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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내부의 적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츠베탕 토도로프(Tzvetan Todorov) / 김지현역
출판 : 반비 201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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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종말이라는 이슈에 이어 민주주의 자체도 변질되어 가고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하는 책이다. 민주주의는 용어 자체의 의미에서처럼 국민이 권력을 갖는 체제이다. 실제로 모든 사람들이 미리 정한 기간 동안 법을 제정하고 국가를 운영할 대표자를 선출한다(p.13). 저자는 이러한 지적을 하기에 앞서 본인은 인생의 1/3은 전체주의 국가에서, 나머지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지낸 경험을 책에서 풀어놓겠다고 이야기한다.


저자가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지적하는 것은 포퓰리즘, 극단적인 자유주의, 메시아주의 등이다. 즉 민주주의의 구성 요소인 인민, 자유, 진보 중 어느 하나가 적정선을 넘어 유일한 원칙임을 자처할 때 민주주의는 위험에 처한다고 한다.


책의 주제를 다루기 전에 1600여 년 전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기독교는 정치권력을 얻기 시작했으며 신학적인 논쟁이 심화되던 시기였다. 대표적 논쟁으로 아우구스티누스와 펠라기우스의 논쟁을 주된 예로 들고 있다. 논쟁의 주제는 '자유의지'와 '죄와 구원'의 문제였다. 펠라기우스는 인간의 자유의지는 신으로부터 주어진 것이며 죄는 물려받아서가 아니라 선조의 행동을 모방한 결과라고 말한다. 즉 신은 인간을 자기 형상대로 만들었기 때문에 인간 역시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죄를 짓고 안짓고의 문제는 인간의 의지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았다. 후천적인 교육을 통해서 자기통제와 정신력을 배우며 스스로의 행동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펠라기우스는 인간의 능력을 낙관했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요구수준이 높았다. 모두 자신의 잘못이고 오직 자신만을 탓할 수 있을 뿐이다(p.26). 이에 반해 아우구스티누스는 인간의 모든 행위는 자유의지의 결과라고만을 볼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친다. 원죄는 인간 종에 속한 모든 개체 특유의 결핍과 취약점인데 이것은 태어나면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그것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노력과는 무관한 근본적인 결함이라는 주장을 한다(p.28). 원죄로 가득한 인간이 구원을 받기 위해서는 인간의 자유가 아니라 신의 은총에 기대야 한다(p.29)는 것이다. 이 논쟁은 결국 418년에 펠라기우스의 사상이 이단 선고를 받는 것으로 결말을 보았지만 그 이후 이 논쟁의 불시는 아직까지 남아있다.


아우구스티누스와 펠라기우스의 논쟁 이후 루소나 몽테스키외 같은 프랑스의 인문주의자들은 그 어느 쪽에서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그 이후 펠라기우스의 사상은 18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개인의 운명(도덕)보다 사회의 운명(정치)에 더 집중하는 것으로 등장한다. 이러한 논쟁은 신학자들과 정치학자들의 논쟁에서 정치적 행위와 권력자들이나 대중에 대한 담론으로 이행한다(p.40). 대중들이 요구가 폭발하기 전에 몽티스키외의 중용의 태도는 마르퀴드 콩도르세와 같은 계몽주의 사상가들에게 격렬하게 비판받는다. 콩도르세는 필라기우스의 사상과 유사하게 인간이 법을 충분히 적용한다면 지상의 악을 일소할 것이며 모든 사람이 자신을 완성하고 능력을 펼치게 될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원죄는 제거해야 할 미신일 뿐이며 행복은 사후의 천국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 논의가 급진전되어 더 나아가서 새로운 사회와 새로운 인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가 되었고 평등과 자유의 이상을 내세우면서 특유의 궁극적인 목표와 이에 이르는 특별한 방법(혁명과 공포정치)를 지향하기 시작한다. 저자는 이를 정치적 메시아주의라고 부른다. 이는 콩도르세의 사상과는 좀 다른 양상으로 움직인 결과이다. 


이러한 정치적 메시아주의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변형된 형태로 나타났다. 첫번째 단계는 1789년 프랑스 혁명 직후에 헉명전쟁과 식민전쟁의 형태로 나타나며, 두번째 흐름은 공산주의으로, 세번째 흐름은 민주주의로 나타난다. 우리의 관심을 끄는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은 예상했던 바와 같다. 즉 이라크 전쟁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민주주의 국가임을 표방하는 서방 선진국들이 참여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모든 악이 선의 이름으로 실현되고 숭고한 목적이라며 정당화되는 역설이라는 것이다. 선을 추구하지만 그 선은 결국 과거의 종교를 대체하고 있을 뿐 큰 차이는 없으며 나만이 선하다는 주장으로 인해 전쟁을 선포하고 다른 나라 국민들의 인권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결국 이러한 오만함과 헛된 욕망이 민주주의를 민주주의답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국제 정치에 복무하는 도덕과 정의는 도리어 도덕과 정의를 해치고 강대국의 손아귀에 놀아나는 단순한 도구로 전락한다. 그리고 강대국의 이익을 수호하는 위선적인 장막으로 나타난다. 선과 정의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메시아주의 정치는 서로를 파괴한다. "천사가 되려고 하다가 짐승이 된다."라는 파스칼의 문구가 이런 상황을 더없이 잘 설명해 준다. 일군의 국가가 다른 국가에 자신들의 의지를 무조건 관철하는 이상, 국제질서는 개선되지 않는다. 정치적 혼란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민주주의는 그 혜택이 필요한 사람들의 눈앞에서 실추되고 심지어 민주주의를 장려하는 국가에서조차 민주주의 원칙이 부식될 위험이 있다.  - p.90


이러한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의 화살은 신자유주의로 넘어간다. 국가의 활동은 공공질서 유지 정도로 최소화되어야 하며 최소화되어야 하는 것은 경제활동에도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신자유주의와 연결된다. "부를 제한"하거나, "공정하게 분배"해서도, 심지어 "과도한 부의 추구를 막아서도" 안된다는 것이 신자유주의의 입장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마냥 신자유주의를 비판하지는 않는다. 자유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좌파는 검열, 금기, 도덕 등 행동에 최대한 자유를 부여하되 경제적 자유는 국가가 제한해야 한다고 하며, 우파의 경우는 이와 반대의 주장을 한다. 두가지 자유를 모두 추구할 수는 없으며 적당한 선을 유지하는 것이 정치의 이슈라는 점을 지적한다. 공산주의는 경제적 자유를 지나치게 통제를 해서 비판을 받았는데 신자유주의는 최근의 금융위기에서 경험했다시피 지나친 방임이 낳은 결과로 재분배가 되지 않는 현상을 낳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공산주의가 주장하는 계급의 소멸을 위한 투쟁 대신 이익의 조화를 가정한 뒤 시장의 자연법칙에 의존하는 역사법칙에 찬성한다. 여기서 다시 아우구스티누스와 펠라기우스의 논쟁으로 짧게나마 되돌아 보게 한다. 적당한 통제와 적당한 자유의 경계선은 어디인지 저자도 뚜렷한 답을 제시하지는 못하지만 대체로 인간의 의지를 강조하는 자세를 일관되게 보이고 있다.


저자는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들의 행태를 "야만화"라는 단어까지 쓰면서 비판을 마무리하고 있다. 더 나아가 민주주의는 지켜야 할 도를 넘어선 나머지 탈이 났다(p.199)고까지 표현한다. 지금은 민주주의가 위험한 것은 민주주의라는 옷을 걸치고 있기 때문에 그 위험요소가 눈에 띄지 않아 위험하다는 것이다. 민주주의가 스스로 쇄신의 길을 걷게 될지 아니면 포퓰리즘으로 치달을지 아직 결말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많은 젊은이들이 이 문제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데 해답은 '인간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강조한다. 


역사가 불변의 법칙을 따르지 않고, 섭리가 우리의 운명을 좌지우지하지 않으며, 미래가 의지에 달려있다는 점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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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재테크
국내도서>가정과 생활
저자 : 김진석,변문경
출판 : 다빈치books 2012.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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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를 낳지 않거나 하나, 아니면 많아야 둘 정도를 낳는 요즘 시대에 자녀교육에 대한 잘못된 열의가 자녀의 미래를 물론이고 부모의 미래까지 망치고 있다. 거리를 다녀보면 웬만한 중고차 가격 정도 될 법한 호화찬란한 유모차를 자랑스럽게 끌고다니는 부모들을 많이 본다. 백화점에 가보면 고가의 명품 옷이나 카시트 등 유아용품들이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출산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출산을 준비하는 비용 또한 엄청남을 알 수 있다. 출산 후 조리원 등에 들어가는 비용은 또 어떠한가. 저자는 이 책의 주제인 사교육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자녀에게 투영하는 부모의 허황된 꿈을 지적하고 있다. 물론 돈 펑펑 잘 버는 사람들은 예외이고, 이 책을 볼 필요도 없다.


미래를 준비하지 않고 현재를 중시하는 소비 현상들은 현재 20~40대의 암담한 현실을 보여준다. 자녀 교육에도 예전보다 돈이 많이 든다.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다. 여가와 취미생활도 중요하게 여겨 돈이 든다. 그렇다고 줄일 수도 없다. 그러다 보니 예전 어른들처럼 허리띠를 졸라매지 못하고 대출을 받아서라도 우선 쓰고 보는 부작용이 생기는 것 같다. 거기에 여러가지 이유로 자식을 하나나 둘만 두게 되면서 자식에 대한 사랑이 부정적인 방식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 p.36


우리는 사교육이 남발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사교육 만능주의가 팽배해있다. 안하면 안될 것 같은 강박관념이 있다. 다른 아이들과의 비교 기준은 오로지 사교육이다. 다른 아이들은 선행을 하네마네 무슨 학원을 다니네마네 하는 것으로 우리 아이들을 평가한다. 그러는 와중이 젊은 부모들은 정작 자신의 노후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 나이들을 자식들에게 손 벌릴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교육을 끊지 못한다. 나는 아직 아이가 어려서 이런 말을 할 자격은 없지만 나또한 아이를 학교에 보내야 하는 학부모가 될 때 여기저기 사교육에 기웃거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는 사교육을 마냥 나쁜 것으로 몰아세우지는 않는다. 문제는 아이가 원하지 않는, 부모의 욕심에 의한 사교육이 문제라는 것이다. 사교육의 중심은 항상 내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 즐기는 활동을 찾는 과정에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 모자라는 점을 보충하는 것이 올바른 교육 방식일 것이다. 저자는 불필요한 사교육에 쓸데없이 들어가는 돈을 재테크에 활용하라고 권한다.


교육의 기본은 가정교육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이 가정에서 가르처야 할 기본적인 교육조차 외부의 교육기관이 맡기려 한다. 이를 저자는 '가정교육의 아웃소싱 시대'라는 표현을 쓰면서 비판한다. 자발적인 학습이 되도록 동기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욕심으로 만든 일정표에 따라 여기저기 학원을 다니며 많은 아이들이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 


어디까지가 아웃소싱을 해야 할 부분이고, 어디까지가 가정에서 담당해야 할 부분인가? 가정교육에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 뭐냐고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자습, 학습지, 문제집 풀이 등을 이야기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학습적인 부분보다 스스로 탐구하고 학습했을 때의 자신감, 유능감, 자발성 등을 갖추는 것이 가정교육의 본질이라고 말하고 싶다. 또한 유년기의 다양한 경험, 형제 관계 경험, 리더십, 가족과 함께 한 시간적인 배려, 대화, 안정감 등을 느껴야 한다.  - p.77


공교육이건 사교육이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교육이어야 함에도 대학입시만을 위한 교육에 치중해있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이다. 정작 대학은 자신의 관심분야나 희망사항이 아닌 성적으로 전공을 선택하고 대학 졸업 이후에도 미래 방향을 잡지 못해 허둥지둥하는 아이들을 많이본다. 


미래의 직업은 자신의 재능과 호기심을 중심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고유성과 존업성, 이성적 판단능력,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 p.100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이미 평생직장이 없어진 지는 오래고 현실적으로 은퇴를 두세번은 하고 서너개의 직업은 가져야 하는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성인이 된 우리가 사는 시대가 이러하건데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는 더하면 더했지 지금보다 못하진 않을 것이다. 결국 사교육이건 공교육이건 중요한 것은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 즐기는 활동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창업 아이템으로 삼아 나이에 맞는 일을 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


악기 2개 기본, 태권도, 인라인 스케이트, 축구, 수학, 영어, 논술 그 많은 기본들을 열심히 수행하고 있는 아이가 과연 행복하고 아이디어가 많은 미래 인재인지 점검해보아야 할 것이다.  - p.128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부모에게 아이들은 하나나 둘 뿐이기에 너무 소중한 내 아이들이다. 그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빚을 내서까지 이것저것 교육을 시킨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렇게 쌩돈 날려가며 하는 교육이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교육비의 과다지출이 안좋은 또하나의 이유는 앞에서 언급한 대로 부모의 미래까지 망친다는 것이다. 과학 사교육비 지출보다 급한 것은 노후에 아이들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노후를 준비해 놓는 것이다(p.132). 다른 아이들이 한다고 해서 우리 아이에게 악기 하나 더 가르치고, 학원 하나 더 보낸다고 아이의 미래가 크게 바뀌지는 않는다(p.133). 


사교육과 재테크라는 민감한 주제를 잘 엮어서 쉽게 정리한 책으로 자녀교육비로 인해 고민이 있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듯 싶다. 경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각박해지지만 주변 환경을 비판하는 것보다 자신감을 갖고 전략을 세우는 것이 더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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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의 오류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우리에게 진실된 자료를 제공해 줄 것 같은 통계라는 것을 잘못 사용할 경우 큰 실수를 할 수도 있음은 많이 알고 계실 겁니다.


총선이나 대선 때 출구조사가 틀리는 사례는 많이 보아왔고, 2002년 국내 이혼율이 47.4%라는 통계의 오류도 대표적일 듯 합니다.


놀랍게도 챌린저호의 폭발사고도 통계의 실수때문이라고 합니다. 관련 칼럼에서 좀더 자세히 알아보세요.


▶ NDSL 과학향기 칼럼 : 국내 이혼율 50%? 통계의 진실을 밝히다

http://scent.ndsl.kr/sctColDetail.do?seq=5034&class=100


▶ 페이스북 : KISTI NDSL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362070820535870&set=a.157062847703336.40057.139442029465418&typ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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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
국내도서>인문
저자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Vladimir Nabokov) / 이혜승역
출판 : 을유문화사 2012.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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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한 때 나의 꿈은 국문학과나 문예창작과에 들어가서 시인이 되어 시집을 출간하는 것이었다. 잠시나마 문학소년의 꿈을 가졌던 것이 지금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물론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언제나 그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가져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20여년전 고등학교 시절에 가졌던 그 꿈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단지 그 대상이 국문학이 아니라 러시아문학으로 바뀌었을 뿐.

 

사실 나는 러시아 문학에 대해서 잘 모른다. 잘 모른다기 보다 러시아 문학이라는 것이 이렇게 방대한 연구성과물이 있을 정도였는지 그 존재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그런데 목차를 보다보니 아는 사람 이름들이 나온다. 톨스토이, 토스토옙스키, 체호프, 고리키... 책의 처음 부분에 나오는 니콜라이 고골을 제외하고는 한두번씩은 다 들어봤던 작가들이다. 이 나이되도록 그 작가들의 책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말이다. 부끄러운 일이다.

 

책을 읽다보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된다. 예를 들어 빅뱅으로부터 우주가 탄생하여 태양계가 생기고 인류가 진화했다는 내용의 책을 읽다보면 종교에 대한 관심이 생기게 되고 과학에 반발하는 종교에 대한, 특히 기독교에 대한 책을 읽다보면 서양철학에 관심이 가게 되고, 서양철학 책을 한두권 읽다보면 역사에 관심이 가고... 돌고 도는 독서의 물레방아여!

 

이 책은 지금까지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의 완결편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무려 14권에 달라는 다른 도서들을 추천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오! 감사합니다(ㅠㅠ)

 

처음부터 읽지는 않았다.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을, 특히 러시아 문학에 문외한인 내가 '흥미롭게' 읽기 위해서는 좀더 많이 들어본 작가들을 읽으면서 워밍업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고른 것은 톨스토이. 근데 이 나보코프라는 이분. 꽤 코믹한 분이다. 러시아의 소설가 순위를 매기면서 1위를 톨스토이로 평가하고 도스토옙스키는 순위에 넣지 않았는데 그 이후에 나오는 문장은 토스토옙스키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항의하려고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 잠깐이나마 미소가 지어지지 않는 분은 패스. 어디선가 나도 이런 평가를 들은 적이 있다. 도스토옙스키보다는 톨스토이가 더 위대하다는. 하지만 나는 이런 저자의 평가에 매몰되지 않으려고 한다. 작가에 대한 평가, 특히 문학작품에 대한 평가는 개인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내가 러시아 문학을 좀더 접한 뒤에는 다른 평가를 내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다.

 

톨스토이의 첫 작품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안나 카레니나>다. 나는 읽어보지 못했지만 '불멸의 걸작'이라는 저자의 평가에 반드시 읽어야겠다는 작심을 하게 되었다. <안나 카레니나> 작품을 설명하기에 앞서 톨스토이라는 작가에 대한 소개로 몇페이지를 할애한다. 읽다보니 모든 작품들을 설명할 떄 이런 식이다. 작품만 해설하지 않고 작가의 인간적 모습까지도 언급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를 쓴 시기는 1860년대에서부터 1870년대 초까지의 시기인데 톨스토이는 1870년대 말에 들어서면서, 마음 속에서 진행된 양심과 쾌락의 전쟁에서 양심이 그의 삶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에 예술은 반종교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면서 안나 카레니나를 마지막으로 붓을 꺾는다. 이 책을 통해 톨스토이가 힌두교와 기독교의 혼합된 새로운 종교의 가르침을 신봉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부분은 다른 책들을 통해 좀더 연구해볼 내용이라 여겨진다.

 

톨스토이가 추구했던 진실(대문자 T로 시작하는 Truth)에 대해 설명하는 대목은 정말 압권이다. 이 절대적인 진리를 많은 러시아 작가들이 관심을 갖고 찾아왔는데 저자는 톨스토이가 추구했던 진실은 바로 톨스토이 자신이었고 톨스토이 자신이 예술이었다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절대적 진실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절대적 진실이라는 환상에 쉽게 도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절대적 진실을 추구하는 과정 자체를 더 중요시 했다(p.270). 톨스토이가 절대적 진실을 추구했던 과정은 결국 불멸의 진리로 승화되어 자신의 이미지, 즉 자기 자신을 찾는 결과를 얻었다.

 

톨스토이에 이어 읽은 작가는 도스토옙스키이다. 저자는 그에 대해 평가절하했지만 나름대로 관심을 갖고 읽어보았다. 나의 무식으로 인해 아는 작품은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단 두편 분이다. 바로 작품해설로 들어가지 않고 도스토옙스키에 대한 간략한 소개로 시작한다. 역시 톨스토이를 읽으면서 느꼈던 대로 작가는 도스토옙스키에 대해 위대한 작가는 아니라고 평가(p.194)한다. 더 나아가 '훌륭한 유머가 번득이긴 하나 문학적 진부함이라는 황무지를 지닌 평범한 작가에 불과하다'고 악평한다. 유럽 추리 소설이나 감상주의적 소설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p.202)고도 평가한다. 극작가가 될 운명이었지만 어쩌다 길을 잘못 들어서서 소설을 쓰게 된 사람(p.204)이라고도 평가한다.


저자가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중에서 최고라고 평가한 작품은 <분신>이다. <분신>은 첫 작품이었던 <가난한 사람들>의 성공 이후 두번째 작품인데 평단의 냉담한 반응을 얻었던 작품인데 본 도서에서는 소개하지 않았다.<죄와 벌>을 시작으로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해설한다. 물론 도스토옙스키에 대해 평가를 하듯 <죄와 벌>에 대한 평가도 설득력이 약하다는 악평을 내린다. <카라마조프카의 형제들>은 특이하고 혼란스럽다고 평가한다. 하다못해 각 장의 제목 설정 조차 소설의 내용과는 다르게 진기하고 이상함만 강조했다고 한다(p.255). 이런 여러가지 비판적 요소들은 도스토옙스키가 신경쇠약이나 간질병을 앓아왔고 어린 시절 아버지의 죽음(타살)이 자신의 책임이라는 죄책감도 어느 정도 이유로 작용했으리라 생각된다.


도스토옙스키가 육체적 고통과 모욕이 인간의 도덕을 증진시킨다는 생각에 광적으로 집착한 것은 개인적 비극에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 시베리아 유형으로 인해 그는 내면에 있던 자유 애호가, 반역자, 개인주의자로서의 모습이 어느 정도 사라져 버렸고, 그 자연스러움이 상실되었엄을 감지했지만, 그는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되어 돌아왔노라고 고집스럽게 주장했다. - p.219


러시아. 웬지 나에게는 멀게만 느껴지는 나라다. 어린 시절 '소련'이라는 공산주의 국가로 기억되었고 고등학교 시절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를 읽으면서 뭔가 변해가는 나라라는 인식이 생겼다. 그래서인지 그저 공산주의라는 삭막한 사회에서 변해가는 나라라는 정도의 인식이 아직까지 남아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1917년 이전의 러시아는 문학이나 음악 등 문화적으로 상당히 융성했고 놀랄 만한 예술가들이 많았음을 떠올리게 되었다. 책을 처음 펴들었을 때 이 책에서 소개되는 여러작품들 정도는 중고등학교 시절 다 읽었어야 하는 책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다못해 대학생때라도. 하지만 마흔이 넘은 지금의 상황도 고전을 읽기에 늦지 않은 나이라는 자신감을 가지면서 차차 정복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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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1인 창조 기업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안계환
출판 : 교학사 2012.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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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직장에 다니고 일을 하지만 언젠가는 맞이하게 될 '은퇴'를 대비하는 삶의 일환으로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능력을 가지고 다른 사람에게 제공함으로 수익을 얻는 사업가를 칭하는 1인 창조기업을 통해 평생 지속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지라고 이 책은 조언한다. 하지만 말이 쉽지 누구나 쉽게 될 수 있다면 성공의 의미는 없을 것이다. 저자는 누구나 성공하는 방법이 다를 수 밖에 없겠지만 보고 배울 수 있고 참조할 수 있는 매뉴얼 같은 것이 있으면 1인창조기업이 되고자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이 책을 저술하였다고 한다.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은 1인창조기업이 되기위한 '매뉴얼'이나 '백과사전'의 역할을 한다. 또는 '도움말'이나 '즐겨찾기'의 역할도 제공한다. 다시 말해 1인창조기업이 되기 위해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보다는 앞으로의 큰 흐름이라고 할 수 있는 1인창조기업에 대해 전반적인 이해를 하고 있으며 그렇게 되기 위해 소망을 가지고 있다면 자신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 찾아서 읽어가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목차를 간단히 훑어보도록 하자. 1장은 1인창조기업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에 주력한다. 결국 1인창조기업이 혼자 하는 일이라 하더라도 창업의 과정은 필요하기 때문에 창업에 필요한 마음가짐이나 자세에 대해서 언급한다. 특히 시대에 흐름에 따라 창업의 형태가 달라지고 있으며 직장인에 비해 일에 대한 절실함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2장에서는 창업을 위한 자기계발 4단계에 대한 내용을 제시한다. 먼저 1인창조기업을 창업하기 위해 나만의 강점을 발견하여 그 강점을 천직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에 대해서 중요하게 언급한다. 이것을 우리는 '사명'이라는 표현으로도 쓸 수 있는데 자신의 강점을 찾아내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력, 선호하는 직업, 가치관, 목표와 비전 등을 깊은 고민을 통해 도출해 낼 필요가 있다. 2단계로 나에게 적합한 모델을 찾기 위해 시니어에 적합한 사업분야, 전문지식에 따른 사업분야, 독창적 아이디어가 있는 디자이너, 1인 기업으로 성공하는 블로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가능성이 있는 1인창조기업의 모델을 설명한다. 이 중에서 본인이 관심있는 모델이 없다면 이 내용은 그냥 군더더기가 될 수 밖에 없겠지만 한두개라도 읽어서 이런 식의 사업 모델이 있구나 하는 정도는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겠다. 3단계로는 결국 1인창조기업의 자산은 정보관리나 재정관리 능력, 인맥 등 나만의 보유자원이기 때문에 이러한 보유자원의 역량을 극대화시키는 방법들을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4단계로는 사업 성공을 위해 여러가지 형태의 교육에 투자하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

 

3장의 내용은 사실상 1인창조기업이라는 모델의 관점에서 봤을 때 불필요한 내용일수도 있다. 일단 내용을 간단히 보면 사업자등록 방법, 창업자금 마련, 손익계산서나 재무상태표 등 재무제표에 대한 이야기, 부가가치세나 종합소득세 등 세금이나 급여와 같은 재무관리에 관한 내용, 정부지원 활용방법 등이 언급되는데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읽어도 무방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4장과 5장에는 마케팅과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설명으로 마무리 되고 있다. 특히 마케팅에 있어서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활용하라는 조언이 눈길을 끈다. 결국 1인창조기업은 자신의 이름이 곧 브랜드이며 자산이기 때문에 강력한 퍼스널 브랜드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방법이 책의 마지막 40여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는 것보다는 지금 당장 1인창조기업의 모델을 창업하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3장을 제외하고 1,2,4,5장 정도를 먼저 읽고 구체적인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3장의 필요한 부분은 찾아서 읽는 것도 좋은 독서 방법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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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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