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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경영
국내도서
저자 : 박신의
출판 : 이음스토리 2013.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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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업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음악을 좋아해 하나둘 사모으던 CD가 결혼 전인 2006년 말까지 2000장 정도로 수집되었고, 90년대 말부터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음악방송을 할 수 있는 이곳저곳의 사이트에서 내가 가진 CD로 음악방송을 진행하였다. 지금은 없어진 아시아뮤직넷이라는 사이트에서는 스튜디오에 직접 가서 프로듀서와 함께 직접 음악 방송을 녹음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팟캐스트의 원조격인 서비스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2005년 경영정보 전공으로 대학원 박사과정에 입학했을 때도 한학기에 한두과목 정도는 문화산업경영학과의 이벤트경영, 축제경영 등의 전공과목들을 들으며 관련 지식을 업데이트해갔다. 그러다가 2006년 말에 연예인 매니지먼트 회사에서 일하게 되면서 실무까지 경험해 보는 기회도 가지게 되었다. 지금은 이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는 않지만 문화산업이라는 다소 광범위한 산업에 대해 늘 동경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편이다.


그러던 차에 이 '문화예술경영'이라는 책을 통해 문화산업보다 더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분야의 경영에 대해 접하게 되었다. 책의 부제목에서 언급된 것처럼 문화예술경영을 하나의 경영이자 학문으로 본다면 정말 극단적인 형태의 '복합학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추구하는 예술 내지는 문화와, 수익성을 추구하는 경영학의 만남은 좌뇌와 우뇌의 만남, 이성과 감성의 만남과 같이 극단적인 결합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책은 그와같은 허구적인 이미지를 가질 수 밖에 없는 문화예술경영이라는 분야가 문화와 경영이 적절하게 버무려져서 화학적인 결합을 통해 완성된 형태를 지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아쉽게도 전체적인 사고의 틀은 일관성이 있지만 책 자체가 저자가 쓴 논문을 선별적으로 모아서 편집한 것이라 각 장마다 스토리의 연계성이 조금은 떨어지고 있다. 또한 폰트가 너무 작아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이 책을 읽을 때의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역시 3장 예술에서의 바이럴 마케팅이다. 웹2.0을 표방하는 1인미디어, 소셜미디어가 2005년 이후 등장하여 발전해오면서 기업들이 가장 많이 활용한 분야는 역시 마케팅일 것이다. 문화예술경영에서도 충분히 활용되고 있으며, 책에서는 그 일부 사례들을 논하고 있다.


2장과 3장의 일부에서 폐산업시설을 활용하여 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한 사례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이나 지역에서 적용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공연장, 체험공간 등을 연계하여 새로운 복합산업의 사례로 발전시켜 지역경제도 다시 활성화시키면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다른 장의 책들도 '논문 모음집'이라는 성격 답지 않게 흥미롭게 기술되어 있다. 물론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이상 처음 듣는 용어나 정책들이 낯설게 느껴지는 부분도 없지 않지만 전후 문맥이나 각주를 통해 어느정도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실제 기업에서 마케팅이나 사회공헌 분야의 일을 하시는 분이나 문화예술 분야에서 일하면서 새로운 수익사업을 기획하시는 분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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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체험과 예술교육
국내도서
저자 : 전미숙,남인우,곽덕주,정연심,최우정
출판 : 이음스토리 201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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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란 배부른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문화라고 이야기되곤 한다. 물론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지금 당장 먹을 음식과 잘 곳이 없는 사람에게 예술을 이야기하는 것은 사치일 뿐이다. 그렇다면 예술교육도 마찬가지로 돈 있는 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교육일까. 흔히 예술교육은 음악이나 미술 등 예술로 구분되는 것들을 가르치고 공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예술교육은 그 차원을 넘어선다.



자녀교육을 이야기할 때마다 창의성이 화두에 오르는 요즘 이 책에서는 '창의예술교육'을 소개하고 있다. 책의 머리말에 따르면 창의예술교육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누릴 수 있게 하는, 자신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감수성과 상상력과 공감능력을 키워주는 교육


이 책에서 말하는 예술교육은 '보통사람을 위한 예술교육'을 지향한다. 즉 세상에 대한 사람들의 지각 방식을 변화시키거나 그 지각력을 더욱 민감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p.17). 책의 1장에서 소개하는 두 가지 사례가 조금은 충격적이다. 저자의 친구가 독일 유학 시절 딸을 피아노 학원에 보냈는데 6개월이 지나도록 건반 하나 제대로 두드리지 못하는 것을 보고 항의를 하러 학원에 갔다고 한다. 그런데 그 피아노 학원에서는 하루 종일 음악을 틀어놓고 놀려 시간을 보내더라는 것이다. '도'라는 음을 체험하고 익히는 데에만 한달 이상의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다니자마자 몇달 내로 바이엘을 마치는 우리나라의 피아노 교육과 비교해 볼 때 너무 대조적인 방법이 아닐 수 없다. 즉 예술교육이란 예술 그 자체를 잘하려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보통사람들의 교육교육과 전인교육은 물론이고 예술의 진정한 의미와 역할을 이해하고 몸소 예술을 체험하고 느끼는 교육을 말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사례는 저자가 근무하는 대학의 음악대학 교수에게 대학입시 실기시험이 어떻게 치러지느냐에 대해 질문한 것에 대한 답변이다. 그 동료 교수는 학생 한 명당 3분 동안의 연주를 듣고 판단한다고 답변했다. 즉 잠재력이 아닌 현재 수행능력만을 보고 선발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예쑬 교육의 큰 문제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책은 여러가지 예술 분야를 각 장마다 할애하여 미적체험과 연계된 예술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책은 총 7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과 6장은 서울대 곽덕주 교수가 쓴 글로 미적체험과 예술교육에 대한 서론과 결론에 해당하는 장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7장은 교육에 참가했던 참가자들의 후기를 짧게 엮은 장이다. 2장부터 5장까지는 각 예술 분야별로 미적체험을 연계하고 있다. 2장은 연극예술, 3장은 시각예술, 4장은 음악예술, 5장은 무용예술로 나누어 각 분야 전문가들에 의해 집필되어 있다.


다양한 분야의 예술 장르를 통해 그 예술의 가치를 몸소 체험하고 활동중심교육, 과정중심교육, 탐구중심교육, 협동중심교육 등 4가지의 방법적 원리를 단계별로 잘 배치하여 수업을 구조화하여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예술가교사가 지향하는 창의예술교육의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먼저 교사가 개인적인 성찰과 끊임없는 시행착오의 경험적 노력이 요구된다(p.182)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예술교육이 단지 직업적인 훈련이라기보다 인간으로서 하나의 성장과정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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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물리학
국내도서
저자 : 베리 파커(Barry Parker) / 김은영역
출판 : 북로드 2015.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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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물리학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독자들이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있으리라고 저자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원자폭탄을 쉽게 떠올릴 수도 있겠고 그 밖에 레이더, 뢴트겐이 발명한 X선 등이 전쟁과 물리학의 연관성을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이러한 연관성을 고대의 전쟁에서부터 비교적 최근의 이야기까지 흥미진진하게 언급하고 있다. 단지 물리학과 전쟁이라는 키워드를 사용했을 뿐이지 이것은 역사책으로 분류해도 좋을 것 같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저자는 역사가 전공일까 물리학이 전공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저자소개를 보니 대학에서 30여 년동안 물리학과 천문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과학적 지식을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책들이 많이 저술한 분이라고 소개되고 있다. 책의 앞부분에 저자는 이 책의 성격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이 책은 물리학의 거의 모든 갈래를 다루면서 군사적으로 어떻게 응용됐는가를 보여준다. 또한 인간이 처음 만든 활과 화살부터 전자를 거쳐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에 이르기까지 전쟁의 역사를 개괄한다.  - p.15


본론의 첫장이라고 할 수 있는 2장에서는 '전차'를 소개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 전차가 무슨 물리학과 관련이 있을까 싶었지만 곧바로 좀더 신무기로 구리나 청동을 지나 철이 사용되는 과정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소개한다. 전차를 전략무기로 사용한 아시리아가 사라지고 그리스에서는 과학이라는 학문이 태동하면서 물리학으로부터 탄생한 신무기가 등장한다. 바로 노포, 대형 투석기, 공성 투석기 등이다. 힘, 운동, 에너지 등의 개념이 무기 제작에 활용하면서 본격적으로 물리학이 전쟁에 활용된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3장은 이를 좀더 물리학의 이론적 관점에서 부연설명하고 있다.


4장은 로마제국의 사례와 로마 멸망 이후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영국에서 사용한 장궁에 대해서 몇페이지에 걸쳐서 소개하고 있다. 좀더 현대 물리학과 근접한 사례는 5장부터 소개되고 있다. 바로 화약과 대포, 그리고 총이다. 8장은 산업혁명이 주제로 언급되는데 산업혁명이 무슨 전쟁과 관련있을까 생각도 들었지만 산업혁명의 기원이 프랑스혁명까지 거슬러 간다고 본 저자는 당시 루이 14세와 바티스트 콜베르의 관계를 이야기하면서 당시 유럽 정복을 위한 준비와 몰락 과정을 소개한다. 영국의 산업혁명을 이야기할 때 보통 증기기관을 많이 언급하지만 책에서는 존 윌킨슨 사람이 만든 개량된 대포 사례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전쟁이라고 하면 나폴레옹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나폴레옹 이야기는 9장에서 언급되고 있는데 드디어 '전기'의 개념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옴의 법칙이라든가 전류를 측정하는 단위인 암페어 등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점점 내용이 어려워질 것 같은 예감이 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나같은 인문계 출신들도 대략 10장까지는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지만 11장부터는 부분적으로 난이도가 느껴졌다. 하지만 어렵다는 느낌보다는 새로운 지식을 많이 얻게 되었다고 생각된다. 그동안 들어만 보고 명확히 개념을 정의하기 어려웠던 용어나 이론들에 대해서 실제 사례(물론 전쟁 사례)와 함께 언급되다보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잠수함 개발 초기에는 사람들이 직접 손으로 프로펠러를 돌렸다(p.367)고 하는 이야기처럼 가끔은 웃을 수 있는 내용도 등장한다.


지난 개정된 도서정가제 시작 전에 할인판매되는 도서로 로마에 대한 책과 1,2차 세계대전에 관한 책들을 여러 권 사두었는데 아직 읽지 못하고 있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나중에 역사책을 볼 때도 좀더 유익하게 읽을 수 있는 기초지식을 쌓게 되었다고 생각된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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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질문 새로운 답변
국내도서
저자 : 조계완
출판 : 앨피 2014.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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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거인들의 거의 모든 경제 이야기'라는 부제목이 붙었기에 '경제'에 관한 책이겠구나 생각했는데 목차를 보고 내용을 읽어보니 경제 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철학, 도덕 등 각 분야의 다양한 내용들이 정리되어 있었다. 특히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이 그동안 했던 말들이 인용되고 그것들이 종합적으로 분석되면서 독자들에게 상당히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도록 구성하였다.



인용한 문헌을 시대별로 구분해 보아도 고전에 속할 만한 책에서부터 비교적 최근의 책인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의 문헌들이 인용된다. 여러가지 책들의 인용과 압축된 내용을 읽다보면 저자의 다방면의 식견에 감탄하게 된다. 그만큼 내용이 쉽지 않은 책이라 다시 한번 읽으면서 내용을 곱씹어 보고 싶은 책이다.


1부에서 5부까지 총 다섯 개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의 1부는 '시장·개인·경쟁'이라는 주제를 정리하고 있다. 이성, 인간행동, 교환, 시장 등 경제학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들을 중심으로 여러 저서들과 이론들을 현실에 맞게 적용해 주고 있다. 2부는 '민주주의·집단·윤리'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불평등, 협력, 규범, 분배 등에 대해 정리해 주고 있다. 2부는 '발전·제도·통제'라는 주제로 자본주의, 기업, 생산함수 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4부는 '이데올로기·과학·정치'에 대해서, 5부는 '역사·지식·행복'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목차만 읽어보아도 참 다방면의 지식을 다루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하지만 워낙 다양한 사람들의 말들이 제시되면서 다소 산만하기도 하고, 인용문헌의 서지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책 뒤에 나오는 참고문헌을 찾다보면 시선을 이리저리로 옮겨야 하는 불편함도 느끼게 된다. 차라리 참고문헌을 각주로 처리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800페이지에 달하는 두께의 책이 그런 면에서 책을 읽는 내내 상당히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두께가 있다보니 가지고 다니면서 지하철에서 읽을 수는 없었고 책상에서 앉아서 읽어야 집중할 수 있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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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화
국내도서
저자 : 김용운
출판 : 맥스미디어 201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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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여 페이지가 되는 책의 두께는 큰 부담이 되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다보면 그 내용의 방대함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책이었다. 일단 책의 제목부터 정리하자만 제목의 풍수화에서 '풍'은 우리나라를 상징하며, '수'는 중국, '화'는 일본을 상징한다. 동북아시아에서 인접해있지만 서로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부분이 많아 가까이하기에는 먼 이웃들이 바로 중국과 일본이 아닐까. 저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삼국의 갈등관계의 원인과 앞으로의 해결방안을 예측하는 방대한 작업의 결과를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책의 처음은 백강전투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백강전투란 663년 나당연합군에 맞저 백제와 왜의 연합군이 벌인 전투를 말한다. 이 백강전투를 이해하지 않고 현재의 한중일 삼국 구도를 이해하기는 어렵다고 단언한다. 책에 따르면 이 전투를 끝으로 멸망한 백제의 유민들이 일본 열도로 건너가 신생국 일본을 발전시키기 위해 하나로 뭉치자는 의도로 일본으로 융화되었으며 일부 고구려 유민도 일본으로 건너갔다고 한다(p.53).


백강전투 후 668년 고구려가 멸망한 뒤에 고구려 왕족이었던 대조영이 발해를 건국한 뒤에 발해와 일본이 연합하여 신라와 대립하게되는 역학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저자는 삼국시대를 종결한 신라의 통일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신라의 통일로 인해 한반도는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사이에 끼어 자주적인 국방의식과 해외진출 의욕을 퇴화시켰다(p.66)고 평가한다. 여기서 해양세력은 일본이고 대륙세력은 중국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한중일 삼국의 지정학적 틀이 확정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이 백강전투로부터 시작한 한중일 삼국간의 관계가 현재 한반도의 지정학과 한민족의 원형이 결정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한반도에는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하나 남아있다. 바로 북한 문제다. 저자가 생각하는 북한은 공산주의의 외피만 입었을 뿐 우리와 같은 조선적 원형을 지니고 있으며, 다만 주변국의 틈에서 게릴라식 전략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북한에 대한 평가는 이후 4장의 한중일의 근대화 부분에서 일본의 천황제와 주체사상을 비교(p.399)하는 것으로 정점을 찍고 있다. 사이비 종교화 되어 버린 북한의 김일성 주체사상과 일본의 천황주의가 비교된다는 것이 참 코미디스럽기까지 하다.


중국 문화가 한국과 일본에 끼친 영향은 압도적이었지만 여전히 한중일은 언어만큼 다른 고유의 문명 세계를 형성하고 있다. 유럽인이 하나의 알파벳과 기독교로 일체감을 느끼는 것과는 다르다.  - p.107


한중일은 한자를 쓰고 지정학적 위치도 근접해 있어 같은 문화권이라고도 하지만 사실 전혀 다른 문화적 원형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고대로부터 의식주나 생활양식이 전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저자가 주장하려는 원형사관에 대해 논의가 시작한다. 책에서 말하는 원형(原型)은 융이 말하는 원형(元型)과는 의미가 분명히 다르다(p.115)고 한다. 이와 함께 새뮤얼 헌팅턴, 루스 베네딕트(국화와 칼의 저자) 등의 말을 인용하면서 저자는 원형 및 원형사관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민족은 원형과 언어로 묶인 유기체로서 민족적 역사체험이 원형과 언어에 다시 반영된다. 원형사관은 개인에 관한 정신분석적 작업을 언어와 역사를 지닌 민족 차원으로 확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민족의 의식구조와 사유 방법은 인식하게 하고, '되풀이되는 역사'에서 패턴을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원형사관은 국가와 민족의 미래 진로 결정에 개입하는 미래학과도 연관된다.  - p.118


한중일 삼국의 원형을 이해하기 위해 고대 언어에서부터 의식구조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다방면의 접근을 시도한다. 또한 한중일의 동북아 삼국의 원형을 이해하기 위해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 세계 인류 문명의 기원으로부터 시작하여 국제관계와 외교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지식을 압축하고 있다. 


끝으로 한중일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면서 각 국마다 오리엔탈리즘과 패궈주의가 결합한 형태의 자기문화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세계평화를 위해 무력을 개입시키지 않고 문화를 강조하는 사상을 바람직한 노선으로 제시한다. 바로 우리나라의 동방예의지국 사상이다. 마지막으로 외교관계에 있어서 독특한 주장을 하며 끝을 맺고 있다. 즉 '한반도 문제의 최종 해결'을 위해 반도시 필요한 세가지로 한반도 영세중립, 한반도 비핵화, 동북아 공동체를 주장하고 있다(p.514). 여기서 독특하게 느껴지는 것은 한반도 영세중립국 선언이다. 과연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홍익인간, 동방예의지국 사상 등 한민족만의 고유의 철학으로 국격을 높이는 우리나라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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