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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력
국내도서
저자 : 하지현
출판 : 민음사 2013.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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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보기 전에 제목만 보고나서 약간의 오해가 있었음을 먼저 밝혀둔다. '예능력'이라는 제목만 봤을 때 일상 생활에서 다른 사람을 웃기고 노래를 잘 부르는 등 개그맨이나 가수와 같은 '예능 전문가'다운 능력을 갖출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책으로 착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제목에서 말하는 예능력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얻을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예능에서 발견한 오늘을 즐기는 마음의 힘'이라는 부제목이 표지에 있기는 하지만 제목 자체가 다소 직관적이지 못해 잘못된 선택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출판사 담당자에게 전달하고 싶다. ]



나는 개인적으로 TV의 여러가지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히히덕거리는 것을 정말 싫어한다. 차라리 그 시간에 책을 한 자라도 더 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이런 내 생각이 틀렸다고 지적한다. 예능 프로그램이 아무리 웃음 자체를 목적으로 한다지만 그 시간에 몰입하여 보고 즐기는 동안 쌓였던 정신적 피로가 해결됨과 동시에 삶의 여러가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면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고도 생각하지만 또 일부는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었다. 책에서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다섯가지 힘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그 다섯가지 힘은 나를 단단하게 지키는 힘, 타인과 조화를 이루는 힘, 삶을 놀이고 만드는 힘, 삶을 감동으로 채우는 힘,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힘이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MC나 게스트의 극중 역할을 통해서 삶을 배운다. 콤플렉스를 개성과 강점으로 만든 사례, 누구나 기억할 수 있는 캐릭터를 가지게 된 사례, 예술적 수준의 독설로 인기를 얻은 사례 등을 통해 우리는 교훈을 얻는다. 또는 아무 생각없이 예능 프로그램은 보는 우리 모습을 통해서도 감동을 얻는다. 


예능 프로그램에 MC와 게스트가 나와 '쓸데없는 짓'을 하며 아무 의미 없이 노는 것을 보는 것이 즐거운 이유는, 그것이 우리가 평소 살면서 품고 있는 '의미에 대한 강박'을 풀어주기 때문이다.  - p.119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캐롤 드웩 교수의 실험 이야기가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인상적이었다. 실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초등학생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시험문제를 풀게 하고 한 집단에게는 "넌 참 똑똑하구나"라고 칭찬을 하고, 다른 집단에게는 "참 열심히 헀구나"라고 칭찬을 한다. 그 이후에 두번째 시험문제를 제시하면서 한 문제는 아까보다 어려운 문제이고, 한 문제는 아까보다 쉬운 문제라고 할 때 똑똑하다고 칭찬받은 아이의 대부분은 쉬운 문제를 선택했고, 열심히 했다고 노력을 칭찬받은 아이들은 더 어려운 문제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드웩 교수는 이 실험 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지능 지수 자체를 칭찬받은 아이는 다음에 도전하는 테스트가 자신의 지능을 확인받는 테스트가 되어야 하므로 틀릴 수도 있는 보험을 하려 하지 않는다." 정말 의미심장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흔히 결과를 중요시한다. 과정에 어떠하든 원하는 결과만 나오면 된다고 가르치고 또 배워왔다. 이 실험에서 우리는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는 것보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그 자체가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 드웩 교수는 이 실험을 언급하면서 '성장형 마인드셋(growth mindset)'과 '고착형 마인드셋(fixed mindset)'이 있다고 말한다. 다소 논란거리일 수는 있겠으나 육아의 관점에서 본다면 결과에 대한 칭찬도 물론 필요하지만 결과를 도출해 내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칭찬의 비중을 좀더 높이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노력을 칭찬받은 아이는 자신의 능력을 성장시킬 수 있다고 믿는 '성장형 마인드셋'을 갖게 되어 시간이 걸리더라도 점차 여러 능력을 개발하며, 미래를 향해 성장하게 된다. 한편 똑똑하다고 칭찬을 받는 아이는 자신의 능력이 고정되어 있다고 보는 '고착형 마인드셋'을 갖게 되어 더 이상 노력을 하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무르고 발전을 위한 노력을 포기한다. - p.57


결국 예능 프로그램을 마음껏 즐기는 것도 우리 삶에 큰 힘이 된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너무 지나치게 몰입하는 것은 좋지 않겠지만 적당히 즐기면서 정신적인 피로를 푸는 것, 그리고 삶의 의욕을 재충전하는 것은 예능 프로그램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을 거의 보지 않은 관계로 책 내용에 거부감이 드는 부분도 있었지만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저자의 조언을 수용하고자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말에는 예능 프로그램을 한번 시청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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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면서 채우는 정리의 기적
국내도서
저자 : 곤도 마리에 / 홍성민역
출판 : 더난출판 201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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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을 청소하고 정리하는 것은 내 몸과 마음을 청소하고 정리하는 것과 같다. 곤도 마리에의 전작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의 실천편인 본서는 그야말로 청소와 정리의 대가답게 바로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정리 노하우를 공개하고 있다. 전체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본서에서 3장과 4장을 보다 보면 '정말 정리가 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저자는 일단 청소와 정리에 대해서 구분하고자 한다. 정리는 물건을 욺직이고 수납해서 방을 깨끗이 하는 것이소, 청소는 더러움을 닦아내고 쓸어내어 방을 깨끗이 하는 것이다(p.17). 따라서 청소와 정리는 그 대상이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정리의 대상은 물건이고, 청소의 대상은 더러움인 것이다. 


정리는 물건을 남길지 버릴지 판단하고 물건의 제 위치를 정하기 위해 생각과 고민이 필요하다. 반면에 청소는 손만 움직이면 아무런 생각 없이도 할 수가 있다.  - p.19


그렇다면 이 책의 주제인 정리를 하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작업은 무엇인가. 저자는 정리의 대상은 물건을 볼 때 '설렘'이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라고 주문한다. 책에서는 주로 옷을 사례로 들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문제는 정리할 물건을 보면서 설레는지 설레지 않는지, 즉 설레는 것이 어떤지 잘 모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럴 때 저자는, 물건을 비교해서 가려내는 방법을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주위의 모든 물건에 순위를 정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베스트 10', '베스트 20' 같은 식으로 순위를 매기다보면 (중략) 자신의 설렘의 선이 명확히 보인다.  - p.23


설레지 않는 물건은 일단 버리라고 조언하지만 한편으로 지금 설레지 않는다고 뭐든지 버리면 집에서의 생활 자체가 설레지 않게 되므로 좀더 주의해서 물건을 가려내야 한다(p.34)고도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책을 보면서 해야 할 '정리'의 목표는 무엇인가. 저자는 모든 물건에 제 위치를 정해주는 것이 정리의 첫번째 목표라고 말한다(p.38). 정리를 바로 시작하기 전에 현재의 수납상태를 확인하고 정리 전과 정리 후의 사진을 찍어놓고 비교하게 되면 좀더 의욕을 가지고 정리에 임할 수 있게 된다.


정리에 관한 실천적인 방법들은 제안하고 있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저자가 여성이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책에서 사례로 이야기한 물건들은 옷과 주방용품에 국한되어 있다. 3장에서 옷을 이야기하면서 함께 언급하고 있는 액세서리, 화장품, 세면실, 화장실 등도 주로 여성을 위한 수납사례들이 언급되고 있다. 특히 브래지어의 정리방법은, 전체 63개의 소제목 중에 2개를 차지하고 있으며, 4장의 주방 수납법에서는 조리기구, 식기, 베이킹 용품 등 남자인 내가 바로 응용하기에는 좀 거리가 있는 사례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주로 정리해야 할 물건은 책과 CD, 그리고 서류들이 대부분이다. 책상이나 책장을 정리하는 방법이나 사례들을 좀더 조언해 주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5장에서 인형을 버리는 방법을 설명할 때는, 우리나라와는 좀 다른 것 같은 일본의 어색한 문화를 간접 경험하게 된다. 인형을 버리는 방법에 대해서도 조언하고 있는데 인형자체가 여성 취향의 물건일 뿐더러 인형을 버릴 때는 눈을 가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면서 시선에는 에너지가 길듯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p.244). 그래도 신경이 쓰이면 부정을 씻는다는 의미로 쓰레기 봉투에 소금을 조금 넣어보라는 조언에서는 뿜.었.다.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그래도 내 책상을 바라보았을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정리'라는 생각이 들어 책을 덮으면서 책상 정리부터 시작해 볼까 한다. 어떤 물건이 나를 설레게 하는지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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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만 모여도 꼭 나오는 경제질문
국내도서
저자 : 선대인경제연구소
출판 : 웅진지식하우스 2013.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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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이명박 대통령이 '뼈 속까지 친미'라는 별명으로 불리웠다면 이 책의 별명은 '뼈 속까지 안티MB'라고 할 만하다. 이 시대가 직면하고 있는 경제 위기와 불안감의 원인을 거의 대부분 MB정부가 추진했던 모든 정책의 잘못으로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성공 여부에 논란의 여지가 있는 4대강 사업은 처음부터 시대착오적(p.60)이었으며 낭비성 토건사업(p.33)이었다고 비판한다. 한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이 정치적 시각에 따라서 그 경제적 성과의 해석이 달라진다는 점이 참 아이러니하다. 이명박 정부의 과오를 논함에 있어서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의 많은 부분을 공감한다. 하지만 거시적인 경제 상황의 부침으로 인해 흔들리는 우리나라 경제의 불안한 상황을 오로지 전 정부의 정책 과오 탓으로만 돌려서 되겠는가.


[두 명만 모여도 꼭 나오는 경제 질문]은 선대인경제연구소가 개소 후 처음 공식적으로 출간한 책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팟캐스트 '나는 꼽사리다'를 통해 우리들에게 시원시원한 경제 해설을 해준 선대인 소장이 만든 연구소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에 엄청난 경제 위기 상황이 밀어닥칠 것을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 한구석에 공감하는 마음과 함께 나의 미래, 우리 가족의 미래, 우리 자녀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앞서게 되었다. 이건 질문에 답해주는 책이 아니라 걱정만 불러일으키는 책이 아닌가.



얼마전에 읽은, 글로벌 경제에 대해 다룬 [2013-2014 세계경제의 미래]에서는 엄청나게 암울한 미래의 모습을 그리면서도 한편으로는 대비해야 할 상황들을 제시해주어 결론이 어둡지는 않았으나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 경제의 시종일관 어두운 모습을 그려준다. 물론 올해 출범한 박근혜 정부에게 긍정적인 조언을 해 주며, 증권이나 부동산 시장에서 일반 국민들의 대처 방법들은 제안해주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 그 조언과 제안들은 대부분 중립적이지 못하고, 단기간의 응급처방에 불과한 것들이 많다고 생각된다. 또한 정치적 견해와 자본주의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것들이 많으니 본인들만의 주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미친 등록금'의 해결방법을 제안하면서 국공립대학의 인프라를 확충하여 사립대의 위상을 약화시키고 지방 국공립대의 수준을 높여 수도권으로 몰리던 학생들을 지방에 남게 하자는 중장기 전략을 이야기한다. 이대로 된다면야 정말 좋겠지만 게 과연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많은 지방대 학생들이 인서울로 유턴하기 위해 편입을 준비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지방 국공립대학 인프라 확충이라는 전략은 상당히 장기적으로 노력해야 할 과제일 것이다.


이 책의 내용 중에 전반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은 것은 한쪽 측면만의 문제점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는 것이다. 일례로 1장에서 언급되는 대학등록금의 예를 들어 국공립이나 사립대학의 등록금이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고 하면서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의 국공립 대학교는 등록금이 아예 없고 사립대학의 등록금도 거의 없다시피 한 예를 들고 있다(p.65). 하지만 예를 든 나라가 얼마나 많은 세금을 내고 있는지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아이슬란드 같은 나라는 부도 직전까지 갔던 나라가 아닌가. 또한 부동산 가격의 지나친 상승으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예를 들면서 고전 경제학에서 말하는 생산의 3요소인 노동, 자본, 토지만으로 구성된,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도 없는 완전경쟁시장을 가정하고 설명하고 있다(p.72). 부동산 가격과 일자리라는 두 개의 변수간에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 보다 그 사이에 여러가지 조절변수들을 찾아서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것이 더 타당한 관계가 아닐까 싶다. 어떤 현상을 설명할 때 부정적인 측면도 사실일 수 있지만 그 부정적인 측면을 발생하게 한 이면의 원인들이나 반대쪽 측면의 사실들을 제외한다면 100% 진실된 모습을 볼 수 없도록 만드는 왜곡된 시야를 가지게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은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지금이 저점이라고 홍보하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아서 부동산 특히 아파트 가격은 하락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저자 역시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는데 그 예측하는 방법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저자는 소비자 물가의 추세와 실질가계소득의 추세를 기준으로 2016년까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다(p.81). 하지만 물가나 가계소득은 어떻게 예측했는지 궁금하다. 아파트 가격을 예측하기 위해 확정적이지 않은 물가와 가계소득을 기준으로 하는 것은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무릇 어두운 새벽이 지나면 해가 떠오르며 밝아지듯이 지금이 우리나라의 가장 어두운 시간을 지나고 있다면 이 책은 바로 그 어두운 시간을 정확하게 묘사해주어 마냥 장밋빛 미래를 바라보도록 하지 않으며, 불안한 현실을 정확히 직시하도록 도와주는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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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마법사들
국내도서
저자 : 프랭크 모스(Frank Moss) / 박미용역
출판 : 알에이치코리아(RHK) 2013.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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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상당히 흥미롭다. '마법사'라니. 앞에 '디지털'이라는 단어만 안들어갔으면 무슨 환타지 소설 제목인 줄 알았을 법하다. 저자는 MIT 미디어랩의 3대 소장을 지낸 프랭크 모스. IT업계에 종사하고 있다면 '디지털이다(Being Digital)'의 저자 네그로폰테라는 이름을 잘 알 것이다. MIT 미디어랩은 네그로폰테가 1대 소장을 지냈던 연구소로서 융합학문과 학제적 연구의 산실로 우리에게 익히 알려져 있다.



책의 앞부분은 프랭크 모스가 어떻게 미디어랩의 소장으로 부임하게 되었는지 그 경위를 독자들에게 소상히 밝히고 있다. 프랭크 모스는 MIT에서 항공우주공학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보내게 되는데 학위과정 당시 이미 달에 사람을 보내는 등 본인 스스로 앞으로 이 분야보다는 다른 길을 걷는 것이 좋겠다 싶어 컴퓨터과학으로 학위논문을 쓴 뒤 졸업 후 IBM을 시작으로 줄곧 IT업계에 몸담아 왔다. 티볼리 시스템즈를 비롯하여 몇몇 IT업계에서 CEO를 역임하였고 IT 분야의 구루로 명성을 날리다가 생물의학 분야에서 IT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였고 인피니티 파머세티컬즈(Infinity Pharmaceuticals)라는 신약개발사업체를 공동창업하게 된다. 그러다가 미디어랩의 소장으로 스카웃 제의를 받고 우여곡절 끝에 3대소장으로 부임하여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일하게 된다.


(전략) 그것은 자동차 설계나 교통에 대한 전문 지식이 전혀 없는 집단이 이루어 낸 자동차 분야의 최대의 성과가 될 것이다. 도시 교통에 대한 기존의 '전문' 개념에 얽매이지 않고 문재를 새롭고 자유로운 관점에서 바라본 스마트 시티 연구팀의 결실이 될 것이다. 나는 이런 식의 반학제적 접근이, 자동차 자체보다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과 그에 대한 정보가 훨씬 더 중요해지는 미래의 교통에서 핵심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 p.94


저자가 말하는 미디어랩의 모습은 그야말로 최고의 혁신조직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기 분야가 아닌 여러가지 다양한 전문분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상품을 만들어낸다. 미디어랩의 연구원들은 열정이 넘쳐나며 자기 분야에 매몰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자기가 전문적으로 연구한 분야에 한정된 시각을 벗어나 다양한 분야와 융합한다. 그 열정을 통해 일 자체를 즐거움으로 여긴다. 누군들 일하고 연구하는 것이 고되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들은 고된 즐거움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그들이 창조해 낸 많은 발명품들은 우연히 만들어진 것들이 많지만 그 우연은 계획된 우연이라고 저자는 표현한다. 아이가 태어나 말을 배우는 과정을 기록한 오디오 비디오 홈 레코딩 시스템을 응용해 은행에서 고객들과 창구 직원들과의 의사소통 관계를 연구해 고객중심 은행의 모델을 제시한다.


디지털 혁명은 오프라인 소매점의 고객 수를 감소시키지 않았다. 다만 소매점 안에서 고객이 움직이는 방식과 소통 방식을 바꿔놓았다.  - p.141


이렇게 미디어랩은 엉뚱하고 우연적인 결합에 의해 프로젝트가 일어날 수 있는 곳이다. 4장의 계획된 우연적 발견의 내용을 보면 정말 기가막힌 우연의 결과들이 설명된다. 저자는 그 우연을 계획되었다고 말하지만 나는 '융합'과 '연결'을 통해 새로운 발명품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해석하고 싶다. 일단 하나의 발명품이 나오기가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협업을 함과 동시에 그 발명품이 원래 의도대로 사용되지 않고 다양한 상품과 기술로 변형된 것은 내외부 조직 구성원들과 시연의 참석자들과의 연결을 통해 가능했다고 생각된다. 


이들의 연구과정과 결과는 단지 자신들의 연구 성과를 통해 명예와 금전적 이득을 갖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외부 스폰서 기업과의 철저한 협업을 통해 기술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이 첨단 기술의 혜택을 누리도록 지속가능한 사회 구현이 이바지하고 있다. 특히 앞부분에서도 소개되고 있지만 5장에서 좀더 자세히 설명되고 있는 다리가 절단된 장애인의 재활과 자폐증 환자를 위한 예방 및 치료방안들이 그 사례이다. 또한 6장에서는 장애인과 함께 또다른 소외계층이라 할 수 있는 노인들이 좀더 즐거운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로봇이 소개되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노인이 되지 않는가. 또 경우에 따라서 누구도 장애인이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따라서 우리와 함게 살아갈 현재의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는 우리 모두가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라고 본다.


이 책에는 많은 발명품의 사례와 열정을 다해 본인들의 과제를 수행하는 연구원들의 연구과정과 결과들이 소개된다. 삶에 새로운 열정과 활기가 필요한 분들, 그리고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했거나 시작을 준비하는 분들이 함께 읽으면 큰 도전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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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의욕이 아이의 의욕을 꺾는다
국내도서
저자 : 오야노 치카라 / 장은주역
출판 : 예담friend 201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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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도서의 다양한 주제들 가운데서 이 책은 '의욕'이라는 단어에 집중한다. 제목 자체가 요즘의 교육 및 육아 현실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본다. 사교육이 일반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그 사교육이 진정 아이들을 위한 것인지 엄마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것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정말 필요한 사교육은 일률적인 공교육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아이들만의 의욕과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특별활동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일단 시작 부분에서는 부모들이 아이의 의욕에 대해서 가질 수 있는 오해를 풀고자 한다. 가장 큰 오해는 바로 자신의 아이는 의욕이 없을 거라는 착각이다. 스스로 자신의 의욕을 찾기 힘든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고 주체성과 자주성을 키워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노력의 출발은 바로 아이에게 의욕을 불러일으킬 환경을 갖추어 주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 환경은 바로 엄마의 말 한마디에서 만들어진다. "그건 안돼", "이렇게 해야만 해"라는 식의 간섭을 받은 아이는 결국 '뭘 해도 안돼'라고 무기력해진다. 따라서 부모들은 '내 아이는 이래야 한다'라는 틀에 억지로 아이를 맞추려하지 말고, 아이의 자질을 발견하고 주체적인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아이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이가 말을 배우기 전에는 몰랐는데 말을 곧잘 하고나서부터는 이런 말은 어디서 배웠는지 신기할 때도 있고, 내가 그동안 상처주는 말은 하지 않았는지 돌아보게 된다.


엄마와 마찬가지로 아이 역시 한 사람의 인간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누구에게도 남의 인생을 조종할 권리가 없듯이 엄마에게도 아이의 인생을 조종할 권리는 없다.  - p.48


다섯살 아이가 점점 자신의 주장에 강해지면서 말을 잘 듣지 않아 하루에도 몇번씩 참고 또 참으려고 노력하지만 가끔은 화를 낼 때가 있다. 좀더 아이의 입장에서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책에 따르면 아이의 의욕을 부르는 요소로 3가지가 있다고 한다. 바로 ①꿈과 목적의식, ②공부 자체의 즐거움, ③칭찬받는 경험 등이다. 칭찬받는 경험이야 부모가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것이지만 첫번째와 두번째 요소는 부모가 정말 노력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의 미래 희망사항은 주로 부모의 직업이나 가정 내의 환경을 중심으로 아이가 보고 경험한 것에 국한될 소지가 크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고 그 경험을 통해 자신의 자질과 선호도를 표현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관심 분야에 집중하고 스스로 자료를 찾고 정리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작업들을 통해 공부 자체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공부라는 것이 책만 들여다보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저자가 크리스찬인지는 모르겠지만 보통 기독교에서는 '청지기'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내가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은 하나님이 맡겨주신 것이며 우리는 그것들을 지키는 청지기 사명을 가졌다고 믿는다. 아이역시 하늘이 맡겨주신 것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하는데 결국 맡겨주신 아이를 내 마음대로 하지 않는 것이 자녀를 대하는 부모의 마음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이는 '하늘에서 내린 것'이 아니라 '하늘로부터 맡은 것'이다. 엄마는 백 년 가까운 인생을 살아갈 한 사람의 인간을 맡고 있을 뿐이다. 더구나 긴 인생의 토대를 만드는 중요한 시기를 맡고 있다.  - p.146


육아도서를 읽을 때마다 항상 반성하게 되고 스스로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를 고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는데 이 책 역시 아빠로서 5년 가까이 지내온 경험들을 돌아보고 좀더 좋은 아빠가 되는 길을 제시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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