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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서빙하다
국내도서
저자 : 이효찬
출판 : 살림 2015.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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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의 실패를 거듭하다가 성장하고 성공에 이르렀다고 평가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늘 흥미롭다. 아직 성공했다고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과거의 실패경험에 비추어봤을 때 객관적인 시각에서 성공했다고 이야기해도 무방하리라 생각된다. 다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인생에서 지향해야 할 것은 '성공'이 아니라 '성장'이라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다.



저자의 어릴 적 꿈은 가수였다고 한다. 그래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4년동안 가수가 되기 위한 꿈을 꾸며 준비를 시작했다. 하지만 4년 동안의 준비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인 실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던 저자는 몇가지 일을 하다가 서빙의 길로 들어선다. 누구나 서빙이라고 하면 장기적으로 가져야 할 비전이라기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단지 거쳐가야 할 과정 정도로 단순하게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저자가 서빙을 인생의 장기목표로 설정하고 자신만의 식당을 만들기 위한 목표달성의 수단으로 사용한다.


이제 나이 30대 초반에 그가 경험했던 바는 그 이상의 나이를 먹었지만 하던 일만 반복적으로 했던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될 만하다. 그는 '스타 서빙'이라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었고 지금은 식당주인이 되어 자신이 종업원이었을 때 하던 서빙가의 마음가짐으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한 번 뱉은 화는 어떻게든 방향을 갖고 잘 있는 것들을 하나씩 무너트리고 만다. 그렇기에 동료들뿐만이 아니라 나와 관계하는 모든 인연을 대할 때 나비효과를 생각한다. 오늘을 좀 더 긍정적으로 살기를 마음에 새기면서.  - p.140


책의 내용은 여타 자기계발서에서 이야기하는 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자기 자신을 면밀히 분석하라는 이야기, 절망 보다는 긍정적인 희망을 가지고 도전하라는 이야기 등이 큰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그것이 저자가 절망적인 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실질적인 힘이 되었다는 사실이 큰 위로를 안겨다 준다. 누구나 목표를 세우고 미래를 내다보지만 직접 몸을 움직이며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사실이 큰 도전이 된다.


내가 나를 믿고 하나씩 이뤄내다보면 주변에서도 서서히 믿음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러니 명심했으면 좋겠다. 나 자신을 믿자는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결심을 꼭 마음에 새길 것을 말이다. (중략) 내가 나를 배신하거나 져버리지 않으려고 애를 쓰면서 정말로 나는 성장했고, 그런 나를 지켜보던 주변 사람들이 나의 능력과 일에 대한 방향을 신뢰해줬다.  - p.81


상처가 덧나면 우리는 걸치고 있었던 옷을 벗는다. 약을 바르기 위해 맨살을 드러낸다. 마음의 병도 이렇게 치유하면 좋겠다. 가장 힘들 때 스스로에게 가장 솔직해지는 것으로. 그래야 어디가 어떻게, 왜 아픈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왜 아픈지를 알면 그다음엔 어떻게 고칠지에 대한 방법도 누구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를 알아가고 성장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에 둘러쳐진 여러 겹들을 걷으내고 똑바로 볼 때 시작된다고 믿는다.  - p.172


나 자신을 이해하고 상대방의 성향을 이해하며 적절한 기법으로 서빙하는 스타서빙으로 성장해 가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미소가 지어지는 대목이 많다. 그의 성장과 성공을 기원하며, 나 자신도 성공보다는 지속적으로 성장해가는 하루하루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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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다는 것과 산다는 것
국내도서
저자 : 김상복
출판 : 두란노서원 201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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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우여곡절 끝에 30대 중반에 뒤늦게 결혼하여 이제 만 10주년을 바라보고 있다. 아이 셋을 낳고 길러오면서 부부간의 마찰이나 갈등이 없지 않았다. 언제나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음에도 순식간에 내 말투와 생각은 나 자신만의 이익을 고집하고 있게 된다.



이 책의 제목처럼 결혼한다는 것과 산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결혼 전에 가졌던 배우자에 대한 환상은 결혼함과 동시에 '개나줘버려야 하는' 판도라 상자임을 결혼 이후에나 알게 된다는 것이 인간에 주어진 굴레와도 같게 느껴진다.


포스트 모더니즘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그동안 가져왔던 거대담론이나 진리가 해체되는 위기의 순간에 우리 크리스찬 가정은 어떻게 진리 안에서 살아야 하는가 고민하게 된다. 결혼한다고 하면 주변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상대 배우자를 자기가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지에 대해 조언하기 바쁜 것이 현실이다. 부모를 떠나 한 몸을 이루는 성경적 결혼은 어떤 결혼인가. 그리고 그 결혼으로 만들어진 가정은 어떤 가정이어야 하는가.


저자인 김상복 복사님은 결혼관, 가정관, 부부관, 자녀관 등 결혼으로 파생되는 여러가지 고민스러운 주제들은 성경에서 하나님이 말씀하신 사실들을 기준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나 본인의 경험에 빗대어 사례로 설명한 부분은 마음에 많이 와닿는다.


책에서 읽다보면 바로 적용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밑줄을 긋고 포스트잇을 붙여놓았지만 책을 다 읽고 덮는 순간 결국 나 스스로는 할 수 없음을 고백하게 한다. 무엇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내 안에 성령이 활동하는 영역을 넓히려면 결국 하나님과 대화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만큼 어려운 사회활동이 없는 것 같다.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중에 일이 싫어서 그만두는 사람보다 사람이 싫어서 그만두는 사람들의 비중에 더 많다는 사실에 공감이 간다. 회사야 그만둘때 그만두더라도 하나님이 만들어주신 가정에서 사람이 싫다고 하여 그만둘 수는 없지 않은가. 기도만이 하나님 앞에서 올바른 가정을 만들어가는 방법이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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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오렌지색 옷을 입힐까
국내도서
저자 : 이케우치 사토시 / 김정환역
출판 : 21세기북스(북이십일) 201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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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이슬람국가라는 단체가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주로 참수영상을 공개하여 사람으로써 해서는 안될 악랄한 테러행위를 한 것으로 유명해졌다. 그들은 왜 극렬 테러분자가 되었고, 이슬람교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이 책은 그에 대한 답을 제시해 주고 있다.



이슬람국가의 모태는 역시 알카에다에서 출발했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9.11 테러 이후 알카에다가 소탕되면서 그 잔존 세력들이 규합되어 국가 체제를 갖추고 최근들어 칼리프 제도를 선언한 것이 바로 이슬람국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각 국가의 독재정권이 무너지면서 중앙정부의 힘이 약화된 틈을 타 '통지되지 않는 공간'을 지배하면서 세력을 강화하게 된 것이다.


이라크 전쟁과 9.11 테러 이후 이슬람주의는 제도 내 개혁파와 제도 외 무장투쟁파의 큰 흐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튀지니, 리비아, 이집트 등에서 온건적인 성향의 개혁파가 제도권 내에서 정권을 잡았지만 통치 능력의 부족 등 조직 내외부적인 문제로 인해 무장투쟁파의 힘이 더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랍의 봄이 오히려 과격한 무장투쟁파에게 힘을 더 실어주게 된 셈이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아랍의 봄 이후에 중앙정부의 약화된 힘과 지정학적 요소들이 이슬람국가의 세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설명한다.


이 책의 제목과 같이 왜 이들은 참수처형의 과정에서 오렌지색 옷을 입히는가에 대해서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이유는 이슬람권의 반미 무장세력들을 체포하여 감금한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죄수들에게 오렌지색 옷을 입힌 것에 대한 반응이며, 자신들의 처형 행위가 정당함을 밝히고자 한 것이라고 한다. 아울러 2020년까지 전면대결을 통해 최후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시한부 종말론적인 비전을 갖고 있어 얼마나 위험한 집단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이들은 주로 이슬람교의 수니파에 속하는 사람들로서 같은 이슬람교인 시아파를 이단으로 규정하여 종파분쟁을 일으키고 있으니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얼마나 잘못된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지 알 수 있다.


최근들어 이슬람국가의 잔혹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접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책에 따르면 2004년 김선일씨를 살해한 집단이 이슬람국가의 전신이라고 하니 우리나라와 전혀 상관이 없는 건 아니었다. 어떤 형태로든 테러는 용납되어서는 안되겠지만 이 책을 통해서 이슬람국가의 발생과정과 정체성에 대해서 좀더 깊이있게 알 수 있게 되어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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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여자
국내도서
저자 : 가노 료이치(Ryouichi Kanou) / 한희선역
출판 : 황금가지 2015.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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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라는 설명을 보고 책을 읽게 되었다. 그동안 추리소설은 여러 권 읽었지만 하드보일드라고 하여 돌이켜보니 지난 몇년간 하드보일드를 표방하는 소설은 하라 료의 ≪안녕, 긴 잠이여≫가 처음이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2013년 12월에 이 책을 읽었으니 거의 1년 4개월 여만에 하드보일드 소설을 다시 손에 잡게 되었다.



그렇게 읽게 된 이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난 뒤에 떠오른 두 단어는 바로 책의 제목에도 포함된 단어인 '환상'이라는 단어와 '로맨스'라는 단어다. 하드보일드 계열의 추리소설에서는 흔하지 않은 소재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환상이라는 단어가 떠오른 이유는 실제로 소설의 내용이 환상이라는 것은 아니다. 소설 속의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하고 난 뒤에 느낌이 아마도 환상 속을 헤매다 현실로 돌아온 느낌이었지 않았을까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읽고 난 뒤 나의 느낌도 역시 마찬가지다.


소설을 읽자마자 등장하는 인물의 캐릭터를 파악하기 위해 인물들의 이름과 특징들을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 중반부를 넘어서까지 계속해서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는데 결국 마지막에 메모된 인물을 세어보니 (몰입하여 읽다가 빠트린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거의 60명 가까이나 되었다. 7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의 소설에서 50여 명의 캐릭터를 녹여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저자의 창의적인 스토리텔링 능력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의 저자인 가노 료이치의 작품은 99년도 작품로서 그의 작품은 이 소설이 처음 읽게 되는 것인데 인터넷 서점을 통해 조회해보니 ≪제물의 야회≫라는 책이 또 하나 번역, 소개되어 있어 다시 그의 작품을 접할 기회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의 시체가 발견되고 그 죽음의 원인을 찾는 과정을 그리는 일련의 추리소설이나 하드보일드 스타일의 구성은 그다지 독특하지 않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사람이 여타 일반적인추리소설처럼 경찰이나 탐정이 아니라 변호사라는 것 정도. 기혼남이었던 주인공이 5년 전에 잠시 만나 사랑을 나누다가 갑자기 사라져버린 여자를 5년 만에 만났고 그 다음날 살해된 채 발견되었다는 것이 이 소설의 시작이었다.


주인공은 35살의 변호사인 스모토 세이지라는 인물이다. 5년 전에 헤어진 여자인 고바야시 료코와 우연히 길에서 만났지만 깊은 이야기를 나눌 틈도 없어 바쁘게 사라져버리고 다음 날 아침 살해 소식을 듣자마자 그는 의문에 휩싸이게 된다. 집 전화의 자동응답기에 그녀가 사건을 의뢰하고 싶다는 말을 남긴 것이다. "한가지 상담해 줬으면 하는 게 있어. 내일 다시 전화할게."


이 사건을 조사하던 경시청 형사는 술집 마담이었던 여자의 살인사건을 그저 단순한 치정에 의한 살인으로 단정하고 사건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흥신소 직원까지 개인적으로 고용하면서 살인의 배후를 조사하던 주인공 스모토는 살해당한 고바야시 료코가 실제 고바야시 료코라는 이름의 여자가 아니라 다른 인물이 아니었을까 예측한다. 그 과정에 야쿠자로부터 폭행과 협박으로 죽음의 직전까지 놓이게 되지만 결국 그녀의 정체를 파악하게 되었고 그녀가 사건 해결을 전제로 주인공에게 보내려고 했던 편지를 받아 읽게 되는 것으로 소설을 끝맺게 된다. 


소설의 대략적 내용을 정리하는 것은 리뷰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된다.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각 캐릭터들을 통해서 들려주는 말들은 추리소설의 흥미를 더해줄 뿐만 아니라 우리 인생사를 돌아보게 만들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나는 대체 그녀에게 뭐였을까? 잃고 나서 계속 그것을 그녀에게 다시 한 번 만나서 묻고 싶었다. 나는 네게 뭐였지? 그렇게 묻고 싶다고 계속 바랐다. 그러나 대답은 아마 그녀가 사라진 것 자체로 답이 나와 있었다. 나는 다만 자신이 그녀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사실에서 눈을 돌리고 싶었을 뿐이다.  - p.549


5년 동안 잊고 살았던 그녀였지만 서로 공감하며 고민을 나누고 싶었던 저자의 속내가 드러나는 문장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서 결국 사건 해결 이후에도 '눈을 감고 바라기만 하면 언제든 그녀를 만날 수 있게' 된 경지에 이르지 않았을까. 그녀가 죽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스모토는 그녀를 정말 사랑했고 그녀와의 세월을 살아보고 싶었다고 고백(p.121)한다. 하지만 그 사실을 외면한채 5년 동안 도망쳐버린 자신을 탓하며 사건 해결을 위해 죽음을 무릅쓰게 된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스토리의 큰 흐름에는 큰 상관은 없지만, 사건 해결의 실마를 제공해 주었던 우즈키 가오루코의 말에 공감이 가는 대목이 있어 인용해 본다. 약자에게는 한없이 강하고 강자에게는 약한 듯 보이려는 요즘 세태를 비웃으며 비꼬는 촌철살인이 아닐까 생각된다.


"시민이라는 놈들은 모두 힘 없는 어린양이지만, 귀염성이 있는 어린 양은 아니잖아. 손을 대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바로 포기하고 송곳니를 드러내려고도 하지 않는 주제에, 가까이에 표적으로 삼을 만한 상대가 있을 때에는 음험하기 짝이 없는 괴롭힘을 시작하지. 집단이 되어 누군가를 규탄하는 것이 사회정의라고 믿고 있는 거야."  - p.658


모든 사건 정황을 베일에서 벗겨내고 사건의 배후에 숨어있던 자들을 규탄하기 위해 마지막 결심을 했던 그녀와, 그런 그녀를 돕기 위해 목숨을 무릎쓰고 진실을 밝혀내는 주인공의 모습이 자못 슬프게 느껴진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고나 할까. 이미 죽어버린 여자와의 슬픈 로맨스를 떠올리게 만들며 끝맺음하는 이 소설은 나에게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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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은 없다

저자
한수경 지음
출판사
문이당 | 2015-03-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우리들의 일그러진 욕망과 그 욕망이 만들어 낸 환상!2005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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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어려운 소설을 한권 읽었다. 한 대학의 총학생회 선거를 전후로 하여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을 사회 전체로 확대 해석하게 만드는 풍자 기법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벌어졌고 또 지금 벌어지고 있는 여러가지 대립과 갈등을 떠올리게 만드는 소설이다.



1인칭 소설로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사람은 공탁이라는 이름의 신문기자다. 책은 공탁이 유력 국회의원 후보인 안녹사와 만나서 대화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야기를 곧이어 이들의 대학시절로 돌아간다. 공탁은 선배인 유정민의 제안으로 데일리스팟이라는 신문동아리에 가입하여 대학의 공식 언론기관인 학보사와 대립구도를 갖게 된다. 안녹사는 공탁의 기숙사 룸메이트로서 컴퓨터를 전공하는 괴팍한 성격의 선배였다.


한편 공탁이 입학한 세계대학은 왕회장이 세계 10위권의 대학으로 만들기 위해 설립한 대학이다. 하지만 왕회장은 애매한 유언을 남김으로써 그의 11번째 아들인 왕주몽에게 물려줄 것처럼 해석하게 만든다. 대학 당국의 협조 하에 주몽은 총학생회장 후보로 나서게 되고 이에 대항하기 위해 나영웅이라는 학생이 출마한다. 나영웅은 왕주몽에 비해 외모적으로나 실력으로나 보잘 것 없는 인물이었지만 데일리스팟과 인터넷을 이끄는 군중의 힘으로 예비선거에서 주몽을 누르고 근소한 차로 승리하게 된다. 이에 주몽은 후보를 포기하고 부회장 선임으로 담합하지만 영웅측에 배신을 하게 된다.


이야기는 이처럼 학교 내부의 갈등과 대립에 관한 이야기로 흐르는 듯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도 일반 대중들의 힘으로 누군가를 영웅으로 만드는 일을 희화한 듯 한 인상을 준다. 특히 안녹사가 나영웅을 분신 자살하게 유도하는 과정에서 나누는 대화는 섬뜻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국면전환이 필요한 거야. 수구꼴통을 까부술 특단의 대책. 목숨을 내놓는 방법. 그거 아니고는 안돼."  - p.287


"대중이 외면하면 절대로 영웅이 될 수 없거든. 히틀러가 세계를 정복하고도 2년밖에 지배하지 못한 이유가 뭔 줄 알아? 결국 대중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야."  - p.292


결국 이들에게 사람의 목숨은 국면전환 용도에 불과한 것이었다. 대중들의 생각을 움직이고 왜곡하는 방법을 통해 만들어진 영웅은 권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갑론을박을 통해 언젠가 자정되고 명확한 정보로 다듬어질 것이라는 군중심리와 집단지성이 100% 옳다고 믿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느끼게 되는 대목이다. 정보과잉의 시대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무엇이 사실에 기반한 정보인지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어느때보다 더 중요한 시대를 살고 있다. 이를 지적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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