을 좌우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저자는 두가지 규칙을 제안(p.91)한다. 먼저 ①'당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당신을 돕는다'는 것이며, 두번쨰로 ②'사람은 당신이 그의 욕망을 충족시킬 때 당신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이는 바로 앞서 언급한, 입장애 영향을 주는 네가지 요인 중에 '애정'을 건드리는 방법이다. 사람이 가지는 욕망은 다양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가진 욕망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욕망이 있으니 바로 친밀함을 향한 욕망(p.98)이다.

4,5,6장으로 구성된 두번째 파트에서 결말로 갈수록 다소 뻔한 결론을 맺어가는 것이 좀 아쉽다. 앞서 말한 친밀함을 향한 욕망을 해결하기 위해 모르는 사람을 친구로 만들고,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많이 누르고, 맛있는 음식을 사주는 등 기본적인 욕구를 해결해 주면 금새 친밀함을 통해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네번째 파트인 트릭에서는 말 그대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설득할 수 있는 트릭과 같은 기법들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후광 효과를 설명하면서 언급한 사례가 인상적이다. 후광효과란 한가지 특징이 눈부신 및을 내서 다른 특징들을 덮어버리는 바람에 전체적인 그의 이미지가 완전히 왜곡되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는 가끔 후광 효과를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자기중심주의가 만연해 있기 때문(p.202)이다. 예를 들어 시간을 칼 같이 지키는 직장상사 밑에서 근무하고 있다면 단 한번의 지각으로도 우리는 전반적으로 안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상대방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을 잘 파악하여 그 부분에서 내 능력을 보여준다면 전체적인 평가와 상대방과의 관계가 좋아질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경험한 다앙한 사례가 제시된다. 그 사례를 통해 심리학 전문 용어까지 들어가며 현실에 적용한다. 현학적이거나 학문자체에 치우쳐있지 않고 상당히 현실적이고 실무중심적인 자료들이다. 조직 구성원이나 가족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더 나아가 제3자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회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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