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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경영학 플러스 알파], [주말에 어디가지], 도서 문화 여행 리뷰 [techleader.net]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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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시절이었던 1980년대 초반에 고양이를 키운 적이 있었다. 그때 살았던 집이 마당과 정원이 있는 단독주택이어서 고양이 뿐만 아니라 개나 닭도 키운 기억이 난다. 어느 날 갑자기 기르게 된 고양이는 태어난지 한달 미만의 작은 고양이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그때 고양이를 보면서 개와는 습성이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좀 사납다는 느낌, 그리고 사람에게 친숙하게 다가오지 않는 특성들이 개와는 차이점이라고 생각되었다.


여기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고양이가 있다. 주인이 고양이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고양이인 자신이 주인을 간택했다고 하고, 고양이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고 인간들을 무시하기조차 하니 아주 건방진 고양이다. 이 고양이의 눈엔 인간은 털이 다 빠진 채 뒷다리로만 걸어야 하는 건 뭐든 벌거숭이인 데다 열등한 존재로만 보인다(p.47). ≪개와 대화하는 법≫이라는 책도 있으니 고양이가 인간의 말을 이해한다는 것이 아주 상상하지 못할 것도 아니지만 괴상하면서 사랑스럽다.



역시 이 책의 화자는 고양이다. 고양이가 바라보는 인간의 행동과 말이 코믹스럽게 묘사된 부분이 많다. 하지만 그것은 소설의 재미를 더해주는 양념에 불과하다. 


사라와 함께 살았던 고양이 푸르던스는 사라가 일주일 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다가 사라의 딸 로라와 그의 남편 조시가 갑자기 나타나 사라의 짐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의아하게 생각한다. 사라와 자신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정리하는 그들을 보며 푸르던스는 이제 더이상 사라가 이 집에 돌아오지 않는 것은 아닐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일기 시작한다. 로라는 짐을 정리하다가 러브 인 뉴욕이라고 적힌 봉투를 꺼내들고 추억에 잠긴다. 사실 로라는 그의 어머니 사라와 사이는 같이 찍은 사진을 전부 잃어버렸다고 시큰둥하게 말 할 정도로 좋지 않았다. 푸르던스는 이동가방에 담겨 새로운 처소인 로라의 집으로 이동한다. 사라가 남기고 간 고양이 푸르던스를 맡아서 키우게 된 로라와 조시는 자신들의 상한 감정을 치유해 나갈 것인가.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었거나, 고양이가 정말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거나, 두 팔 사이에 누워 가르랑거리는 고양이와 함께 잠드는 당신을 위한 소설이다.


≪러브 인 뉴욕≫은 샘터 외국소설선 시리즈의 열한번째로 출간되었다. 그 이전에 출간된 열권의 도서 중에 '노인의 전쟁' 3부작이나 '휴먼 디비전' 시리즈를 포함하여 여섯권이 존 스칼지의 작품이었고, 나머지들도 ≪캐리비안의 해적≫이나 레이 브래드버리의 작품과 같이 SF나 스릴러 계통의 소설이 시리즈의 대부분이었는데 이번에 열한 번째로 출간된 이 작품은 지금까지 출간된 다른 소설들과 차별화된다.


러브 인 뉴욕
국내도서
저자 : 그웬 쿠퍼(Gwen Cooper) / 김지연역
출판 : 샘터사 2013.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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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월간) 2월호
국내도서
저자 : 샘터사(잡지) 편집부
출판 : 샘터사(잡지) 201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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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두번째 보는 월간 샘터. 샘터가 반가운 이유 중의 하나는 표지 디자인이 예쁘다는 것. 이번 표지는 겨울의 마지막 달 2월호답게 눈꽃이 날리고 눈이 쌓인 나무 숲과 그 사이를 뚫고 지나가는 기차가 장식하고 있다.



목차를 보고나서 가장 눈길을 끈 제목은 사시사철 기차여행 코너. 눈꽃열차의 정석인 태백산 눈꽃열차와 환상선 눈꽃열차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태백산 눈꽃열차는 청량리에서 출발해 양평~원주~제천을 거쳐 영월~태백으로 이어지는 노선이고, 제천에서 영월~태백~봉화~단양으로 순환하는 노선이 환상선 눈꽃열차다. 환상선 눈꽃열차는 눈이 안오면 낭패를 볼 수 있다하니 태백산 눈꽃열차가 안전할 것이라는 기사 내용이다. 아이들이 아직 어려 밤기차 여행을 시도하기는 무리지만 청량리역에서 23시 25분 기차를 타면 태백역에 2시 52분에 도착한다는 기사만 읽어도 마음이 두근두근거린다.



<매를 맞았다>라는 제목의 특집기사에는 일곱 편의 아름다운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나에게 '매'라고 하면 학교 다니면서 성적 떨어졌다고 맞아본 몽둥이가 기억나 별로 좋은 추억은 아닌 것이 아쉽다.


최근에 어느 신문기사에선가 ≪서민의 기생충 열전≫이라는 책을 알게 되어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구매를 엿보던 차에 그 책의 저자 서민 님의 글을 인상깊게 보았다. 회충에 배에서 자라다가 밖으로 나오게 된 사연을 재미있게 구성하였는데 기사 중에 60여년 전만 해도 한 사람당 갖고 있는 회충의 숫자가 50마리였다는 글을 보니 그때 태어나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잘 먹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맛있어진 음식이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브로콜리. 이번 2월호에 브로콜리에 대한 기사가 나와 흥미있게 보았다.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건강식품이면서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꼽은 최고의 항암 식품 중 하나라고 하니 주말에 브로콜리 몇개 사서 쪄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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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후
국내도서
저자 : 이수광
출판 : 아름다운날 201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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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에서 '기황후'를 소재로 한 드라마를 하면서 드라마 원작 소설을 포함하여 이 책이 세번째 읽는 기황후 소설이다. 일단 다른 작품과 비교했을 때 등장인물의 이름이 차이가 있으므로 이점을 먼저 밝혀야겠다. 드라마 원작소설에서 타환이라고 불리었던 순제는 본 소설에서는 토곤 티무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고, 기승냥이라 불리운 기황후는 본 소설에서 기랑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다. (본 리뷰는 본 소설에서 나온 인물명으로 표기하도록 한다)



소설의 프롤로그는 기황후의 남편이자 원나라의 마지막 황제였던 순제가 죽고 명나라에 의해 수도를 빼았긴 뒤에 기황후가 이끌던 북원의 1만여명의 군사들이 명나라의 10만 군사들과 마지막 전쟁을 벌이던 장면으로 시작한다. 제일 마지막 내용으로 등장해야 할 장면이 소개됨으로써 소설의 결말을 암시하는 장면이 되었다. 소설을 읽는 내내 기랑의 모습은 원작소설에 비해 훨씬 더 남성적이고 공격적이었다.


본문에서 토곤과 기랑은 대청도 바닷가에서 처음 만나게 된다. 음적을 잡으러 배를 탔던 기랑과 그의 수하였던 박인수가 풍랑을 만나면서 대청도로 떠내려온다. 대청도 주민들은 죽은 줄로 알았지만 토곤은 살아있음을 알고 의원을 불러 치료하게 한다. 그후 깨어난 기랑은 자신을 살려준 토곤을 알아보지 못하고 서너살 아래인 그를 하대하면서 첫 만남을 갖는다. 드라마 원작소설과 유사한 만남이기는 하지만 조금 다른 느낌이다. 고용보는 원나라 황궁의 환관으로 토곤을 보좌하는 인물인데 토곤과 기랑의 만남을 보고 기랑이 예사로운 인물이 아님을 느낀다.


기랑이 충혜왕을 만나는 과정도 원작소설과는 차이가 있다. 기랑이 찾아서 죽이려고 했던 그 음적이 바로 충혜왕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기랑을 만난 후 여자를 밝히던 그의 습성이 온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기랑과 함께라면 책을 가까이 하는 일이 잦아진 것이 하나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또 하나 큰 차이는 기랑이 공녀로 원나라에 가게 되는 과정이다. 기랑은 중국 대륙을 남자 종과 같이 여행을 했고 고려로 돌아와서는 고려 각 지역을 유랑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토곤이 기랑을 보고 싶어하자 고용보가 공녀로 차출하게 된 것이다. 공녀로 원나라에 온 기랑에게 고용보는 황후가 된다면 중국 대륙을 지배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당시 원나라의 국정을 장악하고 있던 엔 티무르의 딸 타나시리는 토곤과 결혼하여 황후가 된다. 원작소설의 타나실리에 비해 상당히 표독스럽고 악행을 일삼는 여인으로 등장한다. 토곤은 정치적으로 실권을 갖지 못한 유약한 성격으로 나오기는 하지만 원작소설과 같이 나약한 모습은 아니다.


기랑이 원나라에 공녀로 간 사이에 충혜왕은 원나라에 의해 폐위되어 대도로 끌려오고 선대왕이었던 충숙왕이 복위한다. 충혜왕도 기랑이 보고 싶어 고려로 돌아가고자 하나 일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 충혜왕은 원나라에서도 여자들을 겁탈하러 다니기 시작했고 자객에 의해 칼을 맞고 쓰러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다. (그 이후에 충혜왕은 다시 멀쩡하게 살아서 등장한다.) 기랑은 황궁의 궁녀로서 황제에게 차를 올리는 시중을 들다가 때가 되어 귀비로 책봉된다. 기랑이 귀비가 되면서 바로 시행한 것은 당시 국정을 장악하고 있던 엔 티무르를 바얀이 공격하게 하여 멸문시키는 것이었다. 엔 티무르는 병으로 죽고 그의 아들 탕치씨와 바얀의 승부는 1년이 넘도록 평화를 유지하는 선에서 멈추게 된다. 탕치씨가 다시 반란을 일으키고 그 결과는 탕치씨의 전사, 타나시리 황후의 폐위 후 독살로 이어진다. 토곤은 정권을 장악한 바얀의 딸과 다시 결혼을 하고 기랑은 아들을 낳으리라는 기대와는 다르게 딸을 낳는다. 국정을 장악한 바얀이 다시 반란을 일으키지만 실패로 끝나고 실각하게 되자, 기랑은 휘정원을 황태후로부터 넘겨받고 이름을 자정원이라고 바꾼다. 두번째 황후인 후투그 황후의 아들이 죽고 만삭이었던 기랑은 아들을 낳는 이변이 벌어진다. 기랑이 아들을 낳자 원나라 내 고려인들의 근거지였던 만권당에서는 잔치가 벌어진다. 기랑의 아들 아유르시리다라가 세살이 되자 황태자에 책봉되고 기랑을 제2황후로 책봉된다. 충혜왕의 악행이 계속되자 원나라 황제는 그를 귀양을 보내지만 도중에 죽고 만다. 책의 마지막 30여 페이지는 주원장의 명나라 건설 과정과 원나라의 몰락 과정을 그리고 있다. 


역사 상 알 수 있는 사실은 기황후나 충혜왕 모두 평가가 그리 좋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 소설의 내용에 따르면 좀 과장된 듯도 싶지만 충혜왕은 악행을 일삼는 왕으로 묘사되지만 기황후는 어렵게 원나라 황후가 되고 고려를 돕는 선한 인물로 묘사된다. 작가는 에필로그에서 말한다. 기황후는 고려 공녀를 중지시키고 원나라 입성론(고려를 원나라에 편입시키려는 시도)을 잠재웠으며, 고려의 음식과 노래, 옷을 유행시켜 이른바 '고려양' 붐을 일으켰다(p.325). 작가는 이점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지금까지 MBC 드라마 기황후 원작소설을 포함하여 기황후가 소재인 소설을 세권 보면서 같은 맥락이지만 조금씩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원작소설에서 충혜왕과 기황후 사이에 아들이 황태자가 된다든지 하는 허황된 과장이 없어서 지금까지 읽었던 기황후 소재 소설 중에서는 가장 역사상 사실에 근접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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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7시, 나의 집밥
국내도서
저자 : 유키마사 리카 / 염혜은역
출판 : 디자인하우스 201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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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에서 느끼는 사소한 것들을 중심으로 잔잔하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저자의 이야기들이 뭐 그렇게 기복이 있거나 큰 감동을 주는 사례는 찾기 힘들다. 하지만 매일 우리에게 주어지는 똑같지만 다른 삶 자체가 우리에게 감동이요 행복이 아닐까 생각한다.



저자가 이야기 소재는 다양하다. IKEA와 북유럽 디자인을 이야기하면서 '소유'에 대한 집착보다 '경험'을 쌓는 것에 돈을 쓰는 일본인의 문화를 들여다 보기도 하고, 등산을 하면서 먹은 마셨던 500엔 짜리 커피를 생각하며 맛에 대해 정의하기도 한다.


인테리어 이미지를 바꾸고, 듣는 음악을 바꾸고, 먹는 밥을 바꾼다는 것은, 새로운 자신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 p.39


맛이라는 것은 독립된 감각이 아니라 주위 분위기나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법입니다.  - p.52


저자 본인이 좋아하는 것, 즐기는 것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중에 저자와 같은 것을 좋아하는 마음에 공감이 가는 것도 많이 있었다. 저자는 어린 시절 보았던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감동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나 역시 어릴 때 보았던 이 영화가 지금까지도 좋은 추억과 감동으로 남아있다. 고등학생 때였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TV를 우연히 보다가 이 영화를 하는 걸 보고 어머니가 같이 보자고 해서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보게 되었는데 그때 그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그때 느꼈던 감동을 똑같이 느끼지는 못했을 것 같다. 아니 좀더 어릴 때 보았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도 든다. 20대 후반 회사원 생활을 하던 1998년에 같은 회사의 다른 직원이 추천을 해주어서 보게 된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웃집 토토로≫ 역시 마찬가지다. 20대 후반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큰 감동을 받았으니 초등학생때나 하다못해 중학생때 보았다면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웃집 토토로≫는 이 책에서도 잠깐 언급(p.114)되기도 한다.'열 살 때 좋아했던 것은 지금도 좋다'라는 저자가 남긴 문구(p.90)가 인상적이다. 참고로 저자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들을 좋아한다(p.75)고 하니 이것도 공감이 간다.


아이들은, 어른이 말이나 논리를 이용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모두 초월해 감성으로 이해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로는 우리 어른들보다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힘을 훨씬 더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예리한 감ㅅ어을 지닌 아이들이기에, 어릴 때 좋은 영화를 많이 보여주고 좋은 음악을 자주 접하게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점점 더 실감하게 됩니다.  - p.89


책에서는 여러가지 영화나 책들이 추천된다. 저자가 초등학교 때 엄청 감동을 받았다(p.103)던 ≪모치모치 나무≫는 국내에서 출간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 두권'에서는 여행을 가게 되면 두권의 책(p.111)을 가지고 가고 싶다면서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있는 나날≫과 미야모토 데루의 ≪금수(錦繡)≫를 이야기했는데 국내에는 ≪남아있는 나날≫이 민음사 모던클래식 시리즈로 출간되어 있었다. 저자는 이 책들을 읽으면서 몰트위스키와 함께 하고 싶다고 한 대목에서는 평소 거의 마시지 않는 위스키가 갑자기 떙기기도 했다. 저자가 사는 곳이 후쿠오카인지 책 내용이나 레시피에서 하카타가 언급되는 곳이 있던데 예전에 부산에서 배타고 후쿠오카 하카타항에 가서 먹었던 라멘이 갑자기 생각나기도 하고. 레시피 내용도 그렇고 출출한 밤시간에 보면 안될 책이다(^^).


이 책에서는 저자의 주변 인물 중에 첫째딸 카린, 둘째딸 사쿠라, 여동생 지하루가 자주 등장한다. 이들과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가거나 특별한 경험을 했던 이야기들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특히 두 딸과 얽힌 이야기들은 세 딸을 키우고 있는 나의 가정생활과 엇비슷한 면도 있어 공감이 갔다. 특히나 요즘은 여섯살인 큰딸과 세살인 둘째딸이 사이좋게 놀다가도 갑자기 싸우고 우는 일이 많아져 화가 나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저자는 1년 아래의 여동생과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싸웠다고 하니 싸우는 게 정상이구나 하는 안도감도 들었다.


분명 사이좋은 자매가 될 때까지 몇백 번도 더 이런 말도 안 되는 싸움을 반복하겠지요.  - p.77


가장 좋아하는 재즈 트럼페터인 마일즈 데이비스(p.128)의 CD가 10장 이상(p.46) 있고 CD를 듣고 있으면 너무 행복하다는 문장을 보고 200% 공감이 갔다. 지금은 사실 재정 상태가 풍요롭지 못해 CD를 거의 구입하지 못하고 있지만 결혼전인 7~8년 전만 해도 한달에 2~30장 정도씩은 꼭 구입하곤 했다. 그래서 쌓인 CD가 지금 2,000여장이 되니 내 CD 사랑은 각별하다. 아이폰에서 이어폰을 끼고 듣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라는 저자의 말이 바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예전엔 CD만 많이 산게 아니라 공연도 많이 보러 다녔는데 저자가 키스 자렛 공연을 보고 쓴 글(p.131)을 읽으니 공연장에 들어설 때의 그 두근거림을 다시 느끼기에는 지금 내 나이가 너무 많다는 우울한 생각도 든다. 또 레드 와인과 마일즈 데이비스가 잘 어울릴 것(p.129) 같다는 글을 보며 이번엔 레드와인 한잔이 간절히 생각났다.


가끔 한국에 관한 이야기도 읽을 수 있다. 한국의 가전제품이 더 멋지다(p.40)는 말도 있고, 한국영화 ≪말아톤≫을 보았는데 훌륭한 영화(p.69)였다는 평가도 흥미롭게 읽힌다. 역시 조승우가 주연한 ≪클래식 (일본 제목은 러브 스토리)≫도 엄청 울면서 봤던 영화였는데 책에서 언급되니 반갑다. 내가 여성 취향이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여성인 저자가 쓴 이 책을 읽으며 나랑 같은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는 이야기들이 상당히 많았다. 그만큼 재미있게 읽었다는 말이기도 한데 저자와는 좀 다른 감성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그다지 흥미롭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눈이 보이지 않는 인도인 친구가 한 말로 '오감 중 하나가 없어도 다른 감각이 제대로 자라는 법'이라는 말(p.170)도 인상적이다.


이 책이 특이한 것은 책 제목에서도 잠깐 예상할 수 있다시피 저자만의 레시피 정보가 제공된다. 구미가 당기는 음식이 소개될 때는 직접 요리하는 상상을 하면서 주의깊게 읽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 나는 요리에 관심이 없다기보다 도전할 자신이 없어서 이 책을 읽으면서도 레시피 부분은 거의 제목만 보고 넘어갔음을 밝혀야겠다. '나를 응원하는 오늘의 요리'라는 이 책의 부제목처럼 저자가 독자들을 응원하면서 쓴 요리정보일테니 또 다시 이 책을 펼칠 여유와 시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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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상상하라
국내도서
저자 : 로버트 롤런드 스미스(Robert Rowland Smith) / 장세현역
출판 : 어크로스 201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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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속한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개인 생활에서도 전략은 강조된다. 하지만 모든 전략이 매끄럽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바로 '현실' 때문이다. 합리적인 전략을 세우고 실행해도 정말 사소한 현실에 의해 좌절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그 현실을 들여다보라고 권유한다. 현실을 보기 위해 크게 4개 파트로 구성되어 첫번째 파트인 큰 그림에서부터 네번째 파트인 당신의 머릿속까지 거시적 현실에서 미시적 현실로 좁혀들어가며 우리를 둘러싼 현실을 조망해 본다.



본문에서 첫번째로 등장하는 질문은 바로 '당신은 누구인가?'이다. 일반적인 경영전략 도서에서 느낄 수 없는 충격이 첫번째 내용에서 전달되었다. 이 질문을 설명하기 위해 영국 전역에 지점을 둔 대형 약국의 사례와 시스코와 플립의 M&A 사례를 들고 있다. 첫번째 약국의 사례의 경우'당신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우리는 그 지역에 꼭 맞는, 믿을 만한 건강 관련 전문 지식을 공급하는 사람들입니다. 이 지식은 여러분의 전반적인 건강을 위해 엄선된 제품과 약사의 조언이라는 형태로 제공됩니다.'라는 식으로 답변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약국은 그동안 약과 함께 비의약품을 팔면서 고객수가 줄어들게 되었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하게 되었을 때 건강과 무관한 제품을 취급함으로써 정체성을 어지럽히는 일은 더이상 하지 않게 되었다.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될 수 있었다. 반면 시스코와 플립은 코끼리와 말의 이종교배와 같이 달라고 너무 다른 회사의 결합을 통해 실패를 맛본 케이스이다. 이 실패사례 역시 '당신은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전략만을 고집할 때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으로 '불확실성'을 언급하고 있다. 이는 시장을 보는 조직의 시야가 제한되는 것(p.78)을 의미한다. 비즈니스 조직에서 이 불확실성은 언제나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이 불확실성을 일탈이 아닌 비즈니스의 본질적 요소로 받아들이는 태도(p.84)가 중요하다.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업무나 이벤트를 전략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불확실하고 애매모호한 결과로 많은 비용이 낭비되고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다.


하나의 예로 인맥구축을 생각할 수 있다. 회사원의 입장에서 인맥구축은 기업에서 행하는 하나의 마케팅 전략이다. 판매라는 목적을 가지고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한두 번의 점심 값으로 고객과의 관계를 살 수 있는 계산적인 만남이다. 그러나 인맥구축의 또 하나의 방법은 상대방에게 뭘 바라서가 아니라 관심이 있어서 갖게 되는 만남이 있다. 이 두번째 방법은 만남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에 대한 전망은 없지만 진실한 만남이 가능하다. 저자도 이 두번째 관계를 지지하고 있다. 상당히 공감이 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회사에서 계약관계에 의해 가졌던 개인적인 만남과 네트워크가 퇴사 이후에 어떻게 끊어졌는지 직접 피부로 경험한 바 있다.


비즈니스의 핵심이 정말 인간관계에 있다면 우리는 이미 잘 아는 사실, 즉 인맥구축 규칙에서 자유로워져야 인간관계도 더욱 좋아진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중략)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 단지 비즈니스를 위해 인맥을 쌓는 것은 당신 개인의 진실성을 희생하고 타협하는 일이다.  - pp.103~104


자기계발서에나 나올 법한 성공적인 삶을 위한 제안도 빼놓지 않는다. 저자는 MS와 애플의 성공 사례를 언급하면서 남들과는 다른 무언가를 더 비싼 값에 팔아야 성공할 수 있다(p.112)고 조언한다. 뻔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앞서 언급한 MS나 애플도 그렇게 성공했고, 저자가 몸담고 있는 컨설팅 업계도 많은 컨설턴트들이 자신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더 가치있게 보이기 위해 포장함으로써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거드 보너의 연구를 언급하면서 약점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수많은 경쟁자로 붐비는 시장에서 나만의 독자성의 될 수 있다는 조언(p.114)도 인상깊다. 누군가를 흉내내지 않고 자기만의 정체성을 내세움으로써 성공한 사례들을 본문에서 언급하고 있다.


전략을 세우는 방법에 제품에 중점을 두는 X축과 함께 그 제품이 사용될 환경을 Y축으로 했을 경우 우리는 흔히 X축에서의 움직임으로 전략을 세우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기존의 가정을 무시하고 Y축을 움직임으로써 새로운 전략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p.126).


이러한 조직의 자기정체성 인식은 개인의 자기인식으로 연결된다. 문제는 많은 비즈니스 리더들이 자기인식이 결여된 채 회사를 경영하고 있으며, 이 개인적인 결함으로 회사에 리스크를 불러올 수 있다(p.222)는 것이다. 명함에 써있는 직급이 CEO라면 그것은 개관적인 모습을 나타낼 뿐이다. 저자는 바로 이 객관적인 모습은 주관적인 현실과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누누히 강조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아닌 자기 내면의 정체성을 인식하는 것이 높은 비즈니스 성과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책은 읽는 내내 다른 책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감동을 받았다. 우리는 그동안 조직의 내외부 환경을 분석하여 우리 회사의 전략을 파악하는데 급급했다. 최적의 전략을 만들었다고 해도 그때그때 발생하는 돌발상황들로 인해 전략 실행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저자는 전략실행에 영향을 주는 현실을 들여다보고 분석할 수 있는 감각을 키우는 작업이 조직과 개인 등 다양한 차원에서 강조되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동안 전략 기획과 실행이 관심이 많았던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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