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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3개월은 거짓말
국내도서
저자 : 곤도 마코토 / 박은희역
출판 : 영림카디널 2013.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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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대한 독특한 시각을 가진 분의 책을 읽게 되었다. 암을 치료하려다가 오히려 몸상태를 더욱 악화시켜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경우가 많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저자는 최근 20년 이상 '암은 절제하지 않고 치료한다', '항암제는 효과가 없다', '검진은 백해무익하다', '암은 원칙적으로 방치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한편은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의 의사를 사기꾼으로 몰아부치는 듯한 인상을 받기도 했다.



보통 시한부 선고를 받을 때 3개월, 6개월 등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의사는 가능하면 선고받은 기간보다 오래 살기를 바라는 환자들의 욕구로 인해, 그리고 시한부 선고 기간보다 짧게 살았을 때 환자들로부터 받을 원망이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짧게 선고한다는 것이다. "1년은 괜찮습니다."라고 했는데 3개월 만에 환자가 사망하면 의사로서 체면이 말이 아닐 것이라는 이야기다. 일반적인 의사들이 이런 행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저자는 의료산업이 하나의 공포산업이며 불안산업이라고 주장한다. 한편 이해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안해도 되는 수술을 하라고 권하는 경우도 있으며, 없었던 병이 입원 이후에 생기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의료는 종교나 교육과 마찬가지로 공포산업이며 불안산업이다. "치료하지 않으면 큰일 납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습니다."라고 불안을 부추길수록 의존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의사는 환자를 불안하게 하여 수술을 한 뒤, 너무도 태연히 몸을 부자유스럽게 만들거나,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 p.25


내용을 읽다보면 의사와 의료업계에 대한 저자의 뿌리깊은 불신을 느낄 수도 있다. 병원에 멀쩡하게 걸어 들어온 환자에게 초진 혹은 초진을 받고 얼마 후에 '시한부 3개월'이라고 선고하는 의사는 사기꾼(p.29)이라고 단언한다. 대부분 암에 대한 인식은 무서운 병, 낫기 힘든 병, 죽음으로 가는 병 등의 인상을 갖게 되는데 그 이유도 역시 암 치료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무의미한 수술과 항암제 치료가 초래한 고통스러운 상황 그 자체가 무서운 것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암 말기 환자들이 살아난 사례도 많으며, 현재 암 치료기술이 발달하여 암은 더이상 불치병이 아니라 난치병이며 치료 가능성의 수준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저자의 주장은 지나치게 비관적이고 부정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낫기 힘든 상황, 가능성 1%의 상황이라고 희망을 가지고 도전해 보고자 하는 것이 인간의 욕구가 아닐까. 저자는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현실을 인정하고 남은 기간을 어떻게 살지 고민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역시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아니다. 평생을 병원 신세를 지며 각종 항암제와 치료제로 망신창이가 된 채 생을 마감할 것인지, 아니면 단 3개월이라도 자연을 즐기며 가족과 마지막 여생을 지낼지의 선택이라면 당연히 후자가 될 것이다. 하지만 1%의 가능성이라는 것에 약간의 희망을 갖게 되는 것이다.


완치되기 힘든 상황의 환자들 입장에서 불필요한 치료에 연연하느니 암을 방치하고 자연상태에서 지내는 치료를 권하는 것이 다소 현실적으로 인간의 욕구를 무시한 조언이라고 하더라도 부분적으로는 경청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한편 저자의 말처럼 지나치게 공포심을 조장하여 반드시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든지,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한다고 권하는 의사도 실제로 있기 때문이다. 개인이 가진 지식과 경험, 그리고 주위 환경 및 정보에 근거하여 저자의 조언 중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공감하고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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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그들이 절대 하지 않는 것들
국내도서
저자 : 나쓰가와 가오
출판 : 흐름출판 2013.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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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발상은 독특하다. 저자는 그동안 비즈니스 서적을 쓰면서 경영자는 인터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한번은 인터뷰 도중에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을 물어보았더니 소설을 자주 읽으며 경제경영서나 자기계발서는 전혀 읽지 않는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저자는 여기에 착안하여 이 책을 쓰게 되었다.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나 경영 서적들이 주장하는 바는 '이렇게 하면 성공할 것이다.', '이렇게 했더니 성공했다'는 식의 '해야 하는 것'을 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하지 말아야 할 것'에 주목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까. 저자가 말하는 그만두어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 스마트한 사람은 서두르지 않는다.

- 스마트한 사람은 정보를 모으지 않는다.

- 스마트한 사람은 혼자 짊어지지 않는다.

- 스마트한 사람은 화를 내지 않는다.

- 스마트한 사람은 남의 말을 듣지 않는다.

- 스마트한 사람은 일일이 말하지 않는다.


상당히 일리있는 주장들이 이어진다. 대부분의 기업은 경쟁우위를 위해 '효율화'를 추구한다. 그러나 저자는 요즘의 효율화는 새로운 일의 계기가 될 수도 있는 아이디어를 없애고 여느 때의 업무를 좀 더 빠르게 처리해 내는 기술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유능한 사람과 바쁜 사람은 다르다는 것이다. 정말 유능한 사람은 바빠서 잡담을 나눌 시간이 없다는 사고방식이 얼마나 안타까운지 이해하는 사람이다. 그 시간을 오히려 활용하여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는 실마리로 삼는다. 결국 진정한 효율화를 추구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단순히 빨리 처리하는 효율화가 아닌 성과를 높이기 위해 시행착오를 경험하는 시간을 중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쓸데없이 시간을 허비하는 것으로 생각했던 출퇴근 시간을 중요한 정보수집 시간으로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p.33).


정보를 수집하려고만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모이는 것이 정보가 된다는 말은 공감이 간다. 다만 정보와 데이터의 구분하는 대목에서 데이터가 정보보다 상위개념이라고 하는 언급(p.58)은 잘못되었다. 보통 학계에서는, 일반적인 사실에 대한 설명은 데이터로 구분하며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하여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상태로 변환된 것이 정보라고 본다.


이 책이 단지 무엇을 하고 안하고의 이슈를 제기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정말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주어진 자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방법, 거창한 목표보다는 매일의 삶에 여유로움과 집중력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법, 다른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기회를 발견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그동안 바쁜 스케줄을 쪼개가며 숨막히게 살아가는 사람들보다 일에서 한 발 물러난 대화와 여유로운 생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내용을 통해 흥미로운 미래를 맞이할 수 있는 기회를 엿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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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팔리는가
국내도서
저자 : 조현준
출판 : 아템포 2013.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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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합리적이라는 가정하에 출발한 표준경제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탄생한 행동경제학의 경계가 점점 확장되고 있다. 최근에는 소비자행동의 분석이 단순 시장조사에 국한하지 않고 뇌과학의 영역까지 확대되어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갖는 의문은 왜 소비자들은 이성적인 판단으로 구매를 하지 않는가에서부터 출발한다. 그에 대한 해답은 뇌과학자의 연구 결과에서 찾고 있는데 즉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은 이성의 뇌(대뇌피질)가 아닌 감정의 뇌(변연계)라고 밝혀진 바와 같이 소비자가 자기 생각을 말하는 기존의 신제품 조사 방식은 실제 해동과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p.24)이다.



책의 1부에서는 '마케터를 속이는 두 얼굴의 소비자'라는 제목으로 말과 행동이 다른 소비자들의 이중적인 태도에 대해서 다양한 사례와 함께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왜 사람들은 펩시콜라가 맛있다고 선택하면서 코카콜라를 마시는가. 몸에 좋지 않다고 알려진 패스트푸드를 여전히 즐겨먹고 있으며, 금연금주가 좋다는 걸 알아도 여전히 구입이 계속되고 있다. 맛을 구별하지 못하면서 맛집의 음식을 맛있다고 하며, 브랜드의 차이가 곧 품질의 차이라고 오해한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빠른 판단을 내릴 수 있지만 빠른 판단이 반드시 올바른 판단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비단 이러한 이중적인 태도는 소비자의 행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결국 사람들은 표준경제학에서 말하는 것처럼 합리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매우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이다.


자신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은 착각하고 있다. 바로 2부에서 언급하고 있는 앵커링, 직관, 고정관념, 프레이밍, 자기중심성 등의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게 만드는 요인들이다. 앵커링의 사례를 이야기하면서 언급한 P&G의 POME(Point of Market Entry, 시장진입 시점)이 인상적이다. 즉 P&G는 생애 첫 고객이 지속적인 고객이 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여성 생리대를 만드는 타 경쟁사가 10대 후반 여성 고객들에게 집중할 때 P&G는 생애 첫 고객인 10대 초반의 여자아이들에게 집중적으로 마케팅 했다는 것이다. 비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앵커링 마케팅 사례라고 할 수 있다.


3부에서는 왜 사람들이 비합리적인 판단을 계속하는지 그 원인을 알려주고 있다. 먼저 진화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터득한 빠른 판단체계는 착각과 비합리적인 판단의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사람의 기억은 불완전하고, 심지어 왜곡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더 나아가 기억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사실과 다르고 왜곡된 기억이 착각과 비합리적인 판단의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인간의 제한된 지각능력과 정보처리용량이 불완전한 판단의 원인이며, 대비를 통한 판단 및 착시현상도 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모든 현상들의 궁극적인 원인은 바로 '감정의 뇌'가 먼저 작동하는데 있다. 최근 심리학과 행동경제학의 연구에서는 인간 행동을 결정하는 것은 이성의 뇌(대뇌피질)가 아닌 감정의 뇌(변연계)라고 이야기한다(p.170). 이는 소비자의 행동으로도 이어지는데 중요한 점은 소비자들은 상품을 구매하기 전에는 감정의 뇌가 선택했지만, 막상 구매하고 나면 자신은 이성적으로 구매했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신제품 출시전 많은 시장조사를 해도 많은 제품들이 실패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행동을 유발하는 것을 '동기(motive)'라고 하는데 최근의 관련 연구에 따르면 '경쟁승리', '새로움 추구', '위험 회피' 등의 세가지 절대동기들이 1000여개의 다른 동기들을 지배한다고 밝히고 있다(p.173). 이러한 세가지 강력한 동기들을 깨우는 속성으로 저자는 세가지를 파워에지, 뉴에지, 리스크에지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세가지 에지가 시장을 지배하며 소비자의 행동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마지막으로 마케터의 입장에서 소비자들의 감정의 뇌를 유혹하는 10가지 전략을 제안한다. 제안한 전략들은 모두 앞서 제안한 3에지 원리를 기반으로 하여 풍부한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제까지 다양한 소비자 행동과 그 변화 요인을 소비자 시각에서 전달한 측면이 있는데 마지막 장은 마케터로서 이 변화무쌍한 소비자들의 행동을 좌지우지하는 감정의 뇌를 건드릴 수 있는 전략들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융합의 시대이다. 뇌과학이 단지 사람의 뇌를 의학적으로 분석하고 예방과 치료목적의 연구를 진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제는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고 행동을 분석하고 예측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책의 내용과 같이 소비자 행동을 연구하고, 실제 소비자들을 향해 마케팅을 해야 하는 마케터나 기획자들이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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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더
국내도서
저자 : 마리사 마이어 / 김지현역
출판 : 북로드 201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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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어느 먼 미래에 지구는 4차세계대전 이후 6개의 국가로 재편된다. 동방연방제국, 영국, 유럽연방, 아프리카연합, 아메리카 공화국, 오스트레일리아. 좀 불쾌한 이야기지만 그 중 이름으로 예상하기를 아마도 지금의 우리나라는 동방연방의 12개 주 중 하나에 속해있을 듯 하다. 기술적으로는 사람의 신체 일부를 기계로 교체하여 사이보그를 만드는 기술이 일반화되어 있으며, 지면을 달리는 자동차가 아닌 자기부상 방식으로 하늘을 달리는 호버라는 이동수단을 이용하고 있다. 또한 감성과 인격을 가진 안드로이드라는 로봇이 사람의 보조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사람의 몸에도 ID가 내장되어 있어서 그곳에 개인 신원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이러한 발달된 기술에도 불구하고 레투모시스라는 치명적인 전염병이 유행하고 있으나 치료법을 개발하지 못해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동방연방제국은 라이칸 황제가 다스리고 있으나 소설의 중반부에 이르러 레투모시스에 감염되어 세상을 떠나고 그의 아들인 카이토 황태자가 황위를 이어받는다. 카이토는 황태자 시절 신더가 운영하는 정비소에 방문한다. 황실에서 쓰는 안드로이드를 수리해달라는 이유로 방문한 것이다. 신더와 카이토의 만남을 이렇게 시작된다. 자신의 몸의 36.28%가 개조된, 즉 36.28%는 인간이 아닌 신더(p.93)는 11살에 사고에 의해 사이보그 수술을 받았고 지금은 동방연방에서 최고의 정비사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의 양아버지는 죽고 양어머니와 의붓자매들과 함께 살고 있는 그녀는 미래판 신데렐라다. 양어머니와 의붓언니인 펄은 신더가 일해서 번 돈으로 생활하지만 늘상 구박으로 신더를 대한다. 하지만 신더는 신데렐라와는 다르게 늘 반항하며 자신만의 전문영역을 개척해 왔다. 한편 언니와는 다르게 의붓동생인 피어니는 신더를 잘 따랐으나 기계부품을 찾으러 쓰레기장에 함께 갔다가 레투모시스에 감염이 된다. 


이때 동방연방을 비롯한 지구는 두가지 위험요인에 당면해 있었다. 첫번째는 레투모시스의 감염자가 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치료제 개발이 급하다는 점과 두번째로 루나왕국의 레바나 여왕이 지구를 공격하여 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다는 상황이다. 루나인은 몇 세기 전에 지구인 식민지 이민단에서 진화한 종족으로 이제는 더 이상 인간이라고 볼 수 없는 종족이다. 루나인은 인간을 세뇌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 중 레바나 여왕은 그 능력으로 루나 제국을 철권 통치하고 있는 중이다. 레바나 여왕은 동방연방에 결혼동맹을 요구하며 그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전쟁을 통해 동방연방을 비롯하여 지구를 정복할 꿈을 꾸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즉위하게 될 카이토 황태자는 이 어려운 상황을 잘 대처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으며, 그 이면으로 신더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전개된다.


기본적인 책 정보를 보기 전에는 신데렐라를 상상할 수 없었다. 책의 결말로 향해가면서 대략 카이토 황태자와 신더가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긴 했지만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신데렐라와 왕자의 해피엔딩을 떠올리기는 힘들었다.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스토리였지만 스토리가 끝나고 강철의 신데렐라라는 제목의 역자후기를 보는 순간 신데렐라를 떠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나서야 주인공 신더(Cinder)의 이름이 신데렐라(Cinderella)와 유사하게 만들었다는 생각도 할 수 있었다.


1984년생의 저자 마리사 마이어는 2012년에 루나 크로니클의 첫번째 작품인 이 소설 ≪신더≫를 발표해 작가로 데뷔했으며 앞으로 4부작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카이토와 신더의 러브라인은 어떻게 완결이 될지, 루나제국과 지구의 관계는 어떻게 개선이 될지, 그리고 루나제국의 새로운 여왕으로 등극할 수 있는 상황의 신더는 앞으로 그 역할이 어디까지 확장이 될지가 앞으로의 이야기에서 궁금한 부분이다. 이미 발표되었지만 한글화되지 않은 두번째 작품 ≪스칼렛≫의 빠른 번역본 출간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계속 발표하게 될 세번째, 네번째 작품들의 스토리를 즐겁게 상상해 보고자 한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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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아버지
국내도서
저자 : 신현락
출판 : 지식의숲 2013.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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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할아버지의 임종을 맞으면서 나의 아버지는 할아버지께 울면서 이야기했다고 한다. "아버지 없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그 울먹이는 하소연에 할아버지는, 지금까지 잘해왔으니 넌 혼자서도 잘 이겨낼 것이라고 용기를 주셨다고 한다. 그 아버지가 나에게 이야기하는 듯 하다. 넌 할 수 있다고. 내가 그러했듯이 너도 잘 할 수 있다고. 다행히 나의 아버지는 살아계셔서 언제든 용기있는 삶의 롤모델이 되어 주심에 감사할 뿐이다.



저자는 1960년생이며 수원의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그는 시골에서 자라나 아버지와 함께 겪은 인생의 경험들을 잔잔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이충걸의 ≪엄마는 어쩌면 그렇게≫의 내용들이 떠올랐다. 차이라면 엄마는 어쩌면 그렇게≫는 살아계신 어머니를 향한 사모곡이며, ≪고맙습니다, 아버지≫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지내온 시대적 배경이 대략 나와 10년 남짓 차이가 나고 도시생활을 했던 나와는 다르게 시골에서 자라났던 탓에 저자가 경험한 이야기들이 다소 낯선 부분도 없지 않다. 옥수수죽을 배급받았다는 이야기부터가 웬지 우리 아버지나 할아버지 세대가 경험한 것 같다는 오래된 세월이 투영된 듯 하다. 하지만 그 속에 숨겨진 아버지의 사랑을 저자는 은근하고 정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도시락 가방 속에 단팥빵 두개를 항상 가져오셨다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나의 아버지를 상상하게 된다. 어디선가 야쿠르트 하나라도, 조그만 사탕 하나라도 드시지 않고 가져와서 나와 동생이 먹는 모습을 보며 기뻐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가 나이가 들어서도 그 모습은 자주 볼 수 있었는데 귀가하시면 주머니에서 슬그머니 뭔가를 꺼내시는 아버지의 모습은 나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그 '버릇'은 아버지로부터 나에게 전달되어 나 역시 아이들이 맛있어 할 만한 군것질거리나 음료수라도 한 병 얻게 되면 집으로 가져오는 궁상을 떨고 있다. 그러다보면 생각한다. 나는 아버지에게 무엇을 드렸는가. 언젠가 그리움에 사무치기 전에 내 마음 속에 담고 있는 고마움을 조금이라도 표시해야 하지 않겠는가. 최소한 이 책의 제목처럼 말이다. "고맙습니다, 아버지"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은혜에 대한 고마움과 부모님과 함께 했던 경험을 겨우 책 한 권으로 요약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나도 아버지에게서, 어머니에게서, 그리고 여러 어른들을 통해 받은 사랑을 작게나마 한권의 책으로 펴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에 누군가에게 울림이 되고, 사무치는 그리움을 통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 나는 책을 한권 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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