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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풀리는 영문법
저자 : 이민호
출판 : 길벗이지톡 201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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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영문법 책을 보게 되었다. 기존의 영문법 교재와의 차이점이라면 당장 써먹을 수 있는 회화 사례들이 많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사례들이 실제 대화에서 사용할 수 있는 사례들이며, 그 사례를 통해 영문법의 기본을 익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책 표지에는 영어 초급자를 위한 최소한의 영문법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최소한의 의미를 오해해서는 안되겠다. 가장 기본적인 내용이라고 보면 되겠고, 역시 영어는 기본실력이 중요하다. 책 뒷표지에는 TV 수강후기에서 발췌한 수강자들의 내용이 나와있는데 재미있고 흥미롭게 공부했다는 평가가 인상적이다.



일단 목차를 보도록 한다. 각 제목들만 보아도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실용적인 예문이 많이 제시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각 레슨별로 진행순서를 살펴보도록 한다. 먼저 핵심만 콕콕 영문법 포인트라는 제목으로 각 주제별로 3~4가지의 포인트를 제시하여 핵심 사항을 제시해 준다.



그리고 나서 앞서 나온 내용을 '실력이 쑥쑥 보너스 영문법'이라는 제목으로 부연설명해 주고 있다. 



핵심사항과 부연설명으로 해당 장의 기초지식을 닦은 뒤에 영어 말하기 연습을 위한 문장들을 제시한다. 대부분 4~5 단어로 구성되는 쉽고 기본적인 문장들이 제시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실전 영어 말하기 코너를 통해 영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어떻게 해야 할지 한글 문장을 제시하고 이를 영어로 번역해보도록 제시한다.



앞서 말한대로 영문법이라고 하면 공식을 외우고 공식에 따라 형태를 변환하는 등 골치아픈 공부라는 인식이 많았는데 이 책을 통해 실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문장을 가지고 문법 공부를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좀더 쉬운 영문법 책을 찾는 영어 기초학습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강의 30% 할인 쿠폰에 책 내지에 포함되어 있으니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교재 내용에 나오는 영어 문장들을 녹음한 mp3 파일은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이용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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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살의 유서
국내도서
저자 : 김은주,세바스티앙 팔레티(Sebastien Faletti) / 문은실역
출판 : 씨앤아이북스 2013.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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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같이 민주주의가 보편화되고 기술이 발달한 시대에 가장 불쌍한 사람은 북한 사람들이 아닐까. 북한 사람들은 나라 이름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지 민주주의의 '민'자에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으며, 기술의 발달은 북한 지도부에서 공개적으로 실험 발표하는 로켓이나 핵실험에만 응용되고 있을 뿐이다. 더 한심한 것은 우리나라에도 그런 북한 지도자들의 미친 행동에 대해 제대로 된 비판을 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현재 20대 후반으로 서울에서 평범한 대학생으로 살고 있지만 그의 어린 시절은 생과 사를 오가는 치열한 생존투쟁을 이어진 삶이었다. 책의 맨 앞에 나오는 프롤로그에는 왜 그녀가 이 책을 쓰게 되었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이 내용을 읽다보면 가슴이 뭉클하고 북한의 인권에 대해 왜 우리나라는 아무말도 하고 있지 않은지에 대해 화가 난다.


우리나라에 2만 5천 여명의 탈북자가 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몇몇 우리나라 정치인은 탈북자를 변절자로 생각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 정치인들을 직접 만난다면 귀싸대기를 갈겨주고 싶다. 또 그 정치인이 속한 정당과 관계자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북한이 정말 제대로 된 나라인가. 몇해전 인터넷의 어느 블로그에서 평양을 방문하고 찍은 사진과 소감을 버젓이 올린 글을 볼 기회가 있었다. 어떤 기회로 갔는지 모르지만 합법적인 방문은 아니었을테고, 그렇게 가고 싶었던 곳이었으면 제발 그곳에서 살다가 죽기를 소망한다.


저자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는 모두 영양실조로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의 장례 후 석조 묘비 대신에 나무 판자로 묘비를 만들었으나 다음 날에 땔감으로 쓰려는 사람에게 도둑맞았다고 한다. 저자의 어머니와 언니도 양식을 구하러 일주일 가까이 집을 비운 사이에 저자는 먹을 것이 없어 유서를 쓰고 '죽을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 때 저자의 나이 열한 살. 먹을 것이 없어 집 장판까지 뜯어서 판 마당에 더 말해서 무엇하랴.


1990년 초부터 많은 아이들이 부모를 잃었다. 대부분이 굶주림 때문이었다. 그 아이들은 거리에 나가 혼자서 살아남는 법을 터득해야 했다. 북한 정권은 이들을 철저한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사람들이 비참한 생활과 굶주림의 희생자가 되어도 나 몰라라 했다.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원조는 군대나 특권층 간부들의 수중으로 들어갔다.  - p.79


북한이 이런 상황인데도 아직도 평화적인 협상을 해야 한다느니, 원조를 해주어야 한다느니 하는 인간말종 정치인들이 있으니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탈북에 성공하여 중국에 갔지만 저자의 가족은 인신매매로 중국인에게 팔리고 강제로 결혼한 중국인은 어머니에게 아이를 낳아달라고 강요한다. 결국 남자아이를 낳았지만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했고, 후에 중국 공안에게 잡혀 북한으로 다시 돌아간다.


그날 밤, 나는 난생처음으로 나의 조국에 분노를 느꼈다. 우리가 북한을 탈출한 데에는 그 어떤 정치적인 이유도 없었다. 우리는 먹을 양식이 없어서 오직 살아남기 위해 중국으로 건너갔을 뿐이다. 김정일과 북한 체제에 반대하는 마음이라고는 조금도 없었고, 정치에 대한 아무런 의식도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그 감옥에서 나는 정치에 눈을 떴다. 마음 속에서 분노가 맹렬하게 끓어올랐다.  - p.138


굶주리다 못해 공개처형 후 시신을 먹는 사람들마저 생기는 북한의 현실. 이러한 어려운 과정을 거쳐 도착한 대한민국의 서울이니 지금 그의 삶이 어떠하겠는가. 북한의 폐쇄적인 정치태도를 알리고 싶은 마음에 책을 쓴 듯 하지만 아직도 이 책을 보아야 할, 북한에 충성을 다하고 있는 사람들은 모른 체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실이 참 아이러니하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아랍의 봄'과 같은 일련의 사건들처럼, 북한의 김씨 일가도 오래지 않아 민중의 저항 운동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어 본다. 아니, 그날은 꼭 오고야 말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는 내가 태어난 아오지에 다시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 p.242


저자의 꿈처럼 통일이 되어 고통받는 북한 사람들과 함께 살 수 있게 될 날을 고대한다. 그 비용이 얼마나 많이 들던지 간에 결국 우리는 한민족이고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이 아닌가. 그 때가 되었을 때 우리 '종북이'들은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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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혁명을 작당하는 공동체 가이드북
국내도서
저자 : 세실 앤드류스 / 강정임역
출판 : 한빛비즈 201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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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를 고르라면 바로 '공동체'라고 할 것이다. 요즘 사회에서 공동체를 찾기란 정말 어렵다. 아파트 같은 층에 사는 사람들과 인사는 제대로 하며 지내는가를 생각하면 바로 답이 나올 것이다. 나만 해도 2006년 결혼과 함께 신혼집으로 이사하면서 떡을 맞춰서 옆집 사람들에게 돌린 뒤로는 한동안 인사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 후로 옆집 사람들이 모두 이사간 뒤에는 아무도 인사를 하며 지내는 사람들이 없었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무색한 현실이다.



저자는 공동체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누가 만들어주는 공동체를 찾기만 할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만들어보라고 조언한다. 독서모임, 스터디 서클 등 다양한 형태의 모임에서 삶을 나누는 사회적 유대야 말로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공동체가 중요한 이유는 사회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출발선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하여 타인과의 대화를 피할 수 없는 장소를 만들라는 조언(p.74)은 인상적이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 사옥을 기획할 때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회사 건물 중앙에 커다란 홀을 만들고 모든 시설이 홀과 연결되어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지역사회나 국가차원에서도 이러한 노력들은 필요해 보인다. 광장, 공원, 노천카페 등 낯선 사람과 대화하여 그들은 배려하는 것은 공공선에 주목하는 문화를 창조하기 위한 근원이 된다(p.76).


저자가 이러한 공동체 운동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경쟁의식 때문이다.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유일한 생존방법이라고 가르치고 또 배우는 문화에 익숙한 우리들은 모든 상황에서 경쟁을 의식한다. 경쟁이 기반이 된 사회에서 상대방은 그저 나의 경쟁상대일 뿐이다. 하지만 경쟁이 아닌 협력이 기반이 된 사회에서 상대방은 동역자이가 동지가 된다. 나의 꿈과 비전을 나누고 함께 이루어갈 동반자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책의 표지에 적힌 부제목도 '행복은 타인으로부터 온다'라고 되어 있다.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지만 실천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책의 저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하나씩 실천하다보면 언젠가는 이루어질 사회모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당장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미친사람' 취급을 당할 것이다. 또는 잘난체 하지 말라는 조언을 듣거나 무시당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닫혀진 사회이며 자기 이익의 유무에 따라 사람과의 네트워크 방식이 달라지는 현실을 살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10여 년 전 일본을 여행하면서 그들의 질서의식과 배려정신에 놀란 적이 있다. 여러가지 경험들이 있었지만 몇가지만 이야기하자면, 먼저 회전문에서 경험한 사례이다. 회전문을 이용할 때 내가 가지고 있는 배려정신은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을 위하여 내가 갈만큼 보다 훨씬 더 회전문이 많이 움직이도록 세게 밀어서 뒷사람이 편리하게 이용하게끔 하는 것이다. 그런 모습을 일본에서 많이 보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회전문을 통과할 때마다 힘차게 밀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느낀 것은 나혼자 밀고 있는 것처럼 상당히 힘들다는 것이었고 언젠가 회전문을 밀면서 뒤를 돌아보는 순간 뒤에 따라오는 사람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밀지도 않는 것이었다.


일반문도 마찬가지이다. 문을 열고 나서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하여 잠시 잡아주는 것이 예의이고, 일본에서는 열이면 열 모든 사람이 그런 배려의 행동을 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시도해 보았다. 그런데 만약 앞사람이 문을 잡아주는 상황이라면 같이 힘들여 잡는 척이라도 하면서 고맙다는 목례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것 아닌가 싶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 거의 대부분은 나가면서 문을 잡아주면 뒤에 따라오는 사람은 그 문틈 사이로 얌체같이 더 빠른 걸음으로 냉큼 통과해 버린다. 순간 앞에서 문 잡아주는 사람만 바보가 되는 것이다. 나는 몇번에 걸쳐 바보가 된 이후에 다시 하던 대로 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뒤에 사람이 다치던 말던 내가 나갈 수 있는 만큼만 열고 세게 닫아버린다. 우리나라에서 길에 걸어가거나 차창을 열어놓고 운전을 하면서 담배를 파우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이 담배연기를 마시건 담배재를 뒤집어쓰건 아랑곳하지 않는다. 책의 저자는 대체로 미국을 비판하고 있는 있다. 하지만 몇명 되지는 않지만 내가 경험한 미국의 중상류층 사람들은 최소한 이렇게 남에게 배려하는 정신은 몸에 배여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배려정신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공동체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멀고도 먼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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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청춘, 문득 떠남
국내도서
저자 : 티어라이너
출판 : 더난출판 201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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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2학년 때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했다. 첫 여행지는 일본이었고 그 다음해 한번 더 일본을 다녀왔다. 두번의 해외여행을 다녀온 뒤로 나중에 취업해서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1년에 한번 이상 해외여행을 다녀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경제적 여유보다는 마음의 여유를 찾기 힘들었던 11년의 세월이 지난 뒤 다시 해외여행에 도전했다. 오랜만에 다시 한번 경험한 해외여행은 중독성에 강해서 그 뒤로 설날이나 추석 연휴에 어김없이 해외여행을 다녀왔고 많게는 1년에 세번을 다녀오기도 했다. 결혼한 이후 7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직 해외여행을 다시 가보지는 못했지만 그 때 다녀왔던 경험들은 내 인생이 큰 자산이 되고 있다. 특히나 혼자 여행을 다녀왔던 몇몇 지역은 남다른 경험을 제공해 주었다.



여행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내세움으로 이 책은 시작된다. 저자는 가수 티어라이너. 그는 여행을 이렇게 정의한다. 


여행은 세상 밖으로의 모험이나 도전이 아니라, 완벽한 자기내면으로의 침잠이다.  - p.8


그가 다녀온 여행 동선은 다음과 같다. 스페인 → 포르투갈 → 모로코 → 스페인. 여행지의 다양한 정보를 알려주는 내용도 있었지만 각 여행지를 다니면서 저자가 느낌 감정이나 개인의견을 표현하는 측면에 더 많았다. 특히 스페인의 다섯번째 마지막 여행지였던 산티아고 델 콤포스텔라의 내용은 대부분이 저자의 작곡 경험을 정리하였다. 화성학을 배운 적도 없고 악보를 그릴 줄도 몰라 기타로 좋은 화음을 발견해도 그 코드를 직접 기입하지 못해 나름대로 별도로 고안한 암호같은 기호로 표시해 둔다는 식의 내용이다. 포르투갈의 네번째 일정이었던 라고스 편도 음악 이야기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나도 음악에 관심이 있어 흥미롭게 읽기는 했지만 여행지와 상관없는 이런 내용들은 여행정보를 알기 위해 보는 사람들에게는 불필요한 내용일 것 같았다.


첫 여행지인 스페인의 마드리드로부터 출발해 스페인의 북서쪽으로 이동한다. 마드리드 인근의 톨레도와 세고비아를 거쳐 바야돌리드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마지막으로 스페인을 떠나 포르투갈로 향한다. 이중 톨레도는 스페인의 과거 수도였다고 하니 고풍스러운 중세도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나중에 개인적으로 스페인을 가게 되면 꼭 가보고 싶은 도시 중의 하나이다. 포트투갈 여행은 첫 여행지인 항구도시 포르투를 시작으로 수도인 리스본, 신트라, 라고스, 파루를 거친다. 포르투에서는 바다를 향해 정처없이 걷는 저자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데 나도 혼자 해외여행을 가게 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무작정 걷는 일이 많았는데 그 때의 내 모습과 교차되었다.


나는 걷는 여행이좋고, 내가 걸어가는 방향이 옳다고 확신했지만 이유는 잘 알지 못했다.  - p.101


파루에서 포르투갈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던 날, 저자는 숙소의 옥상에서 포르투갈 맥주인 슈퍼 복(Super Bock)을 마시며 하늘의 별을 동무삼아 누워 있었다고 한다(p.143). 얼마나 멋진 모습이던가. 여행의 별미야 말고 이런 모습일 것이다. 파루에서 스페인의 세비야로 넘어간 뒤 저자는 모로코로 향한다.



이 여행에서의 가장 특이한 나라는 모로코가 아닐까 싶다. 모로코라고 하면 아프리카에 속해있는 나라라는 정도만 알고 있지 위치라든가 그 나라의 역사에 대해서는 대부분 한국사람이라면 모를 것이다. 위치를 보니 이베리아 반도 바로 아래에 바다로 아프리카 대륙이 위치해 있는데 모로코는 북아프리카 중에서도 가장 북부에 위치해 있었다. 모로코의 마라케시를 지나 사하라 사막에서 저자가 만난 것은 낙타. 사막을 횡단을 위해 탄 낙타는 무리 중에서 가장 빈약해 보이는 낙타였고, 무지막지하게 싸대는 낙타똥 이야기는 재미있었다. 모로코에서의 마지막 여행지인 테투안의 골목 거리거리를 돌아다니며 모로코 여행을 마치고 다시 스페인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스페인의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동쪽 지역을 중심으로 행선지를 선정한 것 같다. 마드리드로 다시 돌아와 출발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대략 10개 도시를 여행한다. 책 초반부에 스페인의 첫 여행지인 마드리드에 도착하여 강도를 만난 이야기를 하면서 차갑고 냉정한 스페인 사람들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한 반면에 남부 안달루시아의 도시들에서는 좋은 추억이 될 만한 경험이 더 많았다고 한다. 아마도 지역 사람들이 고유 성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저자는 약 두달 간 세 나라로 해외여행을 하면서 대략 그 정도 기간의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하고 있는데 경청해 볼 만하다.


여행 계획에 키를 쥐고 컨트롤하고 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여행 전에 치밀하게 일정을 짜서 계획한 대로만 다니다 보면 어느 순간 여행을 즐기기보다는 시간에, 여행에 조종당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상황에 맞춰 일정을 늘이거나 줄이고, 때로는 뒤집거나 건너뛰며 기분도 내고 여행을 능동적으로 조절하고 선택할 필요가 있다.  - p.286


책 본문의 어느 곳엔가, 그리고 책 마지막의 후기에서 저자는 본인을 '한량'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대략 뜻은 알고 있었지만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돈 잘 쓰고 잘 노는 사람'이라고 되어 있었다. 책을 읽는 도중에도, 그리고 책을 덮은 후에도 저자가 자신을 한량이라고 표현한 것에 동의하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서민층을 차지하는 직장인들은 해외여행을 꿈꾸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 말이다. 요즘에야 주5일 근무가 많아져서 주말에 해외여행을 짧게나마 다녀오는 사례들이 많았고 나 역시 그런 혜택을 보곤 했지만 좀더 여유롭게 살아야 할 40대가 된 이후로 생계활동에 치여서 해외여행은 꿈도 못꾸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가 부럽기도 하고, 나도 한량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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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라는 타이포그래피. 언제부턴지는 모르겠지만 꽤 오래전부터 이 모양이었던 것 같다. 샘터를 읽어본 것이 몇년만인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 오늘 나는 샘터의 최근호를 읽고 글을 남긴다. 



오랜만에 샘터를 읽으면서 갖게 된 첫 느낌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다. 직접 쓴 본인의 글을 통해서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 사람인지를 알려주는 경우도 있고, 인터뷰 기사를 통해 그 사람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소개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기사에도 사람 사는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박인비, 유소연, 박태환, 손연재 등 우리가 익히 들어 알만한 스포츠선수들의 상담을 해준 스포츠심리학자인 조수경 박사의 인터뷰 기사에서 상담은 상대방의 가능성을 파악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구아바? 구아바!≫의 저자이기도 한 이기현 님은 충북 음성에서 구아바농장을 세우고 한국형 구아바를 생산하기까지 수년간을 아무 수익없이 노력하여 결실을 본 주인공이다. 열대작물인 구아바와 다르게 농장에서 키우는 구아바는 완전히 다른 종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결과를 만들게 된 것은 끈기와 노력, 혼과 기를 다한 노력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이 인터뷰 기사를 통해 노력한 만큼 주어지는 결실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청주두꺼비생태공원이라는 아이들과 함께 가족끼리 방문해 볼 만한 곳을 알게 되었고, 고야의 1797년도 작품인 <검은 공작부인>에 얽힌 일화도 흥미롭게 읽었다. 얼마전 작고한 최인호 작가가 샘터를 통해 소설을 연재했었다는 사실도 상기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깊고 푸른 밤≫을 통해 최인호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하게 되었고, '해신'이나 '상도'같은 역사 소설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도 인상적으로 본 기억이 난다. 좀더 오래 사셔서 좋은 작품을 남겨주셨으면 좋았겠다는 생각과 함께 고인을 명복을 다시 한번 빌어본다.


샘터를 구성하고 있는 내용들을 읽다보면 독자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독자들이 직접 참여한 글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곳곳에 숨어있는 퀴즈와 앙케이트 등을 통해 참여를 유도하려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좋은 잡지의 1년 구독료가 1년에 25,000원이라니. 구미가 당기지는 않으신가.


다음 12월호를 읽고 다시 리뷰를 남기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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