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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도시기행
국내도서>여행
저자 : 정태남
출판 : 21세기북스(북이십일) 201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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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쓰기 전에 밝혀두겠다. 나는 유럽이라는 동네에 가보지를 못했다. 따라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이탈리아 라는 나라도 가본 적이 없다. 가보지도 못한 나라에 대한 책을 읽고 무슨 정보가 될만한 이야기가 있겠는가 하고 생각하는 분들은 여기까지만 읽고 나가시는게 좋겠다.

 

내 나이 마흔하나. 첫 해외여행은 대학교 2학년에 배타고 일본에 간 것이었다. 그 다음에 일본을 한번 더 다녀왔고 두차례의 해외여행으로 좋은 경험과 기억으로 남아 기회가 되면 늘 해외여행의 꿈을 꾸었다. 하지만 꿈은 잠시. 대부분 느끼겠지만 해외여행을 가기에 학생은 돈이 부족하고, 회사원은 시간이 부족하다. 여유를 찾던 회사원 시절 대여섯차례 해외여행을 갔었고 2006년 신혼여행을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비행기를 타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던 와중에 이번에 읽게 된 <이탈리아 도시기행>은 다시 해외여행의 꿈을 꾸게 해주었다.

 

이탈리아 하면 웬지 유럽에 있는 다른 나라에 비해 좀더 이국적인 느낌이 든다. 이 책의 첫 부분을 장식하는 베네치아만 해도 그렇다. 우리나라에는 '베니스'라고 더 많이 알려진 '베네치아'는 소설 베니스의 상인에서 펼쳐지는 컨텍스트를 현재도 담고 있지 않을까 싶다. 시내를 흐르는 운하, 그 위를 떠다니는 배들, 그리고 운하 주위에 펼쳐진 수상도시들.

 

총천연색 사진으로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겨주는 이 책을 읽다보면 이탈리아라는 나라에 대해 환상을 갖게 된다. 그 어느 나라가 그렇지 않겠느냐마는 이 책에서 제공하는 사진을 보고 글을 읽다보면 정말 매력적인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머리말을 인용하여 이 책의 소개를 잠시 해야겠다. 저자는 건축가로서 이탈리아에 머물면서 전국 구석구석을 수도 없이 여행해왔던 사람이다. 그가 이탈리아의 특징으로 제일 처음 언급한 것은, 이탈리아는 단일국가라기보다 여러 다양한 도시들이 연합된 'United Cities of Italy'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탈리아를 북부, 중부, 남부로 나누고 18개 도시를 중심으로 그 도시와 이탈리아의 역사, 건축, 예술, 음악, 문화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주요 도시의 유명 관광지를 칼라 사진으로 제공하고 있어 여행 가이드북으로서의 가치도 있지만 내용을 읽다보면 단지 여행만을 목적으로 읽기에는 꽤 다양하고 가치있는 정보들을 많이 제공해 준다. 여행 정보가 가치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니 오해 말기를 바란다. 여행정보만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각 지역 관광지의 숨어있는 역사, 비하인드 스토리를, 실제 이탈리아에서 20년 이상 살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그 옛날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풀어놓으셨던 맛깔나는 이야기처럼 들려주고 있다. 그 이야기는 역사와 예술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피렌체를 이야기하면서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만남을 묘사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1274년 아홉살의 단테는 여덟살의 베아트리체를 만나면서 마음을 완전히 뺏긴다. 그 후 단테는 열아홉살 때 폰테 벡키오에서 베아트리체와 다시 마주쳤다. 단테의 글에 의하면 베아트리체를 본 것이 그 날이 생애 두번째이자 마지막이었다고 한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는 아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음악으로 넘어간다. 아르노강은 내려다보면서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그리워하는 장면에 적당한 배경음악을 넣는다면 어떤 곡이 좋을까? 저자는 푸치니가 피렌체를 배경으로 작곡한 오페라 <잔니 스킥키>를 떠올리며 문학과 음악의 접목을 시도한다. 이 책의 스토리텔링은 이런 식이다. 더 나아가 역사와 미술, 건축문화까지 아우른다.

 

이번 여름 휴가도 국내의 어느 모 지역에서 보내야 하는 상황에서 언제나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까 싶지만 예전처럼 몇년 안에 어디를 가겠다는 식의 목표는 세우지 못하겠다. 먹여살려야 할 입이 세명에서 네명으로 늘릴까 말까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좀 길어지고 있는 탓에 쉽사리 목표를 세울 수가 없다. 그렇다하더라도 이 책을 통해 얻게 된 정보들의 기억이 바닥나기 전에 이탈리아는 꼭 가보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본다. 더우기 그동안 모아둔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로 유럽왕복은 공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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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 Skin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니나 자블론스키(Nina G. Jablonski) / 진선미역
출판 : 양문 201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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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에 관한 백과사전이다. 피부하면 드는 생각은 일단 피부병? 흑인과 백인 등 인종을 구분하는 기준? 이 정도가 아닐까 싶다. 또는 성형수술이라든가 페이스오프 같은 영화도 떠오른다. 하지만 책의 목차와 머리말을 보다보면 '피부'라는 이 단순한(?) 주제를 가지고 이처럼 많은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었는지 저자의 내공이 놀랄 뿐이었다. 일단 저자가 피부에 관심을 갖고 이 책의 저술을 시작하게 된 것은 피부라는 것이 일반인들의 생각과는 달리 상당히 복잡하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인체에서 피부가 수행하는 기능은 그 중요성에 비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지만, 신체에서 가장 두드러지고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부위이다(p.7).

 

저자는 인간의 피부를 세가지 측면에서 독특하다고 이야기한다. 먼저 다른 포유류에 비해 털이 없으며, 흰색에서 검정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으며, 장식에도 사용되고 있다는 점 등 세가지 특징을 말한다.

 

책의 첫부분은 인간의 피부를 특징지워주는 두가지 요소, 즉 '털 없음'과 '땀'에 대해 논의한다. 이는 생물학적으로 진화론적 사상을 견지하고 있으며 진화론을 기반으로 하여 인간이 진화하는 과정을 통해 어떻게 털이 제거되었으며 그런 과정에서 땀의 역할이 어떻게 강조되었는지를 논의한다. 또한 여성들에게 특히 관심이 있을 만한 자외선의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으며, 피부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색소군인 멜라닌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다. 만 35세가 넘으면 남녀 모두 멜라닌 생산이 줄어든다고 하는데 내가 봐선 40이 넘은 지금의 나의 모습이나 20대의 모습이나 비슷해 보이는데 속으로는 '병들어가고 있다'고 하니 갑자기 마음이 우울해진다. 피부를 통한 인간의 노화현상이나 피부병에 대한 언급은 9장에서 더 자세히 진행된다. 상당히 의학적인 지식도 언급해주고 있으며, 피부라는 것이 생각보다 인체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공부하게 되었다.

 

10장에서는 인간이 피부에 가하는 여러가지 변형작업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즉 화장이나 문신, 피어싱 등의 작업을 말한다. 저자도 이야기하는 바지만 이 변형작업이 다른 영장류에 비해 인간의 피부가 특별한 이야기 아닐까 싶다. 공작은 깃털을 뽐내며, 그 밖의 몇몇 동물은 뿔을 통해서 또는 털을 세움으로서 자신의 용맹함을 드러내지만 인간처럼 피부를 장식하는 취미는 자연계의 어떤 동물에서도 찾을 수 없다. 이러한 생각을 기본으로 하여 인간은 피부를 하나의 캔버스로 여긴다고 하는데 참 흥미로운 발상이다.

 

인간의 피부는 세가지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측한다. 첫번째 방향은 의학적인 발전이다. 즉 질병이나 신체적인 손상을 치료하기 위해 피부의 생물학적 기능을 변화시키는 발전이다. 두번째 방향은 피부를 이용한 커뮤니케이션으로서 이식형 센서나 통신장비 등의 혁신적 도구들이 개발되고 실현될 것으로 예측한다. 또한 화장품이나 미적 용도로 사용될 제품들의 개발로 인해 여가생활이 변화되리라고 예측한다. 세번째 발전방향은 로봇기술과 정보기술의 만남으로 인찬의 촉각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로봇용 피부의 개발될 것으로 예측한다. 즉 향후의 피부를 둘러싼 기술과 과학, 의학과 각종 질병치료 기술 그리고 문화와 커뮤니케이션의 만남이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다양한 신체장기들이 인공장기로 대체되거나 개발되고 있지만 과연 피부라는 인체조직이 100% 인공장기로 대체되는 것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그만큼 피부는 인간의 구성하는 신체조직에서 아주 중요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e-피부라고 명명한 인공피부의 개발이 대해서 긍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인간을 통한 의학의 발전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급격하게 이루어져왔지만 피부의 중요성 관점에 생각해봤을 때 단기간 내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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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대한민국 모바일, 위기와 기회의 징후들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이석진,문재승
출판 : 커뮤니케이션북스 2012.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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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IT서적을 읽으니 아이러니하게도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다. 그동안 인문학에 대한 고민으로 관련서적들을 읽으면서 반대로 IT나 경영분야의 책에 대한 갈증을 느꼈는데 적절한 시기에 읽게 되어서 아주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최근의 모바일 시장은 기존의 PC기반의 비즈니스와 또다른 경쟁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기존의 PC기반의 IT산업이 몇몇 기업들의 독식구조였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저자는 그러한 독식구조를 프리메라리가의 FC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의 관계를 예로 들고 있다. 프리메라리가에서 이 두 팀이 1,2위를 다투는 상황은 수십년간 반복된 판세로서 3위와의 큰 격차로 벌이고 있기 때문에 특정 몇팀만이 우승경쟁을 하는 프레메라리가는 상대적으로 이변이 연출되는 프리미어리그에 비해 흥미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IT시장은 이러한 승장가 계속해서 시장을 독식해 나가는 구조였다.

 

애플과 구글이 급성장을 하면서 모바일 시장은 새로운 판도가 그려지고 있다. 기존의 강자였던 마이크로소프트나 노키아 같은 기업의 세력이 약해지고 있는 반면에 애플과 구글은 계속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왜 이런 기업들이 모바일의 땅에 모여 피나는 경쟁을 하는 것인가?

 

그 첫번째 이유는 모바일 시장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 때문일 것이며, 두번째는 사업분야의 다각화를 통한 합리적인 투자의 효과를 얻고자 하기 때문일 것이다. - p.8

 

결국 한가지 수익창출원만 믿고 미래를 준비하지 않았다가 쓰러져만 수많은 IT기업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분산투자를 하기 시작한 거대 IT기업들이 모두 동시에 바라보게 된 시장이 바로 모바일 시장인 것이다. 현재 IT의 3강구도라고 하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를 들 수 있는데 이들 빅3가 모두 수익구조 다양화를 위한 승부수로 모바일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IT에서 이름값을 해왔던 많은 기업들이 모바일 시장으로 넘어오면서 불투명한 미래를 맞이하고 있다. HP는 독자적인 모바일 플랫폼 사업을 사실상 포기했으며, 천하의 마이크로소프트도 애플과 구글에 밀려 모바일 시장에서 비주류를 전락했다. 노키아는 진작에 한물간 이미지를 풍기고 있으며 직배송으로 이름을 날렸던 델 역시 미국에서 스마트폰 판매를 중단했다. 이런 거대 공룡기업들이 쓰러져가고 있는 이유는 바로 모바일 시장의 구조가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공급채널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고나 혹은 서비스 플랫폼을 보유하지 못한다면 성공하기 어려운 형태가 되었기 때문이다(p.12). 결국 본격적인 경쟁은 모바일 공급채널을 보유하고 있거나 서비스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 간의 경쟁이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 디바이스부터 스마트폰 운영체제와 스마트폰 앱의 영역까지 전체모바일 시장의 강자로 손꼽히는 회사는 현재 구글과 애플이다. 이중에서도 이러한 생태계를 만들고 표준화시킨 기업은 애플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애플이 보여준 모바일 플랫폼 전략은 시장에서 마치 표준과 같이 받아들여졌고 이후 시장에 진입한 많은 업체들은 이와 비슷한 전략을 가지고 도전하게 되었다(p.15). 아직까지 애플과 큰 차이점을 가지고 모바일 생태계에 도전하는 기업은 없었고, 결국 애플은 모바일 플랫폼 경쟁자들로부터 도전을 받고 있다기 보다는 경쟁자들이 최대한 애플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 가깝다(p.16).

 

과거에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기업들처럼 자사의 플랫폼에 가두어놓고 자사만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어플리케이션만 등록을 해주는 비즈니스는 처참하게 실패했다. 이와 같은 교훈을 살리기 위해서는 현재 애플과 유사한 모습만을 재현하려고 하는 모바일 시장도 과거 이통사의 플랫폼과 같으 어느 한순간 무너져 버릴지도 모른다(p.17). 따라서 모바일 서비스는 스스로 강점을 가져야 하며, 환경이 변하더라도 유동적으로 적응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p.18).

 

마이크로소프트의 스카이프 인수,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인수 등 IT 업체들의 인수합병 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다. 정확한 수익창출이 확인되지 않는 기업이스스로의 몸집을 불리기 위해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모습은 모바일 시장의 불안한 미래를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닷컴버블 붕괴 당시의 상황과 비교하여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최근의 소셜 컨셉을 중심으로 한 붐이 거품이겠느냐는 희망적인 생각도 가져본다.

 

저자는 아마존의 성장을 배우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 웹2.0 비즈니스의 출범 이후 가장 주목을 받았던 기억이 아마존인데 사실 아마존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는 않은 사이트이다. 최근에는 전자책이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분야로 세력을 확장하면서 가장 모범적인 다각화 성공사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 책은 크게 세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첫번째 장에서는 책의 제목에서도 언급된 '위험'에 대해서 분석한다. 최근이 모바일 시장의 위험을 과거의 IT 시장 및 닷컴버블 붕괴 시기와 비교 제시한다. 두번째 장에서는 모바일 생태계를 분석한다. 세번째 장에서는  이러한 위험과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 마지막 장에서 제시하는 전략은 현업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특별한 조언이라고 하기는 힘들다. 단 그런 전략을 제안하기까지 여러 아이디어들을 취합하는 과정에서는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만한 내용들이 꽤 있다.

 

책의 제목처럼 2012년은 모바일 비즈니스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소지가 크다. 변환의 시기이며 혁명이 무르익어가는 시기이다. 모바일 비즈니스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똥줄이 탈 상황이지만 나는 전세계 글로벌 모바일 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바뀌게 될지 영화를 보는 심정으로 지켜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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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총구에서 나오지 않는다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아르노 그뤤(Arno Gruen) / 조봉애역
출판 : 도서출판창해 201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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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평화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한 고민끝에 나온 저술이라고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평화라고 하면 국가적인 평화 또는 세계적인 평화를 거창하게 이야기하게 되는데 그러한 광범위한 평화는 결국 한 가정의 교육에서 출발한다고 주장한다.  부모의 요구보다 아이의 요구가 우선되는 관계를 통해 결국 평화의 싹은 부모의 사랑이 틔운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의 근간에는 공감이라는 인간 고유의 본능에 있다. 다른 사람에게 감정을 이입하는 공감이야말로 인간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는 것이다(p.84). 그러나 대부분의 어른들은 젊은이들과 공감하려 하지 않고 주장하고 속박하려고 한다.

 

꿈을 꾸고 상상하는 행위는 많은 어른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어른들에게 있어 '꿈꾼다'는 것은 일상적인 속박과 질서로부터 벗어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p.16

 

아직도 꿈꿀 수 있는 젊은이에게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 그러나 불안정한 것들을 회피하고 천편일률적인 세상에 적응해 살아가기 위해 꿈꾸기를 포기한다면 그 가능성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p.18

 

인간 모두의 고유 본능이라고 하는 공감과 관련하여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제시하는 의문은 다음과 같다.

 

인간을 서로 묶어주는 것, 말하자면 살인에 대항하는 제동장치로서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이른바 공감의 기능이 어떤 상황에서는 왜 작동하지 않는가? - p.20

 

저자는 이러한 공감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폭력과 살인에 집중한다.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고 공감이 없는 상황이 지속되면 선한 인간의 고유성을 버리고 타인을 죽이는 지경까지 가게 된다.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다른 사람의 생명이 필요해서 살인을 저질렀다고 하는 인터뷰 내용(p.101)은 정말 끔찍하다. 이 인터뷰 대상자는 어머니로부터 어린시절 학대를 받았기 때문에 어머니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는 환자였다. 어머니로부터의 학대라는 자신의 고통을 숨기면서도 고통을 잊기 위해 다른 사람을 괴롭히려는 욕구가 드러났다. 이러한 분열된 자아가 지속되면서 살인 행각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생기있는 아이가 되느냐 아니냐는 부모로부터 관심과 격려를 받느냐 못받느냐에 달려있다. 사랑으로 바라보는 부모와 눈을 맞출 때 느끼는 만족감과 애정은 아이의 마음 속 깊이 새겨진다. - p.117 

 

가정에서 무관심과 멸시, 몰이해의 고통은 아이의 마음 속에 깊이 새겨지며 정신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강구한다. 결국 부모로부터 사랑받지 못해 자신의 삶이 가치가 없다고 느끼는 아이에게 권력은 생명의 원동력으로 인식되고 더 나아가 그 아이들은 필연적으로 위대해지고자 하는 '과대망상'을 품게 된다(p.115). 이것이 파괴와 폭력을 동반하게 된다는 것이다.

 

권력의 충동을 느끼며 자란 아이들은 부모가 부여한 자신의 이미지를 실제 자신의 이미지로 착각하고 부모의 욕구에 부응하도록 노력한다. 저자는 이러한 노력은 위장이라고 판단한다. 이 위장이라는 현상이 정치사회로 넘어가면서 심각한 오해를 낳게 된다. 즉 위장에 능한 선동 정치인들은 사람들에게 그럴싸한 목표를 내거는 능력을 겸비하는 경우가 많고 여기에 현혹되어 선거에서 한표를 던져주게 되는 것이다.

 

가정교육에서 근원을 찾은 '비평화'의 문제점을 국제사회로까지 확대시키며 자신의 철학적 견해를 밝힌다. 공감하지 않고 외면하는 현상은 서구사회에서 전쟁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원인이며 결국 전 국제사회의 구성원들이 상호의존적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만 전쟁은 막을 수 있고 폭력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책의 구성은 상당히 흥미롭다. 책의 제목에서 느낄 수 있다시피 평화의 출발은 '총구'로 대표되는 폭력과 파괴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내용이 책의 서두에 등장하면서 이 논리의 증거를 가정교육에서 찾았으며 마지막으로 다시 이러한 주장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논리는 국가간의 관계라는 것이 항상 긍정적이고 상호협조적인 관계가 되기는 힘들다는 점을 간과한 듯 하다. 결국 국제사회는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주도하는 한개의 사회라고도 볼 수 있지만 국가와 민족이 개입되면서 상대적인 이익을 찾게 되고 이 과정에서 평화로움이 깨질 수 밖에 없는, 저자가 문제시하였던 폭력이 개입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결국 국가나 민족이라는 개념이 와해되기 전까지는 이 땅에 전쟁이라는 행위가 없어질 것인가 라는 점의 의문이 든다. 국가와 민족을 따지기 전에 사람은 각자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옳고 그름을 따지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충돌이 발생할 수 밖에 없지 않겠나 하는 '소심한' 생각으로 리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도덕적인 호소와 정치적 지지만으로는 이 세상의 폭력과 테러를 막을 수 없다. 오로지 다른 사람과 공감함으로써, 즉 멸시와 압박과 폭력에 시달리는 타인의 고통을 함께 느낄 때에만 가증스런 독재자의 등장을 막고 그들이 벌이는 전쟁을 막을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공감 능력은 자신의 고통을 회피하지 않고 정직하게 맞닥뜨릴 때 자라난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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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된다는 것의 철학
국내도서>가정과 생활
저자 : 론 니스,마이클 오스틴 / 김지현,배안용역
출판 : 사람의무늬 2012.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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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육아에 대한 부담을 부부가 함께 하고 싶지만 몸이 잘 따라주지 않는다. 아이 둘의 아빠가 되었는데도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아이가 한 명일 때에 비해 좀더 많이 느끼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그래서 육아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들을 읽어보기도 하고 인터넷 자료를 검색하고 세미나에 참석해서 강연을 듣기도 했다. 최근에는 두란노아버지학교를 수료하기도 했다.


이 책은 이런 육아에 대한 관심으로 인해 읽게 된 책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다른 책들과 비교했을 때 질적인 차이가 있음을 밝혀둔다. 질이 더 좋고 나쁘고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쉽게 이야기해서 이 책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약간의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 <아빠가 된다는 것의 철학>이라는 제목에 나와있는 '철학'이라는 단어가 말그대로 철학이었다. 영어제목은 Fatherhood이고 부제목에도 역시 philosophy라는 단어가 들어있다. 오해는 하지 마시라. 책이 어렵다는 것과 유용하지 않다는 것은 다르다는 것. 다른 육아책들이 실질적인 육아방법(예를 들어 연령별로 무엇을 해야 한다든가 하는 것)에 대해서 언급한다면 이 책은 말그대로 가정에서 아버지가 가져야 할 철학, 자녀를 대하는 아빠의 마음자세를 철학적이고 문화인류학적 견지에서 다양한 학자들이 여러가지 이론과 사례들로 담아내고 있다. 다만 이론과 사례라는 것이 논문에서나 다루어질 법한 과도하게 학술적인 것은 아니고 실용적인 가치가 충분한 것들이다. 



이 책은 17명의 저자가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과 마음가짐에 대해서 쓴 17편의 에세이를 모은 책이다. '아버지가 된다는 것', '윤리와 양육방식', '참된 아버지', '아빠의 딜레마' 등 크게는 4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다. 언젠가 육아도서를 읽으면서 느끼기도 했고 리뷰에 쓰기도 했던 말이지만 좋은 아빠가 되기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 책은 한 가정에서 올바른 한 인간으로써의 아빠의 모습을 조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부성과 삶의 의미' 라는 주제의 마이클 반웰의 글이 인상적이다. 많은 남자들이 아버지가 되고서야 완전한 어른이 되었다는 주장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자는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부성이라는 것은 타자지향적인 철학이며,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삶이 더 의미있는 삶이라는 점에서 부성이라는 타자지향성은 남성들의 삶에 궁극적인 의미과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고 하였다(p.83). 정말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선택이 가치를 만들어내듯이 자녀를 위한 활동을 '선택'하는 것은 아버지로서 자녀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자녀를 위해 아버지의 역할을 하는 것이 더 의미있는 삶이라는 것이다.

 

시작한지 몇년지 지나지 않은 아버지의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좋은 글들을 많이 수록하고 있다. 아버지로서 아이에게 대중매체를 어떻게 보게해야 하는지, 사회정의를 위해서 아버지가 하는 역할을 어떻게 공정하게 수행할 수 있는지 여러가지 방면에서 아버지를 단어을 고민하게 만든 시간이었다. 다만 가끔 자녀의 사례르 이야기되는 것이 '아들'이라는 점이 좀 아쉽다. 나는 딸만 둘이기 때문이다(^^).

 

가끔 사트르트니 소크라테스니 하면서 서양 철학자의 이름이 거론되지만 읽는데 크게 지장이 이는 정도는 아니다. 아무튼 아버지라는 개념을 단지 아이들의 아빠라는 관점에서 더 나아가서 한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아이들을 지켜내야 하는 아버지로서의 역할 등 매우 포괄적이고 의미있는 글들을 읽으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음을 고백한다. 자녀들의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진지하게 고민하고자 하는 아버지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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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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