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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메타과학
국내도서>자연과 과학
저자 : 장회익
출판 : 현암사 2012.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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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메타과학>이라는 이 특이한 제목의 책은 90년에 나왔던 초판을 개정한 신간이다. 몇달 전쯤에 알라딘 중고서점 종로점에 갔을 때 손이 잘 닿지도 않는 책꽂이 제일 윗칸에 허름한 초판이 있어서 꺼내보았다가 좀 어렵겠다 싶어서 다시 꽂아두고 나왔던 책인데 이번에 개정판이 나와서 읽을 기회가 주어졌다. 문과전공인 나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책이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주어져서니 감사한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한달이 넘게 읽은 이 책의 리뷰를 뒤늦게 정리하려니 책의 앞부분 내용이 다시 가물가물해 질 정도로 난이도가 있는 책이었다.



시작부터 역시나 어려운 이야기들이 많았다. 대략 책 앞부분의 서설과 1장, 2장까지는 그나마 쉽게 읽혔다. 연구방법론에 관한 이야기들이었고 그 연구의 대상은 과학이었다. 자연과학을 연구하는 과정은 대체로 탐색과정수용과정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탐색과정은 새로운 지식의 실마리를 찾아나가는 과정을 말하며, 수용과정은 찾아낸 지식을 받아들일 것인가 배격할 것인가를 결정짓는 과정을 말한다(p.29). 저자는 과학적 지식을 만들어가는 탐색과정의 특징을 세가지로 이야기(p.31)하고 있다. 첫째는 과학적 지식의 추구는 기존의 지식에 대한 의식적 반성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더 나은 지식에 도달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더 나은 지식에 도달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는 점이다. 누구나 생각했던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시도를 한 사람이 새로운 과학적 지식을 발견하고 혁신에 성공한 사람일 것이다. 둘째는 몇가지 정성적인 방법에만 의존했던 연구방식을 타파하고 계량적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지식의 정밀화를 꽤하는데 있다. 셋째로는 반드시 지식의 실증적 검토를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반대로 실증 과정을 거치지 않은 지식은 과학적으로 신뢰할 만한 지식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넷째로, 과학적 지식을 추구하는 강력한 방법 중의 하나는 여러 단편적인 지식들을 하나의 합리적 체계 속에서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추구된 과학적 지식을 올바른 지식으로 인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지식 수용의 문제와 결부된다. 하나의 지식이 과학적 지식으로 수용되려면, 이것이 자연현상과 연결지을 수 있는 명확한 의미를 지녀야 하며, 현실과 부합되는 참된 내용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두가지 요건의 만족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지구에 사는 생명체 중에서 인간이 아무리 고등한 동물이고 많은 과학적 이론을 발견했다고 하더라도 자연법칙을 나타내는 보편적인 원리들은 그 진리성 여부를 가려내기가 매우 어렵다. 특히 통속적으로 인정되어 왔던 과학원칙을 깨는 하나의 보편 원리 또는 이론 체계를 수용하는 과정에서는 엄청난 갈등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종래에 신봉되던 하나의 이론 체계에 대항하여 새로운 이론 체계가 등장하는 과학의 혁명기에 이르러 이러한 문제는 커다란 관심을 불러 일으키게 되며, 이런 의미에서 고전역학 체계의 불완전성이 드러나고 새로운 상대성이론, 양자이론이 등장한 20세기 전반기에 이 문제들이 심각하게 논의되었음은 충분히 납득할 만한 일이다.  - p.34


이 대목에서 토마스 쿤의 '패러다임'에 대한 해설이 유용한 사실을 전달해 준다. 토마스 쿤은 과학 활동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패러다임이라고 했다. 즉 패러다임은 과학자들의 사물 인식 및 연구 활동의 바탕이 될 가치이념과 관념 체계라는 뜻과 함께 연구 및 교육활동에 부수되는 유무형의 각종 도구, 수련과정, 수련 내용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의미로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p.39). 


쿤에 따르면 과학에서의 한 업적이 하나의 새 패러다임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두가지 여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했다. 즉 다른 경쟁적인 업적들에 비해 충분히 뛰어난 것이어야 하며, 많은 미해결의 문제들을 내포하여 이와 관련된 연구활동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학적 연구에서의 문제는 과학의 연구활동은 하나의 패러다임에만 국한될 수 없다는 것이다. 쿤의 패러다임의 관점에 따르면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해결할 수 없는 여러가지 변칙사례들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기존의 패러다임은 위기를 맞이하며 여기에 대항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게 된다(p.40)고 한다. 따라서 쿤은 서로 다른 패러다임에 속한다는 것은 사물을 보는 기본적인 관점을 달리하는 것이므로 두 개의 패러다임을 동일한 평면 위에 올려놓고 비교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p.40)고 주장한다. 즉 두개 또는 그 이상의 패러다임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옳은' 패러다임을 찾아내는 규범의 존재를 부정한 것이다. (쿤이 이렇게 주장했다고 하는 것은 저자의 주장이다. 나는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를 20여 년 전 대학 시절에 과제를 하면서 도서관에서 잠시 빌려 읽어보았을 뿐 그 내용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지 않다. 이 책을 읽는 과정에서 쿤의 도서를 온라인 주문했는데 조만간 읽어볼 참이다.) 저자는 쿤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다소 비판의 논리를 제시하고 있다. 즉 저자는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과제를 어떻게 하면 패러다임에 예속되지 않고 더 보편적인 방법론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지적을 하고 있다.  어찌보면 우리가 하나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되었다고 하는 주장도 역시 하나의 패러다임이 예속되고 있다는 것은 아니겠는가 하는 점이다. 따라서 저자는 토마스 쿤의 패러다임과 관련지어서 과학적 연구방법의 미래 모습을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 있다.


오늘날 비과학적 사고였다고 생각되는 이른바 전과학적(前科學的) 지식 내용을 포함한 인간의 모든 지식 패턴을 동일한 평면 위에서 고찰하고, 이 가운데서 패러다임에 무관한 본질적 요소가 있는지,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어 인간 사고의 기본적 구조를 밝혀내는 작업이 이루어저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세대가 당면한 그리고 성취해내야 할 가장 큰 학문적 도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p.44


한편으로는 노학자의 이 진솔한 제안과 기대가 과다망상은 아닐지 의문이 든다. 과연 사람의 두뇌로, 사람이 만들어 놓은 지식으로 이러한 판단이 가능하겠느냐는 점이다.


지식에 대한 연구는 생물학자를 비롯한 과학자 뿐만 아니라 고대의 철학자들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이 책의 2장에서는 진화학자의 관점에서 지식의 진화과정에 대해 논하고 있다. 이 진화이론으로 지식을 설명하게 되면 토마스 쿤의 관점과도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즉 패러다임의 선택 상황을, 두개의 이론이 양립하다가 결국 어느 시기에 선택 압력에 의해 우수한 이론이 지배적 위치를 점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p.53). 진화이론으로 지식의 과정을 설명하면서 저자는 지식이, 다시 말해 학문이 지나치게 세분화되고 전문화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비판한다. 학문의 전문화 경향은 이해 증진보다 지식 축적이 역점을 두는 경향(p.53)인데, 지식의 축적이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할 수는 없지만 몇가지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첫째는 과학 자체의 발전 가능성을 축소시킨다는 점이고, 둘째는 학문간의 균형발전을 저해하고 이미 조성된 불균형 상태를 더욱 조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찌보면 학문의 영역도 지나치게 '밥그릇 싸움'에 몰두해 있다는 점을 신랄하게 비판한 대목이 아닐까 싶다. 


현재 지나치게 전문화의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는 선택압력을 되도록 보편화의 방향으로 돌리는 것이 학문 자체의 장기적이고 균형잡힌 발전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 p.54


따라서 학문의 대상 자체가 매우 복잡한 다차원적 구조를 지니는 것이어서 이를 모두 담아낼 마땅한 그릇을 마련하기가 무척 어렵다(p.58)는 가정을 가지고 개별 학문분야만을 담아낼 평면적인 그릇만을 만들어내는 연구가 아니라 통합학문의 필요성을 제안한다. 다시 말해 실제 지구의 모습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방법으로 '지도'가 아니라 '지구의'와 같은 연구방법을 고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하는 것이다. 3차원의 지구를 2차원의 지도로 구현하게 되면 왜곡현상이 발생하는 것처럼 3차원의 입체적인 학문을 2차원의 평면위에 놓고자 하는 시도가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가에 대한 지적인 것이다. 


이와같은 학문세분화와 전문화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면서 그 연장선상에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앎'에 대한 기본적인 성격이 어떠한지에 대한 설명을 위해 류강이라는 학자가 최근 출간한 저서 <고지도의 비밀>에 나오는 사례를 전한다. 이 책에 따르면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보다 74년이나 앞선 1418년 중국에서 그러진 세계지도 '천하제번식공도'에 이미 지구가 둥근 것을 전제로 세계 각 지역들이 정확히 그려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 주장의 사실여부를 떠나서 이보다 콜럼버스의 발견을 더 중시하는 이유는 많은 경우 인정을 받고 세상을 놀라게 할 업적은 이미 시기적으로 보아 뒤늦은 성과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천하제번식공도'가 만들어졌을 당시의 지적 여건이 이를 인지해 재생산해 낼 상황에 이르지 못해 단종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p.62)이다. 따라서 획기적인 지적 도약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우수한 몇몇 천재가 아니라 오히려 전체적인 지적 성숙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는 것이다. 다양한 사고의 물줄기를 열어놓고 서로 상호작용하도록 허용하는 연구방법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별 학문의 틀이 갇힌 사고의 유형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관점에서 즉 메타적 관점에서 서로의 지식을 소통하고 연결하려는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p.63)는 점을 주장히는 것이다. 누군가에 의해 발견된 새로운 과학적 사실이라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의 지적문화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대목이었다. 또한 획기적인 지적도약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확인할 수 있다. 


3장에서는 과학의 논리구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양태와 실태에 대한 개념을 중심으로 풀어나간다. 양태(樣態, modes of existence)란 연구대상의 보편적 존재 양상을 말하며, 실태(實態, realities of existence)란 그것의 현실적 존재상황을 의미한다. 양태를 추구하는 과학으로는 물리학, 화학 등 보편적 존재양상에 관심을 갖는 학문의 예를 들 수 있으며, 실태를 추구하는 과학으로는 천문학이나 지구과학 등 구체적인 존재상황에 관심을 갖는 학문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양태라는 것은 자연현상의 단편적이고 독립적인 개별 명제의 단순한 집합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들 상호 간에 존재하는 논리적 연관성에 의해 하나의 정합적(整合的)인 이론 체계를 형성한다(p.72). 그러기 위해서는 합리성의 요건과 사실성의 요건이 부합되어야 한다. 그것이 합리적이고 사실에 근거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실험적 검증에 의존한다. 하지만 그 실험이라는 연구방법은 몇가지 단점을 내포한다(p.76). 첫째는 실험 자체가 이론의존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며, 둘째는 실험적 검증에 합격할 수 있는 다수의 상이한 이론체계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셋째는 실험적 검증이란 본질적으로 귀납적 논증으로서 모든 가능성에 대해 검증하지 않는 이상 부완전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 점에 대해 칼 포퍼는, 의미있는 과학이론이라면 실험적 확증은 가능하지 않더라도 반증을 가능해야 한다는 재미있는 주장을 한다. 아무튼 이러한 실험을 통해 검증될 수 밖에 없는 양태 이론들은 한마디로 틀린 이론을 틀린 것으로 판단하기는 쉬우나 바른 이론을 바른 것으로 판단한 논리적으로 완벽한 방법은 마련되어있지 않다는 점(p.77)을 지적한다. 한편 우리 감각기관을 통해 지각되는 원초적 자료(raw data) 자체를 말하는 실태의 측면에서도 불충분한 제약조건이 있을 수 있다. 먼저 우리가 받아들이는 자료들이 모두 의미있는 정보는 아니라는 점이며, 과학적 설명이나 예측을 위해 사용되는 이론 체계들은 원초적 감각자료 그 자체가 아니라 과학적으로 정련된 개념에 관한 정보들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온도계를 통해 몇도인지를 측정하는 그 기술 역시 열평형이나 수은 열팽창법칙 등 기존의 자연법칙들을 전재로 해서 만들어진 개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양태와 실태의 측면에서 지금까지 인식하지 못했던 어떤 중요한 새로운 국면을 처음으로 인식하게 되는 경우, 우리는 이를 '발견'이라고 부른다(p.80). 플라톤의 딜레마에 따르면 사람은 새로운 발견이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지만 플라톤의 이 논의를 통해 우리는 발견을 '이미 아는 것에서 이루어지는 발견'과 '아직 모르는 것에서 이루어지는 발견'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여기에서 다시 과학혁명을 통해 등장한 또다른 논리에 대해 논리적으로 대립중인 대등한 두 체계에 대해 상대적 우월성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의 문제로 돌아가게 된다. 저자는 대립된 두 체계를 선택하는데 이들이 얼마나 단순하면서도 조화로운 양태와 실태를 보여주느냐는 점이 고찰의 중요한 한 몫을 차지한다(p.83)고 조언하고 있다.


3장까지는 저자가 주장하려는 내용의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 부분을 이해할 수 있었는데 4장부터는 참 난해한 주장들이 계속되었다. 어찌보면 '말장난'처럼 보이기도 했는데 내가 무식해서 그렇겠지 라는 자책감마저 들었다. 4장은 과학의 이론구조를 설명하는 방법으로 진술적 관점과 구조적 관점에 그동안 득세하였지만 과학이론의 구조 및 성격을 잘 파악하기 위해서는 '의미기반'의 구조를 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7장부터는 생명과 인간이라는 주제의 에세이들이 제공된다. 역시 난해하기는 하지만 1부보다는 쉽게 읽히는 편이다. 과학을 하는 방법에 관한 과학이라는 의미로 메타과학을 제시하고 있지만 좀더 이해하기 쉬운 표현은 '과학철학'이 아닐까 싶다. 상당히 어려운 책을 오랜 기간동안 읽게 되었는데 좀더 지적수준이 올라가 큰 어려움 없이 다시 읽게 될 날을 기대해 본다.


과학이론은 찾아나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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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의 병법경영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신동준
출판 : 인간사랑 201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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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 삼국지의 조조는 눈치빠르고 간계를 잘 부리고 교활한 인간으로 생각되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 <조조의 병법경영>이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조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주려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저자는 조조의 교활한 인간 이미지는 진정한 조조의 모습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저자만의 주장은 아니고 최근의 역사 연구가들의 흐름이라고 한다.



조조는 병법에 관해서 상당히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지식을 풀어낸 책이 <손자약해>이다. 이 책은 <손자약해>에 나오는 조조의 주석을 21세기 경제전쟁 상황과 비교하여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비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 대상은 애플과 구글과 같은 IT기업의 사례에서 최근의 퍼주기식 복지위주 정책의 비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균부'는 모든 국가의 통제과제이다. 요즘처럼 양극화가 심한 상황에서는 이들의 주장이 더욱 가슴에 와닿을 수 박에 없다. 글로벌 스탠더드 차원의 '자본주의 시장경제'이든 아니면 중국식의 독특한 '사회주의 시장경제'이든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공정한 시장경쟁 체제의 확립이다. 이게 확립된 연후에 동반성장 문제를 논하더라도 논해야 할 것이다. (중략) 이는 무차별 무상복지와 엄히 구별해야 한다. 원해 호강(豪强)한 자를 억눌러 백성을 고루 잘살게 만드는 '균부'와 부유한 자를 더욱 부유하게 만드는 무차별 무상복지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  - p.59


애민경영을 이야기하면서 저자고 논한 대목이다. 이 대목을 설명하면서 <한비자>와 <상군서>, 그리고 <관자> 등의 고전을 추천하고 있다. <상군서>의 '거강(去彊)'의 한 대목을 소개하는 문구가 인상깊다.


나라가 부유한데도 국고를 계속 채우면서 부유한 백성의 부를 덜어내는 빈치로 다스리는 나라는 강해진다. 나라가 가난한데도 국고를 계속 비우면서 부유한 백성을 더욱 부유하게 만드는 부치로 다스리는 나라는 패망한다.  - pp.62~63.


6장에서 민심경영을 이야기하면서 저자는 애플과 구글의 사례를 들고 있다. 제품의 최종 구매자인 소비자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의 유용성을 논한다. 일상적인 생활 패턴과 삶의 질을 바꾸고자 하는 최종소비자의 입장에서 그 니즈를 읽고 이를 제품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가 관건이다(pp.113~114). 이로 인해 만들어지는 수익은 자연스러운 부산물에 불과할 것이다.


조조를 대체로 병볍경영의 롤모델로 내세우는 내용이 많지만 9장의 소통경영 대목에서는 조조가 제대로 하지 못해 실패한 전쟁의 예를 들고 있다. 적벽대전에 이어 한중대전을 조조가 패한 이유로 그의 우유부단과 불통을 들고 있다. 주변의 간언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자만심에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패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모택동도 이러한 점을 지적했다고 하는데 만약 조조가 적벽대전의 패배에서 교훈을 얻어 한중대전 때 유엽 및 사마의의 건의를 받아들여 촉 땅으로 진격했다면 능히 천하통일의 위업을 달성했을 공산이 컸었다고 예상(p.172)했다. 이러한 우유부단과 자만은 국가든 기업이든 최고결정권자가 대사를 그르치게 하는 최고의 위험요소이다. 그 사례로 초한지의 항우가 범증을 믿지 못해 내치고 나서 유방과의 전쟁에서 패사한 사례를 들고 있다. 


국가든 기업이든 최종결정권자의 우유부단과 자만은 대사를 그르치는 최고의 위험요소다. 아무리 득인과 용인에 성공해 천하를 호령하는 상황에 이르렀을지라도 늘 스스로 겸허하며 참모들의 건의를 귀담아들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p.172


책에서는 민심경영(6장), 위임경영(7장), 소통경영(8장), 전략경영(12장) 등을 비롯하여 20가지의 경영전략을 논하고 있다. 그 경영이란 비단 기업의 경영만이 아니라 한 가정의 경영 더 나아가 자기 자신의 마음경영에도 유용하다. 최근 몇년간 동서양의 고전을 알기 쉽게 풀이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이 책도 그러한 유행을 반영한 듯 보이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있어 보인다. 삼국지나  고대 중국의 시대 상황과 역사에 대해 이해가 있다면 좀더 쉽게 읽힐 수 있을 것이다. 또는 이 책을 읽은 이후에 이 책에서 인용되는 여러 중국의 고전들을 다시 살펴보는 것도 좋은 독서가 될 듯 하다. 저자는 중국역사 및 고전에 상당히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계시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저자분이 저술한 <현대중국사>를 가지고만 있고 아직 읽지를 못해서 조만간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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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겐 일생에 한 번 냉정해야 할 순간이 온다
국내도서>시/에세이
저자 : 한상복
출판 : 예담 201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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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니 이거 남자가 읽어도 되는 책인가 싶었다. 첫 페이지를 열어 '서문'을 읽다보니 꼭 여자만을 위한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문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은 남녀관계, 그리고 결혼에 대해 남녀가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고 그 다름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대답을 들려주지 않을까 기대하게 만든다.




누구나 훤히 알고 있는 뻔한 결혼이지만, 동시에 너무 어려워서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게 결혼이기도 하다. 사랑으로 충분한 것이 결혼이며, 동시에 사랑만으로는 절대로 쉽지 않은 게 결혼이다. 부모님 말씀을 잘 따르면 탈이 없는 것이 결혼이지만, 한편으로는 부모님 말씀대로 했다가는 큰일이 나는 것이 결혼일 수도 있다. 알 수 없는 미래가 두렵기 때문에, 함께 가는 것이다. 결혼은. - p.6


이 두려운 결혼이라는 관계는 남녀간에 싹트는 '사랑'이라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일반적으로는 말이다. 헌데 그 사랑이라는 것은 선행학습이 없다. 닥치고 봐야 짐작할 수 있다. 책의 내용을 쭉 조망해 보면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들려주는 사상의 근간은 '남녀의 다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직접적인 표현이 언급되지는 않지만 내 생각에는, 남녀의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고 그 생각을 표출하는 행동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그 '다름'으로 인해 관계가 어그러지고 결국 남남이 되는 순간도 닥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찌보면 책의 표현처럼 결혼은 '결점있는 한 인간이 내 인생으로 들어왔다'(p.29)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맞을 수도 있다. 그 남녀의 기본적인 차이는 다음 문장을 통해 어렴풋이 정리될 수 있다. 사랑과 결혼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략 맞는 말이 아니던가.




여성은 사랑하는 남성이 자신에게 여자들처럼 섬세하게 대해주길 기대한다. 에두른 표현만으로도 의사소통이 충분히 이뤄진 것이라고 믿는다. 약간의 힌트만 주어도 남성이 마치 '여자처럼' 알아차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남성은 사랑하는 여성을 의리로 맺어진 친구처럼 여겨 굳이 말 안 해도 모든 걸 이해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 p.35


다음달 초면 나도 결혼한지 만 6년이 된다. 결혼 전에 이런 말을 들었다. 대부분의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결혼식'을 준비하지 '결혼 이후의 삶'을 고민하고 준비하는 사람이 적다는 말. 그래서 나는 고민하려고 했다. 결혼 이후에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고민만 했다. 역시 어른들이 말이 맞는 것인지 결혼은 남녀의 일대일 만남의 결론이 아니라, 그저 같이 살 사람이 하나 더 생겼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사고방식과 라이프스타일과의 충돌을 헤쳐나가야 하는 과정이며 더 나아가 가족과 가족의 만남이라는 것이 자각되었다. 어찌보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결혼이라는 관계는 상당히 '처세지향적'인 논조를 띄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즉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성공적인 결혼'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 아니냐는 말이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결혼하기 전 따져보아야 할 것들에 대한 조언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일례로 결혼할 상대방의 어머니에 대해서 살펴보라는 내용을 잠깐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어머니가 행복하지 않으면 집안의 어느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 어머니야말로 집안의 '드러나지 않는' 중심이니까. 따라서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의 어머니가 불행하다면, 그 불행한 어머니만큼 사랑에 위협적인 존재는 없다.  - p.58


그래서 어머니의 행복 여부를 살펴보라는 것이다. 또한 남녀의 기본적인 차이를 일반화시키기는 힘들겠지만 대체적인 차이를 논하면서 특히 남자에 대해서는, 여자를 불안으로부터 지켜내려는 욕구가 있으며 그 욕구가 해결되지 않으면 두려움을 느끼는 존재로 묘사한다. 그리고 불안하고 두려운 남편에게 '힘내. 그렇지만 나한테는 지금의 자기, 그대로도 충분해'라는 문자를 보내주는 아내의 모습을 제시하면서 남녀의 차이를 논한다.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결혼의 전제조건으로 사랑이 과연 몇퍼센트나 차지하는지. 그렇다면 그 나머지는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지.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사랑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그 나머지가 제대로 채워져야 사랑이 더 충만해 질 수 있음을 지적한다. 결혼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갓 결혼한 딸에게 보내는 아래 인용한 아버지의 편지내용을 미혼들을 명심해야 한다.




20분짜리, 남들에게 보여주는 결혼식에 매달려 전전긍긍했을 뿐, 40만 시간, 결혼식 이후의 우리 둘의 삶에 대해서는 막연하게만 '두 사람의 알콩달콩'을 동경해왔으니 그게 얼마나 바보짓이야? 그저 남들이 그렇다니까, 왜 그런지 생각도 제대로 안 해보고 형식적인 결혼 준비만 했던 것이지. (중략) 결혼을 '사랑하는 남녀가 밤에도 헤어지지 않고 연애하는 것'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그렇게 안이한 생각을 품고 있다가, 막상 결혼이 전혀 다른 세상의시작이라는 점을 알게 되면 허둥대기 시작하지.  - p.39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내용 중의 하나는 남녀간의 '거리 두기'에 대한 제안이었다. 중독성이 강한 사랑에 빠진 남녀의 사례를 들면서 그들의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중독이라고 판단한다. 따라서 그런 중독성이 짙어진 사랑을 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스트레스는 '건강한 거리'를 형성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 거리두기는 흔히 말하는 '밀당'과는 다른 것이다. 밀당은 상대를 무릎 꿁게 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지만 거리두기의 바탕은 자신과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다(p.111). 양쪽모두 소중하기 때문에 조심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이 거리두기의 관점에서 사랑은 다음과 같이 정의내릴 수 있다.


사랑의 깊이는 다가섰다가 물러서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경험이 쌓이면서 깊어지는 것이다.  - p.112


이 책이 사랑과 결혼에 대한 조언을 다분히 '처세지향적'이고 '정치지향적'이라고 평가할 수 밖에 없는 사례를 하나만 더 소개하겠다. '명절'에 대한 인식이 남녀간에 차이가 있다는 사례이다. 남자들에게는 명절의 의미가 여자들과는 다르다. 대부분 여자쪽의 가정에서는 이런 궁금증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시댁 될 집안의 명절이 여자의 결혼생활에 얼마나 중요한지, 너도 그 나이까지 엄마를 통해서 충분히 보지 않았니?' - p.113


쿵! 아, 결혼하기 위해서 이런 것도 따져봐야 하는구나. 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도 남자로서 여자들이 겪는 명절 스트레스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든 생각일 수도 있다. 인정한다. 하지만 책의 사례에서 언급된 그 남자 정도로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시댁의 명절 문화가 어떤지에 대한 궁금증을 남자는 예비 신부와 예비 시어머니가 있는 자리에서 이렇게 물어본다. "엄마, 근데 얘가 갑자기 명절에 대해서 물어보네요. 결혼할 생각하니까 걱정이 되는 모양이죠?"(p.117). 뿜었다. 이렇게 하지는 말자.


처세지향적인 내용에 대해 다소 비판적인 리뷰를 했지만 정말로 비판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다양한 종류의 남녀들이 다양한 형태의 연애를 하며 다양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사례들을 36편의 작은 에세이로 풀어내고 있다. 각 글들마다 다른 사례들이 제시되고 있으며 그 사례들을 통해서 연애시절에, 결혼 전에, 결혼 후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려다보니 '성공'이라는 목표에 촛점을 맞춘 것처럼 느낀게 아니겠나 생각된다.





행복이란 공감 능력, 즉 서로를 이해해줄 태세가 얼마나 되어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결론이었다. 그러니까 여성의 미래는 사랑하는 남자와 얼마나 잘 소통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우아한 여신이 될 것인지, 아니면 투덜이 마녀가 될 것인지. 그 책임의 절반은 남자의 어깨에 달려 있는 셈이었다.  - p.125


이 책을 읽고 난 내 느낌은 이렇다. 남녀간에는 분명히 일반화시키니 힘든 차이가 있다. 그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품어주는 것이 성공적인 남녀관계의 지름길이며 사랑의 완성이다. 그 다름이라는 것은 단지 사고방식과 라이프 스타일의 차이뿐만 아니라 가족관계과 그(녀)가 살아온 과거의 환경,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는 비전의 다름까지도 포함한다. 그 다름을 '인정'하고, '공감'하며, 더 나아가 '동감'하지 않는 이상 남녀관계는 성공할 수 없다.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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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책 추천 질문을 받았는데 개인적 답변으로 부족할 듯 하여 제가 페이스북에서 활동중인 책 그룹 중에 '잘나가는' 3개의 그룹 회원들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다음과 같은 책들이 추천되었습니다.


아래 글은 제가 각 그룹에 올린 질문내용입니다.


친구에게 질문을 받았는데 혹시나 여러 전문가 여러분들께도 자문을 구합니다. 활동도 잘 안하고 갑자기 질문을 던져놓아 죄송합니다만....

[ 사십대 리더의 맘의 상처를 치료해 줄 추천도서(장르 상관없음) ]

전 개인적으로 최근에 읽은 <철학자와 늑대>를 추천하고 싶다고 이야기해주었고요.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의 내용에서 인위적으로 용기를 주려는 책들은 말고 한권의 책으로 삶의 여유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컨셉의 책이면 좋겠습니다. 소설이나 에세이도 괜찮고 그 밖에 장르에서 최근에 읽으신 책중에 괜찮은 추천도서 있으면 답변 부탁드립니다. ^^



[추천도서들에 대한 회원들의 추천 댓글]


[추천 1인]


저는 최근에 <약해지지만 않는다면 괜찮은 인생이야>를 감명깊게 읽었어요.

"만화책은 쫌.."이라며 제대로 보지도 않고 

선입견을 가지는 분들께 "일단 봐라!"하고 안겨주고 싶은 책이었거든요. 요즘 대세인 힐링류로는 언제나 노희경 작가님의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를 적극 권해드리고 있어요


[추천 2인]


한상복의 '지금 외롭다면 잘 되고 있는 것이다.", 이의수의 "아플수도 없는 마흔이다"에서 좋은 생각을 많이 접했습니다.


[추천 3인]


'칼의 노래' 같은 김훈의 글, 국내 철학자인 강신주의 글, 김형경의 심리에세이, '책은 도끼다', '자유를 향한 머나먼 여정'(넬슨 만델라 자서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그리스인 조르바', '오디세이아와 일리아스', '몬테크리스토 백작' 등을 추천드립니다....

 

※ 김형경의 책 :
http://www.yes24.com/SearchCorner/Search?domain=ALL&query=%B1%E8%C7%FC%B0%E6&scode=002

※ 강신주의 책 :

http://www.yes24.com/SearchCorner/Search?domain=ALL&query=%B0%AD%BD%C5%C1%D6&scode=002

 

 

[추천 4인]


1) 제가 무척 좋아하는 책이기도 하고 꽤 유명한 책이기도 합니다. 이미 읽으셨을지도 모르겠네요. "세상을 보는 지혜"라는 책인데 제게 항상 조언이 된답니다.


2) 원래는 이 책을 말씀드리려다가 현재가 많이 지치신 듯 하여 위의 책으로 말씀드렸어요. 지금 책은 "공피고아"라고 하여 "남을 공격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라" 라는 바둑용어라네요. 회사 생할의 처세술 같은게 아니라 조직에 속한 사람으로서 마음가짐을 논하는 책입니다.


[추천 5인]


1) '지금의 고난은 내게 어떤 의미인가' 이거 추천드려요!

인사문 토론도서 였는데, 정말 마음을 쿵쿵 때리던 기억이...!!


2) 만약...조금 시간이 필요한 책도 괜찮으시면 <한비자>도 추천합니다. 대기업이란 조직에서 조직관리에 스트레스를 받으신 거면...신입사원은 아니신 것 같고...관리자의 입장이시라면 <한비자>도 성찰을 도모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

 

[추천 6인]

 

후지와라 신야의 인도방랑 같은 여행서적들ㅡ마음이 나긋해지면서 비로 쓸고 가듯이 깨끗해집니다ᆞ까모메식당이나 미야베 미유끼의 흑백 등 일본 여류작가들의 책이 마음의 평화를 주지요ᆞ여성취향싀 글들이 맞는다면요ᆞ성서제의 칼과황홀 등의 재기발랄하고 웃음을 주는 글들도 읽고 나면 또 다른 힘을 줍니다ᆞ

 

[추천 7인]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깨닫게 되는 것들'이라는 책이 괜찮은 것 같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던 것 같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추천 8인]


거의 [추천 3님] 선생님하고 같은 의견이고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추가입니다. 

그리고 도리어 극도의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도리어 도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쁘리모 레비와 같은 작가의 책(아우슈비츠 생존자)도 추천합니다.

 


[추천도서 목록]

(순서는 추천받은 순서입니다. 추천된 도서 중에 아래 목록에 포함시키지 못한 책들이 있으니 위 댓글 내용을 더 참고하세요.)



철학자와 늑대
국내도서>인문
저자 : 마크 롤랜즈(Mark Rowlands) / 강수희역
출판 : 추수밭 201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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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지지만 않는다면 괜찮은 인생이야
국내도서>만화
저자 : 세스(Seth) / 최세희역
출판 : 애니북스 201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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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국내도서>시/에세이
저자 : 노희경
출판 : 헤르메스미디어 2008.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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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외롭다면 잘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도서>자기계발
저자 : 한상복
출판 : 위즈덤하우스 2011.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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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다
국내도서>시/에세이
저자 : 이의수
출판 :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2012.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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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 (양장)
국내도서>소설
저자 : 김훈
출판 : 문학동네 2012.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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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도끼다
국내도서>인문
저자 : 박웅현
출판 : 북하우스 201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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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 자서전 - 자유를 향한 머나먼 길 (양장)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넬슨 롤리흘라흘라 만델라 (Nelson Rolihlahla Mandela),김대중 / 김대중역
출판 : 두레 200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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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세트
국내도서>소설
저자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Фёдор М. Достоевский) / 김연경역
출판 : 민음사 2012.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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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양장)
국내도서>소설
저자 : 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zantzakis) / 이윤기(Lee EyunKee)역
출판 : 열린책들 2009.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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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크리스토 백작 1
국내도서>소설
저자 : 알렉산드르 뒤마(Alexandre Dumas) / 오증자역
출판 : 민음사 2002.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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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지혜 1
국내도서>시/에세이
저자 : 발타자르 그라시안(Baltasar Gracian Y Morales) / 이성표,박민수역
출판 : 아침나라 200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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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피고아
국내도서>자기계발
저자 : 장동인,이남훈
출판 : 쌤앤파커스 201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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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고난은 내게 어떤 의미인가
국내도서>자기계발
저자 : 바바라 디 앤젤리스(Barbara De Angelis) / 안기순역
출판 : 고즈윈 2012.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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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양장)
국내도서>인문
저자 : 한비 / 김원중역
출판 : 글항아리 2010.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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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방랑
국내도서>여행
저자 : 후지와라 신야(藤原新也) / 이윤정역
출판 : 작가정신 2009.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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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
국내도서>소설
저자 : 무레 요코 / 권남희역
출판 : 푸른숲 201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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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국내도서>소설
저자 : 미야베 미유키 / 김소연역
출판 : 도서출판북스피어 2012.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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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황홀
국내도서>시/에세이
저자 : 성석제
출판 : 문학동네 201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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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국내도서>시/에세이
저자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 Antoninus) / 이덕형역
출판 : 문예출판사 2008.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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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무엇인지를 늑대에게서 배운 사람이 있다. 브레닌이라는 이름의 늑대는 그에게 형이요, 동생이었다. 저자는 늑대와 가족과 같이 공존하는 삶을 통하여 인간과 자연, 선과 악, 권리와 의무, 도덕과 정의, 행복과 고통, 삶과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그가 강의하는 철학은 실천학문으로서의 철학이다.


저자 마크 롤랜즈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하고 있다고 한다. 인터넷 서점에서 조회해 보니 ≪동물의 역습≫이라는 책을 통해 인간이 동물을 대하는 방식, 그리고 동물의 권리문제를 철학적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본 책을 통해서도 늑대와 11년간 동거하면서 한 가족으로서의 동물을 이야기하고 있다.



무려 11년이나 늑대와 동거하면서 그가 깨달은 것을 한문장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문장이기도 하다.

나는 인간이 무엇인지를 늑대에게서 배웠다.  - p.69

요즘 네 살짜리 우리 딸이 가장 좋아하는 동화는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 염소'와 '빨간 모자'라는 동화이다. 둘다 늑대가 염소나 사람을 잡아 먹고 늑대의 배를 갈라 꺼내는 장면들이 나온다. 그만큼 늑대는 인간들에게 '사악한' 존재로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근데 어찌된 영문인지 그 동화책을 매일 같이 읽어주고 나면 우리 딸은 '늑대는 친구야'라는 말을 항상 한다. 어린 나이에 모든 사물에 애정을 느끼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단편적인 사례일 수도 있겠으나 그 말을 들으면서 이 책의 저자가 늑대에게서 느꼈을 것 같은 감정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어찌보면 저자가 늑대를 '길들이는' 과정이라는 것이 동물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비판을 받을 수도 있을 듯 하다. 늑대라는 동물의 야생성을 사람이 죽여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 말이다. 그런 비판을 한다면 나로서도 변명의 여지는 없다. 다만 저자는 길들이는 과정을 통해 늑대와 진정으로 '교감'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고백한다. 따라서 브레닌을 노예로서가 아니라 늑대의 존재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훈련을 시켰기 때문에 적응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다(pp.66~67).

어찌보면 저자가 브레닌을 길들인 것이 아니라 브레닌이 저자를 길들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브레닌을 훈련시키고 적응시켜가는 과정을 통해 인간으로서 깊은 성찰을 하게 된다.

아무래도 저자는 철학자다보니 책의 내용 여기저기에서 철학자로서의 면모가 드러난다. 저자는 '행복'에 대한 다른 철학자들의 생각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많은 철학자들은 행복의 본질적 가치를 주장한다. 행복은 다른 것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 가치 있다는 의미이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소중하게 여기는 건 대부분 그 효용이나 역할 때문이다. (중략) 일부 철학자들은 행복만이본질적 가치를 지닌다고 여긴다. 오직 행복만이 효용이나 역할이 아닌, 그 자체로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p.204

'언제 가장 행복한가요?'라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섹스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답변한 것에 착안하여 사람들은 행복을 일종의 '감정'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더 나아가 이 감정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잘 살고 못 사는 문제와 상관없이, 삶의 질은 우리가 느끼는 감정에 달려 있는 것이다.(p.206)" 하지만 저자는 행복은 감정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행복은 감정이 아니라 존재의 방식이라는 것이다. 동전의 양면과도 같이 행복은 고통스럽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다. "때로는 삶에서 가장 불편한 순간이가장가치 있기도 하다. 가장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도 가장 가치 있는 순간이 될 수 있다.(p.221)" 이 행복의 대상을 브레닌으로 옮겼을 때 과연 브레닌은 행복했을까 라는 질문을 저자는 던지고 있다.

브레닌의 죽음을 앞두고 저자는 고백한다. "나는 브레닌을 형제로서 사랑했다.(p.249)" 그리고 저자는 브레닌에게 마지막으로 이야기한다. "우리 꿈에서 다시 만나자.(p.253)" 재발한 암으로 인한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최종적으로 안락사를 결정한다. 그리고 브레닌은 죽어 갔다.

야생의 늑대를 사람과 같이 키우는 것은 동물학대가 아니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겠다. 저자도 그 부분에 대해서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저자는 분명히 늑대 브레닌을 사랑했고 행복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한 가족처럼 지냈던 브레닌을 떠나보내면서 저자가 느꼈을 감정을 생각해 보았다. 그것은 저자가 행복을 정의한 것과 같이 고통 뒤에 오는 행복이 아니었을까.

철학자와 늑대
국내도서
저자 : 마크 롤랜즈(Mark Rowlands) / 강수희역
출판 : 추수밭 201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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