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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돈이 아닌 사람을 번다
국내도서
저자 : 신동준
출판 : 위즈덤하우스 2013.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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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집에 위인전집이나 명작동화세트 같은 전집류는 꽤 있었는데 아버지는 나에게 서점에서 책을 사주신 적이 몇번 있었다. 중고등학교 선생님이셨던 아버지가 사주셨던 책으로 채근담, 명심보감, 탈무드 등이 기억난다. 이제 읽은 <채근담, 돈이 아닌 사람을 번다>라는 책을 보니 불현듯 그 시절에 아버지가 사주셨던 책들이 떠올랐다. 어린시절이었기 때문에 완역본은 아니었고 그림이 곁들여진 어린이용 도서였지만 그냥 좋은 말이구나 하고 넘어가는 정도였지 내 삶의 이정표라든가 행동의 지침으로 삼아야겠다는 결단은 없었다.


이 책은 동양고전의 쉽게 풀이한 책을 많이 출간하고 계신 신동준님이 쓰신 책이다. 책의 본문은 채근담의 한 구절을 인용하여 그 구절에 담긴 의미를 풀이하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특징이라고 한다면 그 풀이의 방법이 채근담 이외의 다양한 동양고전에서 실제 사례를 기본으로 했다는 점이다. 책에서는 주로 <사기>, <맹자>, <주역> 등의 중국 고전의 사례를 인용했으며 그 시대도 수당시대부터 명청시대까지 꽤 긴 역사를 아우르는 폭넓은 상식을 갖게 도와 주고 있다.



어린 시절에 채근담을 읽으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고 실제 읽어봐서 그런지 몰라서 채근담이라고 하면 어린이 도덕 교과서 정도로 쉬운 책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한마디로 채근담이라는 책은 만만히 볼 책은 아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인용부분을 정말 쉽게 풀이해서 그런지 몰라서 책을 다 읽은 느낌은 채근담 본문 자체는 해석하고 적용하기가 참 어렵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책은 전체 다섯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3분, 귀3분, 양3분, 대3분, 감3분 등 생소한 용어로 각각의 제목을 삼고 있다. 각각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p.15 들어가는 글 인용]


여3분(與三分) : 높은 명성과 뛰어난 절개의 3할을 남에게 넘겨준다.

귀3분(歸三分) : 세인의 손가락질을 받는 욕된 행실과 오명의 3할을 자신이 뒤집어쓴다.

양3분(讓三分) : 큰 공을 세웠을 때 3할의 공덕을 주변 사람에게 돌린다.

대3분(帶三分) : 사람을 사귈 때 3할의 의협심을 지니고 친교를 맺는다.

감3분(減三分) : 큰 이익이나 이윤을 남겼을 때 3할을 덜어내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준다.


이 다섯개 항목에서 공통적으로 흐르는 정신은 '배려'가 아닐까 생각한다. 자신의 공과 이익은 남과 같이 나누고 다른 사람이 받게 된 지탄의 일부를 내가 뒤집어쓰는 것은 결국 배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책의 제목은 돈이 아니라 사람을 벌 수 있다는 내용으로 정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고금을 막론하고 부귀공명은 스스로 찾으면 찾을수록 멀어진다. 저절로다가오게 하는 비결은 부귀공명에 얽매이지 않는 삶을 사는 데 있다. 부귀공명에 연연하지 않고 '인의'를 행해야만 군자가 될 수 있다.  - p.27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더욱 열심히 정진하는 자만이 성공할 수 있다.  - p.35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세상이라지만 결국 모든 일을 자신의 공으로 돌리게 되면 군자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사소한 일이 일희일비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자신의 비전을 꾸준한 노력으로 성취하는 자가 군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이 순조롭게 풀려나갈지라도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되고, 역경에 처했을 때도 자포자기해서는 안된다. 실패를 성공의 디딤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것도 한때이고, 꽃이 활짝 피는 것도 한철이다. 긴 호흡으로 앞을 멀리 내다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 p.76


군자는 자신을 낮추고 소인을 자신을 높인다. 자신이 세운 공이라도 함부로 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남을 세워주는 자가 군자라고 할 수 있다. 


군자는 자신의 뛰어난 재능을 마치 귀한 구슬을 깊이 감추어 내보이지 않듯이 세상에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음덕(陰德)을 쌓기 위해 그런 것이다. 감추어놓은 재주는 그대로 덕이 되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변 사람들을 교화한다. 정반대로 소인은 하찮은 재주를 쉽게 드려내며 우쭐댄다. 겉으로 드러나는 양덕(陽德)을 쌓고자 하는 것이다.  - p.95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잘난 맛에 살고 있는가. 페이스북 등의 SNS가 이런 마인드를 더 부추기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채근담은 겸손과 존경을 가르치고 있다. 결혼하여 가정을 꾸린 사람들에게는 채근담의 이 구절은 명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인용해 본다.


집안의 사람에게 허물이 있으면 몹시 화를 내서도 안 되고, 가볍게 넘겨서도 안 된다. 직접 말하기 힘들면 다른 일로 비유해 은근히 풍자하라. 오늘 깨닫지 못하면 내일을 기다려 다시 훈계하라. 봄바람이 언 땅을 녹이고, 따뜻한 기운이 얼음을 녹이듯 해야 한다. 그래야 가정의 모범이 될 수 있다.  - p.143


이 구절에서는 당나라 말기의 대종 이예의 딸인 승평공주의 예를 들고 있다. 승평공주는 커다란 무공을 세운 곽자의의 여섯번째 아들인 곽난에게 시집을 갔는데 집안 일로 부부싸움을 하게 되었다. 남편인 곽난은 승평공주에게 이렇게 화를 낸다. "당신의 아버지가 황제라고 대단하게 생각하지 말라! 나의 아버지도 마음만 먹었다면 능히 황제가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이말을 들은 승평공주는 곧바로 궁궐로 가서 아버지에게 고자질을 했다. 하지만 아버지 대종은 이렇게 말한다. "사실 곽자의가 황제가 되고 싶었다면, 이미 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는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그리했다면 천하가 어지 우리 것이 될 수 있었겠느냐!" 이 사실을 듣게 된 곽자의는 아들을 가두고 집안의 법도로 다스리려 하자 승평공주는 크게 놀라 시아버지에게 빌어야만 했다. 황제의 딸인 며느리를 면전에서 힐난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 이 행동은 바로 채근담에서 말하는 은근한 풍자 계책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의 승패 역시 궁극적으로는 돈과 지위 등으로 포장된 겉모습 뿐인 인간관계는 아닌지, 아니면 '속살'로 연결된 훈훈한 인간관계인지 여부에 따라 판정날 수밖에 없다. 주변 사람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 발 벗고 나서 상대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상대를 나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이용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내가 상대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여부를 먼저 생각하는게 요체다.  - p.291


저자가 책에서 인용한 사례는 두고두고 곱씹어 보고 삶에 적용해 볼만한 이야기로 넘쳐난다. 한편으로 저자의 박학한 지식에 놀라기도 한다. 채근담을 읽어본 분들에게는 좀더 다양한 사례로 이해의 깊이를 더할 수 있으며, 읽어보지 않은 분들은 채근담에서 이야기하는 군자의 마음가짐과 행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현대인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으로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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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쉬게 하라
국내도서
저자 : 시라토리 하루히코 / 정은지역
출판 : 토네이도 2013.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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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가지 잡동사니 같은 생각이 머리 속을 뒤죽박죽 뒤섞어 놓는다. 하던 일이나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게도 하고 때로는 잠을 이루지 못하게도 한다. 그 모든 생각의 근원은 '지식'으로부터 나온다. 우리가 모르는 것은 생각할 수 없듯이 우리가 아는 것을 기반으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피어난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다는 것이 진짜 사실일까. 이 세상에 있는 많은 지식 중에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은 지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따라서 지식보다 더 중요하고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비움'으로부터 얻어지는 지혜이다. 우리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 생각을 없앨 수는 없다. 우리가 생각을 쉬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머리를 차지하고 있는 생각을 '교체'하는 것이다. 이 책은 머리 속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생각으로부터 쉼을 얻기 위해 생각을 교체하라고 조언한다. 



책의 저자 시라토리 하루히코는 생각을 교체하기 위한 방법을 붓다의 명언들을 이해함으로써 찾고자 했다. 따라서 책의 내용은 수타니파타를 비롯한 이 세상에서 붓다가 남긴 발자취와 문장들을 해설하여 혼란스러운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세상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고자 한다. 머리말에서 저자가 말한대로 붓다는 고통과 욕심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해방시킨 남자가 아니던가.


두려움을 안고 사는 인생은 매 순간을 격류와 씨름하며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비록 내가 타고 있는 배가 풍랑에 흔들리더라도 너울거리는 물살 저편에 물보라 한 방울도 닿지 않은 평온한 모래톱이 있음을 기억하라.  p.24


사실 이런 짤막한 문구들이 나열된 책들은 한꺼번에 읽기에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조금씩 몇페이지씩 읽어가며 명상과 성찰을 통해 삶에 적용해 보는 경험이 필요해 보인다. 어찌보면 일상생활에서 들어봄직한 말들이 많지만 깊이 생각해 보면 내 지금 상태를 정말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너무 많은 생각에 사로잡혀 허우적거리는 나를 질타하고 있기도 하고 또 부드럽게 어루만져주기도 한다.


붓다의 말에서 가져온 내용이다보니 인간의 삶에 대해 바라보는 관점에 불교 색채가 가득하다. 불교는 나 스스로 해탈과 구원을 얻고자 하는 종교가 아닐까. 책의 곳곳에 나오는 내용들은 남에게 책임을 돌리지 말고 나 스스로 해결하라는 말들로 고통의 해법을 제안하고 있다. "고통의 원인이 우리에게 있는 것처럼 고통에 대한 책임도 우리 자신에게 있다.(p.30)", "타인이 우리를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일은 불가능하다. 스스로 깨끗해지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p.26)", "당신의 가치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규정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p.53)",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곳은 오직 스스로의 마음 뿐이다.(p.74)"


때로는 기독교적 색채가 느껴지는 대목도 있다. 기독교에서는 재물이건 자녀건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이 내 것이 아니고 세상에서 잠시 내가 맡아서 관리하고 있다는 '청지기' 정신을 강조한다. 종교의 깊은 깨달음을 결국 맞닿아 있는 것인가. 수타니파타 1장에 나온다는 말을 인용해 본다.


재산이 내 것이라고 여기는 마음에서 집착은 시작된다. 아이가 내 아이라고 여기는 마음에서 집착은 시작된다. 왜 재산이, 왜 아이가 당신 것인가? 당신 자신조차 당신 것이 아니거늘.  - p.31


실천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럴싸한 말을 늘어놓아도 스스로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는 단지 한심한 게으름뱅이에 지나지 않는다.(p.55)", "가르침을 받은 대로 행동하라. 그러면 고통도 사라진다.(p.46)", 


비교하지 말라는 조언들도 인상적이다. "자신의 손에 주어진 것을 보지 않고 다른 사람의 손에 쥔 것만 부러워한다면 당신은 불행해지는 가장 쉬운 방법을 택한 것이다.(p.59)", "마음이 동요되지 않으려면 일체의 비교와 평가를 삼가라(p.45)"


목이 마르면 물을 직접 찾아나서야 한다. 저 멀리 지평선 뒤에 숨은 오아시스 타령을 하는 자보다 발 아래 땅을 파는 사람이 물을 얻을 수 있다.  - p.43


책은 전체 1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매 장 앞부분은 붓다의 명언을 해설하기 전에 저자가 해당 주제에 대한 에세이 형태의 글을 2~3페이지에 걸쳐 싣고 있다. 본문에 있는 말들도 좋지만 저자가 각 장 앞에 쓴 내용도 좋은 것들이 참 많다. 많은 깨달음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해 주지면 한편으로 식상해 보이는 잠언 문구들이 마음에 와닿으려면 조금은 열린 마음가짐이 필요해 보인다.


향기로운 나무를 감싸고 있는 잎이 그 향기를 온 천지에 퍼뜨리는 것처럼 선한 향기를 지닌 사람과 가까이 하라.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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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 포인트 Killing Point
국내도서
저자 : 유재하
출판 : 북하우스 2013.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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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라는 단어가 난무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우리에게 숨겨져 있는 창의력과 기획력을 찾아보자는 욕구가 있지 않을까 싶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기획력과 통찰력을 무엇으로부터 나오는가. 저자는 킬링 포인트는 찾는 것으로 출발하고 있다. 저자가 현업에서 26년간 기획과 프리젠테이션으로 쌓은 노하우를 책을 통해서 전하고 있으니 한 단어로 요약한 것이 바로 책 제목과 같은 '킬링 포인트'이다.



킬링 포인트는 말그대로 '죽여주는' 포인트이되 핵심은 나와 상대 모두를 '살리는' 포인트이다(p.14). 같은 내용이라도 더 간결하고 더 전략적으로 풀어내는 설득의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p.22). 저자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킬링 포인트의 8가지 원칙으로 이 책의 내용을 시작한다. 8가지 원칙 중 첫번째로 제시한 것은 '감성'이다. 


모든 선택은 감정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논리의 변별력이 덜할 때는 말이다. (중략) '설득' 하면 흔히 '논리'와 '이성'만을 떠올린다. 그래서 각종 데이터와 소비자 조사가 난무하는 기획안에, 목청을 높이며 마치 웅변하듯 딱딱한 프레젠테이션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감성'이다. (중략) 논리적인 내용물을 어떤 '감성코드'에 담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 pp.27~28


감성의 킬링 포인트와 함께 제안한 8가지 킬링 포인트는 사고유형별 킬링 포인트, 우선순위의 킬링 포인트, 문제분석의 킬링포인트, 소비자분석의 킬링 포인트, 설득의 킬링 포인트, 차별화의 킬링 포인트, 기획마인드의 킬링 포인트 등이다.


문제분석의 킬링 포인트도 인상적이다. 문제는 보는 관점에 따라서 다르게 보인다는 것이다. 킬링 포인트를 찾기 위해서는 먼저 문제의 핵심정보를 찾아야 한다. 남들이 다 아는 뻔한 정보로는 킬링 포인트를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경쟁사보다 '더' 규모가 크고, '더' 캠페인을 많이 했고, '더'잘 모시겠다는 식의 'better' 전략으로는 유일한 회사로 보일 수 없다. 그 외의 것이 필요하다. 나만의 킬링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  - p.74


남과 다른 포인트를 찾아내기 위해서 세가지 저자만의 방법을 제안하는데 하나는 대형서점에 가는 것이고 또 하나는 주제를 정하지 않고 수다를 떠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상과 음악을 즐기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모두 내 스타일의 방법들이다. 대형 서점에 가는 이유로 문제를 풀기 위함이 아니라 휴식하기 위함이라는 저자의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나는 절대 문제를 풀려고 서점에 가지 않는다. 대신 휴식을 하러 간다. 그런 마음으로 편안하게 이 책 저 책 훑어보는데, 특히 평소에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 분야, 예를 들면 요리, 육아, 만화책 등의 코너에서부터 음반 코너를 거쳐 미치게 좋아하는 문구 코너를 돌아다니며 서점여행을 한다. 그러다보면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머릿속에 넣어놓았던 것들이 책들과 스파크를 일으키면서 인사이트가 반짝거리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 p.83


설득의 킬링 포인트에서는 '공감'이라는 단어를 강조한다. 결국 기획이란 일방적인 설득이 아니라 나의 아이디어에 클라이언트와 소비자가 공감하게 만드는 것이다(p.103). 차별화의 킬링 포인트에서는 비교의 함정에 빠지지 말라고 조언한다. 기획자의 일이 늘 '경쟁' 속에 있다보니 '비교'의 함정에 빠지기 쉬운데 "경쟁하지 말고 창조하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Part 2에서는 킬링 포인트를 찾아내는 아이디어 발상법이라는 주제로 다섯 가지 중요 키워드를 제시하고 있다. Part 3은 킬링 포인트를 만드는 사람, 즉 '킬링 포인터로 진화하라'라는 주제로 성공 기획자가 되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을 제안하고 있으며, Part 4에서는 실제 우리 주변에서 유행했던 광고 사례를 통해 실제 기획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실제로 경험했던 이야기들을 소설과 같이 풀어내고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아쉬운 점은 책을 읽는 동안 저자가 이야기한 사례들이 다소 철지난 단어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지금은 합병된 KTF라는 단어가 튀어나오는가 하면 스마트폰으로 대체된 PDA라는 모바일 디바이스에 대한 언급까지 2013년 시점에는 맞지 않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웬지 예전에 작성된 책을 올해 다시 출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출간일을 살펴보았더니 2008년 1판이 나왔고 올해 개정판으로 나온 책이었다. 전반적인 내용은 좋지만 군데군데 약간의 옛날 느낌이 나는 내용들은 대체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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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식스팩
국내도서
저자 : 이미도
출판 : 디자인하우스 2013.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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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번역작가로 유명한 이미도 님이 쓰신 책이다. 이미도 님의 책은 예전에 <등 푸른 활어 영어>라는 독특한 제목의 책으로 처음 접했는데 알고보니 그 책이 이미도님이 처음 쓴 책이었고 그 이후에도 꽤 많은 책들을 출간하신 것으로 확인되었다. ≪등 푸른 활어 영어≫도 그랬듯이 그 이후의 책들을 살펴보니 대부분 영어를 쉽게 학습할 수 있는 책들이 많았지만 내용이나 구성자체가 타 영어 교재와는 다르게 스토리가 있고 저자의 인생철학이 담겨 있어 차별화된 내용이라고 생각된다.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나와는 별 상관이 없는 책이구나 생각했다. '식스팩'이라는 단어를 보고 말그대로 운동과 관련된 책이 아닌가 하는 오해를 했던 것이다. 표지 이미지도 하얀색에 빨간색으로 커다랗게 쓰여진 식스팩이라는 단어를 보고 오해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식스팩의 신체적인 식스팩이 아니라 정신적인 식스팩을 말한다. 즉 '창조적 상상력 복근'을 똑똑한 식스팩으로 표현한 것이다.



책 두께만 봐서 최소 5~600페이지는 될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 400여 페이지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언제 넘겼는지 모르게 페이지가 휙휙 넘어간다. 그 이유는 각 페이지마다 빽빽하게 글자가 차있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여유공간이 많고 그림도 많이 들어가 있어서 그런 탓도 있지만 내용 자체가 다음 내용이 궁금해질 정도로 몰입이 되며 중간에 그만두기 힘들 정도로 스토리가 흥미롭다.


책의 주요 내용은 상상력에 대한 것이지만 본인의 주업무인 영화번역의 노하우를 살려 중간중간에 영화 이야기와 함께 영어 학습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을 언급하고 있다. 영화는 총 9편이 수록되어 있고 스포일러가 될만한 내용은 제외하고 영화의 유명 대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책에서는 전반적으로 창의력과 상상력의 중요성을 다루고 있다. 그중에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바로 '독서'다. 통계수치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독서를 많이 하지 않는다고 한다. 독서를 통해 얼마나 많은 것들을 얻어낼 수 있는지 저자는 몸소 체험하고 그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우리는 종종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을 '함께' 사용합니다. 가장 대중적으로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이겠지요. 좁히고 넓히고, 밀치고 당기는! 그것은 '검색 손가락'입니다. 그러다 보면 '독서 손가락'은 급속도로 퇴화합니다. 저는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행위는 책가맆를 넘기는 일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런 '독서 손가락'은 검색 대신 '사색(思索)'을 도와줍니다. 그래서 '독서 손가락'은 '깊은 사고(deep thinking)'를 도와주는 위대한 손가락입니다. '창조적 사고를 도와주는 손가락'입니다.  - p.152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 일을 즐기는 것은 상상력을 발휘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지금 생각해 본다. 나는 지금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일을 즐기고 있는지. 만약 즉각적인 대답을 할 수 없다면 나의 일을, 내 미래의 모습을 창의적으로 리모델링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상상력이  뛰어나 이것저것 아이디어를 많이 내놓지만 그걸 잘 연결하지 못하는 사람보다는, 상상력은 덜 뛰어나도 좋은 아이디어끼리 잘 연결하는 능력의 소유자가 더 성과를 냅니다.  - p.316


책은 꽤 두꺼워보이는데 400여 페이지 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문장 사이에 여백이 많아 금새 읽을 수 있다. 창의력과 상상력,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일과 나 자신에 대한 분석이 필요한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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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서 이기는 관계술
국내도서
저자 : 이태혁
출판 : 위즈덤하우스 201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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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에서 말하는 지면서 이기는 방법에 대해서 혹시 관심있는 분이라면 저자가 머리말에서 당부한 말을 먼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단순히 이기는 기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이기는 방법은 그 일에서 승자가 된 사람들에게 스킬을 배우면 그만이다. 저자는 제목의 뒷부분에 나오는 단어인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기 전에 머리말을 통해 저자는 사우스웨스트항공사의 CEO였던 허브 켈러허의 사례를 언급한다. 허브 켈러허가 사우스웨스트를 이끌었을 당시 직원들의 충성도는 매우 높았고 노사분규 한번 없었다고 한다. 그 원인으로 어떤 환경적 위험에 다가와도 구조조정으로 직원들을 내보내지 않았던 허브 켈러허의 리더십을 가장 크게 언급하고 있다.


진정한 승자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모두가 함께 이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나'를 버렸을 때만 가능한 일입니다. 공감, 배려, 나눔은 모두 '나'를 중심에 두지 않고 '상대'를 중심에 두었을 때에만 가능한 일입니다. - p.11

 

저자는 SBS 스타킹에 출연해 카드를 이용한 심리 게임으로 MC 강호동을 압도한 천재 포커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책의 본문은 드라마 <올인>의 실제 주인공인 차민수(Jimmy Cha)의 사례로 시작한다. 그는 어떤 운동 기술을 익힐 때 몸을 움직이지 않고 머릿속 상상을 통해 익히는 것을 의미하는 멘탈 리허설을 통해 세계적인 포커 전문가가 되었다. 1인차가 되고자 한다면 1인자를 따라하면 된다는 지론으로 세계 최고의 포커페이스를 따라한 결과 그 이상의 포커페이스가 된 것이다. 실제 퍼팅하기 전에 퍼팅 라인을 상상한다는 잭 니콜라우스의 사례, 플래시보 효과, 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네오가 상상 속에서 무술을 연마하는 장면 등을 언급하면서 인간관계에서의 주도권이라는 단어로 이야기의 주제를 옮겨온다. 상대가 어떤 사람이건 사람과의 실제 만남 이전에 상상 속에서 스스로가 주도권 싸움에 능수능란한 주도권의 신이 되어 보는 상상을 하라는 것이다. 멘탈 리허설을 통해 백 번도 넘게 주도권을 쟁취해 보면 더 이상 주도권 싸움이 벌어지는 실전을 두려워하지 않게 될 것이다.



책에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인간관계에 대해 많은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지나치게 이기적이고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은채 상대와의 협상에서 리더십을 쟁취하기 위한 방법론에서부터 자신을 내려놓고 윈윈하기 위한 대화기법에 이르기까지 양극단의 사례라고 오해를 불러 일으킬 만한 사례들이 소개된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모두가 함께 이기는 관계를 지향하고자 했다는데 본문의 사례들을 전체적으로 읽다보면 그래도 조금은 자기가 유리한 방향으로 전환해 보려는 노력들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상대방과의 관계가 좋아질 수 있다고 하니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어가기를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참고해 볼 만한 사례들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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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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