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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교육을 공교육과정에 포함시킬 것이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언제부턴가 우리나라에는 인성이 사라지고 있다. 어렸을 때는 개인적으로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을 무척 싫어했지만 지금은 차라리 그런 말을 들을 때가 차라리 좋았다는 생각마저 들고 있다. 극단적으로 말해 개인주의의 전형적인 모습들이 사회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인성교육을 이렇게 강조하게 된 배경에는 남을 배려하지 못하고 개인 중심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출발한다고 본다. 남이야 어찌 생각하든 암묵적 사회규범 내에서 나의 일을 올바르게 처리하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포스터모더니즘의 시대인 요즘은 과거의 절대적 기준라는 것이 이미 사라지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이 오히려 사회적 정의로 표현되고 있다.



인성이라는 제목에 끌려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사실 기대만큼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실질적인 기법들을 소개하고 있지는 못하다. 다만 우리가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흔히 실수할 수 있는 것들을 개선하고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계기들을 제공하는 선에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서문의 핵심용어 정리 코너에서 저자들이 주장하는 몇가지 용어들에 대해 설명하고 본문으로 들어가지만 마음에 확 와닿지는 않았다. 하지만 책을 읽는 시간에 자녀교육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들이 제공되었다. 인성교육을 다루면서 이 책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책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바로 '두뇌'의 역할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여러 차례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던 뇌과학과 자녀교육을 연결시켰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겠고 거기에 코칭과 인성교육의 내용을 담았다는 점도 이 책의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사례들처럼 좀더 아이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부모가 되고 싶다. 무조건 한계와 규정을 정해 버리고 훈육하는 방식이 아닌 공감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좋은 분위기의 가정을 만들어 보고 싶다. 인성교육을 중심으로 한 자녀교육에 관심있는 부모들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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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고 두 아이와 살고 있는 민속학 연구원인 울리카가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조가비 해변을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해변에서 아이가 해골을 발견하게 되고 경찰 조사 결과 1972년에 실종된 크리스티나 린뎅의 유골이라고 밝혀진다. 웬지 으시시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스릴을 느끼면서도 과거를 회상하게 만드는 아련한 추억속의 이야기로 빠져들게 된다.


이야기는 울리카와 크리스티나의 이야기가 오가며 진행된다. 둘 사이의 연결고리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이야기가 흥미롭게 진행되지만 다소 속도감이 떨어지는 느낌은 있었다. 하지만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그녀의 친구 안네와의 추억과 함께 그 주변을 멤돌던 크리스티나의 이야기는 웬지 모를 미스터리를 느끼게 한다.



성장소설로 분류해도 될 정도로 크리스티나와 울리카의 이야기를 오가며 사랑하고 성장해 가는 이야기를 진지하게 다룬다. 그들이 거닐던 북유럽의 해변을 상상하게 된다. 뭔가 큰 반전이나 예상치 못했던 사건보다는 숨겨진 이야기가 밝혀져가는 과정이 흥미로운 소설이다.


마리 헤르만손은 스웨덴 작가라고 하는데 사실 처음 듣는 작가였지만 이 책을 출간한 '밝은세상' 출판사의 안목을 믿어 선택하게 되었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큰 울림과 감동으로 책을 마무리 하게 되었다. 해변의 추억은 아니더라도 과거의 추억을 더듬어 보며, 저물어가는 겨울의 마지막 미스터리를 체험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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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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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에는 결말을 예측하게 만드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원제목은 ≪The Heat of Betrayal≫이다. 영어실력이 일천한 나는 비트레이얼이라는 제목이 뜻하는 의미를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야 궁금하게 생각되어 찾아보았다. '배신', '배반'이라는 의미의 단어였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은 소설로는 두번째이다. ≪빅 픽처≫, ≪템테이션≫ 등 유명한 작품이 많았지만 처음 읽은 그의 소설은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이었고, 그 이후 에세이집인 빅 퀘스천≫을 읽었다. 들이켜보니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을 관통하는 주제도 역시 배신이 아니었나 생각되었다.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서와 같이 이 책의 주인공은 상처받은 여인이다. 그리고 역시나 그 상처를 스스로 해결해 나간다. 물론 누군가의 도움은 있었지만 희망을 품고 자신의 삶을 역동적으로 헤쳐나가는 강한 여인의 모습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모든 선택이 완벽하게 선을 추구하는 결과를 가져오지는 못했지만 그녀는 살아남았다.



기자 생활을 하다가 회계사로 직업을 바꾼 로빈이 주인공이다. 그녀는 자신의 사무실로 찾아온 화가이자 대학 교수였던 폴을 만나 결혼한다. 자유분방하게 살았던 남편에게 실망하기도 했지만 모로코로 여행하자는 그의 권유를 받아들여 비행기에 오른다. 하지만 모로코의 한 호텔에 묵으면서 카페와 호텔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하던 폴은 갑자기 사라진다.


로빈은 폴의 아이를 갖고 싶어했지만 폴이 정관수술을 받았던 사실을 로빈이 뒤늦게 알게 되었고, 폴은 자해 소동 끝에 모습을 감춘 것이다. 경찰은 로빈을 유력 살인범으로 오해하게 되고 로빈은 폴의 행방을 찾아 떠난다. 폴의 과거를 되짚어가며 여러 소동들을 겪는 과정에서 독자의 관심은 과연 로빈은 폴의 행방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에 집중된다. 그리고 주인공인 로빈의 희망과 같이 폴을 다시 만나 서로에 대한 오해와 불신의 덫을 내던지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가는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면 하는 기대도 해보게 된다. 하지만 결말은 끝내 폴의 행방을 알려주지 않는다.


폴의 행방이 궁금했지만 작가는 올바른 결말을 내렸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만약 폴의 행방을 알려주었다면 이 소설의 주인공은 로빈이 아닌 폴이 될 뻔 했기 때문이다. 폴을 향한 로빈의 마음은 시시각각 바뀐다. 폴의 로빈에게 했던 '배신'이라는 하나의 행위를 로빈은 다방면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느낀다. 폴을 찾으러 가는 과정에서도 단지 폴의 생사만 확인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배신을 밥먹듯이 한 폴을 찾으러 다니는 자신을 한심하게 생각하는 마음, 그리고 폴과 다시 재회하여 제2의 결혼생활을 꿈꾸는 마음까지 극과 극을 오간다. 하지만 죽음의 근처까지 갔다가 극적으로 살아난 그녀는 결국 마지막까지 살아남는다.


세상 끝으로 달아나려고 해도 세상은 우리를 놓아주지 않는다. 사하라사막 같은 엄숙하고 장엄한 대자연을 마주하고도 우리 안의 악마는 절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 p.281


이처럼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 쉽게 의심을 품고 또 선과 악을 오가는 배신의 삶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고민하게 만든다. 그 선택을 하는 과정에 어떤 이들은 폭력과 강간 등으로 잘못된 선택을 부추기지만 또 어떤 이들은 성경 속의 사마리아인처럼 넘어진 나를 일으켜 세워주고 아무런 보답도 바라지 않는 은혜를 베푼다.


실종 이후 유명 화가가 될 찰나에 놓인 폴의 부인으로서 로빈은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까. 모로코에서의 신체적, 정신적 상처는 거의 회복되었고, 그녀의 배속에는 인공수정을 통해 아이가 자라나고 있다. 그녀 앞에 폴이 나타날지, 또다른 폴이 나타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그녀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로빈과 로빈을 둘러싼 환경은 폴의 '배신'이 낳은 작품이다.


비트레이얼
국내도서
저자 : 더글라스 케네디(Douglas Kennedy)
출판 : 밝은세상 201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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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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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진작부터 이 영화를 보려고 했지만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았는데 마침 사회복지사 자격증 과정을 공부하던 중 과제물 주제로 제시되어 보게 되었다. 전부터 관심이 있던 터라 내용은 대략 알고 있었다. 


이제 본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소감을 중심으로 미국의료보험 체제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한 이 영화의 리뷰를 남기고자 한다.



2. 본론


영화는 끔찍한 장면으로부터 시작한다. ‘애덤(Adam)'이라는 남자가 사고를 당해 찢어진 다리를 직접 꼬매고 있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한다. 첫 장면부터 상당히 엽기적이라 할 만큼 끔찍하다. 그는 미국에서 의료보험에 들지 못한 5천만명 중의 한 명일 뿐이다. 애덤에 이어서 릭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그는 탁상절단기를 잘못 작동하여 두 손가락 끝에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잘려진 두 손가락 중 중지봉합은 6만달러, 약지 봉합은 12만 달러를 청구받고 결국 한 개의 손가락만 선택하여 봉합수술을 받았다.


그렇다면 의료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자신들이 지불한 만큼의 보장을 받고 있는가. 애덤과 릭의 사례에 이어서 래리와 도나 스미스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도나 스미스는 신문 편집장이었고 그의 남편인 래리는 기계공으로서 멀쩡히 다니던 직장이 있었지만 남편이 여러 차례 심장 발작을 일으키고 급기야 도나는 암을 진단받고 치료를 받다보니 살던 집을 관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들은 보험에 가입한 정상적인 미국인이었으나 집을 처분해야 할 정도로 허술한 보장시스템으로 인해 결국 딸이 사는 집으로 이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제대로 되지 못한 미국의 의료보장시스템 덕에 그들은 파산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79세의 프랭크 카딜은 의료보장제도의 혜택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 부부의 약값을 다 충당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약값을 벌기 위해 공장에서, 마트에서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로라 버넘은 도로에서 운전 중 사고를 당했다. 나름대로 큰 사고였지만 사전승인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엠뷸런스 이용료는 보장을 받지 못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더 나아가 자신의 딸을 적시에 치료하지 못해 죽게 만든 흑인 여성의 사례나 흑인인 남편이 먹는 약의 보험보장을 받지 못해 3주 진단을 받고 죽는 모습을 볼 수 밖에 없는 백인 여성의 사례는 보는 이로 하여금 눈물 짓게 만든다.


이상의 사례는 영화에 나오는 사례 중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에서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누구는 너무 말라서, 누구는 너무 뚱뚱해서 미국의 의료보험은 가입을 거부하고 있는 이 현실이 과연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이 맞는가.


미국 보험사의 콜센터 직원은 보장 거부를 알려야 하는 일에 울음을 쏟았고, 의학고문이었던 박사는 보장거부 처리를 하면 보너스를 받는 보험사의 업무처리 방식에 불만을 표시하고 사표를 냈다. 이러한 미국의 의료보험 체계는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진 것일까. 영화에서는 1971년 2월 18일에 사기업인 에드거 카이저 종신보험이 건강유지기구를 운영하도록 당시 닉슨 대통령이 승인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가입자는 낸 보험보다 훨씬 적은 보험금으로 회사는 이익을 취하는 구조로서 그 이후 환자들이 받는 혜택은 더 적어져만 갔다. 


"오늘은 새로운 의료정책방향을 제시한 날로 선포하고 싶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간단합니다. 우리는 미국인이 세계 최상의 보건정책을 누리도록 하기 위해서이고, 곤경에 처함 모든 미국인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 닉슨 전 대통령


이러한 미국의 어처구니없는 의료보험 시스템은 신물나는 정치적 결과물이었던 것이다. 곧 이어 영화에서 소개되는 또하나의 어이없는 사건은 국경을 넘어 캐나다로 가서 진료를 받는 애드리엔 캠벨의 사례이다. 그녀는 22세 때 자궁경부암을 앓았고 딸 하나를 둔 과부다. 암에 걸렸을 당시 그녀는 퇴짜를 맞았는데 이유는 22세는 자궁경부암에 걸리기에는 ‘너무 젋다’는 이유에서였다. 겨우 암은 극복은 했지만 결국 미국의 의료체제에 넌더리가 났다면서 캐나다에 사는 남자친구의 도움으로 병원 진료를 캐나다에 가서 받고 있다.


문제는 많은 미국인들이 캐나다의 의료보험이 자신들보다 못하다고 믿는 것이었다. 그래서 영화제작진은 몇몇 캐나다인들의 생각을 인터뷰했다. 미국에서 24,000달러의 진료비를 요구했던 병이 캐나다에서는 한 푼도 지불하지 않고 치료가 가능했다면서 어떤 한 캐나다인은 그러한 의료보험 체계를 만들게 된 마인드를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그에 앞서 영화감독은 자신이 감당해야 할 의료비를 자신이 감당하면 되지 않느냐고 물었고 그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세상에 자기 몫을 다 부담할 수 있는 사람만 있지는 않지 않습니까? 그런 사람들을 도와주어야지요.”


캐나다로부터 시작된 서구 의료보험 체계에 대한 궁금증으로 영화제작진은 영국이나 프랑스까지 가서 조사를 하지만 미국처럼 ‘거지같은’ 의료보험 체계를 갖춘 나라는 없었다. 결국 마지막으로 찾게 된 곳은 관타나모 수용소. 정말 어이없게도 관타나모 수용소의 의료시스템이 미국의 의료보험 체제보다 훨씬 더 다양한 보장을 해준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제작진은 결국 그동안 영화에서 인터뷰에 응했던 몇몇 환자들을 배에 태우고 관타나모로 향하지만 결국 병원까지 진입을 하지는 못하고 쿠바를 향하게 된다. 얼마 전 미국과 쿠바를 화해를 했지만 영화가 제작됐을 2007년 당시 미국에게 쿠바는 여전히 후진적인 독재국가에 불과했을 것이다. 하지만 쿠바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미국에서 120달러나 했던 약이 5센트 밖에 되지 않았고 대부분의 진료도 무료로 해주면서 미국인을 환대해 주었던 것이다. 쿠바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쿠바의 소방서에 방문하여 소방대원을 끌어안는 장면을 보곤 눈물이 핑 돌았다.


영화제작을 마무리 하며 제작진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며 스스로 답변한다.


“우리는 뭐가 잘못되었기에 그러지 못할까요?”


“세상은 ‘우리’의 세상이지 ‘나’의 세상이 아닙니다. 한 가지 기본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바로잡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힘센 권력들은 우리가 그렇게 못하길 바라지요. 그리고 그들은 우리가 서구세계에서 유일하게 무료 의료보장을 받지 못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결국 정치가들의 몫으로 돌리고 있지만 프랑스 국민들의 인터뷰처럼 국민들이 좀더 자긍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분노’의 물결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도 전하고 있다. 쿠바보다 못한 미국의 의료보장체계를 소개한 이 영화는 당시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고 서구권 국가 중 의료보험이 ‘민영화’된 유일한 나라을 세상에 널리 소개하는 계기가 되었다.



3. 결론


미국 내 의료보험 가입자 2억 5천만 명이고 하루하루 아프지 않기만을 기도하는 5천 만명의 의료보험 비가입자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비가입자가 아니라 가입되어 있지만 제대로 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는 2억 5천만명이 주인공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9년 전에 상영된 영화니까 그 사이에 얼마나 개선이 이루어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의료업계와 정치가의 고착된 연결고리를 끊지 않은 이상 9년이 지난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을까 생각된다. ‘헬조선’ 이슈가 난무하는 요즘에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일단 영화의 논조가 미국의 의료보장체계에 대해 비판 일색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평가를 하기는 힘들다. 다만 사람 사는 세상인데 어떤 ‘악마’같은 사람이 자신만을 위한 정책을 만들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국민들이 넘쳐나고 있으니 올바른 정책은 아니었다고 평가할 수 밖에 없다.


또 하나 이 영화의 비판논조를 강화시키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공공연하게 제기되어 온 ‘의료민영화’의 이슈이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추진하려는 의료민영화는 기존의 국민건강보험을 모두 폐기하고 민영화하는 정책이 아니기 때문이 미국과 같은 심각한 사태를 낳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사기업의 지나친 개입으로 국민들이 받게 되는 의료혜택이 줄어들지 않는지 정책적으로 관리 감독을 철저하게 한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 영화에서 소개된 미국의 의료보험체제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와 함께 영국이나 캐나다를 비롯한 서구사회 및 쿠바의 의료보험정책을 참고하여 더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모두 노력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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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의 2015년 신작이다. 그의 작품 중에서는 센트럴 파크를 처음 읽었고 스릴러와 로맨스가 결합된 새로운 장르라는 느낌을 받으면서 무척 흥미롭게 읽었던 작품이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거기에다가 판타지적인 요소로 시간여행이라는 소재까지 결합되어 더욱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아서는 아버지로부터 24방위 등대를 물려받는다. 단 지하실에 있는 문은 절대 열어서는 안된다는 당부를 듣게 되는데 호기심이 발동하여 그 문열 열게 되고 그 이후로 그의 인생은 엄청난 소용돌이로 빠져들게 된다. 그의 할아버지인 설리반도 같은 호기심으로 그 문을 열고 나서 24년동안 방황하며 살게 되었다.



그 문을 열게 되면 24년동안 1년 중 하루만 살 수 있는 저주를 받게 된다. 설리반은 24년동안 저주를 받고 풀려나지만 그 뒤를 이어 그의 손자인 아서가 저주를 이어받게 되었다. 그 와중에 리사를 사랑하게 되어 사랑을 이어가게 될 듯 하지만 1년에 한번 만나면서 사랑을 키워나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면서 아서는 24방위 등대의 저주를 풀기 위해 노력한다.


시간과 공간의 이동이라는 환상적인 주제에 스릴러와 로맨스가 결합되면서 결말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이제는 기욤 뮈소만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1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고 현실로 돌아왔을 때 겪는 아서의 경험들도 환상적이고 결말에서 주어지는 반전도 상당히 독특하다. 소설 내내 아서의 1인칭 이야기로 서술되다가 후반부에 리자의 1인칭 서술로 바뀌게 되는 점도 특이하다. 


2015년을 마무리하면서 올해 마지막 읽는 소설이라는 경험이 예측불허의 스토리와 함께 한해의 흥미로운 결말로 이어져 기억에 오래 남을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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