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1,2권 도착
윤태호 신작 <미생> 택배로 도착. 각권 비닐 포장으로 깔끔한 배송. 재밌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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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에 관한 책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지적생활인의 공감’이라는 부제로 출간된 이 책은 최재천 교수의 에세이 모음집이다. 지식인으로서 공감했으면 하는 책을 골라 책에 대한 소개와 함께 자신의 과거 이야기들을 풀어놓고 있다. 부인은 기독교신자이고 자신도 교회를 다니고 있지만 진화론을 신봉한다는, 상당히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하고 있다. 역시 동물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분이기 때문인지 전체적인 책의 내용들도 동물이나 과학과 유사한 관계를 지을 수 있는 부류들이다.
침팬지 연구가 제인 구달과 관련된 이야기를 여러 편에서 하고 있는데 한마디로 인생의 절반을 오로지 침팬지 연구에 몸바친 분이라고 극찬과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구달 박사는 어린 시절 가정 형편으로 대학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아프리카에 가서 야생동물을 연구하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세계 최초로 야생 침팬지를 연구할 기회가 주어졌고 영국 명문대학인 케임브리지에서 박사학위까지 받게 되었다. 구달 박사와의 인연을 이야기하면서 쓴 다음 문장이 인상적이다.
침팬지와 하나가 되는 그 나름의 과학 덕분에 우리는 '인간만이 개성을 지닌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 합리적 사고와 문제 해결을 할 줄 아는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 기쁨과 슬픔과 절망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육체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고통을 아는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어느 종교의 가르침이 이보다 더 우리를 겸허하게 만들 수 있단 말인가. - p.83.
역시 진화생물학자답게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는 학자는 다윈이다. 다윈의 이론은 ‘다윈 혁명’이라고 지칭될 정도로 인류의 생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고 하면서 학문의 최전선에서 끊임없이 세상과 교류했던 전형적인 과학자로 평가했다. 기독교인인 나로서는 과연 천동설을 대신해 지동설이 인정받는 학설이 된 것처럼 창조론을 뒤집고 진화론이 모든 과학자들과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학설이 될 것이라고는 믿지 않는다. 아무튼 저자는 다윈의 이론을 150여 년의 혹독한 담금질로 인해 가장 막강한 이론이 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1999년에 <개미제국의 발견>이라는 제목으로 개미에 관한 책을 출간했던 학자답게 본 에세이집에서도 하세가와 에이스케의 <일하지 않는 개미>와 베르트 횔도블러와 에드워드 윌슨이 공저한 <개미 세계 여행>을 소재로 하여 개미사회를 흥미롭게 설명해 주고 있다. 특히 개미가 사용하는 언어는 화학언어로서 현재 인간이 개미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그들에게 말을 거는 단계까지는 발전되어 왔으며 더 나아가 개미들도 인간이 자신들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인간들에게 말을 걸어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p.141)는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가끔 소개되는 책을 인터넷 서점에 검색해 보면 절판되었다고 나오는데 이 점은 많이 아쉽다. 물론 절판된 책도 도서관에서 빌려볼 수는 있겠지만 독서라는게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 저자가 추천하는 책은 한번쯤 목차라도 훑어보고 기회가 되면 구입해서 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절판되었다는 정보를 보는 순간 그런 의욕이 많이 사라지는게 사실이다. 특히 에드워드 윌슨의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라든가 <낙타의 코>, <욕망의 식물학> 등의 책은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었는데 일찍 절판이 된 듯 하여 아쉽기만 하다. 절판이 된 책들 중에 특별히 관심이 많이 가는 책들은 중고책이라도 하던지 아니면 도서관에서 빌려서 볼 기회를 마련하도록 해야겠다.
| <후각을 열다>, 송인갑, 청어, 2012. (0) | 2012.1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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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축이 행복해야 인간이 건강하다>, 박상표, 개마고원, 2012. (0) | 2012.09.18 |
| <민주주의 내부의 적>, 츠베탕 토도로프, 반비, 2012. (0) | 2012.09.06 |
|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죽다>, 니컬러스 에번스, 글항아리, 2012. (0) | 2012.09.01 |
| <스킨>, 니나 자블론스키, 양문, 2012. (0) | 2012.08.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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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구본형'이라는 분과 '신화'라는 것이 매치가 되는지?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무슨 내용일까 의문이 드는 것과 동시에 과연 화학적 결합이 가능할까 하고 의심했다. 하지만 의심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으니 책의 프롤로그와 목차를 보는 순간 '신화에서 다시 나를 창조하는 힘'이라는 부제목답게 신화에서 갖가지 자기경영 요소들을 추출해 내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신화에 관심이 많지만 전문 서적을 읽을 기회가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신화의 맛을 간단히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하긴 세인들의 눈으로 봤을 때 구본형 님의 경쟁자라 할 수 있는 공병호 님도 최근 고전 주제의 시리즈물을 발간하고 있으니 크게 이상할 점은 아니라 보인다. 최근 인문이나 고전이 대세는 대세인 듯 하다.
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프롤로그에서 판도라의 상자 이야기를 꺼내면서 과연 판도라의 상자에 무엇을 들었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저자는 이 판도라의 상자에서 나온 것들이 무엇이었는지를 신화 내용을 차용하면서 밝혀내고 있다.
판도라의 상자에서 가장 먼터 튀어나와 세상을 점령한 것은 '시간'이라면서 책의 첫 내용으로 '크로노스'를 다루고 있다. 크로노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시간관리'를 하겠다"라는 인간들의 허황된 욕망을 과감히 깨트려버렸다. 아니, 나의 자만심이 깨져버렸다. 시간을 관리하겠다는 오만에서 벗어나 '지금경영'이라는 말을 쓰는 것(p.36)이 시간을 바라보는 인간으로서 좀더 합리적인 관점이라는 주장이다. 더우기 인간이 창조해낸 카이로스의 시간을 좀더 유용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바로 지금, 현재의 시간을 많은 일정으로 빡빡하게 채우지 말고 주어진 현재의 시간시간을 음미하며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제안한다. 웬지 다이어리나 스케줄러에 일정이 꽉 채워져있으면 뿌듯함을 느꼈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제우스 편도 인상적이다. '자기경영'에 대한 담론을 제시하고 있는데 말인 즉슨 자기를 경영한다는 것은 자신을 변형시켜 새로운 인물로 거듭나는 것이며, 자신 안에 무언가를 잉태하여 자꾸 만들어내는 것이다. 환경도 변하고 주위인물도 변하는데 결국 나 자신만 그대로의 모습으로 존재한다면 자기경영의 실패자라고 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열한번째로 판도라의 상자를 튀어나온 허영을 언급하면서 저자 본인은 지적 허영이 많다고 고백한다. 그 지적 허영을 극복하기 위해 저자 나름대로 지키려고 애쓰는 원칙을 소개하는데 그 첫번째 원칙이 인상적이다. 그 원칙은 익히 들어왔고 알고 있었지만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그 원칙은 '매일 읽고 매일 쓰라'는 것인데 매일 뭔가를 하지 않는다면 물은 어딘가에 스며들어 사라지고 말 것이며 결코 강을 이루지 못할 뿐 아니라 작은 개울 하나도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난 이제까지 작은 개울도 하나 만들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에 다시 마음을 다잡아 먹게 되었다.
신화라는 다소 감상적이고 인간적인 소재를 가지고 다양한 자기경영 원칙들을 추출해 낸 저자의 통찰력에 감탄할 뿐이다.
| [Do First Dream Next, 조재천, 디지털북스] - 개발자 출신 CEO의 성공전략 (3) | 2012.1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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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 해석사전, 센다 다쿠야, 명진출판] - 내 인생의 깊이있는 이해를 도와주는 책 (0) | 2012.09.22 |
| <성공하는 1인 창조기업>, 안계환, 교학사, 2012. (0) | 2012.09.03 |
| <훔쳐라>, 이도준, 황소북스, 2012. (0) | 2012.06.06 |
| [멈춤의 기적, 척 마틴, 대교북스] - 일상 생활에서 행복을 만들어가는 방법 (0) | 2012.06.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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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종말이라는 이슈에 이어 민주주의 자체도 변질되어 가고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하는 책이다. 민주주의는 용어 자체의 의미에서처럼 국민이 권력을 갖는 체제이다. 실제로 모든 사람들이 미리 정한 기간 동안 법을 제정하고 국가를 운영할 대표자를 선출한다(p.13). 저자는 이러한 지적을 하기에 앞서 본인은 인생의 1/3은 전체주의 국가에서, 나머지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지낸 경험을 책에서 풀어놓겠다고 이야기한다.
저자가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지적하는 것은 포퓰리즘, 극단적인 자유주의, 메시아주의 등이다. 즉 민주주의의 구성 요소인 인민, 자유, 진보 중 어느 하나가 적정선을 넘어 유일한 원칙임을 자처할 때 민주주의는 위험에 처한다고 한다.
책의 주제를 다루기 전에 1600여 년 전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기독교는 정치권력을 얻기 시작했으며 신학적인 논쟁이 심화되던 시기였다. 대표적 논쟁으로 아우구스티누스와 펠라기우스의 논쟁을 주된 예로 들고 있다. 논쟁의 주제는 '자유의지'와 '죄와 구원'의 문제였다. 펠라기우스는 인간의 자유의지는 신으로부터 주어진 것이며 죄는 물려받아서가 아니라 선조의 행동을 모방한 결과라고 말한다. 즉 신은 인간을 자기 형상대로 만들었기 때문에 인간 역시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죄를 짓고 안짓고의 문제는 인간의 의지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았다. 후천적인 교육을 통해서 자기통제와 정신력을 배우며 스스로의 행동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펠라기우스는 인간의 능력을 낙관했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요구수준이 높았다. 모두 자신의 잘못이고 오직 자신만을 탓할 수 있을 뿐이다(p.26). 이에 반해 아우구스티누스는 인간의 모든 행위는 자유의지의 결과라고만을 볼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친다. 원죄는 인간 종에 속한 모든 개체 특유의 결핍과 취약점인데 이것은 태어나면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그것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노력과는 무관한 근본적인 결함이라는 주장을 한다(p.28). 원죄로 가득한 인간이 구원을 받기 위해서는 인간의 자유가 아니라 신의 은총에 기대야 한다(p.29)는 것이다. 이 논쟁은 결국 418년에 펠라기우스의 사상이 이단 선고를 받는 것으로 결말을 보았지만 그 이후 이 논쟁의 불시는 아직까지 남아있다.
아우구스티누스와 펠라기우스의 논쟁 이후 루소나 몽테스키외 같은 프랑스의 인문주의자들은 그 어느 쪽에서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그 이후 펠라기우스의 사상은 18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개인의 운명(도덕)보다 사회의 운명(정치)에 더 집중하는 것으로 등장한다. 이러한 논쟁은 신학자들과 정치학자들의 논쟁에서 정치적 행위와 권력자들이나 대중에 대한 담론으로 이행한다(p.40). 대중들이 요구가 폭발하기 전에 몽티스키외의 중용의 태도는 마르퀴드 콩도르세와 같은 계몽주의 사상가들에게 격렬하게 비판받는다. 콩도르세는 필라기우스의 사상과 유사하게 인간이 법을 충분히 적용한다면 지상의 악을 일소할 것이며 모든 사람이 자신을 완성하고 능력을 펼치게 될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원죄는 제거해야 할 미신일 뿐이며 행복은 사후의 천국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 논의가 급진전되어 더 나아가서 새로운 사회와 새로운 인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가 되었고 평등과 자유의 이상을 내세우면서 특유의 궁극적인 목표와 이에 이르는 특별한 방법(혁명과 공포정치)를 지향하기 시작한다. 저자는 이를 정치적 메시아주의라고 부른다. 이는 콩도르세의 사상과는 좀 다른 양상으로 움직인 결과이다.
이러한 정치적 메시아주의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변형된 형태로 나타났다. 첫번째 단계는 1789년 프랑스 혁명 직후에 헉명전쟁과 식민전쟁의 형태로 나타나며, 두번째 흐름은 공산주의으로, 세번째 흐름은 민주주의로 나타난다. 우리의 관심을 끄는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은 예상했던 바와 같다. 즉 이라크 전쟁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민주주의 국가임을 표방하는 서방 선진국들이 참여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모든 악이 선의 이름으로 실현되고 숭고한 목적이라며 정당화되는 역설이라는 것이다. 선을 추구하지만 그 선은 결국 과거의 종교를 대체하고 있을 뿐 큰 차이는 없으며 나만이 선하다는 주장으로 인해 전쟁을 선포하고 다른 나라 국민들의 인권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결국 이러한 오만함과 헛된 욕망이 민주주의를 민주주의답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국제 정치에 복무하는 도덕과 정의는 도리어 도덕과 정의를 해치고 강대국의 손아귀에 놀아나는 단순한 도구로 전락한다. 그리고 강대국의 이익을 수호하는 위선적인 장막으로 나타난다. 선과 정의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메시아주의 정치는 서로를 파괴한다. "천사가 되려고 하다가 짐승이 된다."라는 파스칼의 문구가 이런 상황을 더없이 잘 설명해 준다. 일군의 국가가 다른 국가에 자신들의 의지를 무조건 관철하는 이상, 국제질서는 개선되지 않는다. 정치적 혼란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민주주의는 그 혜택이 필요한 사람들의 눈앞에서 실추되고 심지어 민주주의를 장려하는 국가에서조차 민주주의 원칙이 부식될 위험이 있다. - p.90
이러한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의 화살은 신자유주의로 넘어간다. 국가의 활동은 공공질서 유지 정도로 최소화되어야 하며 최소화되어야 하는 것은 경제활동에도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신자유주의와 연결된다. "부를 제한"하거나, "공정하게 분배"해서도, 심지어 "과도한 부의 추구를 막아서도" 안된다는 것이 신자유주의의 입장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마냥 신자유주의를 비판하지는 않는다. 자유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좌파는 검열, 금기, 도덕 등 행동에 최대한 자유를 부여하되 경제적 자유는 국가가 제한해야 한다고 하며, 우파의 경우는 이와 반대의 주장을 한다. 두가지 자유를 모두 추구할 수는 없으며 적당한 선을 유지하는 것이 정치의 이슈라는 점을 지적한다. 공산주의는 경제적 자유를 지나치게 통제를 해서 비판을 받았는데 신자유주의는 최근의 금융위기에서 경험했다시피 지나친 방임이 낳은 결과로 재분배가 되지 않는 현상을 낳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공산주의가 주장하는 계급의 소멸을 위한 투쟁 대신 이익의 조화를 가정한 뒤 시장의 자연법칙에 의존하는 역사법칙에 찬성한다. 여기서 다시 아우구스티누스와 펠라기우스의 논쟁으로 짧게나마 되돌아 보게 한다. 적당한 통제와 적당한 자유의 경계선은 어디인지 저자도 뚜렷한 답을 제시하지는 못하지만 대체로 인간의 의지를 강조하는 자세를 일관되게 보이고 있다.
저자는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들의 행태를 "야만화"라는 단어까지 쓰면서 비판을 마무리하고 있다. 더 나아가 민주주의는 지켜야 할 도를 넘어선 나머지 탈이 났다(p.199)고까지 표현한다. 지금은 민주주의가 위험한 것은 민주주의라는 옷을 걸치고 있기 때문에 그 위험요소가 눈에 띄지 않아 위험하다는 것이다. 민주주의가 스스로 쇄신의 길을 걷게 될지 아니면 포퓰리즘으로 치달을지 아직 결말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많은 젊은이들이 이 문제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데 해답은 '인간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강조한다.
역사가 불변의 법칙을 따르지 않고, 섭리가 우리의 운명을 좌지우지하지 않으며, 미래가 의지에 달려있다는 점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 p.207
| <가축이 행복해야 인간이 건강하다>, 박상표, 개마고원, 2012. (0) | 2012.09.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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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천 스타일>, 최재천, 명진출판, 2012. (0) | 2012.09.17 |
|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죽다>, 니컬러스 에번스, 글항아리, 2012. (0) | 2012.09.01 |
| <스킨>, 니나 자블론스키, 양문, 2012. (0) | 2012.08.02 |
| <평화는 총구에서 나오지 않는다>, 아르노 그륀, 창해, 2012. (0) | 2012.07.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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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지 않거나 하나, 아니면 많아야 둘 정도를 낳는 요즘 시대에 자녀교육에 대한 잘못된 열의가 자녀의 미래를 물론이고 부모의 미래까지 망치고 있다. 거리를 다녀보면 웬만한 중고차 가격 정도 될 법한 호화찬란한 유모차를 자랑스럽게 끌고다니는 부모들을 많이 본다. 백화점에 가보면 고가의 명품 옷이나 카시트 등 유아용품들이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출산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출산을 준비하는 비용 또한 엄청남을 알 수 있다. 출산 후 조리원 등에 들어가는 비용은 또 어떠한가. 저자는 이 책의 주제인 사교육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자녀에게 투영하는 부모의 허황된 꿈을 지적하고 있다. 물론 돈 펑펑 잘 버는 사람들은 예외이고, 이 책을 볼 필요도 없다.
미래를 준비하지 않고 현재를 중시하는 소비 현상들은 현재 20~40대의 암담한 현실을 보여준다. 자녀 교육에도 예전보다 돈이 많이 든다.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다. 여가와 취미생활도 중요하게 여겨 돈이 든다. 그렇다고 줄일 수도 없다. 그러다 보니 예전 어른들처럼 허리띠를 졸라매지 못하고 대출을 받아서라도 우선 쓰고 보는 부작용이 생기는 것 같다. 거기에 여러가지 이유로 자식을 하나나 둘만 두게 되면서 자식에 대한 사랑이 부정적인 방식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 p.36
우리는 사교육이 남발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사교육 만능주의가 팽배해있다. 안하면 안될 것 같은 강박관념이 있다. 다른 아이들과의 비교 기준은 오로지 사교육이다. 다른 아이들은 선행을 하네마네 무슨 학원을 다니네마네 하는 것으로 우리 아이들을 평가한다. 그러는 와중이 젊은 부모들은 정작 자신의 노후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 나이들을 자식들에게 손 벌릴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교육을 끊지 못한다. 나는 아직 아이가 어려서 이런 말을 할 자격은 없지만 나또한 아이를 학교에 보내야 하는 학부모가 될 때 여기저기 사교육에 기웃거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는 사교육을 마냥 나쁜 것으로 몰아세우지는 않는다. 문제는 아이가 원하지 않는, 부모의 욕심에 의한 사교육이 문제라는 것이다. 사교육의 중심은 항상 내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 즐기는 활동을 찾는 과정에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 모자라는 점을 보충하는 것이 올바른 교육 방식일 것이다. 저자는 불필요한 사교육에 쓸데없이 들어가는 돈을 재테크에 활용하라고 권한다.
교육의 기본은 가정교육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이 가정에서 가르처야 할 기본적인 교육조차 외부의 교육기관이 맡기려 한다. 이를 저자는 '가정교육의 아웃소싱 시대'라는 표현을 쓰면서 비판한다. 자발적인 학습이 되도록 동기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욕심으로 만든 일정표에 따라 여기저기 학원을 다니며 많은 아이들이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
어디까지가 아웃소싱을 해야 할 부분이고, 어디까지가 가정에서 담당해야 할 부분인가? 가정교육에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 뭐냐고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자습, 학습지, 문제집 풀이 등을 이야기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학습적인 부분보다 스스로 탐구하고 학습했을 때의 자신감, 유능감, 자발성 등을 갖추는 것이 가정교육의 본질이라고 말하고 싶다. 또한 유년기의 다양한 경험, 형제 관계 경험, 리더십, 가족과 함께 한 시간적인 배려, 대화, 안정감 등을 느껴야 한다. - p.77
공교육이건 사교육이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교육이어야 함에도 대학입시만을 위한 교육에 치중해있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이다. 정작 대학은 자신의 관심분야나 희망사항이 아닌 성적으로 전공을 선택하고 대학 졸업 이후에도 미래 방향을 잡지 못해 허둥지둥하는 아이들을 많이본다.
미래의 직업은 자신의 재능과 호기심을 중심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고유성과 존업성, 이성적 판단능력,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 p.100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이미 평생직장이 없어진 지는 오래고 현실적으로 은퇴를 두세번은 하고 서너개의 직업은 가져야 하는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성인이 된 우리가 사는 시대가 이러하건데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는 더하면 더했지 지금보다 못하진 않을 것이다. 결국 사교육이건 공교육이건 중요한 것은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 즐기는 활동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창업 아이템으로 삼아 나이에 맞는 일을 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
악기 2개 기본, 태권도, 인라인 스케이트, 축구, 수학, 영어, 논술 그 많은 기본들을 열심히 수행하고 있는 아이가 과연 행복하고 아이디어가 많은 미래 인재인지 점검해보아야 할 것이다. - p.128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부모에게 아이들은 하나나 둘 뿐이기에 너무 소중한 내 아이들이다. 그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빚을 내서까지 이것저것 교육을 시킨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렇게 쌩돈 날려가며 하는 교육이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교육비의 과다지출이 안좋은 또하나의 이유는 앞에서 언급한 대로 부모의 미래까지 망친다는 것이다. 과학 사교육비 지출보다 급한 것은 노후에 아이들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노후를 준비해 놓는 것이다(p.132). 다른 아이들이 한다고 해서 우리 아이에게 악기 하나 더 가르치고, 학원 하나 더 보낸다고 아이의 미래가 크게 바뀌지는 않는다(p.133).
사교육과 재테크라는 민감한 주제를 잘 엮어서 쉽게 정리한 책으로 자녀교육비로 인해 고민이 있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듯 싶다. 경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각박해지지만 주변 환경을 비판하는 것보다 자신감을 갖고 전략을 세우는 것이 더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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