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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더
국내도서
저자 : 마리사 마이어 / 김지현역
출판 : 북로드 201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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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어느 먼 미래에 지구는 4차세계대전 이후 6개의 국가로 재편된다. 동방연방제국, 영국, 유럽연방, 아프리카연합, 아메리카 공화국, 오스트레일리아. 좀 불쾌한 이야기지만 그 중 이름으로 예상하기를 아마도 지금의 우리나라는 동방연방의 12개 주 중 하나에 속해있을 듯 하다. 기술적으로는 사람의 신체 일부를 기계로 교체하여 사이보그를 만드는 기술이 일반화되어 있으며, 지면을 달리는 자동차가 아닌 자기부상 방식으로 하늘을 달리는 호버라는 이동수단을 이용하고 있다. 또한 감성과 인격을 가진 안드로이드라는 로봇이 사람의 보조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사람의 몸에도 ID가 내장되어 있어서 그곳에 개인 신원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이러한 발달된 기술에도 불구하고 레투모시스라는 치명적인 전염병이 유행하고 있으나 치료법을 개발하지 못해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동방연방제국은 라이칸 황제가 다스리고 있으나 소설의 중반부에 이르러 레투모시스에 감염되어 세상을 떠나고 그의 아들인 카이토 황태자가 황위를 이어받는다. 카이토는 황태자 시절 신더가 운영하는 정비소에 방문한다. 황실에서 쓰는 안드로이드를 수리해달라는 이유로 방문한 것이다. 신더와 카이토의 만남을 이렇게 시작된다. 자신의 몸의 36.28%가 개조된, 즉 36.28%는 인간이 아닌 신더(p.93)는 11살에 사고에 의해 사이보그 수술을 받았고 지금은 동방연방에서 최고의 정비사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의 양아버지는 죽고 양어머니와 의붓자매들과 함께 살고 있는 그녀는 미래판 신데렐라다. 양어머니와 의붓언니인 펄은 신더가 일해서 번 돈으로 생활하지만 늘상 구박으로 신더를 대한다. 하지만 신더는 신데렐라와는 다르게 늘 반항하며 자신만의 전문영역을 개척해 왔다. 한편 언니와는 다르게 의붓동생인 피어니는 신더를 잘 따랐으나 기계부품을 찾으러 쓰레기장에 함께 갔다가 레투모시스에 감염이 된다. 


이때 동방연방을 비롯한 지구는 두가지 위험요인에 당면해 있었다. 첫번째는 레투모시스의 감염자가 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치료제 개발이 급하다는 점과 두번째로 루나왕국의 레바나 여왕이 지구를 공격하여 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다는 상황이다. 루나인은 몇 세기 전에 지구인 식민지 이민단에서 진화한 종족으로 이제는 더 이상 인간이라고 볼 수 없는 종족이다. 루나인은 인간을 세뇌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 중 레바나 여왕은 그 능력으로 루나 제국을 철권 통치하고 있는 중이다. 레바나 여왕은 동방연방에 결혼동맹을 요구하며 그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전쟁을 통해 동방연방을 비롯하여 지구를 정복할 꿈을 꾸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즉위하게 될 카이토 황태자는 이 어려운 상황을 잘 대처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으며, 그 이면으로 신더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전개된다.


기본적인 책 정보를 보기 전에는 신데렐라를 상상할 수 없었다. 책의 결말로 향해가면서 대략 카이토 황태자와 신더가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긴 했지만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신데렐라와 왕자의 해피엔딩을 떠올리기는 힘들었다.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스토리였지만 스토리가 끝나고 강철의 신데렐라라는 제목의 역자후기를 보는 순간 신데렐라를 떠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나서야 주인공 신더(Cinder)의 이름이 신데렐라(Cinderella)와 유사하게 만들었다는 생각도 할 수 있었다.


1984년생의 저자 마리사 마이어는 2012년에 루나 크로니클의 첫번째 작품인 이 소설 ≪신더≫를 발표해 작가로 데뷔했으며 앞으로 4부작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카이토와 신더의 러브라인은 어떻게 완결이 될지, 루나제국과 지구의 관계는 어떻게 개선이 될지, 그리고 루나제국의 새로운 여왕으로 등극할 수 있는 상황의 신더는 앞으로 그 역할이 어디까지 확장이 될지가 앞으로의 이야기에서 궁금한 부분이다. 이미 발표되었지만 한글화되지 않은 두번째 작품 ≪스칼렛≫의 빠른 번역본 출간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계속 발표하게 될 세번째, 네번째 작품들의 스토리를 즐겁게 상상해 보고자 한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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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조각들
국내도서
저자 :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Lois McMaster Bujold) / 김창규역
출판 : 씨앗을뿌리는사람 2013.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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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때 읽었던 SF소설(초등학교용이니 소설이라고 하기도 뭐하지만)을 읽고 한때 SF소설가가 되는 것이 꿈인 적이 있었다. 그 꿈이 이어져 고등학교 1학년때까지 문예창작과나 국문학과에 진학하여 소설가나 시인이 꿈을 꾸었지만 누군가에 조언으로 꾸어서는 안될 꿈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 조언을 했던 분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내 실력이 부족하여 포기한 것이라면 인정하겠지만 단지 소설가라는 직업이 돈벌이가 안된다는 이유였다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그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금도 여전히 소설가 특히 SF소설가의 꿈을 동경하고 있다.


루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그녀의 소설을 SF소설이라고도 분류하게 되지만 SF소설로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SF소설은 단지 있을 법한 미래를 다루는 소설이 아닌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스토리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소설에서 과학적인 근거는 철저하게 배제된다.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근거가 없어도 스토리 진행이 지장을 주지 않을 소재들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실제 여타 SF소설을 보면 현존하는 과학기술과 이론에 근거하여 미래에 개발 가능한 기술을 추정한다. 부졸드의 소설은 그런 면에서 SF소설이라고 하기 보다 굳이 장르를 만든다면 '모험소설'이자 '미래소설'에 가깝다. 다분히 로맨스도 존재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다른 SF소설과 같이 미래에 개발 가능한 기술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도 여전히 인간은 살고 있다는 점을 주요 스토리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살기 때문에 그들간의 우정과 사랑이 있고 충성과 배신이 있고 전쟁과 평화가 있다. 이 점을 주목해서 그녀의 소설을 읽어야 한다고 본다.



그녀의 대표적인 보르코시건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이 '씨앗을뿌리는사람'에서 출간되었다. 그녀의 명성을 생각한다면 국내에도 진작에 전체 작품이 공개되어야 마땅했다. 물론 몇년 전 모 출판사에 의해 몇편이 출간된 적이 있지만 전체 시리즈라 출간된다 하니 기쁘기 그지 없다.


≪명예의 조각들≫은 지금부터 약 1000년 뒤인 서기 3000년을 전후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다. 광속 이상의 빠르기로 행성간의 이동은 가능한 것으로 추정하며, 지구 이외에 여러 행성이 개발되어 행성간의 이동도 가능하다. 외계생명체는 여전에 찾지 못했다고 가정한다. 주인공은 보르코시건 가의 사람들이다. 일단 본 작품에서는 향후 보르코시건 시리즈의 주인공이 될 마일즈 보르코시건의 아버지인 아랄 보르코시건과 어머니인 코델리아 네이스미스의 만남과 결혼을 주요 스토리로 제공한다. 


아랄 보르코시건은 바라야 행성 출신의 장교로서 보수적이고 남성적인 사회에서 자란 탓에 그 문화를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코델리아 네이스미스는 베타 개척지 출신의 군인으로서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문화를 배우고 이어받았다. 하지만 그들간에 사랑이 싹튼다. 의심과 불신이 한때 생기기도 하지만 서로의 행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면서 결국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된다. 코델리아는 바라야 제국의 황제를 만나면서 아랄에 대한 사랑을 간접적으로 이렇게 표현한다. 


저는 그에게서 저를 봤어요. 혹은 저와 같은 사람을요. 우리는 같은 걸 추구하고 있어요. 그걸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서로 다른 곳에서 찾고 있지만요. 아랄은 그걸 명예라고 불러요. 저는 그걸 신의 은총이라고 부르고요. - p.333


소설을 읽다보니 미래를 상상하게 된다. 우리 세상이 1000년 뒤에는 어떻게 바뀔까. 소설에서 상상하는 이야기들 중에 가장 놀라웠던 점은 인공자궁이었다. 인공자궁에서 아이가 탄생하는 모습에 대한 묘사를 보니 실제 자궁에서 아이가 태어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었을 것 같다. 여성의 임신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방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웜홀을 통해 행성간에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도 놀라운 일이었다. 이 작품이 처음 쓰여진 것이 1986년도라고 하니 지금보다 예상하기 더 힘들었던 과거의 시점에서 흥미로운 상상력의 결과가 아닐까.


아랄과 코델리아의 만남에서 결혼까지의 과정에 전혀 우여곡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코델리아는 자신이 잠든 사이 기억속에서 군사기밀을 빼낸 아랄을 크게 의심하기도 하며, 미래의 부인이 될 코델리아가 성폭행에 직면에 있는 상황을 우연하게도 아랄이 모면하게 해준다. 전쟁이 끝난 후 고향으로 돌아간 코델리아는 자신의 상관과 어머니조차 자신을 믿지 못하는 오해를 받고 어렵사리 고향을 탈출하기도 한다. 


시리즈가 16편이라 하니 아직도 갈길은 멀지만 책 앞부분에 저자가 말한 것처럼 이 책 한권을 읽어도 마무리가 되는 느낌이 든다. 물론 아직 보르코시건 시리즈의 주인공이 태어나지조차 않았지만 그의 활약상을 기대하게 만들면서도 한권으로 충분한 흥미를 끌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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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 씨의 행복 여행
국내도서
저자 : 프랑수아 를로르(Francois Lelord) / 오유란역
출판 : 오래된미래 2004.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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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 씨는 정신과 의사이다. 그의 진료를 받은 환자들은 다른 사람들을 추천해 줄 만큼 그의 상담과 진료에 만족하지만 정작 그는 그 자신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다. 진료를 받은 환자들 중에는 꾸뻬 씨가 생각하기에 환자같지 않은 환자들도 있었다. 그들 대부분의 공통점은 자신의 삶에 대해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동료 의사들조차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꾸뻬는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더 많은 행운을 누리는 사람들이 사는 지역에, 다른 모든 지역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정신과 의사들이 있다는 사실이었다.(p.20) 



그 이유를 찾고자 그는 여행을 떠난다. 여러 나라를 여행할 예정이었고, 과연 무엇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무엇이 불행하게 만드는지 발견하고자 여행을 시작한다. 이름하여 책 제목대로 '행복여행'. 그는 사귀던 여자친구인 클라라와 같이 가고자 했으나 결국 혼자 여행을 떠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뻬는 자신에 대해 만족을 느끼지 못했다. 무엇보다 그는 행복하지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자신이 사람들을 진정한 행복에 이르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기 때문이다.  - p.12


여행을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에게 현재 행복한지, 무엇이 자신을 행복하게(또는 불행하게) 하고 있는지를 물어본다. 그가 처음 간 곳은 중국. 중국은 이 책에 꾸뻬 씨가 여행한 곳 중에 유일하게 실제 지명이 거론된 나라다. 그의 친구 뱅쌍을 만났고 그의 소개로 잉리라는 이름의 매춘녀를 만난다. 꾸뻬는 그녀에게 마음을 주었지만 소개가 아닌 사실상의 돈거래로 만났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녀에게 더 동정심을 갖게 된다. 잉리와의 대화 및 추억은 여행 마지막까지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그의 머리 속을 따라다닌다. 그리고 노승을 만나게 된다. 노승은 불행의 이유를 다음과 같의 정의내린다. "첫번째 원인은 사람이 행복을 목표라고 믿는 데 있소!" 우리 모두는 행복을 갈망한다. 행복은 여러가지 방법이 있고 각자의 방법을 통해 행복을 추구한다. 하지만 정작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 수단이 틀린 것인가 목표를 잘못 잡은 것인가. 노승의 말은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중국에서 또 특이한 무리의 여인들을 만나는데 그들은 중국에서 멀리 떨어진 매우 가난한 작은 섬나라 출신의 가정부들이다. 카페에 갈 돈도 없어서 길 위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있었지만 웃으면서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 옆에는 그의 친구 뱅쌍이 근무하는 멋진 건물이 있었는데 출구를 통해 나오는 사람들 모두 매우 근심이 차 있거나 화가 나 있는 표정이었다. 그들의 표정에서 꾸뻬는 생각한다. 무엇이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또 그들을 불행하게 만드는가.


꾸뻬는 세상은 너무도 경이롭거나 아니면 너무도 불가사의한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걸 설명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 p.61


그 다음 행선지로 꾸뻬는 아프리카 대륙의 어느 나라로 추측되는 곳을 여행한다. 비행기 안에서는 마리 루이즈라는 흑인 여성을 만나는데 그녀는 꾸뻬와 같은 정신과 의사였다. 여행 도중 그녀의 집을 방문하기로 하고 공항에서 헤어진다. 꾸뻬가 만난 그곳은 구걸과 폭력이 난무하는 곳이었다. 승용차를 탈 때도 총기를 가진 경호원을 대동해야 할 정도로 살인강도 행위고 난무하는 나라였다. 마리 루이즈의 집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꾸뻬는 폭력배들의 습격을 당해 목숨을 잃을 위기를 겪지만 구사일생으로 탈출하여 다시 그녀의 집에서 파티를 열기도 한다. 그 와중에 그는 죽음을 생각하게 되고 자신의 죽음으로 인해 슬퍼할 가족들과 여자친구를 생각한다.


세상에서 정신과 의사가 가장 많은 나라에 방문하기 위해 탄 비행기 안에서 자밀라라는 두통 환자를 만나 그의 불안한 마음을 고쳐주기도 하며, 교수를 만나 뇌와 행복과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얻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다시 중국으로 가서 노승을 만난다. 노승은 행복에 대해 다섯가지로 정의하는데 마지막 정의가 꾸베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바로 행복은 다른 사람과 함께 하고 있는 현재라는 시간에 있다는 것이다. 노승은 앞서 이야기했던 대로 행복은 미래에 이루어야 할 목표가 아니라, 현재의 선택이라고 정의한다. 우리는 대부분 행복을 목표로 여러가지 수단과 방법을 강구한다. 하지만 과거의 미래의 일들과는 상관없이 바로 지금 이순간 발견할 수 있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이다. 상당히 철학적이고 난해한 주제가 아닐 수 없지만 한줄기 깨달음이 주어지는 말이기도 하다.


진정한 행복은 먼 훗날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준재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마음을 행복을 찾아 늘 과거나 미래로 달려가지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자신을 불행하게 여기는 것이지요. 행복은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지요. 지금 이 순간 당신이 행복하기로 선택한다면 당신은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복을 목표로 삼으면서 지금 이 순간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는다는 겁니다.  - p.190  [중국 수도원 노승의 말]


나는 이 책을 읽게 되면서 베스트 셀러 목록에 '꾸뻬'라는 이름의 책들이 포함되어 있길래 최근에 나온 신작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2004년에 나온 꽤 오래된 책이었다. 내가 본 책이 벌써 101쇄본이니 스테디셀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대부분 인터넷 서점에서 소설로 분류가 되어 있던데 소설이라기 보다는 에세이에 가깝다고 생각이 들었다. 뭔가 생각을 하게 하고 나를 돌아보게 하는 명상의 지침서가 될 만하다. 행복을 먼 미래에서 찾고 있는 분, 또는 과거에 느꼈던 행복에 연연해 하는 분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분명 현재의 시간도 행복의 순간이 이어지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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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K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국내도서
저자 : 이리나 레인(Irina Reyn) / 강수정역
출판 : 예담 2013.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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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현대판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인 이리나 레인은 1974년 모스크바 태생으로 일곱 살에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주한 러시아계 유대인이다. 이 소설은 그녀가 2008년에 쓴 작품으로 미국의 몇 언론에서 2008년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리뷰를 하기에 앞서 나는 안나 카레니나를 읽지 않았기에 원작과 비교 평가는 할 수 없었음을 밝혀두는 바이다.


그녀의 본명은 안나 로이트만. 소설은 알렉스 K와의 결혼 준비로 분주한 가족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미 결혼식을 준비하던 중에 받았던 프로포즈. 그리고 곧바로 이어진 결혼생활. 이제 그녀의 이름은 안나 K. 그다지 끌림이 없던 사람과의 결혼으로 무료했던 안나 K는 사촌동생 카티아가 좋아하던 데이비드를 마음에 품게 된다. 그리고 알렉스 K와는 이혼을 전제로 별거하고 데이비드와 동거를 시작한다. 충격을 받은 카티아는 또다른 남자 레프와 결혼한다. 안나 K는 또다시 데이비드와의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이미 한번 상처를 준 카티아의 남편 레프에게 또다시 마음이 가면서 번민이 계속된다.



마지막 부분에서 안나 K가 레프와의 만남을 목적으로 참석한 카티아 가정에서의 파티에서 주위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p.311). "몰인정한 여자네. 제 속으로 낳은 아이를 나 몰라라 하다니.", "그 남자와도 오래가지 못할걸.", "처음부터 끝까지 몰인정하지." 상식적인 선에서 그 사람들의 비난에 공감하면서도 왜 안나 K에게 동정이 가곤 했다. 객관적으로 보아 안나 K에 대한 비난은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안나 K의 심리상태에 대해 묘사하면서 그녀의 동정심을 유발한다. 안나의 어머니가 알렉스 K와 다시 합칠 수는 없겠느냐며 안나에게 애원하는 장면이 몇번 묘사되면서 나역시 원상태로의 회귀를 바라면서 그녀를 동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책을 덮으면서 그 동정은 더 이상 필요없게 되었다.


'사랑'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남편이었던 알렉스 K에게 데이비드를 향한 마음을 전하면서 "나는 그를 사랑해요."라고 말한다. 그 사랑의 대상이었던 데이비드를 떠나겠다고 먹었던 그 마음은 사랑이 아니었던 것인가. 레프는 자신을 찾아온 안나 K를 향해 타이밍이 맞지 않을 때 찾아왔다고 하며 거절한다. 서로의 마음을 알았지만 가정을 깨는 것을 원치 않았던 레프. 그 경계를 오고갔던 안나 K. 그 경계에서 자신의 새로운 삶을 찾기 위해 떠나는 데이비드.


결말을 암시하는 복선도 등장한다. 안나는 꿈을 꾸었고 그 꿈에서 폭력배를 만나 협박을 받는다. 그리고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들은 앞으로 닥칠 재앙을 경고했다.' 안나에 대한 동정이 사치일지 모르지만 안나는 알렉스와의 결별에 이유를 분명히 했다. 그는 그녀를 너무 몰랐다는 것이다.(p.195) 그것이 목소리만 들어도 좋았던(p.151) 알렉스와 결별한 이유다.


엔딩장면을 보면서 우울한 마음과 함께 나는 안나와 같은 사랑은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서로를 알아가고 신뢰하는 것. 그리고 각자의 꿈을 공유하고 함께 이루어가는 것. 그것이 사랑의 시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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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치드
국내도서
저자 : 앨리 콘디(Ally Condie) / 송경아역
출판 : 솟을북 2012.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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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결혼할 사람을 지정해 주는 사회, 80세가 되면 의무적으로 죽어야 하는 사회, 의식주를 모두 지배당하는 사회. 앨리 콘디의 소설 ≪'매치드≫의 '소사이어티'는 전형적인 디스토피아 사회다. 그 사회에서는 누구나 17세가 되면 '매칭 파티'에 참석하여 자신의 배우자를 지정받게 된다. 주인공 카시아 역시 17세가 되어 참석한 매칭 파티에서 이웃친구였던 잰더로 지정받는다. 하지만 매칭 상대의 정보가 뜨게 되는 마이크로카드에서 잰더가 아닌 다른 친구의 얼굴이 보이게 되면서 카시아의 인생은 꼬이기 시작한다.



과연 이런 사회가 있을까 싶다. 소설 속에 정해진 가정이므로 일단 이런 사회가 있다고 생각하고 읽어야 의문점이 없어질 것이다. 다시 말해 소사이어티가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왜 사람들은 이렇게 통제된 상태에서 살아가는지 소설을 읽다보면 의문스러운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그것이 소설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이 사회에서 사람들은 손으로 글자를 쓰지 못한다. 다시 말해 자신의 이름조차 쓰지 못한다. 모두 필경기라는 도구를 가지고 글을 읽거나 쓰기만 할 수 있다. 시나 노래도 100곡을 제외하고 모두 폐기되었다. 그 이외의 예술작품을 소유하는 것은 불법이다. 머리 속의 생각도 통제된다. 마음대로 만나거나 사귈 수도 없다. 이사의 자유도 없다. 지시에 따라 거처를 옮길 뿐이다. 직업 선택의 자유도 없다. 시키는 일을 하면 된다. 모든 것이 지배당하고 지시에 복종해야 하는 사회다.


통제의 이면에는 자유에 대한 욕구가 분출되는 법. 이 소사이어티 내의 구성원으로서 별 무리 없이 살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위로부터의 통제에 의문을 제기하고 반항하게 된다. 이유는 정확히 표현되지 않지만 정상적인 구성원 이외에 '일탈자'라고 불리는 존재들이 있다. 카시아의 마이크로카드에 보인 또다른 남자인 카이는 바로 일탈자였던 것이다. 일탈자는 매칭의 대상이 아니며, 따라서 카시아는 카이를 배우자로 선택할 수 없다. 하지만 카시아는 점점 잰더보다는 카이에게 마음이 끌리면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매치드 시리즈 3부작 중의 첫번째 작품이다보니 나머지 두편의 내용을 봐야 결말을 알 수 있겠지만 일단 첫번째 작품에서는 카시아가 매칭 파티에서의 매칭 상대를 거부하고 일탈자인 카이를 선택하겠다고 '커밍 아웃'하는 단계까지 진행된다. 그것은 소사이어티 내에서 누렸던 '통제된 자유'마저 빼앗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어지는 작품들에서 카시아와 카이의 사랑이 결실을 맺을 것인가, 왜 이런 통제된 사회인 소사이어티가 만들어진 것이며 현재 몇몇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소사이어티의 위험요인들은 어떻게 해결될 것인가 등의 주제들이 흥미롭게 다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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